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13 am03:10
여러분들 관심덕에 오른쪽을 또 와보네요
사실 제가 잘난게없는 놈이라고 스스로 여기는 사람이라 ( 자존감이 좀 낮은 편)
좋은 댓글들 보다 못난놈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글을 작성하였지만
좋게 봐주시니 참.. 이게 뭐라고 뿌듯하네요
지금 아버지이신 분들께서도 여러 생각을 담아 댓글 달아주시고
저처럼 아들인 분들께서도 아버지를 생각하시는 모습의 댓글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관심 감사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여러분들 감기 조심하세요.
안녕하세요 글도쓰고
그림도그리고 사진도하는 사진쟁이입니다
얼마전 아버지와 제주도를 다녀온
경험을 글로 이렇게 풀어보려 합니다
우선 저는 아버지랑 그리 살가운 사이가 아닙니다
많은분들이 그렇겠지만
한때는 "넌 내자식 아니다 나가 살아라." 라는 얘기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피해자인양 코스프레를 하는 것 같다면
저는 정말 비겁한 아들이겠지요
아마 아버지 입장에서 많이 답답하셨을 만한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안좋은 선택도 여러번했고 많은 정신질환으로 취직도 힘든상태에서
사기도 당하고 방에만 박혀있는 모습이 영 달갑지 않으셨다는 것
저 같아도 그런 윽박 지를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저는 어릴적 친구처럼 지내었던 아버지의 모습을 다시 보고싶다는
생각이 늘 가슴 한켠에 있었는지
추석에 등산하시는 것을 좋아하시는 아버지에게 제주도 같이 갑시다
하였더니
나야 좋지!
시원하게 얘기해주셔서 기뻣습니다
그렇게 얼마전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했습니다
밀린 작업들을 일단락 하느라 잠을 아에 못잔채로 여행에 들어선 탓인지
아버지의 툭툭던지는 얘기들과 자기주도적인 배려없는 사소한 행동들이 눈에 가시처럼 여겨져
괜히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다 보니 아버지와 어색한채로 차를타고 이동하는 중이었습니다
저는 32살이지만 아직 면허도 없어
운전대도 잡지못하는 못난 아들입니다
여튼
그래도 저를 생각해주시며 운전대를 잡으시곤
아무말 없이 묵묵히 운전해주시는 아버지를
눈을 감고 그려보다 잠에 들었습니다
"상윤아 협재다"
라는 아버지 목소리에 잠을 깨어보니
그렇게 아버지께서 운을 띄우신 건 이 비양도에 관한 얘기였습니다
"겨울에 석양이지면 비양도가 마치
하늘에 떠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게 그림이야"
아버지가 말씀하신 장면은 아니지만 당시 협재의 노을입니다
이후에 고기국수와
돼지고기집 돈사돈에서 밥을 먹고
숙소로 왔습니다
어머니께서 신라스테이를 숙소로 잡아주셨는데
저는 제주도에까지 이런 숙박업소에서 묵어야 하나
아버지에게 물었더니
그래도 엄마가 생각해서 잡아주신 것 아니겠냐
감사해야지 하시니
제가 얼마나 어머니 아버지에게 받았던 것 들을
그저 감사히 여기지 못하는지 알수 있었습니다
언제 얘기해도 좋은 얘깁니다
어머니, 아버지 감사합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아버지와 저는
한라산 등반을 준비하며 부랴부랴 나섰습니다
산을 등반하기 전까지는
그리 높은 산이 아니라는 아버지 말씀을 철썩같이 믿고
등반하였는데
해발 1500쯤 왔을때 부터는
속에서 쌍욕이 멤돌며 드는 생각이
어떻게 얘기해야 아버지를 실망시키지 않고
혼자 하산할수 있을까
그냥 여기서 다리를 분질러버릴까 그러면 쉽게 내려갈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계속 곱씹으며 산을 탔습니다
'인간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따른다'
최근에 읽은 책의 한구절이 머릿속에 떠올랐고
저도 별 다른 것 없이 그저 요행을 바라며 삶을 이어가는 미약한 사람들중 하나라는
생각에 더욱 힘들었습니다
한편으론 등산을 즐기는 아버지가 존경스러웠습니다
이윽고 백록담을 앞에둔
대피소에 도착하였고
이제는 대피소에서 신라면을 팔지 않는다는 소식에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
여담으로 대피소에 까마귀들이 굉장히 많은 무리를 이루며 살고있더군요
저같이 개념없이 까마귀에게 사람들의 음식을 주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저 같이 먹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지만
야생동물에게 그리고 이어 사람에게도 좋은 행동이 아니라고 합니다
올라올때만 해도 정말 세상 모든 것들이 원망스러웠는데
막상 대피소까지 와서보니
참 내가 간사하구나
아버지와도 재밌게 얘기하고
이후 보는 모든 경치와 경험이
별천지 였습니다
곧 마주한 깍아지른듯 한 절벽들과
가파르게 솟아오른 돌들의 풍경을 마주하였는데
아버지는 이곳을 오백나한이라 칭한다 하였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 여쭈니
부처들을 지키기위한 승려 (monk)가 500명이 이 산을 둘러싼듯 하다 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시기에
아 나 처럼 궂은 번뇌들에 휩쌓여 산을타고 요행을 바라는 것이 아닌
