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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ANK YOU '월드워툰즈 : 탱크 아레나 VR' 선보이는, 스토익엔터테인먼트 인터뷰

조회수 6509 | 루리웹 | 입력 2022.09.08 (14:00:00)
[기사 본문] 2020년 발매된 오큘러스 퀘스트2 (현 메타 퀘스트2)는 말 그대로 개인 소비자들이 VR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되는 계기를 제공했다. 판매 시작 첫 달부터 현재까지 꾸준한 기기 판매가 이어졌고. 이전까지는 구체적인 형태가 잡히지 않았던 시장이 개인 소비자를 중심으로 구성될 수 있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판데믹과 더불어 찾아온 시장의 격동기를 맞이하며 VR 타이틀을 개발하는 업체들도 노선을 변경했다. 오프라인 테마파크에서 새로이 열린 개인 소비자 시장으로 뛰어들기도 했고. 더불어 게임의 형태나 구성이 바뀌기도 했다. 당연히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으며, 이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 회사들도 너무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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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익엔터테인먼트는 이 격동의 시기를 견고하게 뿌리를 내리는 계기로 삼았다. 신작인 ‘월드워툰즈 : 탱크 아레나’의 개발을 진행하는 한편, 뒤를 잇는 새로운 프로젝트 개발. 그리고 VR 타이틀 제작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 확보까지. 빠르게 흘러가는 시장을 다시금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은 셈이다.

얼마 전에는 게임스컴 2022에 참가해 ‘월드워툰즈 : 탱크 아레나’를 선보이기도 한 스토익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이끄는 김홍석 대표와의 이야기를 통해, 이들이 개발 중인 타이틀 ‘월드워툰즈 : 탱크 아레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과 VR 시장에 대한 전망을 들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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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익엔터테인먼트 김홍석 대표



● 회사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김홍석 대표님에 대한 소개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에서 교수 생활을 하시기도 했고요. 게임 개발 관련해서 많은 활동을 해오셨습니다. 어떻게 스토익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 저는 기획 직군으로 1999년부터 PC 스포츠 게임을 개발했었고, 2000년 초 초반부터는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다가, 2007년부터 엔씨소프트 일본지사에서 사업개발팀장으로 근무했습니다.

2008년은 일본에는 아이폰이 출시되었고 한국에는 아이폰이 아직은 출시되지 않았던 시절이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가지고 있던 모바일 게임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엔씨소프트가 제작하는 아이폰 대상 게임의 개발과 출시를 담당했었습니다.

한국으로 복귀하면서 현업에서 잠시 떠나, 모교였던 서강대학교에 있는 게임 교육원에서 후배들과 함께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교수의 길을 시작했습니다. 서강대 게임 교육원은 당시 디지털스토리텔링, 기획, 그래픽, 프로그램 직군으로 나뉘어. 학생들이 팀을 이뤄서 실제 게임개발 프로젝트 수업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생각보다 학생들 실력이 꽤 괜찮았습니다.

이 후배들이면서 제자들인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서 2014년에 설립한 개발사가 지금의 스토익엔터테인먼트입니다. 8년이 지난 지금도 초기에 같이 개발했던 서강대 게임교육원 학생 중 3명은 여전히 같이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 스토익 엔터테인먼트는 초기에는 모바일 타이틀을. 이후 2015년 즈음에는 증강현실 관련 콘텐츠를 개발했습니다. 이후 방향을 VR로 선회했는데요. VR 콘텐츠를 중점적으로 개발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 아무래도 제가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게임을 개발했었고요. 엔씨소프트 일본지사에서 아이폰 게임을 만들었던 경험으로 회사를 설립했으니, 자연스레 초기에는 모바일 게임을 개발했습니다.

2015년에 또 우연한 기회로 당시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에 사단법인 한국VR산업협회라는 협회의 초대 사무국장을 겸임하게 되면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이라는 시장이 보여주는 매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현실과는 완전히 분리되어 온전히 즐기는 게임 세상처럼, 가상현실은 현실 세계에서 만족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매체이자 플랫폼이라고 느꼈습니다.


● VR 시장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비전이나 가능성을 보셨을지 궁금합니다. 꽤 희망적인 분위기가 있기는 했습니다만, 당시에는 어느 정도의 모험이기도 했을 텐데요. 개발 환경도 빠르게 바뀌었을 것이고요.

