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1일
갑자기 수달이 보고시퍼져서!
오전에 자전거 타고 점심먹고 수달을 보러 갔습니다.
군필여고생들에게 마음의 고향 중 하나인 화천의 파로호에는 실제로 야생 수달도 살고 한국수달연구센터도 있지요.
수달 생태 연구 뿐만 아니라 다친 수달이나 부모를 잃은 새끼 수달들을 돌보는 현실판 포켓몬 센터라는...
춘천에서 배후령 터널을 지나서 에네미 고개라는 미친 강원도 고개를 넘어 좁은 산길로 꼬불꼬불 숲속 길로 들어가면 한국수달연구센터의 멋진 건물이 나옵니다.
이거 위치가 완전 군부대...
마을쉼터는 있는지도 모르겠고 다목적 광장은 뭔가 한참 건물 공사중이고 오전에 자전거 타느라 떡실신이라 수달길은 패스...
센터 안에 들어가면 휴게실에 다양한 수달 굿즈를 모아놨는데 실제로 파는 것은 음습니다.
얘들은 무슨 ㅈ같은 보노보노....
연구센터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바닥에 수달 발자국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쫓아가면 됩니다.
그 전에 오후 3시부터 연구원이 직접 방문객들을 가이드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니 안내데스크의 호출벨을 눌러 문의해보면 됩니다.
원래 5명 이상 와야 진행하지만 우리는 둘 뿐인데도 특별히 진행해준답니다.
루리웹에서 수달=타노시겠지만 애니를 열심히 본 덕후라면 타노시는 작은발톱수달인걸 잘 알고 있겠죠.
여기 '한국수달' 연구센터는 한국에 사는 유라시아 수달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일본에는 수달이 없고 홋카이도에 해달만 조금 분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수달 모피로 대체되었습니다.
아래층에는 전시공간이 있는데 가는 길에도 아이들이 그린 수달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최우수상... 요즘 육학년들은 이렇게 무섭습니다.
화장실 벽이든 어디든 그냥 남는 공간에는 이런 그림들이 그려저 있어요. 가운데 칡도 보이는군요.
여기서 산양 박제 옆으로 나가면 사육장으로 이어집니다. 옷이 왜 저러냐면... 오전에 자전거 타고 점심 먹고 바로 와서 자전거복장 그대로에요. 에네미 고개 짜증나니까 자전거 타고 오진 마세요. 우리도 차로 왔어요.
수달은 야행성이라 낮에는 자느라 거의 안 나온다는데 혹시나 낮과 밤이 바뀌어 사는 이상한 놈이 있을지 모르니 가보죠.
수달연구센터 건물의 뒷모습입니다. 포켓몬센터 느낌?
역시 사육장 안은 뭐가 안보입니다. 1사육장도, 2사육장도, 3사육장도, 4사육장도...
안보입니...어?
안 주무시고 뭐하세요?
이분 밖에 없으니 한참 서로 바라봅니다. 하도 봐서 정들겠어요.
오후 3시가 다 되어 가니 안내데스크로 돌아갑니다. 역시 다른 방문객은 없군요.
연구원 선생님이 이것저것 기초적인 것을 가르쳐 줍니다.
민물 생태계 최강자라는 타이틀대로 우리나라 수달들은 블루길, 베스, 황소개구리 같이 커다란 외래종들을 조지는 중이랩니다.
유머글로 자주 보이는 피흘리는 물고기 뜯어먹는 아마존 수달은 큰 수달입니다. 그쪽에서도 자이언트 수달은 민물생태계 최강자라 피라냐, 아나콘다, 악어 같은걸 잡아먹는다네요.
수달들을 꼬여낼 물고기를 가지고 수달사육장으로 갑니다. 미식가들이라서 싱싱한 활어를 좋아한답니다.
연구원 선생님과 함께 와서 그런지 사육장마다 뭐가 움직입니다.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수달들은 최대한 야생성을 보존하기 위해 관람객들로부터 최대한 격리하고 아주 어릴 때 어미를 잃어 사람 손에서 크면서 야생으로 보낼 수 없게 된 수달들은 관람객이 볼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영역 다툼이 심한 동물이라 한 사육장에 암수 한 쌍만 사육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키워진 수달들이 새끼를 낳으면 새끼는 야생 적응 훈련을 한 후에 자연으로 보낸다고 하네요. 영역이 15km 정도라 잘못해서 다른 수달과 영역이 겹치면 싸워서 한 쪽이 죽기 때문에 방생할 때 특히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합니다.