수반되어야 하는 감정들을 마주한이후
하산을 하게되었을때 마주하는 현실에 대한 깨우침
내가 곧 부처라면
저 돌 무더기들이
마치 나를 지키는 나한들처럼
여겨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하산을 마친후
아버지께선 과거에 대해서 얘기를 꺼내셨고
제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미워할수 밖에없고
그것이 현실이었지만
동시에 과거이기도 하니
지금에서야 어머니 아버지에게 뭐라하고 싶진않다 말씀들이니
미안하다 하셨습니다
제일 듣고싶은 말이기도 하였는데
막상 듣고나니 덤덤하였고
뭐가 그리 억울하고 미안한 일이었나
싶었습니다
아버지는 곧 예순이신대도
지칠줄 모르시고
버스를타고 서귀포를 가자하셔서
도착하였더니
바다가 불타고있었습니다
서귀포 범섬이라는 곳이었고
끝까지 걷고 또 걷는 아버지가 짜증났지만
이런 풍경들을 마주하면 그 감정들은 쉽게 가시기 마련이었고
업화와 같은 장면 때문인지
아버지에 대한 제 감정들도 시원스레 타서 없어지는듯 했습니다
이후 집으로 향하기전
범돔 이라는 생선도 먹고
제주도 회는 소금 간만 있으면 된다는
택시 아저씨의 제주도 부심도 들으며
내륙사람들이 그 맛을 아냐는 말에
멋쩍은 듯이 웃었습니다
나름 부산에서 나고 자랐지만
제주도 생선이 제일 귀하다 하면 저도 딱히 할말이 없더군요 ㅋㅋ
사진작가로써 제주도에 꼭 한번 살아보고 싶다 말씀드리니
좋은곳이지만 텃세가 좀 있다하여 지레 겁을 먹고 돌아왔습니다 ㅋㅋ
저는 서울로
아버지는 고향 부산으로 돌아가시는 비행기였고
공항에서 헤어지며
비행기 좌석에 앉을때 까지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 모든 아버지들에게 여쭙고 싶습니다
아버지 저는 어디로 가고있는 걸까요
아버지와 끝까지 함께할수 있을까요
긴글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아버님이랑 서로간의 이해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여행이신 것 같네요. 이글보니 저도 제주도 가고 싶네요~ㅎ
지금이 정말 좋을때라고 제주도민분들이 얘기하시더군요
사진도 좋지만 글이 참 여운있고 좋네요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는 평소에 등산 싫어하는데 올 여름에 미쳐가지고 한라산을 혼자 갔다왔지요... 진짜 죽는줄 알았습니다 근데 진짜 경치가 보상을 해주더라구요 ㅎㅎ
정말 그 말씀 그대로 였습니다 요즘 주변분들에게 항상 한라산 얘기를 하고다니네요
효도 + 사진에 추천입니다. 저도 아버지랑 가고싶네요
감사합니다 봄 가을이 적기라고 합니다 산탈땐 마음준비 단단히 하시구요
사진 진짜 멋있네요 . 잘봤어요 ㅎㅎ
좋게봐주시니 감사합니다 감기조심하세요
7살 아들을 둔 아버지 입장으로서 아버지 맘이 이해가 되네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인데... 잘 되길 바라는건 모든 부모 맘입니다.,.. 잠잘때 이불차면 밤새 잠못자고 이불 덮어주고, 애가 발 주물러주라고 하면 밤새 주물러 줍니다.. 애가 열나면 같이 잠 못자고 아파하는게 부모입니다. 나중에 결혼해서 애 낳으면 반드시 아실겁니다.
제가 30살이 넘어도 아버지눈에는 제가 막내아들이라는걸 새삼 느끼게된 여행이었습니다 모든 아버지들에게 감사합니다
저는 아버지랑 사이도 좋은데 선뜻 단 둘이서 여행가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이제 완전히 완전히 은퇴하시고 집에만 계시는데... 더 늦기 전에 한 번 다녀와야겠습니다.
저도 아버지와 말붙이기도 어려운 사이입니다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 참 힘들었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저 구름 뭐에요 뭐에요!! 진짜 여행가서 저런 풍경 보고나면 복받았구나 싶습니다! 사진 정말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3대가 덕을쌓아야 볼수있는 풍경이라고들 하시더군요 ㅋㅋ 좋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감기조심하세요
아버지꼐서 지금 다리가 아프셔서 여행을 갈 수 없는데 다 나으시면 꼭 같이 가봐야 겠군요.. 그리고 사진 멋있고 영상 제목 ㅋㅋㅋ 잘봤습니다.
얼른 쾌차하시길 빌겠습니다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사진 글 정말 잘봤습니다. 읽으면서 아버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어릴 때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야 이해하게 된 것도 많고.. 저도 아버지랑 둘이 여행을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언제 한번 말씀드려서 다녀와야겠습니다. 혹시 아실지도 모르지만 예전 그룹 넥스트의 앨범 중에 아버지와 나 라는 곡이 있는데 한 번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얼마전 놀면 뭐하니에서 part2 곡을 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part1을 지금 찾아 들어보고 있습니다 곡 추천 감사합니닫 아버지와의 여행 재밌고 건강히 다녀오세요
사진도 좋고, 진솔한 글귀가 인상적이네요. 잘 봤습니다.
좋게봐주시니 맘이 따뜻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