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나자 본격적으로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
오래간만에 하늘공원에 올라봅니다.
300개의 계단을 헉헉거리며 올라오면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이 발 아래 한 눈에 보입니다.
날이 맑아서 남산타워는 물론이고 20km 넘게 떨어진 사우론의 탑까지 잘 보이네요.
왠지 반지원정대에 참가한 기분입니다.
오늘 하늘공원에 오른 이유는 하늘이 너무 보기 좋아서입니다.
공기도 맑고 예쁜 구름도 많습니다.
하늘을 담는 그릇.
원래는 검은 색 철제 구조물인데 푸른 덩굴이 뒤덮으며 자연의 일부로 바뀌었습니다.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곳이 이렇게 공원으로 변한 것과도 닮았네요.
한강 쪽 전망대에서 보이는 63빌딩과 국회의사당.
63빌딩보다 높은 건물들이 많이 생겼지만 왠지 아직도 마음 속 한 구석에는 그 존재감이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뉴욕 사람들이 아직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심정일까요.
태양을 가운데 두고 찍었더니 노출이 강해서 원래 보이는 것보다 좀 더 붉고 어둡게 나왔네요.
아래쪽의 공사장 실루엣과 맞물리며 왠지 세기말 아포칼립스 분위기가 풍겨서 마음에 듭니다.
해가 떨어지며 하늘 한쪽 구석부터 점점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천천히 금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합니다.
어린 왕자처럼 의자 옮겨가며 이 풍경을 마흔 세번 쯤 계속 감상하고 싶은 마음.
이렇게 노을 감상을 하면서 갬성 충전하고 돌아왔네요.
이제 조금 더 있으면 억새와 핑크뮬리가 가득해질 듯.
뭐로 찍으신건가요? 사진은 멋있네요 느낌도 좋고.
감사합니다! 그냥 갤노트로 찍었습니당 ㅎㅎ
사실 이게 원래 우리나라 하늘인데... 10-20년사이에 중국이...
예전에 고모님이랑 어머니 모시고 가봤는데 여기가 난지도가 맞냐며 못 믿겠다고 놀라워 하시더군요 ㅎㅎ 90년대말 서울을 떠나서 바로 옆인 부천에 사셨는데 너무 오랜만에 오셔서 그런지 신기해 하시더라고요
와 예쁘다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