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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II’ 가 멀티플레이 베타를 시작했다. 본 멀티 플레이어 베타는 PS 전용의 첫번째 주말 일정은 21일 종료되었으며, 23일부터 26일까지 타 플랫폼도 얼리액세스와 오픈베타를 진행한다.
이번 베타에는 전통의 팀 데스매치, 팀 데스매치 3인칭 모드, 수색 섬멸, 포로 구출, 녹아웃을 플레이해 볼 수 있고, 건스미스 2.0, 오퍼레이터는 아직 잠겨있어 확인할 수 없다. 때문에 이번 베타 체험기는 다른 부분보다는 이 새로운 모드들에 집중하여 소감을 들려드리고자 한다.
앞서 설명했듯 이번 ‘모던 워페어 II’ 멀티 플레이의 가장 큰 변화는 여러 신규 모드의 추가라고 할 수 있다. 콜 오브 듀티 멀티의 상징과도 같은 팀 데스매치는 여전하지만, 이 외에도 수색 섬멸, 포로 구출, 녹아웃, 공격(Invasion) 등이 투입된다. 그리고 이 모든 모드는 리스폰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팀 데스매치와 큰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 3인칭 팀 데스매치까지 추가된다.
베타에서 플레이해볼 수 있었던 수색 섬멸, 포로 구출, 그리고 녹아웃은 기존 콜 오브 듀티 멀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콜 오브 듀티 멀티의 정체성은 많은 시리즈를 거치며 ‘런 앤 건’ 타입의 빠른 템포로 자리잡았고, 게임이 시작되면 일단 싸우기 적당한 장소로 뛰어나가 빠른 무기 교체 및 동작으로 적을 제압하는게 기본이었다. 하지만 위 세 모드는 리스폰이 불가능하고, 단순히 내가 죽는 대신 적을 한 두 명 잡는다고 해서 게임의 유불리가 정해지지 않기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수색 섬멸은 슈팅 게임에서 그저 전통 그 자체인 폭탄 설치와 해체 룰을 따른다. 두개의 목표 지점이 주어지고, 한 곳이라도 폭탄을 설치해서 기폭에 성공하면 공격 측이 승리하고, 설치된 폭탄을 해체하면 수비측이 승리한다. 다른 두 모드와 달리 이 모드는 팀원 부활이 불가능하다. 슈팅 게임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 이 룰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플레이 경험 자체도 으레 상상할 수 있는, 콜옵식 건플레이가 폭탄전을 만나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 자체다.
개인적으로 베타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한 모드는 바로 포로 구출이었다. 맵에는 두명의 포로가 있으며, 서로 다른 지역에 나눠 배치된다. 중요한 건 구출해야하는 공격측과 수비측이 포로로 얻는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 공격측은 구출한 포로 하나당 100점을 얻지만, 수비측은 지킨 포로 하나당 50점을 얻는다. 그리고 포로와 상관없이 한쪽이 전멸해서 게임이 끝난다면 100점을 얻는다. 즉, 수비측이 가지는 전략적 이점을 견제하고, 공격측이 위기 상황이더라도 일발 역전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설 수 있도록 밸런스를 잡아두었다.
그래서 포로 구출의 경우 각 교전 자체는 여전히 빠르게 이루어지지만, 팀원의 배치, 포지셔닝, 우회 기동 등은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진다. 또한 가젯의 경우에도 팀 데스매치보다 여러가지가 쓰인다. 특히 포로 구출에서 강력한 가젯은 지뢰였는데, 한 번은 적들을 먼저 대부분 죽여서 압도적인 수적 우위만 믿고 밀고들어가다가 지뢰에 한번에 3명이 죽은 경우도 있었다.
포로는 오직 공격 측만이 들어올릴 수 있고, 한편으로는 회수 지점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포로를 획득했다고 해서 끝나는게 아니다. 포로의 위치는 항상 HUD 에 표시가 되기에 오히려 공격측에서는 이를 수비 측을 낚는 용도로 쓸 수도 있다. 그리고 다운된 팀원을 한번까지 살릴 수 있기에 이것이 또다른 역전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총평을 하자면 기존의 콜옵의 건플레이는 여전하면서도(물론 슬라이딩 캔슬 삭제 등 런앤건의 변화가 있었지만), 건플레이 이외의 맵 디자인, 포지셔닝, 팀원 분배,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 등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생기는 모드였다. 물론, 이 모드의 내용이나 모드로 인해 바뀌는 플레이의 변화가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플레이가 콜옵으로 들어왔다는게 중요하다.
물론 모든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는데, 몇가지 문제라면 우선 맵 자체가 너무 캠핑 위주로 돌아가게 된다는 점. 맵의 디자인이 그걸 유도하는 면도 있지만(또한 이는 팀 데스매치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 리스폰 불가가 되어버린 점도 크다. 한편으로는 반대로 아직 팀 데스매치식 런앤건에 익숙한 플레이어들이 기껏 부활시켜놨더니 협공을 하지 않고 혼자 달려가 죽는, 그런 모습도 자주 보였다. 그리고 한 라운드에 4분이 주어지는데, 다른 게임이라면 모르겠으나 콜 오브 듀티에서는 너무 길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녹아웃 역시 리스폰이 되지 않고 팀원 부활만 가능한 6대6 모드다. 다만 승리 조건이 좀더 단순한데 오브젝트 패키지를 획득하고 이를 지키거나 적을 전멸시키면 된다. 녹아웃은 각 라운드의 시간 제한이 없으며, 다만 폭탄 패키지를 줍는다고 해서 바로 승부가 나는게 아니라 이것을 또 수십초 간 지켜내야 하기에 상당히 치열하고 빠르게 총싸움이 진행되는 모드다.