= 한국VR산업협회 초대 사무국장을 지내며, XR·VR이 가능성이 있네. 아이디어만 있으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모바일이 뜬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이 2001년 이즈음입니다. 이후 한참 걸려서 제대로 된 시장이 만들어졌었습니다. VR도 비슷했었죠. 대세라는 이야기가 있었어도. 언론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 7~8년 정도가 지나야 시장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초기 모바일 타이틀 개발과 VR 개발 타이틀 개발은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당시 초기 모바일 게임. 피쳐폰 시절을 생각하면, 게임 용량이 128KB 이랬거든요. 이 용량 안에 아트와 프로그래밍 등 모두를 집약시켜야 했고요. VR도 같은 고민을 하곤 합니다. 최적화 측면에서 고민을 해야 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게임이라는 것은 압축과 축약. 그리고 최적화와의 싸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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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지스타 그리고 최근 게임스컴까지. 월드워툰즈: 탱크 아레나를 개발 중이십니다. 관련해서 개발 상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 월드워툰즈: 탱크 아레나 VR은 개발사 스토익으로서 전환점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현재 9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메타. 예전의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메타 스토어에 올해 12월 피처드 런칭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국내 기준으로는 리얼피싱 VR 외에는 처음으로 메타 스토어에 공식적으로 노출되는 게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8월부터 베타 테스트 형태로 메타 앱랩(AppLab) 스토어에 오픈되어 있고, 지금은 마지막 안정화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앱랩에 오픈한 베타 버전은 주로 서버 안정성 테스트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전체 탱크 중에서 두 종류만 플레이할 수 있고. 네트워크 플레이만 열어놓은 상태에서 큰 홍보를 하지 않았습니다만, 7천 건 정도의 다운로드와 4.5의 평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베타 테스트 이후, 12월 정식 스토어에 선보이는 버전에서는 셔먼 / 티거 등 플레이어가 조작할 수 있는 탱크 6종. 그리고 맵 4종. 솔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사격장 등 더 많은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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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게임스컴에 ‘월드워툰즈:탱크아레나’를 출품했습니다. 현지에서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 게임스컴은 아무래도 독일과 영국. 미국을 중심으로 밀리터리 타이틀. 캐주얼 타이틀에 관심이 있는 게이머들이 많았습니다. 저희 타이틀이 정통 밀리터리는 아니고. 캐주얼하게 디자인된 타이틀이지만, 호평을 받았습니다.

콕핏이 주는 안정감과 탱크를 조작한다는 느낌, VR 상에서 전투하는 플레이가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체격이 다르기에 게임 내 콕핏이 다르게 전달되는 부분도 있었는데요. 수정을 고려할 만큼 피드백을 주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 원래 월드워툰즈는 PS VR 초창기 타이틀입니다. 개발사도 다른데요. 어떻게 월드워툰즈를 가져오게 되었는지. 일화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 원작 월드워툰즈는 PS VR 초창기 타이틀입니다. 이걸 만든 분들은 로코반 스튜디오였고요. 한국VR산업협회 초대 국장을 하면서 로코반 스튜디오의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회사가 없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성과는 좋았지만, 중간에 좀 일이 있어서 회사가 사라지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월드워툰즈의 IP를 가져오고. 월드워툰즈에서 인기가 있었던 탱크 대전을 따로 떼어 개발하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아무래도 오프라인 테마파크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어서, 기기에 맞춰 탱크만 조작하는 형태로 플레이가 구성되었습니다.

그래서 탱크 아레나라는 부제가 붙게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탱크 대전이 중심이 됐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밀리터리 VR 타이틀 중에서 탑승형을 중심으로 디자인된 타이틀은 없습니다. 보통은 사람이 등장해서 총을 쏘는 형태의 것들이 많았죠. 


