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곳에서는 처음 인사드리네요.
나름 루리웹 올드 유저라고 생각하는데 십 년 넘게 쉬다 얼마전에야 돌아온 터라^^;;;;
첫 인사를 겸해 이미 지난 것들이지만, 또 좀 타본 라이더라면 다들 해보신 거겠지만
나름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었던 전국 국도 답사 사진을 몇 장 올려봅니다.
2011년 봄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미들급 바이크부터 질러놓고(...) 면허를 땄죠.
뒤늦게 탄 대부분의 아재들처럼 저도 첫 한주는 이걸 도로 팔아야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그 다음 보름은 3보 이상 무조건 승차할만큼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어디든 끌고다니다
그 다음 한두 해는 미친듯이 돌아다녔던것 같습니다. 모바일 맵이 대중화되기 전, 쌩초보
주제에 종이 지도 한 장 들고 전국 일주에 도전했다가 별별 개고생과 참재미를;;;
그러고 나서, 제가 좀 독고다이 기질이기도 하고 어디 같이 다니기엔 제 실력이 형편없고,
근처 매번 가는 곳만 가면 재미가 없으니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재미있게 즐길까 생각하다
전국의 국도를 전부 한 번씩 달려보는 걸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1번부터 88번까지의 국도 중 이북에 있어 접근이 불가능한 노선을 제외한 51개의 도로에서
수많은 조각들로 나뉜 77번 국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주행이 가능한 구간은 99% 달린 셈인데
2012년 봄 시작할 때는 2년 정도를 예상했으나 남해안쪽 도로는 거리 자체가 상당한데다
2014년 계획에 없던 사태가 생기면서 이후 나홀로 자유로운 여행은 실로 난망하게 되어
마지막 몇 개를 남겨두고 한 해 가까이 질질 끌었다는 푸념은 뭐 아무래도 상관없겠죠?
그동안 기억에 남는 도로와 사건을 몇몇 돌아봅니다.
역사적인(?) 첫 출발이었던 속초행 46번 국도. 저때는 동해안까지 가는 것도 큰일이었거든요. ^^;
어떤 노래 덕분에 무모하게 감행했던 여수행 17번 국도. 엑스포와 겹쳐 숙소 찾느라 개고생;;;
라이딩 초반 48번 국도로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강화도.
시화방조제와 함께 가장 가까이 쉽게 갈 수 있는 바다였던 터라.
역시 초반 접근성이 좋아 자주 찾았던, 그리고 그 아름다움에 지금도 좋아하는 가평의 75번 국도.
32번으로 태안을 간 김에 77번으로 내려가 들렀던 안면도. 홀로 하염없이 앉아있었던.
누가뭐래도 인지도 1위의 1번 국도. 그러나 더 이상 북쪽으로 올라갈 수는 없는.
25번 국도의 끝인 진해, 군항제 직전 피어나기 시작한 벚꽃.
4번 국도를 달리던 도중 갑자기 만나 더욱 충격이었던 노근리 평화공원.
전라로 내려가기 위해 들락거렸던 29번 국도와 금강 하구에서 나잡아봐라~
산, 들, 계곡, 바다의 종합선물세트였던 30번 국도.
그런데 그 끝인 변산반도에 갈 때면 항상 날씨가 안좋은 징크스가--;;
제주로 건너가기 전에 18번 국도를 따라 들렀던 진도,
이듬해 그런 사고가 생기리라고는 꿈에도 몰랐던 팽목항.
국도에서 지방도로 강등(?)되긴 했지만 제주의 길들도 참 달리기 좋죠.
거기까지 가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15번 국도를 달려 찾은 고흥의 안개낀 아침 바다.
23번 국도의 장흥, 섬이 동서로 좁아 불과 몇 십 미터 옮겨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었던 노력도.
34번 국도로 주왕산을 지나는 김에 들렀던 주산지.
3번 국도로 건너올 때면 언제나 감탄하게 되는 문경새재.
경남 고성의 33번 국도가 이어져 굽이굽이마다 절경이 하나 조선소가 하나.
임도로 군데군데 끊긴 최고난이도의 59번 국도, 그리고 선수 교체.
그러나 어렵다면 그만큼 얻는것도 있는 법.
초보 시절 어딘지도 모르고 들어왔다 반해 전국 국도 답사의 불씨를 던져준 원흉?
통영과 거제의 절경들이 기다리는 14번 국도.
그러나 그 반대편 경주-포항 구간은 59번 국도의 뺨을 때리는 난코스.
왕복 1차선 산길에 가로등도 없는데 해는 넘어가고 시간은 급하고..ㅠㅠ
20번 국도 덕분에 수학여행 제철소 말고는 처음 제대로 둘러본 포항.
초보의 전국 투어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그리고 다시 찾아도 여전히 환상적인 남해의 3번 국도.
대망의 마지막, 신안 지도에서 24번 국도의 끝에 이르자 두꺼운 구름을 뚫고 한 줄기 빛이!?
전국 국도 총연장이 1만 6천 킬로미터쯤 된다는데 오다가다 중복으로 달린 구간도 많아서
이거 하면서 실제로 달린 거리는 그 두 배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2년 봄에 시작해서 2015년 가을에 끝났으니 3년 반 정도 걸린 셈이군요.
아무래도 달리기 좋은 왕복 4차선 고속화 도로는 사진으로 남은 게 별로 없네요.
선수별 분담률은 前 작은애 F800R 60%, 前 큰애 120d(E82) 30%, 現 작은애 RnineT 10% 정도?
