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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장기·투잡·육아까지, ‘구글 인디페스’ TOP3 고군분투기

조회수 5882 | 루리웹 | 입력 2019.09.19 (15: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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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Indie)’는 어딘가 듣는 이를 설레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 기저에 자리한 열정이 ‘돈을 많이 벌자, 성공하자’가 아니라 ‘내 이야기를 들려주자, 공감 받고 싶다’이기 때문이리라. 물론 인디라고 무조건 배를 곯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사회인인 이상 수입도 필요하지만, 여전히 출발선이 어디인지는 중요한 문제다. 그렇기에 모바일 양대 플랫폼 중 하나인 구글플레이는 매년 ‘인디 게임 페스티벌’을 열고 좋은 작품과 개발자를 발굴, 지원하는데 전력하고 있다.


19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세 명의 개발자를 만났다. 앞서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19’서 TOP3에 오른 ‘서울 2033: 후원자’ 반지하 게임즈 이유원 대표, ‘카툰 크래프트’ 스튜디오 냅 박성필 공동대표,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 핸드메이드 게임 김종화 대표가 그들. 금번 페스티벌은 특히나 완성도 높은 작품이 많이 나왔는데 그 개발자의 면면은 오히려 누구보다 ‘인디스럽기’ 그지없다. 학교에 다니며 공부와 개발을 병행하는가 하면 부부가 함께 아이를 키우며 짬짬이 게임을 만들고, 장장 15년간 장기 개발까지 불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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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033: 후원자’는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살아남는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다. 보드 게임과 텍스트 워드 게임에서 그 형태를 빌려온 이 작품은 마치 책을 읽는 듯한 UI에 탄탄한 스토리라는 그간 모바일에서 접하기 힘들던 요소를 내세웠다. 약간의 이미지 외에 텍스트로 이루어진 구성 탓에 대중성이 떨어질 법도 하지만, 되려 TOP3는 물론 인기상까지 휩쓴 다크호스. 최근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크린리더/보이스오버 기능도 업데이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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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툰 크래프트’ 역시 장르가 RTS(실시간 전략)란 점에서 모바일 게임으론 생경한 작품이다. 그것도 기기 환경에 맞춰 UX를 간소화하는 대신, PC에서나 접하던 분주한 컨트롤을 구현하는데 집중했다. 그러면서도 전반적으로 귀여운 그림체와 난해하지 않은 전개로 나이 어린 게이머들이 많이 즐긴다고. 아기를 키우는 부부 개발자의 세심함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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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은 이미 인디신에서 명작으로 잘 알려진 ‘룸즈’ 시리즈의 모바일 리마스터 버전이다. 플랫포머 장르에 그림 퍼즐을 접목하여 각양각색 방을 움직여 기괴한 저택을 탐험해야 한다. 처음에는 간단히 통로가 이어지도록 맞추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저택 깊숙이 들어갈수록 새로운 퍼즐 기믹이 더해져 머리를 싸매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동화적인 분위기의 독특한 서사 또한 작품을 받쳐주는 또다른 매력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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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세 작품은 어떠한 우여곡절 끝에 세상 빛을 보게 되었을까? 반지하 게임즈 이유원 대표, 스튜디오 냅 박성필 공동대표, 핸드메이드 게임 김종화 대표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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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 게임즈 이유원 대표, 스튜디오 냅 박성필 공동대표, 핸드메이드 게임 김종화 대표

 

● 세 작품 다 그간 모바일에서 보기 힘들던 작품이다. 어떤 계기로 개발하게 되었나


이유원(반지하 게임즈): 어려서부터 플래시 게임을 만들어서 친구들과 함께 놀기를 좋아했다. 한편으로 글이라는 매체로 나만의 세계를 표현하고 싶었기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의기투합하여 ‘서울 2033: 후원자’를 만들게 되었다. 텍스트가 오롯이 주가 되는 기획이었기에 우리 같이 개발 경험이 부족한 이들도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박성필(스튜디오 냅): 내가 프로그래밍을 하고 아내가 아트를 하니까 함께 게임을 만들면 좋겠다 싶었다. 나랑 아내가 공통적으로 추억하는 게임을 찾다 보니 ‘워크래프트 2’가 있었고, 그걸 모바일로 즐길 수는 없을까 고민한 결과가 ‘카툰 크래프트’다.


