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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 (부- 사는 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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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안녕




 2015년 종로연극제에서 가장 혹독한 평가의 대상이

되었던 작품은 아마도 극단 손발의 「유」(박지수 연출)였

을 것이다. [……] 09년에 시인으로 데뷔하여 처음 자신

의 작품을 대극장에 올린 젊은 작가에게는 이 흔치 않은

기회가 도리어 이후의 글쓰기를 위한 큰 시련으로 다가

온 듯하다. [……] 그러나 박지수의 연출은 프로젝터로

무대 뒤에 자막을 쏘아 상황을 직저 해설한다. 자막은 다

음과 같다. “신과 상자가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상자는 상

대방을 완벽하게 학습하는 기계장치다. 상자가 신의 모

든 것을 학습한다. 신이 신으로 남기 위해선 누구보다 전

능해야 한다. 신의 전능이 늘어난다. 상자가 다시 학습한

다. 반복이다.“


 객석의 평론가가 머릿속으로 여기까지 썼다.


 나는 신이다.


 나는 무대 위에서 기계만 쳐다본다. 기계가 나를 이해

한다고 희곡에 쓰여 있기 때문이다. 연출가는 지도했다.

연극은 갈등이라고. 평론가가 잡지에 썼다. 싸움 구경이

제일 재미있다고. 예수가 썼다. 싸우지 말라고. 철학자가

썼다. 희생하라고. 성직자는 쓴다. 그래야 이길 수 있다

고. 평론가는 쓸 것이다.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은 많지만

나중에 하자고. 그래 그러자. 나중에 하자. 나는 상자를

옆구리에 끼고 무대를 내려갈 것이다. 그래 여러분. 지옥

에서 만납시다. 생각을 들고. 아직 지옥이 없어서 지옥부

터 만들 것이다.


 상자가 만들 것이다.







 김승일

 여기까지 인용하세요, 문학과지성 시인선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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