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입니다. 4일 째는 일어나서 그냥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이기에 이게 이번 여행 마지막 게시물이 되겠네요.
파라다이스 해운대의 인피니티 풀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바다는 쳐다보는 거지 들어가는 거 아닙니다. ㅎㅎ
호텔 풀장 너머로 해운대 앞바다가 보이고 짠내 나는 바람이 참 좋습니다.
현재 코로나 여파로 시간을 정해놓고 오픈, 소독을 반복하고 있는데 낮, 체크인 3시 전 타임에 가시면 거의 전세처럼 쓸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맥주 여행은 오늘 방문할 두곳이 주목적입니다.
부산 3대 브루어리라 하면 보통 갈매기, 와일드웨이브, 고릴라를 꼽고... 신흥? 으로 여기 '툼브로이'와 '벤스 하버'가 포함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중 툼브로이와 와일드웨이브는 송정에 같이 있고 양조장 거리도 서로 가깝고 해서 코로나 이전에는 브루어리 투어도 같이 진행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오늘은 조금더 오픈 시간이 빠른 툼브로이를 먼저 찍고 저희 와이프의 최애 국내 양조장.. 와일드 웨이브로 갑니다.
상호와 사진의 독일 연방기를 보면 짐작하시겠지만 독일 스타일을 기본으로 하는 양조장입니다.
사장님도 독일에서 오신 분이라고 하죠. 헬레스 라거, 바이스비어, 둔켈 등이 메인 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1세대 크래프트는 독일식 양조장이 기원이죠.. 각종 바이젠이나 둔켈등으로 시작한 '호프브로이' 류.
기존 양조장과 차이로는 툼브로이에서는 바이에른주의 방식을 가져옵니다.
맥주 순수령이 시행된 바이에른 주에서 어떻게 호밀 맥주가 살아남은 건가는 좀 신기하긴 하네요.
클래식 샘플러로 시작해 봅니다. 헬레스, 바이스, 로겐 (호밀) 입니다.
모두 도수 5%를 넘지 않는 음용성이 좋습니다. 이 브루어리의 특산품(?)이라 할 수 있는 로겐은 굉장히 독특하네요.
다음은 시즈널 샘플러 입니다. 원래 호피 라거, 오스터복, 도펠복인데 도펠복은 겨울 시즌 한정 맥주로 제가 갔을 때는 기간이 끝났네요.
대신 포터를 받았습니다.
도수가 올라오기 시작하니 와이프는 영 못 마시네요 ㅎ (다 제껍니다. ㅋ)
역시 루리웹이라면 돈까스죠 ㅎ 슈니첼 입니다.
오늘도 갈 술집이 많아 최대한 자제하려 했는데 사장님이 독일분인데 슈니첼을 지나갈수는 없죠.
시즈널 샘플러를 못 마시는 와이프를 위하여.. 바이젠 콜라 칵테일 입니다. 이거 대박입니다. ㅎ 역시 맥주는 빨대지 말입니다.
(평소 바이젠 싫어하는 와이프는 삼일 째 바이젠을 마시고 계심..) 바이젠을 기네스 같은 니트로로 하면 이런 느낌이려나..
제가 슈나이터 탭5 호펜바이세 너무 좋아해서 여기 호펜바이세 까지 너무 마시고 싶었는데.. 다 마셨다가는 다음 술집을 못 갈거 같아 참습니다. ㅎ
아직까지는 양조장에 직접 오는방법 말고는 딱히 툼브로이의 술을 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일전에 몇몇 서울의 탭하우스에서 케그 정도는 걸었던 것 같은데... 캔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쉬운 마음에 카운터에서 마트에 납품 계획은 없냐고 여쭤봤더니 조만간 계획이 있다고 하시네요-
다음을 기약하고 다음 술집으로 이동합니다.
다음 목적지인 와일드 웨이브 까지는 도보로 10분 남짓입니다.
술도 깨고 소화도 시키고 좋습니다.
