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예물시계라고 합니다.
비오는날이면 습기가 차고 시간이 맞지않아서 제게 보내셨어요
문자판의 왼쪽 귀퉁이에 침수로 변색된것이 보입니다.
보다시피 옆에 이음매가 커다랗게 보이는데, 불량은 아니고 이러한 구조의 여성시계는 옛날부터 전통적으로 사용한 방식으로
시계 전체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신 방수가 안됩니다.
브레이슬릿은 부러져서 수리한 흔적이 보입니다. 원래는 간격이 매우 촘촘해서 완만하게 꺾여야하는데 그렇지않네요.
다른부분은 때가껴서 가동율이 떨어집니다.
브레이슬릿의 움직임이 많이 부자연스럽죠
열어봤습니다. 오메가 캘리버 1100입니다.
티쏘에도 같은 무브먼트가 들어가는데 ( 표면 마감과 밸런스휠이 다릅니다)
어느게 오리지널인지는 모르겠네요. 시리얼번호 딱지가 붙는 구멍을 보면
오메가가 오리지널 같기도 하고..
컨디션은 꺼져가는 생명
문자판 뒷면은 검게 변색되어있습니다.
케이스백이자 무브먼트 케이스링입니다.
93년이라고 쓰여있는걸까요? 세월이 ㅎㄷㄷ하네요
이러한 구조로 인해 방수는 안됩니다.
다이얼을 빼고 분해를 하는데 미닛휠 상태가 이상합니다.
이가 꺾여졌네요
확대사진
부품 정보까지 다 확인해봤는데 이왕이면 수리해서 사용하는게 의미있지 않을까? 해서
수리를 시도해봅니다.
조금 찌그러진 모습이 보이는데 다행히 정상작동을 해서 주인에게 알리고
이대로 사용하기로 합니다.
이스케이프휠은 아직 건재합니다. 앵커도 마찬가지구요
정말 앙증맞은 배럴과 메인스프링 입니다. 분해도 조립도 정말 어려워서 할까 말까 고민 많이 하다가
결국 다 분해해서 세척하고 조립하기로 합니다.
너무 작아서 사진도 깔끔하게 안찍히네요
조립중입니다. 이스케이프휠은 이렇게 엽으로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죽어가는 컨디션의 이유인데
밸런스 스프링이 휘어서 왼쪽부분이 붙어있습니다.
보는순간 실소가 나와서 전문가에게 보여드렸습니다.
그렇다고합니다.
이걸 이렇게 두군대 수정을 하여 바로잡아줍니다.
전문가가 어렵다고 하면 왠지 수리했을때 좀 더 기분좋은것같습니다.
글로 설명했지만 직접 해보기전에는 이해하기가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
원형으로 쭉 이어져있는 스프링이라서 수정을 가하는 방향과
결과값이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다이얼의 변색 원인은 이전에 수리하면서 충격이 가해졌는지 찌그러지면서 코팅이 벗겨졌습니다.
그 사이로 습기가 차면서 변색됐습니다.
뒷부분 변색 제거해주고
앞부분도 최대한 닦아줍니다.
더 닦아내려면 코팅을 벗겨내야합니다.
너무 작아서 조립이 쉽지않습니다.
비교용으로 백원짜리 동전위에 올려놓고 찍어봤습니다.
손에 잡히지도 않고 고정할 방법도 없어요 그냥 잘 해야지..
시계줄의 움직임이 맘에들지 않아서 세척했습니다.
유리에 습기가 찬다고 해서 분리후에 때를 제거하고
케이스쪽 때도 제거하고
접착제로 붙인다음에 유리에 광택을 내줍니다.
원래 가스켓이 없는 모델이지만 가스켓도 만들어주고
이렇게 케이스와 용두 사이에 장착해줍니다.
밴드도 훨씬 부드럽게 잘 꺾이네요
금빛이 너무 반짝여서 사진이 잘 찍히질 않네요.
결과적으로 마음에 듭니다.
태그호이어 빅데이트 GMT 입니다.
거기다 무려 크로노미터 인증 시계에요.
케이스백에 13년도에 점검했다고 쓰여있습니다.