김종화(핸드메이드 게임): ‘룸즈’의 시작은 대학교 1학년때까지 거슬러 오른다. 그때 ‘익사이팅 러브 스토리’라는 유고슬라비아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여러 그림이 각각 공간이 되어 캐릭터가 오가는 모습이 정말 재미있었다. 이걸 게임으로 풀어보자는 발상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 인디가 다 그렇기는 하지만, 세 작품은 특히나 쉽지 않은 환경에서 개발됐다


이유원: 함께 게임을 만드는 친구들 모두 투잡을 뛰고 있다. 나 같은 경우 현재 로스쿨에 다니며 개발을 병행하는 상황이다. 물론 어느 한 쪽이 주업이 아니라, 양쪽 다 내 본업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임하고 있다.


박성필: 아기가 아직 많이 어려서 깨어 있을 때는 육아에 전념해야 한다. 아기가 잠들었을 때만 개발한다고 해서 스튜디오 이름도 냅(nap, 잠)이라 지었다. 솔직히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인데 이번에 TOP3에 선정되어 힘이 많이 난다.


김종화: 지난 15년간 가늘고 길게 개발해왔다. 대학생 때 시작해서 유학도 다녀오고 군대도 가고 회사도 다녀보고. 학창 시절에는 후배와 합숙하며 개발하고 유학 시절에는 바다건너 원격으로, 회사 다닐 적에는 동료들의 도움도 받았다. 참 끊어질 듯 안 끊어지게 이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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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래밍과 아트는 원래도 많이 싸우는데, 부부가 개발하기 괜찮은 편인가


박성필: 갈등을 해결한다기 보다 무조건 반짝 엎드려야 한다(웃음). 어떤 말도 안되는 의견이라도 다 받아들인다. 팔다리가 함께 걸어 다니는 애니메이션을 가져와도 수용한다. 그래야 가정이 유지된다. 그렇게 나온 게임이 ‘카툰크래프트’다.


● 각자 작품의 어떤 매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하나


박성필: RTS의 매력은 분주한 컨트롤에 있다고 생각하고, 모바일의 편의성을 과감히 포기하고 손맛을 추구한 점이지 싶다.


김종화: 그림 퍼즐은 물론 동화풍 세계관과 서사를 구축하는데도 신경을 썼다. 덕분에 게임 플레이와 아트, 음악이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유원: 모두에게 친숙한 서울이란 도시를 무대 삼아, 기존 게이머는 물론 문학층에게도 흥미를 끄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라 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 ‘서울 2033: 후원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크린리더/보이스오버 기능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유원: 개발 단계부터 고려한 기능이 아니라 부끄럽기도 하다. 게임을 출시한 후 장애가 있는 게이머 분들의 피드백이 많아 도입하게 된 것이다. 현재는 텍스트는 물론 시각적인 UI 등도 음성 처리하여 플레이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했다. 이 기능이 장애인 커뮤니티에도 많이 소개되어 뿌듯하고 큰 보람을 느꼈다. 앞으로도 관련 지원을 확대해가고자 한다.


● 아무래도 인디는 메이저와 비교해 힘든 점이 수도 없이 많다. 극복 노하우가 있다면


박성필: 아직 극복 못했다(웃음).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수익이 가장 큰 문제다. 처음에는 수익화에 대한 고민 없이 만들었는데 이제 많은 분들이 게임을 알게 되었으니 고민해야 할 단계가 됐다.


김종화: 개발 기간이 길어질수록 멘탈 관리가 어렵다. 15년간 ‘룸즈만’ 붙잡고 있으려니 다른 게임도 만들고 싶고. 개발자로서 자기 대표작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또 그거 하나로만 기억되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 않으니까. 그래도 이제는 ‘룸즈’에 더 큰 가능성이 있음을 믿고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이유원: 개발 와중에 주변 친구들에게 테스트를 부탁했더니 다들 텍스트가 너무 많다더라. 무슨 책 읽는 것 같다고… 그래서 디자이너와 함께 고민하다 아예 글씨체도 활자체로 바꾸고 책을 넘기는 듯한 연출을 적용했다. 단점으로 지적 받은 걸 장점으로 승화시킨 좋은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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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19’에 참여하며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다면


이유원: 그간 구글플레이 댓글이나 수치로밖에 반응을 느낄 수 없었는데, 우리 게임 때문에 찾아왔다는 분도 있더라. 게이머 여러분과 소통하며 굉장히 행복하고 게임을 만드는 기쁨을 느꼈다.


