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깊게 내려앉은 겨울의 어느 날
세종시로 출장 가는 길
원래는 차를 가지고 가려고 했는데,
몸 컨디션이 최악이라 택시 타고 서울역으로 갑니다.
운전을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서 KTX 타고 가려고요.
서울역은 오랜만이네요.
역사 안에는 비둘기가 유유자적 걸어 다녀서 당황스럽습니다 ;;;
암튼 KTX를 타고 오송역에 도착
마침 세종시에서 살고 있는 오랜 ㅂㄹㄹ 친구가 픽업을 나와줘서,
함께 저녁식사하러 갔습니다.
이번 출장의 첫 식사는 [ 팔선생 ]이라는 중식당에서 했습니다.
[ 북경식 꿔바로우 ]
소스와 튀김만 있어서 살짝 당황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상당히 맛이 좋았습니다.
새콤달콤한 소스와 쫀득 바삭한 튀김의 조화가 상당하네요.
어차피 탕수육을 시켜도 야채는 안 먹으니까,
야채가 없어도 전혀 문제없어요.
[ 게살 볶음밥 ]
보통은 고민 없이 짜장 픽으로 갔을 텐데,
컨디션이 안 좋아서인지 곡기가 필요해서 주문했어요.
함께 나온 짬뽕 국물
딱 봐도 묵직하고 진해 보입니다.
이런 찐한 국물이 정말 좋아요.
계란옷을 살포시 입은 고슬고슬 볶음밥
밥알 하나하나가 고슬고슬 잘 볶아졌어요.
딱히 짜장 소스를 곁들일 필요가 없는 맛이었습니다.
게살은 계란과 함께 조리돼서 나옵니다.
게살 양도 상당해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술도 안 먹었는데 해장각 나오는 짬뽕 국물도 맛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즐거운 저녁식사였습니다.
부강역 인근까지 친구가 데려다줘서 편하게 숙소 잡았습니다.
첫날의 업무를 마치고 돌아온 부강역 인근
업무를 보는 곳이 핸드폰 카메라 봉인이 원칙이라 점심 식사 기록은 없습니다.
봉인을 해제한 저녁 식사 기록이 전부에요.
약 5년 전에 다녀왔던 '진성민속촌'이라는 뼈해장국집을 꼭 가보고 싶었는데,
저녁 장사를 안 한다는 소식에 이번 출장에서는 드랍 T-T
그래서 저녁으로 뭘 때릴지 고민하다가,
부강면의 유일한 라멘집이 떠올랐습니다.
[ 멘야 쿠지라 ]
매서운 추위를 뚫고 15분가량 걸어서 도착한 라멘집
한일 부부가 운영 중이라는 라멘집이라고 해서 더 기대가 됩니다.
'돈코츠'와 '쇼유' 중 하나를 고르라하면 전 무조건 '쇼유'입니다.
와... 여기까지 와서 '쇼유라멘'을 맛볼 수 있을 줄이야 ㅎㅎㅎ
[ 쇼유 라멘 ]
어... 음... 쇼유 라멘이 나왔습니다...
숙주가 수북하게 담긴 쇼유라멘의 비쥬얼이 당황스럽네요.
수프색은 마치 시오라멘 같아서 2차 당황...
제가 흔하게 먹었던 쇼유라멘과는 때깔이 많이 달랐어요.
차슈는 뭐... 나쁘지 않았어요.
얇지만 부드럽고 잡내도 없었습니다.
담백하고 감칠맛이 좋은 닭육수의 수프가 추운 겨울날 먹기 딱 좋습니다.
다만 제가 원했던 진한 풍미의 '쇼유' 느낌은 아니었지만요.
아삭한 식감의 숙주
개인적으로 숙주 고명은 불호인지라...
숙주 양이 너무 많아서 계속 씹어 삼키는 게 고역이었습니다.
지로계 라면이라면 이해야 간다지만...
면발은 상당히 얇은 편
평소 세면을 참 좋아하는데...
숙주를 건져 먹는 동안 어느새 불어버려서 양이 곱빼기가 됐네요 ;;;
고명으로 올라온 고기는 맛이 좋습니다.
젓가락으로 집으면 부스러질 정도로 부드러웠어요.
후추를 잔뜩 뿌려서 맛의 변화구를 던져봅니다.
전반적으로 맛이 나쁘진 않았지만,
제가 알던 '쇼유라멘'과는 많이 달라서 괴리감이 들었습니다.
뭐... 정답은 없고 이게 나름 본토의 맛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암튼 취향은 아니었던 걸로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한일 부부가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제가 방문했을 때는 젊은 청년 둘이서 운영하고 있었어요.
아마도 청년들이 라멘집을 인수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밥 먹고 나왔는데 가로등도 없고 주변이 너무 어두워서 무섭...