그뒤로 오버홀을 안해서 오버홀을 위해 제게 시계를 의뢰하셨어요.
베젤이 찌그러질 정도의 충격을 받은 시계입니다. 그래서인지
밸런스휠이 휘어지고 2번휠 주얼이 깨졌으며 다이얼이 틀어졌습니다.
원인은 다르지만 날짜조정 기능도 고장났어요.
유리 깨지지 않은것이 신기할 정도.
먼저 밸런스휠을 제거하는데
충격으로 축이 휘어지면서 이렇게 꿀렁꿀렁 움직입니다.
덕분에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음에도 자세차가 생겼습니다.
분해를 위해 먼저 핸즈를 제거합니다.
GMT ( 작은 시간계 ) 부분을 보시면 다이얼이 틀어진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빅데이트 모듈은 일반 무브먼트에서 다이얼을 분리하듯이 다이얼핏 두개 분리하면 떨어집니다.
무수정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모듈의 고정방법이란 다 이런가봅니다.
모듈의 다이얼을 분리한 모습입니다.
호구호이어라는 별명에 항의라도 하듯 모듈의 장식이 상당히 화려하고 조형미도 있습니다.
고급스러워보이네요
아직 분리하지않았는데 군데군데 흠집이 보입니다.
점검한다면서 싹 다 분해했었나봅니다.
빅데이트는 월과 일이 따로 동작하는데 31일 에서 01일로 넘어가면서 1이 두번 사용되기때문에
01일에 셋팅해놓고 분리를 합니다. 그리고 아래에 있는 드라이브휠의 위치를 기록합니다.
월과 일을 돌려주는 휠인데 휠3장이 겹쳐있습니다. 잘 보시면 이빨이 몇개 없는데, 위치를 틀리게 조립하면
날짜가 멋대로 돌아갑니다.
GMT 부분입니다. 시침이 라쳇구조로 되어있어서 시간 조정할때 분침만 돌아가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메인과 서브 핸즈 시간을 따로 설정할 수 있어요 훌륭한 구조입니다.
다른 저가형 ( 스위스 GMT 기능을 가진 시계중에는 저가형이 없습니다만 GMT 중에서도 저가 )
GMT 시계는 보통 24시간 바늘 하나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무브먼트를 분해할 차례인데 문제가있습니다.
날짜가 바뀌지 않는거죠
퀵셋휠이 부러졌습니다.
교체
참 꼼꼼하게 주유를 했습니다.
빅데이트 드라이브휠을 분리했는데 레일부분에 전체적으로 오일을 발라뒀습니다. ( 사진상 원형테두리부분 )
문제는 이 오일이 찐득하게 굳으면서 데이트휠이 돌아가질 않고 날짜 변경을 하는 부품에 힘이가해져 부러진거죠
뒷면입니다.
팰릿루비가 굉장히 이쁜색을 하고있습니다.
크로노미터급 무브먼트는 소소하게 질적 차이가 있습니다.
오랜시간 착용 했음에도 루비가 닳지않았네요.
제가 만든 오프너로 배럴을 열어줍니다.
오랜시간 착용한것 치고는 깨끗한 모습의 메인스프링입니다.
그래도 잘 보시면 스프링의 옆면에 검댕이가 보입니다
쇳가루가 늘러붙은거에요
여기서 또 한가지 문제가 발견되는데
오른쪽에있는 주얼을 주목
깨졌습니다.
이런경우 그냥 브릿지를 교체하는데 태그호이어에서 브릿지에다가 시리얼 넘버를 새겨놨습니다 ㅋ
그래서 주얼을 교체하기로 하고, 집에서 ( 왜 일반인 집에 주얼이 있죠? )내경이 같은 주얼을 찾았지만 외경이 다릅니다.
괜히 무브먼트의 원본을 수정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무브먼트에서 주얼을 빼냅니다. 저 브릿지만 9만원가량 합니다... 주륵..
빼낸 주얼
주얼 교체는 이러한 주얼링투를 이용해서 합니다. 한눈금에 1/100 미리입니다.
세척하고 얼룩을 제거합니다.