김종화: 아직 ‘룸즈’를 기억해주는 분들이 많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중학생 때 재미있게 했는데 이제는 대학생이 되어 다시 즐기니 반갑다는 분도 있었다. 정말 크게 감동했다.


박성필: 한 초등학생 게이머가 치명적인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제보해주어 곤혹을 피한 경험이 있다. 크레파스로 정성스레 그린 팬아트까지 받았다. 아, 그리고 지난 페스티벌을 면밀히 분석하고 계산된 입상 포즈를 취했다. 미리 아내에게 잘 좀 찍으라고 했는데 기자분들이 더 잘 찍어주었다(웃음).


●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19’ TOP3에 들고 실질적인 수치 변화가 있나


이유원: 신규 다운로드가 4,500건 정도 나왔다. 유료 게임임을 고려하면 아주 유의미한 수치다. 인디는 홍보에 대한 어려움이 큰데 앱마켓 상단에도 노출해주고 풍월량 같은 유명 크리에이터와도 연결해주어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또한 다른 개발자들과 만나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공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김종화: ‘룸즈’ 역시 4.99달러로 상당히 가격대가 있는 유료 게임인데, 구글플레이 피처드로 다운로드가 크게 늘었다.


박성필: ‘카툰 크래프트’도 마찬가지다. 구글플레이 피처드 이후 매일 100~400건까지 다운로드가 이루어지는 추세다. 구글은 물론 여러 언론에서도 게임을 알려준 덕분이다.


● 인디일수록 더 큰 시장을 노려야 한다. 해외 진출이 중대 과제일 수밖에 없다


김종화: ‘룸즈’는 이미 오랫동안 서비스하다 보니 8개국어 번역이 완료된 상태다. 전체 매출의 60% 정도가 해외에서 나온다. 이번에 구글의 도움을 받아 해외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박성필: 본래 러시아에서 인기를 얻어 전체 매출의 50% 가량을 얻었는데 이번 페스티벌 덕분에 국내 매출 비중이 이를 앞질렀다. 앞으로도 꾸준히 해외 진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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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P3 입상을 발판삼아 앞으로 어떤 작품을 개발할지, 그 계획도 궁금하다


박성필: 원래 차기작을 작업 중이었지만, 이번 TOP3 입상 덕분에 게임이 알려지고 피드백도 많아져 이쪽에 집중하기로 했다. 차기작 리소스까지 끌어와 업데이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종화: 실은 최근에 오랫동안 키워온 개가 죽었다. 그 경험에 기반하여 스스로 개가 되어 견생을 체험하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 여러 에피소드로 나눠서 그때그때 개의 감정을 게임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스토리 기반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유원: 마침 얼마 전에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프리퀄을 출시했다. 앞으로도 대중성이나 상업성에 연연하지 않고 반지하 감성이 담긴 우리만의 게임을 만들어가려 한다.

 

● 현재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유료 게임으로 게임을 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김종화: 순수하게 유료 게임으로 기획했기에 다른 BM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다만 아무래도 유료 게임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크다보니, 10mb짜리 인스턴트 앱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데모 버전도 검토 중에 있다.


이유원: 텍스트 워드 게임 자체가 워낙 실험적인 시도였다 보니 BM을 먼저 고민하고 만들질 않았다. 처음에는 아예 광고를 붙인 무료였는데 유료 출시에 대한 피드백이 많아 여러 보너스 콘텐츠를 넣은 지금의 버전이 나온 것이다.


박성필: 육아를 하다 보니 다른 일은 하기 힘들고, 뭐라도 작은 콘텐츠를 재미있게 만들어 유료로 팔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업데이트와 함께 인앱 결제 요소를 더하는 방안으로 고민 중이다.