저에게 남은 기록이나 자료도 초중반 F800R과 함께 달릴 때가 훨씬 풍부한 편이고
뒤로 갈수록 생각없이 일단 달리자(...)는 식으로 건성이 되었다는게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건성이 태반이기도 한데다 이렇게 한 번 달려본 정도로 그 길을 안다고 말하는건 어불성설,
앞으로 또 자세하게 훑으면서 보다 잘 알아가야겠죠? 언제가 될지 기약이 없어 그렇지^^;
지금까지 완주한 국도: 1, 2, 3, 4, 5, 6, 7, 13, 14, 15,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2, 43, 44, 45, 46, 47, 48, 56, 58, 59, 67, 75, 79, 82, 87, 88.
25번국도 해평구간이 달리기 정말 좋은데. 여하간 멋지군요.
25번 국도도 정말 좋았죠! 4차선과 2차선이 적절히 섞인데다 교통량도 많지 않고 굴곡도 적당한게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서울에서 가까우면 자주 갈텐데요~
와!!!! 대단하고 멋져요!!!!
국내에도 멋진 곳이 워낙에 많더라구요~
유리달님 글을 루리웹에서 보는 건 처음이네요. 여러분 이 분은 국도답사 말고도 각종 컨텐츠가 풍부하신 분입니다! ^.^ 부디 이곳에서도 그 좋은 내용들을 많이 보게 되면 좋겠습니다.
헙;; 이쪽에 절 아는 분이 계실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요^^;; 모쪼록 잘 부탁합니다??
아 블로그하시는 유리달님이신가요? 저도 몇년전엔 종종 들어가서 봤드랬는데..생각해보니깐 그때도 바이크를 타셨던거같네요
블로그는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습니다만ㅠㅠ 어느덧 제가 경력 8년차 라이더 더라구요? 실력은 초보 그대로인데~
제가 이런 분을 좀 본 받아야 되는데... 거의 맨날 카페레이서니...
카페레이서가 어때서요~ 저도 요즘은 주말 아침 일찍 나가서 점심 전에 들어오는게 고작입니다. 그것도 이따금..ㅠㅠ
대박이다
북쪽의 길들도 달리고 싶어요~~
혹시 예전에 이글루스에서 나이트로드 타며 글올리시던 분이신가요? 09~10년쯤 같은뎅
그분이 나이트로드에서 K1300R로 기변하셨을 무렵에 제가 영향을 받았죠. ^^
단순 전국일주도 아니고 국도 투어라니 대단하십니다
평생 다시 와볼까 싶은 길들도 많았죠. 그게 재미였지만요. ^^
경주 입실에서 감포가는 14번 국도는 말이 국도지 안쪽으로 들어가면 좁고 위험한 길 나오죠. 경차로 한번 지나갔다가 식겁했네요. 들어갈때부터 나올때까지 브래이크에서 발 떼기 힘들었는데 바이크로 가셨네요. 국도 중에는 자동차전용도로도 있지 않나요?
자동차 전용도로 구간이나 남쪽 먼 구간의 일부는 자동차로 달렸습니다. 말씀하신 14번의 최악 구간도 차로 갔는데, 해떨어질 무렵에 들어가니 정말 보이는건 아무것도 없지, 길은 좁고 구불구불하지... 지금 생각하면 어디 바퀴 빠지거나 처박히지 않은게 천만 다행입니다;;;;
저도 언젠가 저의 커브로 할랑하게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하는데 그게 언제가될지;;;;;
오늘!... 은 너무 늦었구나. 이번 주말에 시작하시면 됩니다. 생각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세요!
F800R타셨군요 직선로에서 노면 굴곡밟고 뒤가들려서 뒤질뻔했던 기억이있는 바이크이지요 ㅋㅋㅋㅋ
첫 바이크라 그런지 지금도 가끔, 아니 자주 생각납니다. 이런 짓들의 대부분도 그녀석과 함께했구요.
진정한 바이크 라이더군요
늦게 시작한데다 실력도 없다보니 꾸준하기라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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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과나온심리학사
감사합니다 ^^
우담 가신거 축하드립니다. 멋진 곳 많이 가셨었네요. ㅎㅎ
여기서 또 뵈니 살짝 부끄럽군요 ^^;;
와..진짜 저의 로망인데..시간이다 뭐다 핑계만 늘고 실천은 못하고 있네요ㅠㅠ 너무너무 부럽고 멋있습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지금 시작하시면 됩니다!!
F800R에서 RnineT. 자동차도 1시리즈. 진정한 BMW 덕후시군요~
큰애(자동차)는 바뀌었습니다. 근데 걔도...
오 알 나인티
제가 가진 바이크에 대한 로망의 결정체같은 녀석이라 출시되기도 전에 예약해서 데려왔습니다. 벌써 5년이나 됐네요~
자전거 여행자로서 참으로 대단하네요!! 살아있는 기록과 역사를 만든다는게...!
직접 두 다리로 다니면 더욱 뿌듯하시겠어요! 저도 출퇴근과 서울 시내는 가급적 자전거로 다니는데 장거리 도전하기엔 체력이.. ㅠㅠ
오른쪽 감사합니다. 그게 하필 이날이네요. 본문에 차마 못넣었던 봉하 사진 올려봅니다. 고맙습니다.
노근리 사건이 기억안나서 위키보니 아픔이 있던곳이네요 저 사진에 흰원이나 삼각형으로 그려놓은게 미군들이 피난민들에게 발사한 총탄자국이라네요 컹
와~~재미나게 읽고 갑니다!!
짱멋져요 ㅎㄷㄷㄷ 오토바이 도 멋진데, 오토바이 이름이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