제조사에서 했던것처럼 주유합니다.
주유하면서 알게됬는데, 빅데이트 구동휠이 얇고 폭이 작은탓에 힘없이 휘어집니다.
그래서 12시가 되거나 날짜를 변경하려고 하면 휘어지면서 끼어버리게됩니다.
이걸 방지하기위해 여기저기 주유를 많이했었네요. 제조사에서 사용한 오일은 굳으면서
문제가 생겼으므로 기어트레인에 사용하는 오일을 사용하여 점도를 조금 낮춰서 주유했습니다.
GMT 휠인데 상처가있네요. 그냥 모듈에 넣으면 알아서 조립이 되는데 이걸 둘이 합쳐서 넣으려고 했나봅니다.
닳았길래 주유해줍니다.
GMT 바늘의 유격이 커서 핸즈조립에 한시간이나 걸렸네요.
01일에 시작한 핸즈조립을 16일이 돌아갈때까지 진행했습니다.
썩어도 준치. 오차 -19초였는데 조정해줬더니 밸런스휠이 휘어졌건만 그래프는 환상적입니다.
자세차는 5초입니다.
글리신 에어맨 입니다.
새 시계인데 멈춤 증상으로 환불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제게 보냈습니다.
포럼에서 같은 증상으로 고민하는 구매자가 많아서 정식을 보내면 자꾸 재수리를 할것같아서
제게 보내셨네요
ETA처럼 생겼지만 복제품인 셀리타사의 SW330 입니다.
2892의 GMT 버전인 2893의 복제품입니다.
완전 복제는 아니라서 부품은 서로 호환되지않습니다.
워낙 "새것! " 임을 강조하셔서 조심스레 열어봅니다.
열어서 확인해보니 센터세컨드 휠과
와인딩 모듈의 바닥면이 서로 만납니다.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저 브릿지를 덮기만 해도 멈춰서
추측으로 진단했습니다.
자 이제 진단을 확진할 차례입니다.
제 판단을 증명해야죠
지그를 제작해서
붙여줍니다.
이대로 하루를 보내고
가공했습니다.
공간이 너무 협소해서 바이트를 바꿔가며 두번 가공했는데
바이트를 바꾼 티가 나질 않네요.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주인 눈에는 만족스럽지 못하고..
로즈골드 도금을 합니다.
검은건 그림자입니다.
주변에 번진것은 실제로 보면 잘 모릅니다
사진이라 커보이는것이지 실제로는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아요
물론 사용자가 볼 일은 없습니다.
장착해보니 잘 돌아가네요!
오차 -18초에서 -2초로 조정해줍니다.
오늘도 시계 하나 살렸네요.
요번달은 세개밖에 안했군요 ㅎ
https://blog.naver.com/lrlwatch
블로그에 오시면 더 많은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lrlwatch1
트위터에서는 실시간으로 제 푸념을 보실 수 있습니다.
피규어 수리와 함께 루리웹 2대 치유물 장인
볼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이루리님은 시계마법사입니다.
감사합니다.
글리신은 참 처참하게 몰락 했다는게 피부로 느껴지네요. 새 제품이 저모양이라니..... 이번에도 후기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글리신의 문제라기 보다는 샐리타 무브의 문제같습니다. 물론 검수를 하지못한 잘못은 있는데, eta가 다른 제조사에게 무브공급을 끊는다고 했으니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었을거에요.
피규어 수리와 함께 루리웹 2대 치유물 장인
ㅇㄱㄹㅇ....
삭제된 댓글입니다.
joker
감사합니다. 적어주신 증상은 겪은바가 없어서 보기전까지는 무어라 말씀드릴수가 없을것같아요
그렇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오랫동안 안찬 세이코 시계 수리 맡기고 싶네요...담달 월급 받으면 한번 보내보고 싶네요. 증상은 용두로 태엽감을때 뻑뻑하고 아무리 감아도 태엽이 감기지 않아서 금세 멈추고...오차도 심하고 그럽니다. 애플워치 산 이후로 거의 잊혀지다 싶히 해서 참 시계한테 미안하기도 하네요.
태엽이 끊어진 모양입니다. 수리하고싶으실때 쪽지주세요.