녹아웃은 포로 구출과는 달리 좀더 콜 오브 듀티의 런앤건 플레이가 돋보이는 모드다. 어찌보면 포로 구출과 팀 데스매치의 중간 지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적이 패키지를 탈취했다는 알람이 뜨고, HUD 에 폭탄 패키지의 위치가 표시되기 시작하면 피아 구분 없이 모두 그쪽으로 달리기 마련이며, 한바탕 난장판의 총싸움이 벌어진다.
녹아웃에서 중요한 것은 당연하게도 팀 플레이다. 맵의 구성 자체가 고립된 공간 없이 일종의 통로와 통로의 연결 느낌이어서 계속해서 적이 치고 들어올 수 있고, 여러 플레이어가 모여서 여러 방향을 경계하면서 아군의 폭탄 배낭을 보호해야 한다. 일단 죽여서 배낭을 떨구는 순간부터 카운트 다운은 멈추기에 운반자는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
3인칭 모드 역시 추가되었는데, 그저 데스매치일 뿐인데도 3인칭 이라는 점 하나 때문에 굉장히 많은 점에서 차이가 생긴다. 일단 무엇보다도 모든 교전에서 이미 자리를 잡고 있거나 코너나 벽을 끼고 있는 사람이 굉장히 유리해졌다. 3인칭 시점을 이용해 벽을 앞에 두고 숨어도 바깥을 볼 수 있고, 샷건 같은 무기를 준비해서 들어오는 순간 튀어나가 쏴버리면 그만이다.
이 때문에, 이 3인칭 모드야 말로 기존의 플레이어들에게 가장 호불호가 갈릴만한 모드라는걸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3인칭 모드는 겁쟁이들이나 하는 거라고 비난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베타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여러 면에서 콜 오브 듀티 멀티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닥치고 달리고 쏘는 런앤건 팀 데스매치 일변도에서 탈피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여전히 팀 데스매치는 호쾌하고 빠른 페이스의 진행은 붕괴되지 않았지만 런앤건은 슬라이딩 캔슬 등 자잘한 변화와 수정이 생겼고 전반적으로 런앤건 자체에서 더 다변화된 플레이를 유도하는 듯 보이는건 사실이다. 사실 이러한 런앤건 탈피 추세는 이전작인 ‘모던 워페어 리부트’ 에서도 느껴졌던 변화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에는 핵심인 총싸움의 감각과 팀 데스매치는 거의 그대로 두고, 맵과 다양한 모드를 통해 게임의 룰을 바꿈으로서 시도를 하고 있다는게 차이점.
훨씬 느린 템포로 전략적인 움직임을 요구하는 포로 구출, 비슷하게 런앤건 플레이 위주이지만 보다 팀플레이를 크게 요구하는 녹아웃, 아무래도 수비자가 유리해지는 3인칭 모드 등, 모두 다 기존의 정말 빠르고, 생각보다 총알이 먼저 나가던 런앤건과는 거리가 있다.
다만 이 변화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물론 다양한 모드가 생겨나는 건 일반적으로 좋은 일이긴 하나, 콜 오브 듀티 외에 수많은 슈팅 게임이 있고, 이미 콜 오브 듀티가 대표하는 속된 말로 ‘뇌비우고 하는’ 런앤건 말고 지략 싸움 슈팅 분야는 다른 슈팅 게임이 꽉 잡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금 ‘콜 오브 듀티’ 멀티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이 빠른 속도의 런앤건이 좋아서 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 때문에 이전에도 좋게 말해 포지셔닝이 중요하게, 나쁘게 말해 캠핑이 용이하도록 설계하거나 템포를 늦추는 요소가 있다면 비난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런데 이번 작품의 변화는 과연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지 반응을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어쩌면 새 모드가 나왔음에도 여전히 팀 데스매치만 플레이할지도 모른다. 특히 무엇보다, 혹시나 라운드 초반에 죽어버린다면 가만히 누운 채로 3분 넘게 게임을 그저 지켜봐야하는 상황을 10초도 길다고 생각하는 이 게임의 플레이어들이 인내할지 의문이다.
결국 이 새로운 모드를 과연 기존의 ‘콜 오브 듀티’ 멀티플레이를 좋아하던 플레이어들에게 먹힐까는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콜 오브 듀티’ 를 좋아하고 싱글 플레이 때문에 구입을 했고, 그런 너무 빠른 런앤건 스타일은 별로지만 콜 오브 듀티의 슈팅감각 자체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모드들이 매우 좋은 유인책이 될거라고 생각된다.
일단은 이렇게 계속해서 새로운 변화를 꾀하는 것 자체는 분명 반가운 일이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모드인 공격, 인베이전도 남아있다. 그리고 공격 모드는 이번 ‘모던 워페어 II’ 멀티 플레이에서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기에 이 모드가 얼마나 재미있고 완성도가 높은가에 모두가 달려있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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