[디저트] 특이한 컨셉의 카페에 다녀왔습니다

[돼지쉑]

아직 태풍이 오지도 않았는데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점심시간,

초록색의 간판이 방문한 까페입니다.

옆간판이 없고 워낙 주변 간판이 눈에 띄다보니까

간판 디자인이 간결하고 깔끔하니 예쁘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데

거기에 한자로 적혀있다보니 더욱 눈이 잘 안가는 느낌입니다.

일본인회화까페라고 적혀있는데,

그냥 지나가면서 슬쩍보기에는 뭐하는 곳인지 감이 안잡히는 느낌이 커요.

그렇다고 저 예쁜 간판을 바꾸기에는 뭔가 아쉽기도 하구요.

주목성에 관해서는 사장님의 고민이 좀 필요해보입니다.

계단을 올라 2층에 도착하면 이렇게 깔끔한 분위기가 초장부터 물씬 풍기는 내부모습이 슬쩍 보입니다.

제가 이렇게 각잡고 리뷰를 하는 건 처음이라 긴장해서 필요한 사진들을 못 찍었는데,

전체적으로 차분한 목재패턴을 이용해서 깔끔한 일본 분위기를 살리려고 노력한 모습들이 보입니다.

테이블이 보이는 곳은 내부가 아니고 검은벽에 반사되어서 투영된 반대편 모습입니다.

입장하면 음료만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공간들이 위치해있고,

옆 사람과 어색하지 않도록 하얀 블라인드가 내려와있습니다.

무료 열람이라고 쓰여져있는대로 일본 원어로 적힌 만화책과 잡지 등이 비치되어있습니다.

테이블에 하나씩 놓여있는 메뉴판입니다.

뭔가 아마추어같은 느낌이 귀엽긴 한데

어떤 게 캐모마일 릴렉싱 에이드고 어떻게 히비스커스 몰랑루즈인지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알 방도가 없어서 주문할 때 헤매게 되는 게 마음에 걸립니다.

테이블마다 하나씩 메뉴판을 놓지말고

한 5개 정도의 메뉴판만 만들되

음식사진과 이름이 적혀있는 예쁜 책자형식의 메뉴판을 손님이 앉으면 가져다주고

고르면 카운터로 가서 직접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주문할 수 있게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쁜 사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는 이만큼만 하고,

저는 이 날 히비스커스 물랑루즈를 주문했습니다.

일본인 회화 컨텐츠를 구매하는 경우 음료값이 컨텐츠 비용안에 포함되어있다고 합니다.

 후보정없이 막 올렸더니 색이 별로 안 예쁘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좀 더 선명한 붉은빛이라 무척 예쁩니다.

색깔만 보면 달콤한 체리에이드 같지만

어디까지나 '물랑루즈' 라고 하는 茶이기 때문에 단맛은 제로,
꽃향기와 산미가 인상적인 차입니다.

'얼어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지지자이다 보니 아이스티로 주문했는데

솔직히 후회했습니다.

이런 차 류는 따뜻하게 마셔야 향을 느낄 수 있는데,

까페 오기전에 카레를 먹고 와서 몸에서 열이 펄펄나는 바람에 그만...

좌석마다 달려있는 조명.

책이 귀여워.

일종의 공부하는 곳이기도 하다보니 까페 컨셉과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제공해준 디저트들입니다.(하하 리뷰어의 특권)

왼쪽부터

도쿄 바나나 쿠키 샌드

시로이코이비토

가루비 쟈가리코:쟈가버터 맛

입니다.

바나나쿠키샌드와 시로이코이비토는 한국의 쿠크다스랑 맛이 비슷한데,

좀 더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 강합니다.

실제로 포장을 뜯으면 버터향과 기름이 많이 묻어나와요.

쟈가리코는 평범한 감자칩 맛이라 가격을 고려하면 조금 실망할 수도.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바나나쿠키샌드는 이름대로 도쿄특산품(...)이고

시로이코이비토는 눈이 많이 내려 하얀 이미지가 강한 홋카이도 지방의 제품이라고 하네요.

어떻게 알았냐하면

회화에 참여해주신 일본인 스태프 분께서

뭔 말을 해야할지 뚝뚝 끊기는 침묵 속에서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가고자

이 디저트들을 소재로 쥐어짜내시면서 나온 정보입니다.

(정말 이런 분위기였음. 씹덕아싸늙은이 유게이가 대화를 자연스럽게 잇질 못해서

열심히 대화소재를 찾으려 일본인스태프 분께서 MBTI에 드라마에 온갖 걸 쥐어짜내셨음)

선생님의 노력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ㅜㅜ

리뷰쓰려고 녹음까지 했는데 그 어색한 침묵을 참을 수 없어서 듣다가 포기했어요....

까페 카운터 앞에 이렇게 독방(?)들이 있는데

이게 회화시간에 사용하게 되는 공간입니다.

카운터 측면에 방 하나 더 있음.

내부 좌석 모습입니다.

숨어있는 히어로올빼미들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타이머.

스태프 분이 들어왔을 때 시작버튼 눌러주면 됩니다.

좌석에는 본격적으로 회화공부를 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공되는 공용학습서가 비치되어있고

와이파이와 회화컨텐츠 이용시 주의해야할 점이 명시되어있습니다.

엥? 이거 너무 사람을 껄떡쇠로 단정하고 쓴 거 아니냐?

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스텝분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니까 저 사항들이 이해가 갔습니다.

스태프 분들이 전부 여성분들, 특히 학생비자로 한국에 와서 아르바이트하시는 20대 초반 여성분들이 많은데

거기에 외국인 특유의 살짝 어색한 한국어발음이 정말정말 귀엽습니다.