저 헤어스프링은 무슨 도구로 수리하셨나요? 사실상 머리카락보다 얇을텐데 말이죠.
트위저로 집었지요 ㅎㅎ
ㄷㄷ 그게 저 사이로 들어가는군요
저도 태그호이어 같은모델 보유중인데 16년도에 구입을 하였습니다 데일리로 차지는 않고 가끔 주말에만 사용중인데 언제쯤 오버홀을 받아야 할까요?
개인적으로 첫 오버홀은 5년 이후 정도를 추천하고있습니다.
오메가 문워치 인데 말씀 주신대로 5~6년차 인데 오버홀 비용 문의 드립니다~
오... 쪽지주세요
예전에 대구인가? 생활의 달인 시계편이 생각나네요 열정에 응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ㄷ ㄷㄷ 시알못인데도 보다보면 재밋어요 ㅋㅋ 문득 궁금한게 생겼는데요 사진은 뭘로 찍으세요 ? 일반적인 카메라론 저런 접사 못찍지 않나요
감사합니다! 접사는 휴대폰용 현미경을 사용했습니다. 5천원가량 합니다
진짜 엔지니어는 말이 필요없다... 그냥 추천이다~
감사합니다 ㅎㅎ
이루리님 글 볼때마다 바쁘셔서 타이밍이 안 맞아 첫 오버홀을 못 맡긴게 한입니다~
그렇네요.. 인연이 된다면 다음에 작업하지요 ㅎㅎ 감사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혹시 세이코 프리미어 계열도 오바홀을 해야 하나요??
기계식이면 필요합니다. 그런데 오차가 없다면 그냥 사용하셔도 괜찮아요.
오메가 헤어스프링은 스위스 보내서 교체받는게 나을텐데... 저게 문제가 유사 잡아놨는데 나중에 또 탄성이 없어서 쏠려버리는 증상이 나와서 가급적 복구는 하지 말란거임
그렇네요! 오메가 본사로가면 통째로 교체하겠죠? 비용이 궁금해지는군요
왕복항공료랑 해서 제법 나옴
참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듯한 시계 수리 ..
취미라서 가능한듯 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입니다.
김사합니다!!
저같은 루리웹 이용자들이야 모니터에 CD판만한 사이즈로 보니 "보이시죠" "네"하지... 실제로는 동전 위에서 숨은그림 찾기 아닌가요.. 정말 볼때마다 경이롭습니다...ㄷㄷ
ㅎㅎ 숨은그림찾기 맞아요. 알게모르게 거의 모든 부분을 다 보는데, 요즘은 현미경을 구입해서 조금은 편해졌어요
크.. 너무 멋집니다 올리시는 글 볼때마다 신비로움에 감탄이 금해지지 않습니다. 너무 멋져요.
저 역시 댓글 매우 감사합니다!
실례지만 한가지 여쭈어봐도 될까요? 할아버지 유품으로 40년정도 된 시계가 있는데 되도록 원형을 유지하며 오랫동안 보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보관하면 좋을까요??
작은 상자에 시계와 실리카겔을 많이 넣고 보관하세요. 오버홀 후에 하시면 더 좋구요.
실리카겔과 오버홀! 잘 알아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입니다.
겸둥현진
ㅋㅋㅋ 사실 작업자도 찾기 쉽지는 않습니다. 눈이 좋아서 찾는건 아니고 관심있게 보니까 찾는거지요
시계 장인이 돌아왔다!!!!!
호구호이어라 불리는이유가있나요
간단히 말하자면 가격이 비싸서 그래요.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직접 만드신 자작 시계는 언제쯤 보게될런지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현재 기계를 구입중입니다 ㅎㅎ
오늘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궁금한게 하나 있습니다. 이번에 호구호이어 시계를 본사에 점검을 맡길 예정인데요 약 2년동안 매일 착용하다 시피 했는데 이정도면 적당한 시기에 맡기는건지 궁금합니다!
5년 정도는 착용하시는걸 추천합니다.
미세기기 수리하는거 보면 뭔가 치유받는 기분.
눈과 마음을 정화하고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