그래서 이후에 오프라인 테마파크용으로 개발되다가, 오큘러스 퀘스트2 (현 메타 퀘스트2)가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오큘러스 퀘스트2가 한 달에 100만 대. 이렇게 판매가 되다 보니. 시장이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퀘스트2 용으로 게임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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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보자면 오큘러스 퀘스트 2 (메타 퀘스트 2) 로 다시금 자리하는 셈인데요. 최적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부분. 혹은 공수가 많이 들어갔던 부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이 과정에서는 아무래도 최적화 측면이 힘이 들었습니다. 퀄리티는 비슷하게 가져가야 하지만, PC에서 동작하는 플레이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퀄퀌 XR2 칩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PC 기준에서의 퍼포먼스가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VR 타이틀은 아무래도 양안 화면에 렌더링하는 형태다 보니, 두 배로 렌더링이 진행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집중하고 있는 것이 그래픽 최적화입니다. 가볍게 구성을 할수록 최적화가 이루어질 테니 이를 신경 쓰고 있고요. 멀미를 없애거나 기획 측면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그간 쌓아왔던 경험과 기술 개발 내용이 여기에 적용되었습니다.


● 제페토와의 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압니다. 올해 3월에 리듬액션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자료도 있었고요. 현재 관련 작업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 제페토와 협업해서 지난 7월에 ‘플래닛현대 월드’를 출시했습니다. 저희 스토익이 탱크 게임 이전에 레이싱 게임 종류에 특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이전에 ‘에어 서퍼 VR’, ‘워터 바이크 VR’, ‘스노우 파크 VR’ 등을 출시한 경험이 있었고요. 이러한 경험이 마침 현대차의 아이오닉6 신차 발표와 맞물리게 되면서, 레이싱 리듬 게임의 솔로 플레이 버전으로 첫 출시가 되었습니다.

출시 이후에는 약 3주 동안 70만 다운로드가 이루어졌고, 이를 통해서 제페토 플랫폼의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는 11월에는 제페토 이용자들끼리 경쟁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버전을 제공할 예정이기도 합니다.


● VR 콘텐츠·타이틀과 관련한 기술 특허도 보유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멀미 저감을 위한 특허도 가지고 계시고요. 꽤 많은 특허를 보유 중이신데요. 이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멀미 저감 특허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오프라인 쪽에 많이 진행하면서 느낀 것이기도 합니다. VR에서 여러 기기를 이용해 시뮬레이터를 하는 기본적인 이유는 멀미를 없애주고 싶다는 의도에 진행되는 것입니다. 결국, 인지하는 것과 현실 감각의 불일치.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이거든요.

결국에는 VR은 시각과 청각, 촉감을 다 속이고 싶은 것이기도 합니다. 이 속이는 과정을 잘 이용하면 현실에서 줄 수 없는 것들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뮬레이터를 기울여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중력값을 가속도 값으로 치환한다고 생각해보죠.

짐벌 조인트 특허 같은 경우에는 이러한 과정에서 사용합니다.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처럼 위치를 보정하는 것에서 착안해 알고리즘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시뮬레이터가 몇 도 움직였는지를 파악해서 마운트의 시선을 조정하는 방법입니다.

시선이나 조작으로 흩어진 각도를 계속 보정하면서, 시뮬레이터에 중력값 치환 알고리즘이 적용되면? 가상 공간에서 무한 가속도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결국에는 중력감을 활용해서 감각을 속이는 방법일 테고. 이를 응용하면 한없이 떨어지는 경험도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현실에서 할 수 없는 가상의 것을 보여줄 수 있는가. 인간의 뇌를 어떻게 해킹할 것인가. 그러한 경험을 위한 특허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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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이후 시장 상황이 크게 변했습니다. 판데믹으로 인한 오프라인 테마파크 등의 폐업으로 VR 시장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오큘러스 퀘스트2 (현 메타 퀘스트2)의 발매로 소비자용 시장이 증가했다는 일면도 있고요.