용모예쁨 + 발음이 귀여워 보호본능 일으킴

이 겹쳐져서 뭔 말이라도 좀 더 붙여보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옆에서 보면 엄청 추해보이겠죠 ㄷㄷ

그러니 일본인회화 컨텐츠를 이용하실 때에는

정말 순수하게 일본어 회화경험만 쌓을 생각을 단단히 하고 오시는 게 좋습니다.

덧붙여서

저 같은 경우 리뷰를 위해서 사장님과 스태프분께 미리 양해를 구하고 녹음을 했습니다만

원칙적으로는 금지이니까 이 점 유의하시길...

원래는 2부로서 회화내용을 다루려고했었는데

도저히 만화로 그릴만한 내용이 나오지 않아서 계획이 무산되었습니다 ㅜㅜ

그래도 회화를 위해 열심히 대화주제를 찾아내주셨고

한국과 일본 같은 한자를 쓰지만 의미가 다른 단어라던가

여러 재밌는 사실로 50분 시간을 메꿨어서 손님인 저의 입장에서는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스태프분은 지옥같은 50분이었겠지만)

일이 언제 시작될 지 몰라서 빠른 시일내는 아니지만

재방문은 확실히 할 예정입니다.

마셔보고 싶은 음료수가 몇 개 더 있기도 하고

회화리뷰를 아직 포기하지 못했거든요.

그때에는 꼭 미리 대화주제랑 간단한 일본어 문구를 준비해가서 좀 더 수월하게 대화할 수 있게 노력하려구요.

※추가사항

일본인회화 컨텐츠를 이용할 때는 미리 예약하고 방문해야합니다.

모든 스태프분들이 상주하고 있는 게 아니라 스태프마다 출근일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네이버 예약에서 출근일을 확인하고 미리 예약해서 가야하니 이 점 참고바랍니다!

까페 가기전 먹었던 카레사진으로 리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돼지라서 다 먹고 카레랑 밥 리필함

끝!

+

*흐어억, 글 작성한지 좀 되었으니 댓글청소를 했는데

잊혀갈 무렵 갑자기 오른쪽베스트에 등재되어 영광입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 추천주신분들 모두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새로운 경험을 원하시거나 조만간 일본 무비자제한이 풀려 자유여행을 앞두고 회화경험을 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까페에 방문해보는 것을 간곡히 추천드립니다 :D

[수오미식회]

카페의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프리토킹이라니 흥미롭군요

[자기전에 양치질]

확실히 특이한 컨셉의 카페네요.
신기해서 리뷰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심연속의해파리]

졸업한지 한참인데 이런 곳이 생겼군요... 거북이 주방갔던게 생각나네요

[루나이트]

오 신촌역 근처군요 주말에 한번가봐야겠네요
혹시 휴무일이라던가 따로있나요??

[루나이트]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수라의 고양이]

일본어 향상에 도움이 되겠군요

[변조금강]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렇잖아도 책은 계속 손놓지 않고 있습니다만, 귀와 입을 몇 년간 쓰지않아 걱정이었던지라
프리토킹이 가능한 곳이 있다니 솔깃 합니다. 문제는 전원 여성분에 연령대도 너무 어리신분들이라
일본어 레벨도 문제지만, 대화의 분위기라던지 화젯거리라던지가 제일 큰 문제일것 같습니다.
비슷한 연배의 중년 아저씨가 계셨다면 오히려 편안하게 방문했을것 같네요. ^^

[변조금강]

답변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40대 스태프 분 뵈러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
젊지만 교토출신의 분도 계시던데 교토관련해서 얘기 함 해봐야겠군요.
그나마 교토는 유명사찰과 문화재 얘기만 해도 화젯거리는가 되는 동네이니..^^

[작은바위]

혹시 대략 어디네 있는지 궁금한데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회화 카페라니 특이해서요...

[작은바위]

감사합니다!

[와와]

로드뷰 22년 7월에도 비어있었던걸 보면 들어온지 한두달밖에 안되었네요!!

[아비게일 윌리엄스]

ㅋㅋㅋ 힘내는 일본인 스태프분. 엄청 귀엽게 잘 그리셨네요.

[드라크로아]

우어, 재미있어 보이는 곳이로군요. 그런데 보다보니 궁금한게 주의사항에 스탭의 '자진' 금지라고 되어있는데 자진이 무슨 뜻인가요? ㅇㅁㅇ???

[드라크로아]

앗, 감사합니다. :) 덕분에 수수께끼가 풀렸습니다.

[가오갓데스]

음 흥미로운 곳이군요

[百式의 鼓動]

요즘 일본인과의 대화 때문에 말문이 많이 막히는데
왠지 도움이 될만한 곳 같아 보이네요👍
혹시 어딘지 알수 있을까요?

[百式의 鼓動]

정말 감사합니다🙏

[레드노드]

말좀 걸지말아주세여

[Ezrit]

오... 이거 진짜 유용한 곳이네요!
일본인과 대화해본지 2년이 넘어서 감이 완전히 죽었는데...; 이거 딱입니다.

[만번플투]

와..그림 잘 그리시네요...

스태프랑 일본어 회화를 하는데 요금이 따로 추가되는 시스템인가 보네요..

일본어회화 배우려는 분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겠네요..

그런데 이러니저러니 해도 많이들 들이대시고 하니까 저런 안내문구가 있겠죠?

[MBC볼놈]

자진이 뭘까요

[악마의초콜릿]

사진이라고 써야되는데 오타 아닐까요>

[badride]

첫짤에 장수보감 갔다는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회색실패작]

가보고싶었는데 찾아보니 웬 모바일 회사가 들어와있더군요.
일본인회화카페 호타루는 망하거나 이전한 모양입니다ㅜㅜ

[회색실패작]

흑흑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