● 그러면 다음 작품도 유료 게임으로 낼 계획인가


김종화: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지금 만들고 싶은 게임은 아무리 생각해도 유료로 내긴 해야 할 듯하다. 대신 처음부터 몇 년씩 전체 게임을 만들기 보다 핵심이 담긴 짧은 챕터를 공개하고, 그 반응에 따라 가능성을 타진하는 방식은 괜찮을 것 같다.


이유원: 반드시 유료라는 기준은 없다. BM을 고정해두지 않는 유연함도 인디의 강점이라 본다. 소재의 독특함과 게임 방식의 차별성, 여타 메이저가 채워줄 수 없는 취향을 만족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박성필: 개발자가 다 그렇듯 우리도 만들고 싶은 게임이 정말 많다. 그 기획에 따라 유료가 맞으면 유료로 내고, 인앱결제가 맞으면 또 그건 그것대로 돈 냄새 풀풀 풍기는 게임을 만들겠다(웃음). 각설하고, 다들 유료가 힘들다 힘들다 하는데 무료라고 힘들지 않은 것도 아니다. 이보다 더 힘든 상황도 겪고 살아남았기에 힘든 걸 걱정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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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스팀)나 콘솔로 게임을 포팅하거나 신작을 낼 생각은 없는지


김종화: 예전에는 PC나 콘솔로 게임을 낸다면 다들 와~했지만 이제는 허들이 굉장히 낮아졌다. 또한 그렇기에 너무 많은 게임이 나와서 피처드가 어렵기도 하고. PC와 콘솔로 내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할 거라면 홍보가 중요하리라 본다. 정말 소재가 좋든 사회적 시의성을 잘 타든, 게임이 충분히 알려진다면 그때부터 플랫폼은 골라서 갈 수 있다.


박성필: PC 게임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나부터가 게임하려고 PC 앞에 앉을 새가 거의 없다. 우리 세대가 다 그렇지 않나. PC 게임을 하며 자랐지만 지금은 다들 모바일 게임만 한다. ‘워크래프트 2’가 ‘카툰 크래프트’가 되었듯 바로 우리 세대가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가겠다.


이유원: 최근 플랫폼이 다변화되며 게이머는 자기가 하고 싶은 기기를 고르고, 개발자도 자기 기획에 적합한 무대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역시 PC와 콘솔에 적합한 기획이 나온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생각이다.


● 최근 앱마켓에도 구독형 서비스가 슬슬 나오고 있다. 이쪽으로 입점하는 건 어떤가


박성필: 구독을 통해 정기적인 혜택을 줄 수만 있다면 기존의 인앱결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업계에 좋은 시스템으로 자리잡길 바란다.


이유원: 요즘 아주 주의 깊게 보고 있는데, ‘서울 2033: 후원자’는 콘텐츠가 꾸준히 늘어나는 게 강점이라 일회성 결제보다는 구독형 서비스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김종화: 구글이든 애플이든 불러만 준다면 입정하고 싶다. 유료 게임 시장이 점점 줄어드는 게 현실이고, 그런 작품들을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시장 생태계에 긍정적이라 본다.


● 각자 독특한 인적, 환경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데 후발주자에게도 권할 만한가


박성필: 부부 개발을 절대 절대 뜯어말리고 싶다(웃음). 부부 사이가 좋으려면 게임을 만들면 안된다. 나야 바짝 엎드렸지만 다른 부부 개발자를 보면 많이들 싸우더라. 그리고 수익 면에서도 그리 좋지 않다!


김종화: 15년간 홀로 개발…이라기엔 그때그때 도움도 받고 직원을 고용하기도 했다. 나 스스로도 강연을 다니거나 다른 일을 병행하며 개발하고 있고. 요즘 전업 작가가 멸종 직전이라는데 게임 개발도 비슷하다. 오히려 인디에 자신의 생계가 걸려있다면 너무 절박해서 당초 원하던 기획대로 게임이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다른 안정적인 수입원을 두고 게임을 만드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유원: 법전을 보다 버그 고칠 생각하고 게임 개발하다 공부 생각하고 그러기가 쉽진 않다. 어느 한 쪽을 소홀히 하지 말고 둘 다 본업이라 여길 각오가 있다면 뛰어들기 바란다. 실패해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말이다. 반지하 게임즈의 모토가 ‘아류로 성공하느니 오리지널로 망하자’이다.


