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린시절부터 나고 자란곳이 산이고 숲속이다보니
늘 그런 중간에 위치해야 맘이 편한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32살에 백수에요 ( 갑자기 분위기 백수)
사실 프리랜서고 일 없으면 백수...
여튼 그렇게 지내는데
서울 올라오고나서
강원도가 무척이나 가까워졌길래
강원도가 절 부르는 것 같아서
그냥 아침에 버스타고 나갔습니다
사진찍으로 갔어요 그냥
근데
화제 지역중에 가장 심하다는
용촌리? 에 뚜벅뚜벅 걸어서 도착하고
어디가 화제가 젤 심하냐고 여쭤보니깐
카센터 아저씨들도
편의점 아주머니도
택시기사 아저씨들도
그렇게 신세한탄들을 하시더군요
맘이 점점 무거워져서
화제지역으로 가는 길에
널부러져 있던 쓰레기 더미들을
조금식 주어다 치웠는데
사유지였습니다
멀리서 suv가 부릉거리며 다가오더니
땅주인분께서 지금 뭐하시냐고
격앙된채로 저에게 따지듯 물으시길래
사실 저는 사진을 하는 사람인데
사진찍으로 왔다가
주민분들 얘기들으니 마냥 사진찍기는 좀 그래서
발 닫는 곳 까지 왔다가
이러고 있습니다
사장님 기분 상하셨다니 죄송합니다
말하니
사장님께서
사실 관광객들이 우리는 재해를 입은건데
그걸 구경거리로 생각하고 멋대로 땅에 들어오는분들이 굉장히 많다..
하셨습니다
굉장히 마음이 찔렸어요
저도 그저 사진을 찍으러 온거니까요
얘기를 좀 나누고 나중에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하니
흔쾌히 허락해주셨지만
사장님이 얘기하신 것과
그저 알량한 나의 동정심
이것의 괴리는 무엇이고 나는 왜 여기왔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생각이 깊어집니다
2시간내내 청소를 하다가
막차는 타고 서울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
하염없이 밭 사이로 난 길을 걷다 아스팔트길에 진입했는데
밀집모자 쓰신 아저씨께서
수레를 끌고 밭으로 가시는걸 보고
"선생님 어찌 밭이 다 탔는데 밭을 갈러 가십니까?"
하니
"이눔아 그럼 방구석 나 앉으리?"
하시는데
머리가 띵 했습니다
그래 나 사진쟁이 아닌가
내 사진이 어떤의미로 대중들에게 전달될지는 생각치 말자
그저 내 삶과 업이 사진이든
그저 그것을 행하자 싶었습니다
길고 재미없는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ps.
편의점 사장님 후배분이 비싼 오토바이 (할리데이비슨으로 추정) 살리려고 화재현장 들어갔다가
잿가루 연거푸 들이마시다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뉴스에선 누이를 구하러 들어갔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고 하더군요
스토리텔링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얘기를 풀어야
주변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지 사회운동이 자극되는지 알지만
죽은사람에게 까지 저렇게 거짓을 붙여야 하나 싶었지만
관광객분들이 큰힘이 된다고 하니
이번 연휴철이 끝나면 다시 가보려합니다
그럼 더위들 조심하세요
삼가 고인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안타깝네요 사진 잘 봤습니다.
사진만 봐도 답답하고 안타깝네요. 님의 사진 한 장 한 장이 곧 기록입니다. 더 많이 남겨주세요. 글도 진솔하니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