수달들의 먹이는 살아있는 메기입니다. 어메 이 비싼걸... 연구원 식대보다 수달 식대가 훨씬 많이 든다고 하네요.
사람 손에 자란 수달인 인국이 입니다. 야생동물 접근을 막는 전깃줄이 보이죠. 근처 파로호에 사는 수달들이 영역 때문에 시비를 걸어오기 때문에 야생수달 방지용으로 설치되어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인국이도 탈출 경력이 있다는데 탈출해서 관람객을 졸졸 쫓아다니다가 잡혔다네요. 사람에게 익숙한 수달이라도 이빨이나 발톱이 날카롭기 때문에 장난으로 물거나 할퀴는 것도 크게 다칠 수 있다고 합니다.
나영이랑 같이 삽니다.
인국이 짝꿍 나영이입니다. 원빈이랑 결혼하는 바람에 여기 연구원들도 이름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더군요.
연구원 선생님이 숙련된 솜씨로 메기들을 정확하게 연못으로 날립니다. 수달들도 잽싸게 사냥합니다. 머리부터 먹는 애들은 물고기를 죽여놓고 여러 마리 한꺼번에 먹는걸 좋아하고 꼬리부터 먹는 애들은 싱싱한 걸 좋아하는 미식가들이라고 합니다.
인국이는 머리부터 먹는 취향입니다. 보통 머리는 먹지 않고 남겨놓는데 까마귀나 까치가 먹으러 왔다가 잡혀먹히기도 한다는군요.
연구원 선생님이 이쪽에만 먹이를 주니 저쪽 사육장에서도 입질이 오는군요. 관람객을 위해서 일찍 먹이를 주는거고 원래는 아침이나 저녁 퇴근 전에 물고기를 준다고 합니다.
여기도 두 마리가 함께 있습니다.
이 녀석이 아까의 지붕러입니다.
허리가 긴 녀석이 두 발로 서니 엄청 길쭉합니다. 표정 왜 저래...
맨 처음 우리를 반겨주던 이 녀석은 사육장에 혼자 있다고 합니다. 덩치도 엄청 커서 나이도 좀 먹은 줄 알았는데 1년 6개월 된... 그냥 쿰척이였습니다.
수달은 야생에서는 7~8년, 연구시설에서는 15년까지 산다고 하네요.
제2 사육장에서는 마침 굴 속에서 이제 기어나옵니다.
나왔는데 사람이 있으니까...
밥 달라고 대기 중입니다. 아직 2시간은 더 있어야 밥 줄텐데...
이제 수달도 실컷 봤으니 슬슬 돌아갑니다.
파로호를 배경으로 조성이 잘 되어 있는데 워낙 구석진데 있다보니 방문객이 많지 않네요. 우리가 돌아갈 때 쯤에 한 가족이 구경왔네요. 돌아가는 길의 수달상은 왜 이리 무섭게 생겼지...
배후령 지나서 에네미 고개라는 상당히 빡신 고개를 넘어 시골길로 꽤 들어가서야 있어서 그런지 주말인데도 방문객이 거의 없습니다. 한적하게 슬슬 돌아보다가 연구원 선생님의 가이드를 받아도 2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정도죠. 수달의 연구와 보호에 촛점을 맞춘 시설인 만큼 수달을 만지거나 새끼 수달을 보거나 할 수는 없지만 무료로 수달의 귀욤귀욤한 모습을 실컷 볼 수 있으니 춘천 여행할 때 한 번 쯤 들러보면 좋은 곳입니다. 오전에 가면 굴 속에서 잠만 자니 반드시 오후 3시 전에 가서 가이드를 받으시는걸 추천합니다.
방문해보시고 싶은 분은 한국수달연구센터 홈페이지에 가면 정보와 연락처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국수달연구센터 홈페이지 : http://www.ottercenter.org/
음?
멸종되면 제일 슬퍼하실 분
와하하하하^^ 씐난다~~
스라소니 사진에 삵 설명에 칡이라고 써논 사진 안보셨구나 ㅋㅋ
귀엽죠. 귀여우니 나중에 꼭 가보세요.
오 좋네요...올 여름에 가볼까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여긴 국립 시설인가요?
일단 국립 시설은 아니고 화천군에서 지원하는 시설인 것으로 압니다.