= 오프라인 VR 테마파크가 판데믹 때문에 사라졌다는 것은 과장이 있다고 봅니다. 이미 판데믹이 오기 전인 18년도. 19년도를 지나면서 사업 측면에서는 불투명했습니다. 판데믹은 이러한 상황에서 계기가 됐습니다. 즉, 울고 싶었는데 뺨을 때리는 것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오프라인 VR 테마파크가 왜 망했을까를 돌이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도 발리 쪽에서는 VR 테마파크를 운영도 했었는데요. 궁극적으로 콘텐츠라는 것은 지속적인 재미가 있어서, 지속적인 방문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초창기 VR 콘텐츠는 단편적인 것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들이 그리 유쾌하지도 않았죠. HMD를 쓰고 가상 공간에서 활동하는 경험도 익숙하지 않은데다, 장비도 눈을 따라가기에는 모자랐고, 몸도 힘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한 번 해봤네'. 딱 이 정도였으니, 재방문이 이루어지기 쉬운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오지 않은 사람을 끌어오는 것이 주요 사업모델이 되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콘텐츠의 볼륨도 짧게 구성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회전율을 늘려야 하고 관리나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생각하면 한 판당 3천 원에서 5천 원이 될 수밖에 없었죠. 이게 결합되면서 몰락이 시작되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2017년 차이나조이 출장으로 상해에 갔을 때가 생각나네요. 당시 상해 VR 산업 조사를 위해서 VR 방들을 찾아다녔었는데, 알려진 것과 다르게 거의 다 폐업한 상태였거든요. 중국은 아무래도 일찍 시작한 만큼 말씀하신 경향이나 다른 한계가 조금 더 먼저 온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콘텐츠의 부재로 인한 결과라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결이 같다고 봅니다.

= 중국의 경우 규제를 보면, ‘이런 부분, 이런 부분은 안 됨. 나머지는 다 해도 됨’이런 식의 규제가 중국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안전규정이고 뭐고 없이 풀었다가, 문제가 생기면 이제 규제를 좀 해보는 그런 스타일에 가깝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국에서는 어설픈 시뮬레이터 등을 가져다가 놓고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실제로는 사고가 나고. 다치고. 금방 망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 그렇다면 현재의 시장 상황은 어떻게 보고 계실까요. 메타 퀘스트2 (오큘러스 퀘스트2)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개인 소비자 시장이 커진 상태인데요.

= 어느 정도는 폭발이 이루어졌으며, 보다 확장되기 직전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모바일 시장을 생각해보면, 과거 SK텔레텍 / 팬택 / 큐리텔 등 다양한 업체가 따로따로 자신들의 핸드폰을 만들었었죠. 개별 기기가 다품종으로 이렇게 팔리는 상황에서는 시장에 몇 대가 있느냐. 몇 대가 팔렸느냐에 따라서 플랫폼과 기기에 따라 콘텐츠 업체의 매출이 왔다갔다합니다.

어떠한 콘텐츠 개발사가 매출이 억 이상 나오려면, 시장에 기기가 1천만 대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콘텐츠 제작사가 매출이 나오고 개발이나 제작을 영위할 수 있는 구조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현재 메타 퀘스트2는 1300만 대 수준까지 나온 것으로 아는데요. 이러한 것을 봤을 때 시장의 규모가 확립되기 시작했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메타가 구체적인 타이틀 판매량을 공개하지는 않기는 하지만, VR 타이틀로는 유의미한 판매량을 거둔 업체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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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 퀘스트2 이후 발매되는 게임의 구조도 바뀐 느낌입니다. 단편적인 것을 넘어서 장기적인 형태가 되기도 했고요. VR MMORPG도 나오는 것을 보면 확실히 장기 플레이를 지향한다고 해야 할까요.

= 저희도 같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19년. 20년도까지 오프라인 시장 중심이었는데요. 이는 당시에는 오프라인 밖에 시장이 없었기 때문이었고요. 그래서 게임 플레이의 형태도 3분에서 5분 정도가 됐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테마파크 점주들의 니즈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전율이 중요하니까요.

특히, VR의 경우 기기가 비싸고. 기기마다 직원도 담당으로 두어야 합니다. 기기도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값비싼 장비를  떨어뜨려서 깨지면 결국 업주 손해니까요. 그래서 기기 가격도. 고용에 드는 비용도 모두 고려하면 회전율이 빨라야만 합니다. 결국에는 긴 게임 콘텐츠를 만들어봐야 의미가 없어지죠.

하지만 이제는 기기가 일반 소비자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저희가 만들었던 게임 ‘좀비 버스터즈’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좀비 버스터즈는 오프라인에서 인기가 있었던 타이틀이었고, 이후 스팀으로 출시를 한 바 있습니다. 올라가자마자 팔리기도 잘 팔렸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또 그 다음날부터 환불이 계속됐고 최종적으로는 환불율이 95%를 찍기도 했습니다.


