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교토로 3박 4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4일을 오롯이 교토에만 머무르며 즐겼습니다.
지난 이야기는 아래의 링크로 볼 수 있습니다.
[ 홀로 떠난 교토 DAY.2 PART.2 ]
[ 홀로 떠난 교토 DAY.3 PART.2 ]
적다 보니까 이 이야기도 파트1이 되었네요.
결국 오전 / 오후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전날 사뒀던 주먹밥으로 3일차 아침을 시작합니다.
주먹밥이 거기서 거지기...라고 생각했는데,
오~ 이거 정말 맛있네요.
부드러운 식감의 함박 고기도 좋았고,
반숙 달걀노른자와의 조화로워서 맛있었어요.
연료도 채웠으니 길을 나섭니다.
원래는 2일차 아침 일찍 가려 했으나...
늦게 일어난 덕분에 포기했던 '후시미 이나리 신사'가 목적지입니다.
가는 길에 카메라샵도 있었는데, 오픈전이라 쇼윈도 밖으로 구경만 했습니다.
카메라를 좋아하기에 매장 안에서 구경하지 못한 게 아쉬웠어요.
1일, 2일차와 마찬가지로 덥긴 하지만 ;;;
날씨가 화창해서 기분 좋았던 아침
'후시미 아나리 신사'로 가기위해 온 '산조역'
조깅을 또는 자전거를 타고 아침을 달리는 사람들
여유스러운 교토 아침의 모습 덕분에 덩달아 저도 여유스러워집니다.
전철을 타고 '후시미이나리역'에서 하차
역 인근은 소박하고 작은 마을의 모습입니다.
여행 때마다 비가 오는 징크스가 있었는데,
이번 여행은 매일이 맑았기에 드디어 징크스를 극복했습니다.
문제는 정말 더럽게 더웠다는 거였죠 ;;;
[ 후시미 이나리 신사 ]
일명 '여우 신사'라고도 불리죠.
새벽같이 왔어야 했는데 피로 때문에 좀 늦게 나왔더니,
역시나 수많은 인파로 붐비네요 T-T
예전부터 꼭 한번 와보고 싶었던 곳인데,
기회가 닿지 않아서 이제야 왔습니다.
기대했던 만큼 사진 찍고 싶은 모습이 많아서 좋았어요.
여우 신사라고 불리지만 여우를 모시는 곳은 아니고,
'이나리 신'의 심부름꾼인 여우들이 많아서 그렇게 불린다네요.
아... 망해ㅆ...
나에겐 이른 시간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었나 봅니다.
도리이길엔 부지런한 관광객들로 이미 한가득입니다.
사람이 안 나오게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이렇게 일부분만을 찍던지...
사람이 모두 지나가서 나타나지 않는 순간의 타이밍으로 찍어야 했어요.
이런 사진을 찍기 위해서 한자리에서 10~15분을 기다려야 타이밍이 나왔죠 T-T
정말 이른 아침에 와서 사진을 찍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도리이 사이로 떨어지는 빛이 더 아름다웠을 텐데...
많이 아쉬웠어요.
일찍 일어나는 새처럼 부지런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이나리 신사'는 만개 이상의 도리이로 이루어진 등산로 같은 곳이었어요.
도리이길을 따라서 마치 등산하듯 계속 오르막길을 올라야 해요.
'여우 신사'라는 이명 답게 올라가는 길에 여우가 상당히 많이 보였습니다.
활활 타오르는 촛불 사이에서 웃고 있는듯한 모습의 여우
요즘 무협소설에 푹 빠져있어서 그런지...
이 광경이 왠지 마교의 모습 같았어요.
중간 쉼터에서 사 먹은 말차
정말 구수함이 진하고 시원했어요.
등산을 해서 무척 힘들고 더위에 지친 상태라 생명수 같은 느낌이었죠.
정상까지 올라가며 계속 사진 찍을까 고민을 좀 했는데...
너무 덥고 덥기도 했고 더워서 이만 한산하기로 결정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갈 수 있었지만,
하산하는 샛길이 따로 있어서 거기로 내려가려고요.
하산 길에 우연히 만난 고우앵이
턱시도를 근사하게 차려입었군요.
하산하는 사람 모두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틀림없는 개냥이
사람의 눈길과 손길을 마다하지 않았던 개냥이였어요.
인사를 나누던 모든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저만 남았을 때...
갑자기 돌변하는 눈빛
"이제 나의 본모습을 봐주겠나 닝겐?"
"내려가는 길에 내 형제에게 전해주게나... 넌 통과라고..."
