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백필터 아닙니다(...).)
이름: 21317 증기선 윌리
출전: 증기선 윌리(Steamboat Willie, 1928)
제조사: 레고
발매일: 2019년
가격: 한국 정가 139,900원
은근히 희한한 아이템을 불쑥불쑥 들고 오는 레고의 아이디어즈 25번 증기선 윌리 입니다.
이름 그대로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극초창기 작품이자, 흔히 미키 마우스의 데뷔작으로 취급하는 그 증기선 윌리를 제품화.
미니피겨는 미키와 미니.
미키의 심볼을 형상화한 작은 액자가 제공되는데, 미니피겨의 받침으로 쓰든 스탠드를 끼워 장식으로 쓰던 자유.
하단에 달린 "1928"은 물론 미키의 데뷔 년도이자 증기선 윌리의 개봉년도인 1928년을 의미합니다.
소품으로는 극중에서도 깨알같이 등장했던 "Turkey in the Straw"의 악보와 기타가 제공.
포인트 컬러가 왜인지는 몰라도 은색인데, 아마도 이 제품을 위한 전용 사양일거란 추측이 있습니다.
증기선 윌리.
2층 조타실과 두개의 굴뚝, 후미의 크레인과 특징적인 측면의 외륜까지, 극중의 증기선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옮겨온듯한 완성도 입니다.
선명(?) "S.S.WILLIE"나 "1928"을 비롯한 글자는 전부 프린팅 부품이고, 선미의 감자 상자 이외의 모든 글자는 전부 은색 코팅이라는 점이 특징.
선체의 전후면.
과장스럽게 묘사하면서도 있을건 다 갖춘 구 시대 미국 카툰에서 그대로 끄집어낸듯한 느낌이 일품.
원작이 흑백영화이기에 아예 일부러 색을 없에버리고 흰색, 검은색, 회색, 진회색의 네가지 색깔로 흑백영화의 모노톤 컬러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점도 백미.
내부의 기믹 조립에 꽤 다양한 형태와 색의 부품들이 조립되는데, 배의 외장에 철저하게 가려져서 겉모습으로는 전혀 드러나지 않습니다.
원작이 그러하듯 조타실에는 미니피겨를 태울 수 있습니다.
증기선 윌리에서도 가장 유명한 장면이 바로 이 모습, 배의 키를 잡고 휘파람을 부는 미키의 모습이죠.
단순 디스플레이 모델로 만들었어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배 내부에 톱니바퀴 장치를 설치해두는건 과연 레고 답달지...
배를 앞으로 굴리면 그에 연동해서 외륜이 돌아가고 굴뚝이 번갈아가며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연동 기믹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굴뚝의 묘사도 원작에 나오는 장면인데, 미국 카툰 특유의 과장된 묘사 그대로 장난감의 기믹으로 써먹는 센스가 재밌습니다.
대신 이거때문에 배의 내부 공간에 여유가 없기 때문에 1층 선실은 문과 출입문까지 장식품이고, 조타실에만 미니피겨를 태울 수 있습니다.
조타실 내부에도 극중에서도 그려진 튜브와 종이 구비되어 있고, 지붕의 기적은 세개의 크기가 다르다는 고증까지 충실하게 재현.
깨알같이 비중을 차지했던 선미의 크레인.
극중에서는 이걸로 미니를 선적(?)하기도 했는데, 여기서는 짐 상자에 고리를 달아 도르레로 오르고 내리고 할 수 있습니다.
원작의 주방 쪽 후미 갑판에는 냄비와 프라이팬이 걸려있고, 양동이와 망치(MCU의 묠니르로 자주 쓰이는 그것)가 구비되어 있는 점도 포인트.
이 제품의 단점 아닌 단점이라면 역시 모태가 흑백 영화이고, 그걸 그대로 재현한 탓에 사람에 따라선 모노톤 컬러가 사뭇 심심해보일지도.
또 내부 기믹 조립에 꽤 많은 부품을 쓰고 있기 때문에 배의 외형은 그만큼 심플하게 재현되어 있고 1층 선실은 굴뚝 연동 기믹 때문에 아예 내부공간이 없습니다.
뭐... 이걸 다른 배처럼 갖고 놀 것도 아니고 그냥 증기선 윌리라는 그 모티브 자체에 의미가 있기 때문에 별 상관은 없을지도(...).
선수에는 극중의 개그씬을 담당했던 앵무새도 빠짐없이 재현.
이 제품을 조립하고 원작을 보니 요소요소의 디테일을 참 잘 재현했다는 느낌.
전체적으로는 정발가가 살짝 높게 느껴진다는 점 이외엔 크게 흠잡을데 없는 무난하게 예쁜 제품입니다.
미키의 팬이나 디즈니의 팬이라면 이미 구매 버튼을 누르거나 장바구니에 들어있을 지도 모를 일이죠(?).
기실 이 제품의 핵심은 미키의 데뷔작이자 디즈니의 초창기 작품인 증기선 윌리 그 자체를 재현했다는 점에 있기에 자잘한 불만은 용인할만한 정도네요.
미니 마우스보다는 선장을 원하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