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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 (부- 식민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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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詩가 떠 있다




 

 에즈라 파운드의 묘역인 산미켈레섬은 붉은색 담장

이 있고 측백나무가 있고 내가 경배하는 땅이지만, 섬의

그림자만 밟고 말았다 산미켈레섬의 낮달이자 초승달

을 압정에 박힌 시로 기억하는 나에게, 글썽이는 섬에게,

낮달과 그림자는 자꾸 여위고 있다 기억을 삼킨 몇십 년

뒤의 산미켈레섬 전체가 나달 안에서 말라가느 것을 미

리 보았다 물의 혓바닥이 있기에 숨죽인 달그림자도 있

다 나는 시라는 부러진 늑골을 찾아 여기까지 왔다 낮달

의 입과 눈 속의 목발이 있어서 내 입술이 닿았다 은박

지의 명암을 가진 낮달은 내 시선을 거두어간다 흘러내

리는 속삭임을 어쩌지 못해 봉제선을 남기고 꿰매버린

달의 두상은 모든 얼굴과 닮았다 초승달의 눈썹을 뼈라

고 가리키는 게 내가 아니라 울음이나 웃음이라면, 시는

한 번도 부력을 사용하지 않았던 질문을 가진 입이다 처

음 말하기 위해 굳은 입술이 열릴 때, 시는 핏덩이를 잉

크로 사용해야만 했다 지의류가 번지는 낮달의 무늬에

는 산미켈레섬과 내가 나란히 누워 있다 시든 장미와 내

발자국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물의 우호에

나는 다시 도시로 돌아왔다 두개골 일부를 낮달에 착, 떼

어놓고 왔는지 편두통이 조금 가시었다 시가 낮달처럼

떠 있다








 송재학

 슬프다 풀 끗혜 이슬, 문학과지성 시인선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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