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얼마전까지 제 자전거가 샥달린 하이브리드인줄 알고 타고있었습니다.
살때도 하이브리드로 알고 샀었고 제조사 홈페이지에도 하이브리드 탭에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놀라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제 자전거는 사실 메리다 산 mtb 였던 겁니다!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왜 이런 출생의 비밀을 안게 되었는지 찾아봤습니다.
프레임을 제외한 다른 부분들이 mtb라기엔 애매하더군요.
사실 처음부터 홈페이지엔 저 컴포넌트들이 다 써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살땐 제가 그런걸 볼 줄 몰랐어요.
그래서 이런일이 생겼죠.
여튼 이 자전거를 진짜 mtb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찾아봤습니다.
다행히 타이어 클리어런스는 굉장히 넓어서 원래있던 38c 타이어를 끼운 상태에서도 충분히 여유가 있더군요.
두꺼운 mtb 타이어를 끼워도 문제가 없을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본건 앞 서스펜션.
mtb의 핵심이죠.
선투어사의 63mm 트래블 코일 스프링이었습니다.
뭐 브레인샥이니 뭐니 써붙여놨지만 일단 중요한 트래블이 짧더군요.
그런데 서스펜션이 mtb의 핵심인 만큼 가격들이 비쌉니다.
일단 보류.
자전거 부품 하면 사람들이 제일 먼저 생각하는 부분이 어디겠습니까.
기어. 구동계죠.
저도 기어 단수가 높은 자전거 = 고급자전거라고 생각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실제론 mtb의 경우 로드와 달리 구동계의 중요성이 좀 낮다고 하지만 그 상징성이 있잖습니까.
그래서 우선 구동계를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2x9 마이크로 쉬프트와 시마노 알리비오 짬뽕에 fsa크랭크, 텍트로 유압브레이크입니다.
이래서 이 자전거가 하이브리드 탭에 있던걸까요.
무엇 하나도 통일된게 없는 말그대로 하이브리드입니다.
최근 mtb나 그래블 등 오프로드 자전거들은 싱글크랭크가 대세입니다.
앞 체인링을 싱글로 단순하게 만들어서 트러블의 여지를 확 줄이고 뒤 스프라켓 크기를 늘려서 기어비를 최대한 유지하는거죠.
그렇게 스프라켓의 단수를 늘리려면 스프라켓을 꼽는 뒷바퀴 허브가 달라져야 합니다.
그래서 시마노의 신형 데오레 1x12 나 스램의 gx 이글 1x12 이상 급을 쓰려면 허브를 맞는걸로 바꿔줘야 하고
그럼 결국 휠셋 전체를 바꾸는 상황까지 가게됩니다.
솔직히 휠셋 좀 비쌉니까.
자전거 프레임값이랑 맞먹는게 휠셋입니다.
저런 애매한 가격의 자전거에서 바꾸는 상황이 되면 그냥 새 자전거를 사는게 낫죠.
하지만 우리 스램 형님은 시마노가 데오레 1x12를 전용허브로 내자마자 뒷통수를 때리며
구형 10단급 허브에도 장착할 수 있는 12단 카세트를 내주셨습니다.
바로 스램 nx 이글과 sx 이글 님이십니다.
알리에서 주문하고 약 2주간의 기다림후, 부품이 도착했습니다.
저 우람한 스프라켓이 보이십니까.
사실 sx가 좀 더 싸지만 가격 차이도 크게 안나길래 그냥 기분 좀 내려고 nx로 샀습니다.
사실 좀 더 싸게 하려면 크랭크도 안 바꿔도 되는데 그냥 기분 좀 내려고 크랭크도 사고 그래서 체인링에 bb까지 샀습니다.
그리고 바로 장착.. 을 했으면 좋았겠으나 솔직히 자신이 없었기에 동네 샵에 갔습니다.
(중략)
짜잔
스램 nx 이글급..의 자전거가 되었습니다.
크랭크에 딥따 크게 쓰인 nx라는 글자.
저거때문에 크랭크에, 체인링에, 비비까지 샀습니다.
님들은 이러지 마세요. 후..
핸들바 한쪽이 휑해졌네요.
고오급 차들은 저기에 싯포스트 조정버튼이나 샥 잠금레버가 들어가겠지만
이 자전거에 그런거까지 달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한강에서 뭔가 체감될 만한 구동계가 아닌건 알지만 일단 테스트 삼아 주말에 한강을 갔다왔습니다.
역시 뭐 따로 체감은 안되더군요.
양재천 자도에서 집쪽으로 올라오는 언덕길이 편해진정도.
체인링은 34t로 했는데 역시 좀 작네요.
38t 정도로 바꿔봐야 겠습니다.
처음 구동계 산 직후엔
가변 싯포도 살까..
샥도 바꿀까..
그럼 브레이크만 바꾸면 프레임 빼고다 바꾸는 건데 이 프레임이 그럴만한 프레임인가..
그냥 자전거를 새로 살까..
까지 생각이 흘러 갔었는데 일단은 구동계를 바꾼덕에 차올랐던 기변뽐은 좀 죽었습니다.
음 근데 가변 싯포는 진짜 살까..
나중에 새 자전거 사면 거기다 바꿔 꼽아도 될텐데..
일부 특별히 비싼 것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자전거가 메리다와 자이언트 공장에서 만들어집니다. 공공연한 출생의 비밀이죠. 일단 저기서 더 손대시는건 비추이고, 11-50t스프라켓에는 34t가 한계였을겁니다. 가변싯포는 옮기면 그만이니까 여유자금있으시면 경험해 보아도 좋지 싶습니다.
스램 체인링이 nx이하 급에선 34t까지 밖에 없고 36t 38t는 gx이상 급으로만 있던게 11-50t의 한계여서 그랬던 건가요.. 체인링 이미 주문해서 한창 오고 있는 중일텐데 아쉽군요. 어차피 산거 오면 일단 장착 시도라도 해보는게 나을지.. 가변싯포는 그래서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많이 땡기긴 하더라구요..
이리저리 알아본 결과.. 가변싯포는 안 하기로 했습니다. 27.2라 물건도 별로 없고 사봤자 나중에 다른차에 쓰긴 힘들것 같아요. 케이블도 인터널로 깔끔하게 안 될것 같구요. 지금 브레이크 상태가 블리딩을 해야할거 같은데 아예 하는김에 새걸 사서 할까.. 고민중입니다 ㅋㅋ
브레이크는 지금 있는 것이면 도로용으로 충분하지 싶습니다
그렇죠.. 머리론 알고 있슴니다. 그런데 괜히 브레이크도 너무 늦게 잡히는거 같고.. 이게 다 브레이크를 바꿔야 해서인거 같기도 하고.. 그냥 새 브레이크를 달아보고도 싶고.. 그냥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