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추게를 오랫동안 눈팅만 했지, 글은 처음 올리네요.
글을 쓰지 않았던 건 따로 컬렉팅을 하는 게 없어서였는데,
대체로 저는 실제 제품 대신 다른 매체로 대리만족하는 타입인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주로 게임잡지로, 이제는 주로 카탈로그류 서적으로 말이죠.
그런 와중에 네오지오 관련 도서를 찾다가 우연히 이런 것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만족 중이어서, 추게에 소개하고 싶어졌습니다.
책의 제목은 <소풍#2 : 네오지오>인데요,
사진작가 장지원님이 '소풍 진'이라는 이름으로 전개하고 있는 잡지이자 사진집 시리즈 두 번째 편이라네요.
배송을 받고서 제가 겉비닐만 뜯어낸 상태입니다.
실제 본체를 구입한 느낌처럼, 케이스에 구성품들이 포장되어 있습니다.
AES 본체 사진이 케이스 질감과 더해져 물욕을 자극합니다.
제가 따로 찍지 않았지만, 케이스 뒷면은 본체 내부의 기판 사진으로 되어있고요.
자, 케이스 안에는 이런 것들이 들어있습니다.
책 본편의 표지에는 네오지오 본체 겉모습과 기판이 포개어져 있네요.
작은 잡지이기도 하지만 개별 페이지들을 일종의 '브로마이드'로도 활용할 수 있게 묶어 제책되어 있습니다.
네오지오 미니 사진이 인화된 엽서, 그리고 한글화(!)된 네오지오 마크 스티커도 들어있습니다.
스티커의 '네오지오' 네 글자 자체도 재기발랄하지만, 스티커 품질도 쫀쫀하니 맘에 듭니다.
MVS 라벨 디자인을 참조한 스티커, 또 네오지오 메모리카드 모양인 알루미늄 카드의 경우엔 한정판 특전이라고 합니다.
본편의 내용을 스포일러를 피해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만 소개하자면, 단연 이 부분입니다.
책은 SNK에서 '네오지오' 브랜드로 진행했던 프로젝트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데,
네오지오 포켓의 경우, 이 책에서 중심 모티브가 된 건 바로 그 유명한 'I'm not Boy'라는 캐치프레이즈입니다.
포켓 발매 당시의 광고 디자인을 가져와, 작가의 사진과 결합해 놓았네요.
당시엔 경쟁기종인 닌텐도의 게임보이를 겨냥하고 만들어진 문구지만,
이 책을 접하는 지금으로선 '소년이 아니다'라는 뜻이 여러모로 입체적이게 다가옵니다...
총평하자면, 책은 뭐라 해야할까요... 제가 보기엔 마치...
과거, 현재, 미래에 동시에 존재하는 어떤 가상의 문방구에서만 구할 수 있는 고급 선물세트 같다는 느낌입니다.
책 본편의 내용도, 여타 구성품들의 면면도, 모든 것이 정보값보다는
네오지오를 둘러싼 예전과 지금의 어떤 '정서'를 실어나르는 데 주력하고 있어 참신하네요.
한편으로는 이 책을 만드는 데 들어갔을 이런저런 수공적인 노력이,
도트 그래픽 장인 집단이기도 했던 SNK의 예전 위용과 멋지게 호응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담이지만 지금의 KOF나 사무라이 스피리츠가 상기되면서 씁쓸해지기도 하지요.
여하튼 이런 작품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