"이유는 묻지 말게... 그냥 선해보이니까 보내주는 거라고만 하겠네 닝겐"
그렇게 몇 분을 걸어 내려가다 보니 만난 둘째
"막내가 그리 말했다고? +_+"
"음... 그렇다면 그냥 지나가는 걸 허락하겠네 닝겐"
그리고 마지막에 만난 첫째
"막내와 둘째가 그리 말했다면 믿어야겠지... 자네를 믿겠네"
"운 좋은 줄 아시고 지나가시게나 닝겐"
"아... 참 그리고 좋은 사진 많이 찍는 거 잊지 말게나 닝겐"
이렇게 턱시도 삼냥이들에게 인정을 받고 무사히 하산하게 됐...ㅋ
앞선 이 형님들도 무사히 심사를 통과했겠죠?
내려오는 길에 만난 기념품샵
기념품샵 한 곳 말고는 일반 가정집이 대부분
쇼핑몰이 밀집해 있는 상업지역만 구경하다가,
이렇게 주거구역으로 오니 나름 구경하는 재미가 좋네요.
2일차까지는 자판기 사진을 안 찍었는데,
돌아다니 보니 결국 찍을 수밖에 없었네요.
자판기마다 색감이 달랐고 보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교토의 색감에서 자판기만의 색감이 유난히 눈에 띄었어요.
바닥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가지고 놀던 까마귀
일본에 올 때마다 놀라는 건 까마귀의 커다란 크기
그리고 상당히 자주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번 여행에 함께한 카메라는 '후지필름 X-T50'
후지필름 카메라의 고질병 중 하나가 구린 AF라고 하던데,
이 사진을 통해서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 들었어요.
원래는 건널목을 찍으려고 했는데,
여학생이 뒤돌아 보는 순간 귀신같이 눈동자를 인식하고 초점을 잡더라고요.
의도했던 사진은 이거였는데 말이죠.
이 정도면 후지필름 오토포커스 기술력 인정
물론 카메라 대표 3사에 비빌 정도는 아니겠지만요.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음료 종류보다는,
다양한 외관 모양새에 더 관심이 가지게 됩니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
전철 운전사가 안전을 확인하는 모습마저도 제 여행의 일부분입니다.
제게는 눈과 카메라에 모두 담아낼 추억이죠.
카모강을 배경 삼아 인증샷을 찍는 여인들...
왜 전 셀카 찍을 생각을 못 했을까요.
교토에서의 제 셀카가 하나도 없네요 T-T
유유히 흐르는 카모강만이 제 쓸쓸한 여행을 위로해 주는 느낌이 듭니다.
더위를 피해서 편의점에 들어갔는데 딱 눈에 띄는 연어라 주먹밥
패키지 디자인만 봐도 개맛있어 보입니다.
이거 내일 아침용 아이템 확정입니다.
마침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라 냉장고에 쟁여뒀어요.
베컴 지단 호나우두 카를로스 피구
축구를 잘 몰라도 이정도 알아봤으면 틀딱인가요?
숙소로 돌아가는 길
더위가 피크치면 힘들어지니 점심 먹고 좀 쉬었다가 나오려고요.
[ 멘쇼 타카마츠 : 가와라마치 ]
3일차 점심을 책임질 곳
딱히 조사한 곳은 아니었고...
숙소 주변이라 지나갈 때마다 눈에 띄어서 다녀왔습니다.
[ 냉제 오리 다시 라멘 ]
무진장 더운 날씨 덕분에 점심픽은 냉라멘
어차피 뭘 먹어야겠다는 계획은 없었어요.
대충 번역 어플 돌리니까 위 네임으로 나오네요.
대충 오리로 맛을 수프를 우리고 간장으로 간을 맞춘 냉라멘 아닐까요?
쫄깃하고 찰진 식감이 좋았던 오리 고기
식감 덕분에 차가운 냉라멘이랑 잘 어울렸어요.
구운 파는 풍미를 더하는데 좋았습니다만...
다만 질겅질겅 질긴 식감은 좀 별로였어요.
한편에 담긴 보라색의 무언가
고명 구성이 단출한 편입니다.
메밀을 섞은듯한 까칠한 식감과 더불어 탱글탱글한 면발
딱 떠오르는 음식이 메밀소바입니다.
맛은 나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미끄덩한 식감이 별로였던지라 감흥이 없었던 가지
튀겨서 고명으로 올렸다면 개맛있을 텐데...
그래도 감칠맛 터치는 수프의 시원한 맛
탱글탱글 쫄깃한 면발과 잘 어우러졌고,
한국에서 먹던 냉모밀과 비슷해서 맛있게 잘 먹었어요.
오전의 등산으로 지친 심신을 회복하기 충분했습니다.
이렇게 배를 채우고 숙소로 가서 샤워 때리고 두 시간 가량 자고 나왔습니다.
너무 더운 시간에 나오면 죽을 것 같아요.
[ Beer Thirty ]
이곳은 아침에 지나가다가 발견한 곳인데 바로 써먹네요.
