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까지 올라가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사실 이 요리 이후에 폴아웃 하면 생각나는 요리 중 하나인 '포크 앤 빈즈'를 만들어보긴 했는데,
만들어본 결과, 이 레시피는 한국 입맛 기준에서는 너무 달아서 차마 이 요리는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
얼마전에 이런 책을 샀습니다.
세기말 플레이를 좋아해서 폴아웃 3, 뉴 베가스, 폴아웃 4까지 해 왔고, TPRG를 할 때도 아포칼립스물 DM을 주로 하던 사람인지라 저 책을 보는 순간 바로 지름신이 와서 바로 질렀습니다.
(폴아웃 76이라는 게임이 있나요? 저 그런 게임은 잘 몰라요~)
책이 온 후에, 어떤 레시피로 세기말 저녁식사를 만들어볼까 읽어봅니다.
런데 레시피들이 상당히 괴악합니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별별 희안한 재료들을 다 요구하다보니,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가정에서 하기에는 어려움이 꽤 큰 게 많더군요.
그러다가 이 메뉴를 봅니다.
........저건 반드시 해야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게 해 주더군요.
(게다가 저 레시피를 만들면 누카콜라 시럽으로 할 수 있는 추가 레시피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가볍게(?) 몸풀기 삼아 만들어보는 레시피로
1. 누카 콜라
2. 체리 누카 콜라
3. 더스티의 브라민 버거
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3번의 햄버거를 만들려고 하니까, 주변의 플레이어 1명이
"이번에 육식맨 유튜브에 올라온 버거 보니까 괜찮아보이던데?" 라고 하길래 같이 봤습니다.
어차피 저기도 소고기, 세기말 버거도 브라민 고기를 이용할테니....무려 6.9초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나마 세기말 정신으로 버거에 바를 소스를 누카콜라 소스로 하는 것으로 협상 종료.
바로 추석 전날부터 마트를 털고, 못 찾는 재료들은 주변의 식자재마트, 수입식품상, 쿠팡, 네이버쇼핑 등을 다 뒤져서 구해옵니다.
추석 직전이라 물건들 가격이 엄청나네요. 냉장고에 있는 물건들은 찍지 않았습니다.
요리를 시~작 합니다!
제일 먼저, 가장 난이도가 낮은 누카콜라 체리 소스부터 만들어봅니다.
마트에서 구해온 체리를 벅벅 씻어내고 꼭지를 땁니다. 올라가는 환율만큼 비싸진 체리를 보며 눈물을 닦습니다.
레시피에 나온대로 설탕 1컵 반을 먼저 부어놓고, 씨를 다 뺍니다. 근데 이게 은근 빡세네요.
아까 설탕을 넣은 소스팬에 체리를 넣고, 물도 넣고 같이 대기시키면, 그 다음으로는 본격적인 누카콜라를 끓여봅니다.
누카콜라 시럽 또한 설탕이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설탕 3컵에 물 2컵, 그리고 팔각 2개와 카다멈 3알, 코리엔더 시드 반 티스푼, 그리고 시나몬스틱 1개가 들어갑니다.
그 다음으로 누카콜라에 향을 내기 위해 투입되는 것은 제스트. 라임, 레몬, 오렌지 각각 반 개 정도씩 제스트를 내 줍니다.
제스트를 넣어준 누카콜라 시럽과 뭉글뭉글하게 끓어가는 체리 시럽입니다.
체리 양이 많아져서 밸런스를 잡겠다고 설탕을 더 넣어봅니다.
(여기서 설탕을 넣지 말았어야 했어요.....)
중간중간에 맛이 궁금해서 살짝살짝 맛을 봅니다.
누카콜라 소스는 확실히 팔각 향이 강하게 맴돕니다. 그래도 찐득찐득해진 소스 원액을 보면 혹시 나중에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지는 맛입니다.
체리코크 소스는 단 맛 사이에 묘하게 짠 맛이 맴돕니다.......짠맛?????!!!!
황설탕이 부족해서 다른 통에 있는 백설탕 같아보이는 설탕을 넣었는데 알고보니 그게 맛소금이었습니다....
씨 바르느라 한 고생을 뒤로 하고 바로 음식물쓰레기행....
(욕 아닙니다....진짜로 씨 바르느라 고생했어요.....진짜로요.....으아!!!!!)
어찌되었던, 살아남은 누카콜라를 최대한 레시피 그대로 가 봅니다. 미국인들의 입맛이 뭔지 구경해봐야겠어요.
적당히 설탕이 녹은 누카콜라를 10분간 매우 약한 불로 시어링하며 기다려 보고요,
시어링이 끝났으면 추가 작업을 진행합니다.
아까 제스트 만들 때 쓴 라임과 레몬, 오렌지 각각 반 개로 즙을 내어서
시어링된 소스에 부어주고,
바닐라 익스트랙 한 티스푼과 카라멜 색소 60mL를 부어줍니다.
카라멜 색소를 부어주는 순간 갑자기 한약의 스멜이 올라옵니다.
그러고나서 저어주고 식혀주면 완성.
원래는 한 12시간 정도 있다가 먹어야 하는데, 일단 맛을 봐야 해서 한번 맛을 봅니다.
첫 잔은 저희 TPRG팀 내에서 쓰는 최애 컵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먹어본 소감 :
1. 생각보다 그렇게 괴식은 아니다.
2. 팔각 향이 강해서 팔각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비추천. 차라리 팔각을 1개만 넣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 맛이 좀 부족한 듯 해서 라임, 레몬, 오렌지즙을 좀 더 넣으니 괜찮았다. 제스트도 처음에 좀 많이 넣으면 팔각의 향을 눌러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시트론산 즙을 더 넣고 최종적으로 만든 버전입니다.