역시 술은 낮술아니겠습니까.. 기분 좋게 걷고 있는데 신묘한 광경이 나옵니다.
멀리서 부터 보이는 누가봐도 술통이 수백미터 앞에서 부터 보입니다. ㅎㅎ
와일드 웨이브가 베럴 에이징도 하는 양조장이기에 와일드 웨이브 인가 보다 했더니 맞네요. (술통옆에 문에 WILD WAVE 문패가 있습니다.)
부산 3대장 중 하나 와일드 웨이브 입니다.
맥주에서 'wild'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아무래도 람빅 같은 'wild ale'이랑 엮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정해진 라거, 에일 효모가 아닌 야생의 효모를 사용하여 쿰쿰한 향이 특징인, 이게 식초인가 싶은 맥주들 ㅎ
브루어리 이름에 'wild'를 박은 이상 지향하는 바가 명확합니다.
역시 시작은 샘플러로.. 와일드 웨이브의 간판 - '설레임' 와... 역시 탭이 다르긴 다르네요.
평소 '두체드 부르고뉴' 같은 시큼한 맥주가 입에 맞다면, '설레임 병'은 마트 등지에서도 구할 수 있어서 마셔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설레임도 맛있다? 그럼 부산 와일드 웨이브 펍에 설레임만 마시기 위해 방문하는 것도 괜찮을 정도 입니다. (수도권에도 탭 있음)
샘플러 중 나머지는 다 예상의 맛인데 'pH3' 가 인상 적이었습니다.
고제.. 와이프는 냉큼 병도 몇개 사셨습니다.. (아무래도 설레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구하기가 퍽 쉽지는 않음)
바 자리로 옮겨 직원을 괴롭히기 시작 합니다. ㅎ
사실 일요일 오후에 가면 매니저님이나 사장님 뵙기는 어려워요-
다른 펍에서 마시기 어려운 장르인 Saison '던잉' 과 Brett IPA '에테르'를 주문 합니다.
세종은 도수 낮은 노동주라 그런지 하얀 도화지 같아 뭐든 입히기 좋은 것 같습니다.
Brett IPA.. 브렛 효모 특유의 구릿함이 확 올라오네요.
확실히 직영 펍 쯤 되니 직원 분들의 푸어링 숙련도가 굉장합니다. glass rinse는 말할 것도 없고 정도 관리도 대단한거 같네요.
마지막으로 궁금해하던 Best Bitter '장전에일' 과 게스트 탭인 텐 피디를 시킵니다.
Bitter 라는 스타일 자체가 영국식 에일인데 Extra Special BItter 정도는 되어야 이제 혀에 자극이 좀 오나 봅니다..
Best Bitter 정도로는 (3.8%) 한국인의 혀를 만족시키기 어려워요 ㅎ
아쉬움을 뒤로 하고 평소에도 제가 손에 꼽는 임페리얼 스타우트 '텐 피디'를 마십니다.
비교 대조군이 너무 가혹했나.. 텐 피디 한입만 마셨는데 펍에서 좋다고 소리를 지르고 만세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옆에서 와이프는 게스트 탭 (본래 생산하는 맥주 아니고 밖에서 사입해온 탭) 마시면서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냐고 말립니다.
와이프는 평소 독하다고 임스는 입에도 안되는데 (예사로 도수가 10도 넘어갑니다.) 텐 피디는 밸런스가 괜찮다고 인정해 주시는 군요.
근데 덕계못 이라고.. 저도 조금은 억울한게 가는게 장날이라고 저날 탭 리스트가.. 뭔가 강력한 한방이 없어요.
설레임을 와인 베럴 에이징한 '레드 홀릭' 탭 기대하고 갔는데 이날은 아쉽게도 테이크 아웃 병만 있었습니다. (냉큼 삼)
뭐 쨌든 내 책임 아님 ㅎㅎ 저날 산 레드 홀릭은 잘 모시고 올라와서 집 와인 셀러에 시메이랑 같이 잘 누워 계십니다.
와일드 웨이브에서 텐 피디를 마시고 레드 홀릭 까지 겟한 저는 이제 남은 여한이 없었으나..