마침 목적지가 없기에 검색도 하고 맥주 한잔할 겸 들어갔어요.
일단 맥주 한잔 주문
여긴 안주 없이 맥주도 주문 가능하기에 왔어요.
다음 목적지를 검색하고 고민하기에 환상적인 환경이죠.
머릿속에 떠오른 곳이 몇 군데 있었는데...
'아라시야마', '금각사, '은각사'가 후보
일단 생명수부터 '꿀꺽~ 꿀꺽'
"크어~ 뻑 예"
국밥 감탄사로 오후 일정을 시작...
사진과 이야기가 너무 많다 보니...
2일차 이야기처럼 3일차 또한 파트를 나눠서 가겠습니다.
특별하지도... 별것 없는 이야기이지만...
워낙 글재주가 없다 보니 이야기를 짜내기엔 두뇌 회전이 원활하지 않네요.
나이가 들수록 더 여러모로 표현이 힘든 것 같습니다.
전에는 6시간도 앉아서 뚝딱 글 하나 갈겼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쉽지가 않네요.
양해 부탁드리며 근 시일 내 3일차 파트2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여우가면도 사셨나요
후시미이나리에서 이사진을 안찍으시다뇨! ㅋㅋ
같은 후지 메이커를 쓰는데 이 색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ㅠㅠㅋ 너무 아름다운 풍경 입니다 'ㅅ')b
제가 13년전에 교토 갔을 때 후시미이나리신사는 저렇게까지 사람 많지 않았었거든요? 키요미즈데라는 미어터질때에도 ㅋㅋ 지금은 엄청 유명해졌나보네요 ㄷㄷㄷㄷ
등반은 딱 중반까지가 좋은듯...현명한 선택입니다 정상에 가봤자 보이는게 없어서... x-t50...뭔가 20세기 일본영화감성이 느껴지는 결과물을 보여주는것 같네요 차분하고 부드러운 녹색색감이 매력있는듯
겜성넘치는 사진 잘보고 갑니다 ㅎㅎ;
제 갬성이 느껴지셨다니... 크흡 갬동입니다~
여우가면도 사셨나요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볼까봐 안샀습... T-T
같은 후지 메이커를 쓰는데 이 색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ㅠㅠㅋ 너무 아름다운 풍경 입니다 'ㅅ')b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D 후지 카메라 색감이 너무 좋아서 최근에 가장 즐겨 쓰고 있어요.
후시미이나리에서 이사진을 안찍으시다뇨! ㅋㅋ
그나저나 사진들 색감 정말 따쓰하게 잘찍으셨네요
엌 ㅋㅋㅋㅋ 전 이거 못 봤는데... 만약 봤다면 분명 찍었을 거예요 ㅎㅎㅎ
사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등반은 딱 중반까지가 좋은듯...현명한 선택입니다 정상에 가봤자 보이는게 없어서... x-t50...뭔가 20세기 일본영화감성이 느껴지는 결과물을 보여주는것 같네요 차분하고 부드러운 녹색색감이 매력있는듯
끝까지 올라가 볼까 살짝 후회했는데 다행히(?) 별것 없나 보군요 ㅎㅎ 이번 여행에서 후지필름을 선택한 게 후회 없는 색감이었어요 :D
저도 10월 말에 갔다 왔는데 차 타고 다니느라 골목 못 돌아다닌 것이 아쉽더라고요.
골목골목 구경하는 재미가 좋았네요. 대신 시원함과 쾌적함을 포기했지만요 T-T
사진 찍으실 때 필름모드 세팅하고 JPG로만 찍으시나요? 아니면 RAW 로 찍으시나요?
넵~ 저는 RAW 보정을 할 줄 몰라서 JPG, 필름시뮬레이션 셋팅만 하고 찍었어요.
교토 가보고싶네요
기회가 되시면 꼭 다녀와보세요. 도시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에요.
사진 너무 예쁘네요 ^^ 저도 가고싶습니다
사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도시가 참 고즈넉해서 직접 실물로 감상하시면 더 좋으실 거예요.
제가 13년전에 교토 갔을 때 후시미이나리신사는 저렇게까지 사람 많지 않았었거든요? 키요미즈데라는 미어터질때에도 ㅋㅋ 지금은 엄청 유명해졌나보네요 ㄷㄷㄷㄷ
예전에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인파로 헬이었어요. 많이 유명해졌나봐요 ㅎㄷㄷㄷ
교토 3회차로서 그 분위기를 너무 좋아하고 잘 알기에 더더욱 와닿는 사진과 여행기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올려주신거 볼때마다 과장 없이 정말로 교토를 걸어다니는 기분이에요. 매번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다음회차는 며칠후에 보려고요. 아껴봐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