대충 탄산수 1컵 + 얼음 약간 + 누카콜라 시럽 5~7테이블스푼이 공식 레시피이고
저거는 누카콜라 5스푼에 얼음 넣고, 나머지를 탄산수로 채운 버전입니다.
코카콜라 병이라도 있으면 하나 완성해놓고(누가 걸릴지 구경하고) 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
먹어본 지인이 ‘누카콜라에 왜 방사능이 없냐’ 하길래 ‘길에 굴러다니는 화강암 조각 좀 주워서 잔에 30분만 넣어두면 자연방사능이 더해져서 더 맛있어지지 않을까?’라는 드립은 덤.
이제 소스 재료가 완성되었으니 2번째 세기말 음식인 브라민 버거를 만들 차례입니다.
자세한 것은 육식맨 채널에 있으니 그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
(사실 첫날 누카체리 시럽 연성 실패의 후유증으로 인해 사진찍을 의욕이 없어서....많이 없습니다.)
간 브라민 소고기를 컵 모양으로 만든 후, 그 안에 재료들을 넣습니다.
저는 바닥에 모짜렐라 치즈로 바닥을 깐 후,
그 위에 버터로 볶아낸 양송이, 마이야르가 날 정도로 볶은 파프리카, 캐러멜라이즈화된 양파, 그리고 야매 칠리 콘 카르네를 넣었고,
그 위에다가 치즈를 얹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제 고기 주변에 베이컨을 두릅니다.
베이컨까지 두르니 플레이 끝나고 버튜버 채널 감상을 하고 있던 주변 플레이어들이 음식에 관심을 가집니다.
한 플레이어가 "저 위에 치즈 좀 많이 얹자" 라고 해서 나중에 오븐 들어갈 때는 이거보다 더 많은 치즈가 얹어집니다.
고기가 구워지는데 거의 한 시간이 걸리니
먼저 빵을 살짝 버터에 구워내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누카콜라 소스를 준비합니다.
누카콜라와 케첩, 스테이크 소스와 우스터소스, 그리고 마늘 및 양파가루와 핫소스로 커버치면 됩니다.
적당히 글레이징하면서 나온 찌~인한 소스를 햄버거빵 윗쪽 안에 발라서 진정한 세기말 버거로 완성합니다.
(빵 아랫쪽은 마요네즈, 윗쪽은 누카콜라 소스로 했습니다.)
완성된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버거를 먹어본 팀원들의 소감
1. 이거 그냥 손으로 먹기에는 크다. (그래놓고 육식맨 버전 300g으로 안 만들었다며 사파 요리 취급하는건 뭐니....)
2. 소스 뭐냐? 꽤 괜찮고 신기하다 -> 누카콜라 소스다. 다이아몬드 시티의 기상이 느껴지지 않니? -> 소스 맛있다는 말 취소.
(근데 실제로 누카콜라는 콜라로 마시기보다 소스로 쓰는게 더 맛있었습니다. 베이스가 우스터 소스와 케첩이라 딱 무난한 소스인데, 거기에 덧붙여지는 맛이 평소에 경험하기 어려운 느낌이어서 저로서는 소스는 꽤나 만족스러웠네요.)
3. 고기는 항상 옳다.
이렇게 해서 주말에 시도하게 되었던 세기말 요리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다음번에 미처 못한 세기말 요리도 한 건 시도해볼 예정입니다.
(사실 DM이 제가 없는 틈에 요리재료인 사과사이다 - 서머스비 1캔 - 을 마셔버려서 그냥 다음번 모임 때에 만들기로...)
컵에서 스크롤이 잠깐 멈췄어
맛소금 넣었어도 꽤 괜찮은 콤포트나 가니쉬가 되었을것같은데 아쉽네요 ㅋㅋㅋ
정성추b
와 굿 근데 시선이 컵으로만 가네요ㅋㅋㅋ
정성추b
컵에서 스크롤이 잠깐 멈췄어
예쁜 꽃 그림 컵 맞지...?
고기는 올바릅니다. 그리고 치즈만 듬북 올리면 매장에서 팔아도 사먹을거 같아요.
맛소금 넣었어도 꽤 괜찮은 콤포트나 가니쉬가 되었을것같은데 아쉽네요 ㅋㅋㅋ
때늦은 얘깁니다만 소금 들어간 체리 조림을 뭉개거나 갈아서 소스에 합체 시켰어도 괜찮았을 것 같네요
버거는 맛있을거 같은데 아 음료는....소주 1.5병각
잘봤습니다 어마무시하군요
와 굿 근데 시선이 컵으로만 가네요ㅋㅋㅋ
당신의 도전 정신에 찬사를 보냅니다
맛소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욕보셨네요ㅋㅋㅋㅋ죄송해요 웃음이나요ㅜㅋㅋㅋㅋㅋ
체리코크 소스는 왠지 돼지고기 요리에 소스로 쓰면 잘 어울렸을 것 같아요 아깝...
맛소금.... 욕보셨네요.... 많이 넣은 게 아니었으면 약간 단짠이라서 꽤 잘어울렸을 거 같은데 설탕인줄 알고 왕창 넣어서 망해버렸군요 ㅜㅜ 저 비싼 체리가 주것슴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97090646 머야...패러디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이 진짜로 왜 있죠???
저 컵의 정체는...!!
들어가는 재료 보니 옛날에 동네에 중소 프랜차이즈 편의점에서 코카콜라인줄 알고 사서 마셨던 계피콜라 생각나네요...
근데 팔각은 무슨 맛인가여? 향이 쌘가여? 먹짱 만화책에서 보면 먹기 힘든거같던데
스타 아니스라고도 하는데 보통 한국에서는 잡내 제거할때 씁니다. 화 한 향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