● 그렇게 힘든 데도 다들 인디 게임을 만들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 텐데


이유원: 나는 내가 가진 생각과 발상을 표현하는 데서 행복과 에너지를 얻는 스타일이다. 이게 돈이 될까 보다는 내 아이디어를 내보이고 사람들이 공감해주길 바란다. 나와 같은 스타일이라면 게임을 개발하며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박성필: 동의한다. 이걸 꼭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 작품을 만들고 그걸 남들에게 자랑하길 즐기는 부류. 간혹 뭐 회사 다니기 싫다 때려치고 게임이나 만들까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말리고 싶다.


김종화: 전체적으로 공감하지만, ‘인디 게임을 만들고 싶다’라는 표현 자체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애초에 인디 게임이 무엇인가 하는 딱 떨어지는 정의는 없다. 인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만드는 것이고, 그걸 독립적으로 해내겠다는 자세가 결국 인디냐 아니냐를 가른다. 내가 뭔가 독립적으로 만들려면 우선 내 생각이 있어야 하며, 그걸 메이저에서는 만들 수 없으니 밖에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만든다. 결국 자신이 가진 생각, 하고픈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 데서 인디가 시작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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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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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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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게임즈요즘 이슈가되서 찾아보다 회사소개에 이이런문구가 있더라. "3개월 동안 466원 받았지만 상관없었습니다." 골수 게이머들은 게임회사들의 재미를 향한 도전을 원하지만 사실은 대부분 이런게 현실이다. 자기가 석달동안 주말이고 밤이고 시간쪼개서 일한결과가 500원이면 무슨기분이 들까?.. 저런 무모한 도전을 응원하돼, 한국안에서 살아가기 위해 아둥바둥 일하는사람에게 저런 도전을 강요하지는 말자....
그리운동네 | (IP보기클릭)116.32.***.*** | 19.09.20 01:25
BEST
진짜 대단한분들 입니다. 저런 분들도 성공하고 그래야 더 많은 제작자들이 자기 겜을 만들텐데 응원하고 구매하도록 하겠습니다. 구독형 시스템도 잘 자리잡혀서 소규모 개발자, 개발사들도 같이 함께할 수 있는 생태계되 되면 좋겠습니다.
жебе | (IP보기클릭)211.216.***.*** | 19.09.1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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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대단한분들 입니다. 저런 분들도 성공하고 그래야 더 많은 제작자들이 자기 겜을 만들텐데 응원하고 구매하도록 하겠습니다. 구독형 시스템도 잘 자리잡혀서 소규모 개발자, 개발사들도 같이 함께할 수 있는 생태계되 되면 좋겠습니다.

жебе | (IP보기클릭)211.216.***.*** | 19.09.1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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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게임즈요즘 이슈가되서 찾아보다 회사소개에 이이런문구가 있더라. "3개월 동안 466원 받았지만 상관없었습니다." 골수 게이머들은 게임회사들의 재미를 향한 도전을 원하지만 사실은 대부분 이런게 현실이다. 자기가 석달동안 주말이고 밤이고 시간쪼개서 일한결과가 500원이면 무슨기분이 들까?.. 저런 무모한 도전을 응원하돼, 한국안에서 살아가기 위해 아둥바둥 일하는사람에게 저런 도전을 강요하지는 말자....

그리운동네 | (IP보기클릭)116.32.***.*** | 19.09.20 01:25

갈등을 해결한다기 보다 무조건 반짝 엎드려야 한다(웃음). 어떤 말도 안되는 의견이라도 다 받아들인다. 팔다리가 함께 걸어 다니는 애니메이션을 가져와도 수용한다. 그래야 가정이 유지된다. ================================ 아...아아.... 님이 진정한 현지이십니다.

毛부리 | (IP보기클릭)114.200.***.*** | 19.09.20 10:20

후원자 재밌었어요

흠씨 | (IP보기클릭)175.223.***.*** | 19.09.2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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