우연찮게 찍힌 사진인데 뭔가 호러스럽게 찍혀서 또 무섭...
라멘 한 그릇 때리고 숙소 주변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시 봐도 이 동네는 인구수 대비 PC방, 노래방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새벽에 잠이 깨서 잠시 부강면의 밤 감상 타임
둘째 날의 업무를 마치고 다시 숙소 복귀
뜨끈하게 샤워 조지고 밥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 박가네 돼지국밥 ]
전에 올린 글에서 댓글로 추천 주신 곳이기도 하고,
지나가다가 눈여겨본 곳이어서 찾아왔습니다.
흐흐흐 완전 국밥천국!!
메뉴 종류가 상당히 많은데...
어차피 다 국밥
국밥의 내용물을 선택하고 기본, 얼큰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됩니다.
허연 국밥을 주문하니까 깔리는 찬들
깔리는 찬만 봐도 군침이 돌기 시작합니다.
맛깔나 보이는 배추김치 어서 오고~
당연히 깍두기 형님도 모셔야죠.
국밥집에 깍두기가 없다면 거긴 국밥집이 아닙니다. (단호)
올ㅋ 마늘쫑무침??
이게 나름 국밥 킬러 반찬이죠.
국밥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찬의 종류가 많아서 벌써부터 행복해집니다.
응... 부추는 싫은데...
개인적으론 질긴 식감이 싫어서 부추는 국밥에 곁들이지 않습니다.
[ 섞어 국밥 ]
살코기, 내장 고기를 뚝배기에 담아낸 국밥 한 그릇
섞기도 전에 고기 많음이 눈에 보입니다 +_+
역시 고기가 한 가득 담겨있네요.
본격적으로 즐기기 전에 경건한 마음으로,
후추를 뿌리고 소금으로 간을 맞춥니다.
먼저 살코기를 새우젓을 곁들여서 즐겨봅니다.
내장고기도 마찬가지로 즐겨봅니다.
잡내도 없고 야들야들한 식감이 너무 좋네요.
전분기 때문에 죽 되는 느낌이 싫어서,
밥은 일단 반 공기만 말았습니다.
처음 몇 술은 김치 없이 국밥의 순수함을 즐겨봅니다.
"크어 뻑~ 예~"
국밥용 감탄사가 절로 나오네요.
섞어 국밥 시키길 잘했습니다.
살코기와 내장의 조합이 최곱니다.
그리고 깍두기 투입
개운 시원하면서 달큰한 깍두기가 국밥과 정말 어울립니다 T-T
전 푹 익은 깍두기보다 이렇게 아삭한 깍두기 느낌이 좋더라고요.
중간에 국물 대비 밥 양 체크
좀 더 즐기다가 남은 밥을 말아야겠습니다.
배추김치도 아삭한 식감과 살짝 달큰한 맛이,
제가 원하는 국밥용 김치였습니다.
마늘쫑의 알싸함과 양념의 매콤함을 곁들여서 먹는 재미도 정말 좋습니다.
국밥 한 그릇을 이렇게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게 행복이죠.
남은 반 공기의 밥도 전부 투하
어느 반찬을 올려 먹을까 고민하면서도...
순수 고기와 국밥의 맛을 보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마치 보물을 발견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살코기임에도 굉장히 야들야들 부드럽고 맛이 좋습니다.
한참을 먹었는데 보물 또 발견
웬만한 서울 순대국 뚝배기 다 깨부수는 수준입니다.
당연히 임대로, 인건비 생각하면 8,500원이라는 가격은 맞지 않겠지만요.
마지막 남은 국밥에 소심한 변화구를 던져봅니다.
이 허연 국물을 끝까지 아끼고 싶었지만,
다른 맛도 즐겨봐야죠.
너무 소심했나봐요.
크게 변화는 없고 살짝 매콤한 정도만 더해졌어요.
일반으로 시켰으면 순정으로만 즐기고,
다음에는 얼큰으로 주문해서 먹어봐야겠습니다.
[ 박가네 돼지국밥 ]
셋째 날의 업무를 마치고 또 왔습니다 ㅎㅎㅎㅎ
눈이 흩날리는 게 딱 국밥 먹기 좋은 날씨네요.
얼큰 계열 국밥으로 주문했더니 깔리는 찬에 변화가 있네요.
역시 맛깔나 보이는 배추김치 어서 오고~
역시 국밥집에 깍두기는 빠질 수 없죠. (단호)
일반 국밥 때와는 다르게 산고추 절임이 나오네요.
이게 매콤새콤한 맛이 좋죠.
[ 얼큰 차돌 국밥 ]
말 그대로 차돌박이 국밥이겠죠?
국밥천국에서 고민고민하다가,
메뉴명 마저도 기름져 보이는 국밥 선택
메뉴명처럼 차돌박이가 잔뜩 담겨 나옵니다.
