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회사의 어려움이 주 원인이고 지금 경영개선을 하지 않으면 회사가 도산할 거란 위기감에 했다고 회사는 밝혔습니다.
버스라는 특성상 아는 사람들만 알 것이고 대우는 우리 기억에서 없어진 회사가 되어버렸기에 지금도 대우를 단 회사가 있냐 하면 놀라는 사람들도 있는데 주주가 바뀌고 자일대우상용차란 사명을 변경했으니 더 인지도가 없겠죠.
주 고객인 성남시내버스는 현대차를 구입하는 방향으로 선회했고 KD운송그룹은 보유차량을 격하해 대차한다고 합니다. 광명의 화영운수는 이미 현대차량 구매를 늘려가고 있죠.
놀랍지는 않은 일입니다. 상품성 개선이나 질 좋은 차량을 출시하는 데 소홀했었고 날이 갈수록 변해가는 신기술에 안전기준과 환경기준도 준수하지 않으며 고객사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으니 자연스래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구매를 기피하니 도산되거나 매각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은 항상 있었습니다만 회사를 그대로 둔 채 생산 아웃소싱을 한다는 건 생각도 안 했습니다. OBS 사태를 이미 목격했었기에 종업원을 도구로만 보고 자기 밑지는 장사는 안 하려는 속셈이 깊은 영안모자니까 할 수 있는 발상이죠.
본론으로 들어가서 설비 이전까지 시간이 필요해 15일 이후로 버스 판매가 중지됩니다. 13일 이후에는 600여명의 공장 직원분들은 일자리를 잃을 것이고 하청 부품사들은 도산을 할 우려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나 기아 말론 우리나라에서 만든 버스가 아닌 베트남에서 만든 "수입차"를 사야 됩니다. 관세비용, 보험료, 탁송비 등을 생각한다면 지금 차값이랑 유지비가 차이가 없거나 더 들 겁니다. 더군담나 베트남 공장은 이제 설비 들이고 직원 고용한 곳입니다. 품질도 안전성도 보증되지 않은 타국 생산분 그것도 동남아에서 인제 만들어진 신생 공장에서 만든 차량이 완벽하게 만들어진다는 보장도 없을 뿐더러 세간의 시선이 좋을 리 만무하죠. 중국차 길거리에서 돌아다닌 거 보신 적 있으신가요? 별로 없을겁니다. 가격이 싼 건 있지만 품질에서 국산차에 뒤쳐지니 안 삽니다. 어떤 승용차 회사는 유럽에서 수입하던 차를 중국에서 수입한다고 하니 부정적 반응이 올라왔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판에 이름만 대우고 Made In Vietnam. 버스회사라면 꺼려질 게 당엽합니다. 실제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에 진출했던 선롱은 4년정도 판매하다 품질 문제로 철수했고 안카이는 국내 진출을 준비했지만 이내 취소하였을 겁니다. 버스는 고장 없이 움직여야 회사 입장에서 이득입니다. 세우면 돈을 못 벌고 수리비 들고 대차비용이 드니 손해며 차량을 할부로 구입했다면 할부금도 부담되죠. 여객 운송이 돈 안되는 판에 장비까지 고생시키는 꼴 절대 회사는 원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장점이라면 국내보다 인건비가 싸 가격이 내려가는데 차량 인도 후 고장나서 불량 보완하고 수리하고 하면 좋은 건 아니죠.