업힐 연습할겸 자전거 타고 가는건 미친짓일까요ㅋ
타고 갈 수 있습니다. 춘천에서 갈 경우에 춘천역에서 배후령 옛길 넘어서 오음리를 지나 에네미 고개를 넘으면 됩니다. 즉... 자전거로 가려면 고개를 왕복으로 총 4번 넘어야 합니다. 오후 2시 쯤 도착하게 가시고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오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연구원 선생님 한 분이 원래 자전거를 타던 분인데.... 여긴 출퇴근하기 험난해서 포기했다고 합니다.
수달이 까마귀나 까치도 먹는군요........
물 근처에선 먹이사슬 최강자라고 합니다. 족제비 종류라 은근히 날렵하지요.
에네미 = 적 고개 이름을 영어로 지었네요. 수달은 참 귀엽죠.
아마 강원도 사투리겠죠? 귀네미 마을도 귀+넘이의 사투리인 것처럼 네미는 보통 넘이의 사투리로 쓰이니까요.
삭제된 댓글입니다.
KissDay
KissDay
안타깝게도 야생화 훈련 때문에 새끼 수달을 일반에 공개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예전에 서울대공원 맨 꼭대기에 있는 아기동물포육장에서 어미 없는 새끼 수달을 본 적은 있는데.... 귀엽죠...당연히
가운에 그림중에 칡이라고 하신거 귀를 보니까 스라소니 아닌가 싶어요 ㅋㅋ
초코맛케이크
스라소니 사진에 삵 설명에 칡이라고 써논 사진 안보셨구나 ㅋㅋ
ㅎㅎ
주말에 한번 가봐야겠네요. 주말에 가면 사람 많겠죠? ㅡㅜ
글보니까 주말인데도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고 하네요
아하 11일이 토요일이었군요. 답글로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 없으니 느긋하게 가서 돌아다니기 좋습니다. 대신에 사람이 거의 안오니 카페도 운영 안 하고 안내데스크도 비어있어서 호출벨을 눌러야 하죠. 큰 건물에 연구원 4명 밖에 없습니다.
타노시!
타노시이~
수달이가 왔어
사실 이전 주말에 영월 갔다가 수달 산책길에서 수달을 못봐서 보러 갔어요.
저런 굉장한 곳이 있다니 !
굉장하죠. 꽤 가까이서 볼 수 있어요. 물리지 않을 정도로만...
멸종되면 제일 슬퍼하실 분
닉만들기귀찮
음?
아니! 수달이가 죽었어? 수!달이가!
어어 죽으면 안되요... 가디언즈 오브 하천 생태계인데
수다리가..주겄엉!!!!
와하하하하^^ 씐난다~~
씐나죠. 수달들 배영하면 참 신나보여요. 근데 돌맹이 쎄쎄쎄는 안하더군요...
배후령터널이라니.. 저 군생활땐 터널없어서 넘다가 토하는군인들이 많았습니다ㅋ
배후령 터널이 2012년 개통이니 연식이 좀 있으신 듯하군요. 배후령 옛길은 이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나 스포츠카들 달리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굿즈 안파는거 황당했는데 여전한가 보네요 ㅋㅋㅋㅋㅋㅋ
일단 동물원 같은 것이 아니라 연구 시설인데다가 사람도 센터장 포함해서 달랑 3명 뿐인 시설이니까요. 카페가 없으면 음료 자판기라도 설치하는게 어떨까 싶긴 합니다.
한번 가보고 싶네요
춘천 구경하면서 세트 메뉴 어떠신가요? 춘천이 진득하게 즐길만한게 많지 않아서 여기까지 들러도 나쁘진 않을 겁니다.
수달상 조각 보니까 와칸다 느낌 나네요
영월 산솔마을 수달산책길에는 이렇게 귀요미한 수달이 있는데 저 수달센터 수달상은 무슨 아마존 수달같아요....
왜 이게 생각날까요
소듕한곳이네요. 심신이 안정됩니다짤.
잘 봤습니다. 수달이 일어서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도 일어서는 군요. 너무 귀엽네요.
춘천쪽가서 자장구타면 배후령자주 넘어갔는데 이런곳이있었군요. 메모메모. 담에 배후령업힐하러가면 들려봐야겠습니다.
어흑 귀엽.... 대변을 정해진곳에만 싸는가보네요.
수달이가 잡혔어!!
다른 수달이~ 코지마 마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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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대구 신천으로 밤마다 라이딩 하곤 했엇는데 파동쪽 작은 다리밑에서 물고기 사냥중인 수달 바로앞에서 보곤 했엇는데...ㅎ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이번 주말에 가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