혹시나 해서 다시 떠봐도 고기 많습니다.
만족!!
슈퍼 맵찔이라서 많이 매울까봐 걱정했는데,
맵찔이가 부담 없을 정도로 맵지는 않고,
살짝 매콤한 정도네요.
아마도 고기의 기름짐 덕분에 중화되는 듯 합니다.
딱 먹기 좋은 정도라서 안심하고 국밥 흡입 준비합니다.
후추도 잔뜩 부려봤는데,
얼큰 버젼이라 맛의 큰 변화는 없네요.
전과 마찬가지로 일단 밥 반공기를 말아서 국밥 흡입 장전
"크어 뻑~ 예~"
고소한 차돌박이와 매콤한 국물을 머금은 밥
향긋한 깻잎과 곁다리 부추가 어우러지는 맛
국밥용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맛입니다.
한수저 한수저의 맛이 즐겁습니다.
국밥 루틴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 부추도 곁들여 봤는데,
올ㅋ 나쁘지 않네요.
확실히 뻘건 국물에는 김치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네요.
부추도 곁들여 봤는데 살짝 모자란 느낌??
산고추 절임을 곁들여 봤는데 이게 정답이었네요.
기름짐과 매콤함을 뚫고 나오는 산고추의 매운맛과 새콤함
얼큰 국밥에는 산고추 절임이 딱 좋았습니다.
테이블에 고추기름이 있길래 호기심 발동
과연 어느 국밥용일까?
과연 넣었을 때 맛이 좋아질까?
그래서 국밥 끝 무렵에 넣어봤습니다.
담부턴 고추기름은 거들떠도 안 보는걸로...
다른 건 모르겠고 텁텁함과 기름짐만 더해졌습니다.
이틀 연속 정말 맛있는 저녁 식사였습니다.
부강면에 이렇게 맛 좋은 국밥이 있을 줄이야...
조만간 또 부강면으로 출장 계획이 있는데, 무조건 또 오지 않을까 싶네요.
든든하게 채운 배를 두드리며 잠든 출장의 마지막 밤
새벽에 잠이 깨서 나와봤는데,
눈이 어마어마하게 내렸습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밤
다음날 업무를 마무리 하고,
근무처 인근 편의점 고양이와 인사를 합니다.
'무닝이'라고 하는 완전 개냥이인데,
힘들었던 출장길에서 나름 활력소가 되어준 친구였네요.
집으로 복귀 해서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
[ 피자헛 : 팬피자 콤비네이션 ]
집에 도착해서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은 아이러니하게도 '피자'
뭔가 정크하고 기름지고 해비한 음식이 땡기더라고요.
그래서 배달한 음식이 '피자헛 팬피자'
피자헛 자체도 정말 오랜만이지만 팬피자는 아마도 처음인듯...
기름에 튀기듯 구워낸 도우가 딱 원했던 기름짐이었습니다.
근데 피자 3조각이 남았는데 어떻게 처리하지...
차돌국밥 때깔이 죽여주네연 ㄷㄷㄷ
뒤구르기하고봐도 쇼유느낌은1도안나네유 ㅎㅎ
요즘 주변에 감기나 독감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많더라구요. 맛있는 음식 드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어느새 길어진 그림자를 따라서
앗 삼성전기 출장오셨나요? ㅎ
뒤구르기하고봐도 쇼유느낌은1도안나네유 ㅎㅎ
글쵸?? 암만 봐도 쇼유 느낌 없었어요. 출장 끝내고 서울 오자마자 '희옥'가서 쇼유 수혈했어요 ㅎㅎㅎ
요즘 주변에 감기나 독감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많더라구요. 맛있는 음식 드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하필이면 목디스크가 터져서 진통제로 겨우 버텼어요 T-T 응원 감사합니다~
차돌국밥 때깔이 죽여주네연 ㄷㄷㄷ
안그래도 제일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 차돌국밥이었어요~
어느새 길어진 그림자를 따라서
그림자를 따라서~
앗 삼성전기 출장오셨나요? ㅎ
넵 ㅎㅎㅎ 이때는 삼성전기 출장 2주차였고, 얼마전에 3주차까지 했어요. 역시 부강읍 주변이라 바로 아시는군요 ㅎㅎㅎ
헉 고양이 너무 귀엽당
편의점 냥이인데, 유튭 라이브 방송하는 냥이더라고요.
고독한 미식가 한편 다 봤네요
잘 봐주셨다니 감사하네요 :)
팬에 기름 두르고 살짝 튀기듯이 굽는 빵.. 개인적으로 피자헛 존재의 이유라고 생각하는 팬피자
다들 피자헛의 존재 이유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오랜만에 피자헛 주문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