이제야 조금 어두워 지기 시작하며 배가 고프기 시작합니다.
문득 부산에 이틀이나 있으면서 바다 음식을 안 먹었다는 자각이 오기 시작하며 황급히 시메사바 잘 하는 집을 찾기 시작 합니다. ㅎㅎ
물어 물어 찾아간 '갓포현'
시메사바 제철이 아니라 크게 기대는 안했는데 맛있었습니다. (셰프님은 영업 비밀이라고 안 알려주신다고 ㅎ)
같이 주문한 갑오징어 튀김은 식감이 훌륭합니다. 오징어 보다 쫀득하진 않지만 톡떨어지며 실한 식감이 일품 입니다.
다음날이면 다시 서울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더군요.
숙소로 돌아오면서 술이 좀 많이 깨기도 해서-
이왕 이렇게 된거 부산 3대장은 다 만나야 하지 않나.. 하여 해운대 고릴라 펍으로 왔습니다.
고릴라 브루어리의 맥주는 서울에서도 꽤 쉽게 접할 수 있으나 현지의 맛은 더 각별하네요. 특히 DIPA, 뉴잉 들은 정말 좋았습니다.
거의 마지막엔 갑자기 술이 확 올라와서 집으로 가기로 합니다. (텐피디가 뒤늦게 올라오는 듯 ㅋ)
아니 3일간 술을 이만큼 마셨으면 힘들 때도 됐지 뭐...
다음날 운전을 오래해야 하기에 잠자리에 듭니다.
다음날 아침입니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 입니다.
너무 알차게 놀고 마신 탓인지 하나도 안 아쉽습니다. ㅎ
야무지게 해장을 하고 출발합니다.
서울로 돌아가기전, 친구들에게 선물할 디저트 류를 쇼핑하기로 합니다.
요즘은 택배도 잘 되어 있어 부산의 훌륭한 디저트 집들도 서울까지 다 택배가 오지만.. 그래도 한번 직접 보고 사는 재미도 있지 않겠습니까?
부산에 스콘으로 유명한 '스테이트' 입니다.
다만 와이프가 디저트류를 뭔가 덮개 없이 이런 방식으로 진열해 두는거 별로 안 좋아하셔서 좀 뾰롱퉁 하셨으나..
사자마자 한입 드시고는 맛있어서 화가 바로 가라 앉으셨습니다. ㅎ
저희 집 분량과 친구들거 야무지게 챙기고 다시 출발합니다.
카페 모모스 입니다. 장시간 운전 전에 카페인을 좀 채워야죠-
여기는 제가 오자고 했습니다.
요즘 모모스에서 로스팅 하는 원두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은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카페는 바리스타 분들을 직접 보는 각별함이 있지요.
(정작 주문하고 원두 계산하고 기다리는 와중에 화장실 다녀 오느라 바리스타 분들을 충분히 못 보고 왔음 ㅜㅜ)
적고 보니 정말 두서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먹은거, 일정 나열만 한거 같네요-
너무 게시판 보시는 분들 배려없이 저의 정리만 실컷한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
첫날 제외하고는 날씨도 많이 도와주고.. 차가 있어서 이것저것 술이나 디저트도 사서 돌아온 여행이었습니다.
툼브로이 다녀오셨군요! 서울살지만 제 단골집 입니다 ㅎㅎㅎ 여기서 툼브로이를 보니 반갑네요 ㅎㅎㅎ 사장님에게 링크 보내드려야지 ㅎㅎㅎ
안드레아스 사장님.. 늘 유튜브로 뵙습니다. ㅎㅎ 마트에 납품쫌 굽신굽신 ㅋ
저는 여사장님과 더 친하긴 하지만 ㅋㅋㅋ 최근 이슈 는 바이젠 한동안 안만드신다고 해서 어찌될지 모르겠네요 ㅎㅎㅎ
아니 한국서 웬 팁통이
올려 놓은 사진들만 봐도 제가 다 취하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