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지기 애니멀 프렌즈들과 광주와 나주로 드라이브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주요 목표는 광주의 순대국집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양이 그렇게 많다던데?"
순대를 좋아하는 팬더는 벌써 기분이 좋습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순대 먹으려고 광주를?"
냐옹이 의문을 제시하지만 운전대를 잡은 건 팬더입니다.
차는 안 막혔지만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빗길을 뚫고 거의 4시간을 달려 마침내 광주 대인시장에 도착했습니다.
시장으로 들어가는 골목마다 차가 꽉 차서 주차하기 어려웠습니다.
봐뒀던 가게에 가니 다행히 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순대국 4인분을 시켰더니 에피타이저(?)로 등장한 순대 모듬입니다.
사진으로는 잘 안 나왔지만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단순히 양만 많은 게 아니라 두터운 내장도 잡내 없이 잘 삶아졌습니다. 맛있습니다.
그래서 계속 먹게됩니다. 줄지를 않는데 계속 먹게 됩니다.
냐옹이 말했습니다.
"어... 음... 먹다 죽겠네."
이어서 순대국이 나왔습니다. 이것도 맛있네요.
콩나물과 부추가 팍팍 들어가서 취향입니다.
밥은 개인당 1공기가 아니라 아예 큰 그릇에 가득, 알아서 퍼먹는 구조입니다.
아 정녕 이것은 무한지옥인가.
"아유 잘 드셨어요?"
"네 사장님. 맛있네요. 많이 주시고."
"모자라면 더 말씀하시지."
모자랄 리가 있나요...
그런데 호떡집이 나타납니다.
냐옹이 외칩니다.
"호떡 먹자."
"넌 아직 들어갈 배가 남아있냐?"
"하지만 비오는 날 호떡이라구."
모두 고개를 끄덕입니다.
"사장님. 근데 돈 받으시는데가 요강이네요?"
"여기다 돈 모으면 돈이 더 잘 모인대요."
아니 그런 전설이?
이제 저녁 먹을 때까지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까페에 갔었는데 이번엔 색다르게 모텔에 와봤습니다.
"사장님. 네 명이고 4시간만 있다가 나올건데 얼만가요?"
사장님이 카운터로 고개를 내밀고 살펴보십니다.
"남자만 네 명?"
"네."
"5만원만 줘요."
"4만원에 해주세요. 깨끗하게 쓰다가 금방 갑니다."
"뭐하시려고?"
"게임하려구요."
"뭐 하신다고?"
그렇습니다. 모텔에 온 이유는 바로 게임입니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게임기들부터 셋팅합니다.
"플스1은 당연 투신전부터지."
"에이지 따윈 엘리스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쯧쯧 바보 녀석들."
피곤해서 누운 사이 슈패로 바뀌었습니다.
냐옹과 팬더의 진검승부.
하수들의 싸움은 언제나 재밌습니다.
너굴은 아까부터 침대에 엎어져 있습니다.
"뭐하냐?"
"그냥 있는데?"
"아 그래..."
저녁 먹을 시간입니다.
그런데 순대가 아직 배가 안 꺼졌습니다.
나주에 오면 나주 국밥인데
"저녁까지 국밥을 먹으면 국밥충이 되어버렷!"
라는 누군가의 외침에 불고기를 먹으러 왔습니다.
맛있었습니다.
먹을수록 기름기가 더해 느끼해지지만 이 가격과 양에 직화구이 먹을 수 있는 건 흔치 않습니다.
남부지방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모든 일정을 성공리에 마치고 복귀하였습니다.
폭풍에 비 피해 없으시길.
다음엔 새턴에 버파2를 추가해서 커피 내기를 할 생각입니다.
나주식당, 송현불고기 알짜배기들만 가셨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