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제 대구 서구 평리동쪽
원룸하나 구해서 살고 있는
그냥 저냥.. 모은 돈 없는것 빼면 평범한 30대 아저씹니다.
사실 이야기를 막상 쓰려니 별건 아니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끝까지 써보겠습니다.
편하게 음슴체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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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도 언제나 처럼 신나게 자전거로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는 길이었음.
취미라고 해봐야 집에서 게임이나하고
인터넷 방송 보면서 맥주한캔 하는게 다였던지라
일단 씻고 맥주한캔을 들고
노트북을 틀었음.
그런데 어느순간 날파리와 모기가 우르르 몰려와서는
내 주변에서 자꾸 달라붙는거임
처음에는 '음 조만간 쓰레기 한번 버려야겠네' 하고 말았는데
왠지 그 수가 많게 느껴져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이건 뭐 하얀 천장이 점박이 천장처럼 변해있는거임
조금 소름끼치기도 해서 일단 F킬러나 향이라도 피워야겠다는 생각에
대충 옷을 입고 편의점을 갔음.
대구의 무더위에 퇴근하고 샤워까지 했는데 또 꾸역꾸역 나갔다가
비밀번호 누르고 집에 들어온것 까진 좋았음.
그런데 집안이 새~~~까만거임
뭐지? 라는 생각에 슬며시 고개를 들이밀어보니
그 많던 벌레는 어디가고 없고
하얀벽지가 새까맣게 물들어 있고
하얀천장마저 까맣게 되어있는거임.
뭔가 소름돋아서 쭈뼛거리면서 신발을 벗는데
생각해보니 나는 불을 켜놓고 나갔음
벽지랑 천장이 까맣게 변했다는건 육안으로 확인이 된단소린데
정작 불이 꺼져있는걸 알게됨
거기까지 알게되자 부랴부랴 밖으로 뛰쳐나가기 위해 문 손잡이를 잡았는데
누가 뒤에서 어깨에 손을 딿! 하고 얹으면서
꿈에서 깼음.
그런데 잠든자세가 좀 묘했음
책상이 없어서 노트북 받침대를 세우고 맨바닥에 앉아서 보는게 평소 자세다보니
잠도 정좌한상태에서 자고있던거임.
도대체 어디서부터가 꿈이고 어디서부터가 현실인지 구분도 안되는데
몸도 안움직여짐.
그러는데 귓가에 모기소리가 들림.
그 '에~~에에엥~~~에에에에~~에엥~' 하는 그 소리.
몸은 안움직이고 모기는 달라붙고 아까 그 꿈때문에 기분이 찝찝한데
귓가의 모깃소리가 점점 바뀌기 시작함
어떤 여자의 웃음소리로 바껴가는데
'사람의 웃음소리다'라고 자각하는 순간 대놓고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함
이대론 안되겠다 이게 꿈이든 가위든 깨야겠다라는 생각에
있는힘껏 몸을 앞으로 숙였는데
다행히 거기서 가위가 풀리며 정신이 듬. 웃음소리는 깔끔하게 사라짐.
도대체 언제 잠든건지도 모르겠고
잠든 자리 옆에 맥주캔이 있는걸로 봐선 틀림없이 샤워도 했고
켜져있는 노트북과 실행되어있는 인터넷방송 등을 보면서
어디서부터가 꿈인지 생신지 구분도 못하고
그렇게 밤을 새웠음.
물론 최근엔 그런일이 없지만 지금 생각하면 다시 없는 끔찍한 밤이었음..
무서운 경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