생각보다 이전하면서 들어오는 이득은 없습니다. 베트남산이란 인식만 팽배해지고 품질 안정화가 되기 전까지 불량이 생길수 있다는 리스크, 운송비용 뿐이죠. 근데 왜 이전을 할까요? 첫번째는 주주의 경영방식. 대우의 모기업은 2005년에 인수한 영안모자로 의류회사들에게 모자를 제작하는 곳으로써 경공업이나 하는 곳으로 자본금 1조 5천억 정도 있는 작은 곳입니다. 부동산 자산 3 조나 가지고 있는데 풀었던 걸 본 적이 없고 부지 매각 등으로 시세차익이나 보고 땅장사나 해 대는 수준이죠. 자동차는 신기술과 고품질을 확보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기술개발을 하고 데이터를 쌓아야 하는데 주주는 그걸 몰랐습니다. 버스니까 가지고 있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우려먹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도 하고 마진을 추구하려만 했는데 거기서 잘못되었죠. 다음으로 나가서 생산비를 절감하는 게 회사에 도움될 것이라 보니 이전하려 하는 생각도 있을 겁니다만 노조의 세력을 약화시키고 국가의 통제를 피하려고 하는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회사 주식은 비공개며 외부 거래도 하지 않고 가족들과 기업 총수만 가질 정도로 폐쇄적입니다. 자기들이 회계 감사만 받고 법에 맞게 경영만 한다면 주주도 없고 경영에 간섭할 쪽도 없으니 마음대로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노조가 어떻게 보면 눈엣가시로 보였을 겁니다. 임원들에 들어오는 이득을 높이고 싶어했지만 노조가 항상 감시하니 대놓고 할 수 없었죠. 사실 이번 규탄대회에서 사무직 노조가 참여한 건 이례적입니다. 사무직에는 판매는 물론 개발, A/S 부서가 있는 곳인데 이들은 직접 고객 대면도 하고 상품 개발에 직접 참여했으니 개발과 품질관리에 투자를 안 해 점유율만 하락하는 지금의 회사를 보니 답답해서 생산직 노조분들과 같이 연대했을 겁니다. 어쨌건 노조의 감시와 세력을 약화시킨다면 자신들이 마음대로 경영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선 생산을 밖으로 빼서 노조를 와해시키는 방법을 택하였죠.자동화란 방법도 있겠지만 차에서 용접과 도장, 도어 등 모듈 말고는 사람이 조립해야 합니다. 인원 감축으로 노조의 결속력을 와해시키는 효과가 적습니다. 베트남은 오히려 공장 자체가 이동하니 인원 이동도 되지 않고 공산 국가는 법이 열악한 것도 있고 통제 때문에 노조고 뭐고 걱정도 안 하니 회사에겐 이득입니다. 울산은 레스타란 작은 버스 말곤 용접, 도장, 조립을 수작업으로 했는데 전에 있던 부산도 그랬고 지금도 비슷합니다. 수작업 용접은 균일한 품질이 안 나오는데 카로체리아가 아닌 이상 이 작업은 로봇공정으로 대체하려 합니다. 강도와도 직결되고 이는 내구성에도 직결되니까요. 인건비와 품질 생각했다면 공장 신설하면서 먼저 로봇공정을 써야 하는 곳인데 21세기가 지난 지금도 수작업으로 계약직을 쓰고 있었는데 이 때부터 여기다 투자할 바에 노조 걱정도 없는 개도국 아웃소싱을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4년 전 즈음에 전 대우버스의 문제를 교통 게시판에 올렸었는데 그 글을 쓰고 아연도금도 쓰고 안전장치 의무화에 맞춰 첨단 안전장치도 기본장착하고 고객 피드백도 수렴하는 개선을 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도 산적해 있고 기술개발과 품질, 사후관리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다 보니 현대나 외산 메이커들에게 경쟁력을 잃어버려 판매를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판매도 안 되고 코로나란 악재에 회사가 어렵게 되었는데 정작 회사는 자신들의 문제를 외부로 책임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회사에서는 투자와 지원을 끊었습니다. 이제 대우가 살 방법은 없습니다. 하나 방법이 있다면 영안모자가 회사를 매각해서 다른 모기업이 인수하는 거 밖엔 없을 겁니다.
여러가지 할 말은 많습니다. 영안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허무함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언급할 건 아니라 봅니다. 애착이 가는 회사지만 애착이 가는 만큼 실망감도 큽니다.
이번 결정이 아마 좋은 방향으로 이뤄지진 않을 겁니다. 아무리 충성도 높은 고객사들도 떠날 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