● 아. 두 시간 미만이면 바로 환불이 되니까… 기존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온다고 하면, 결국에는 플레이 타임이 2시간 미만이 되겠네요.

= 네. 아케이드 기반, 그러니까 플레이 타임이 단편적으로 구성되고, 한 번에 8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가지고 이걸 반복하는 구조니까요. 결국엔 좀비 버스터즈는 석 달이 지나서 내리게 됐습니다. 이게 바로 극명한 차이입니다. 기존 플레이 구조를 개별 소비자, 온라인 환경에서 쓸 수가 없죠. 단기간에 강렬한 체험이 테마파크의 주안점이었다면, 개별 소비자 대상으로는 플레이 타임이 보장이 되어야 하는. 극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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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사 입장에서는 판매 플랫폼이 다각화되면 긍정적인 부분도 있을 텐데요. 오큘러스 이외 스팀 등 다른 플랫폼 중에서 눈여겨보는 곳이 있을까요.

= 아직은 메타가 시장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상황인지라, 스팀까지는 아직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른 기기나 플랫폼 측면에서는 피코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피코가 재미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중국 시장 내부로는 메타가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스토어가 정식으로 들어가서 콘텐츠가 판매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작년 12월에 바이트댄스가 피코를 인수하며, 이 시장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생겼습니다. 2014년에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한 것과 비슷한 모습이죠. 이후 오큘러스 리프트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기기들이 나오기도 했고요.

이러한 측면에서 중국 시장 내부에 피코가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입니다. 13억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고요. 하드웨어는 비용 싸움이 통용되는데요. 이전까지는 기기의 가격을 낮추고 손해를 보면서 판매를 하며, 시장과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했어도, 이를 버틸 자본과 체력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바이트댄스의 인수로 그 체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생각합니다.


● 한편으로는 콘솔 쪽에서는 PS VR2가 시장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성향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이 또한 새로운 기회로 보시진 않는지요.

= 관심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게임 성향 자체가 많이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이게 아무래도 그간은 PC와 모바일을 주력으로 개발했던 사람이라. 콘솔에 통용되는 문법 등을 잘 알지는 못합니다. 개발을 위한 준비 등은 되어 있는데,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대감이 있기는 합니다만, 콘솔 게임류를 만들어보지도 않았고. 출시도 해본 적이 없어서, 아무래도 고민이 있는 시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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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기기가 보급되었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아직 VR 기기의 주 소비층이 남성인 상황이라. 다른 장르나 소비층을 노리고 게임을 만들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니까요.

= 오프라인 테마파크에는 커플로 오는 경우도 많아서, 여성 수요층이 플레이할 수 있는 타이틀 제작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개별 기기 구매 등은 아직 어렵습니다. 여성 비율이 30% 정도만 되어도 유의미한 타겟이 되지 않을까 하는데요. 데이터를 보면 현재는 74 : 26 정도로 남성층 비율이 압도적입니다. 수요층이 확실히 적어서, 아무래도 장르나 플레이가 편중되는 면은 있습니다.


● 테스트도 순조로이 진행 중이시고. 이제 게임 출시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렇기에 다른 후속 프로젝트도 작업에 착수하셨을 것 같은데요. 혹시 소개를 해주실 만한 구상 등이 있으신가요.

= 프로젝트 T라고. 이족 보행 로봇을 조종해서 전투하는 형태의 타이틀을 준비 중입니다. 이번 월드워툰즈: 탱크 아레나를 만들면서 탑승형 메카닉에 대한 이해는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조작 측면에서 아무래도 캐터필러라 쉽지가 않았고. 캐터필러다 보니, 이동 과정에서 각도가 있는 상태라면 시점이 강제로 조정되는 문제도 있었고요.

하지만 이족 보행 로봇이라면? 위아래 높낮이가 있어도 시점이 정면으로 유지되고. 걸어 다닐 수 있고. 무기도 좌·우측을 바꿀 수 있고. 근접전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이족 보행 로봇을 조작하는 타이틀을 선보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컨셉아트 정도만 잡아놓고 있습니다. 메카닉에 콕핏 느낌을 살리는 방식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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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콕핏 이야기가 나와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탱크 아레나의 경우 콕핏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도 신경을 쓰신 것 같습니다.

= 콕핏 디자인을 저희는 VR 오리엔티드 메커니컬 게임 디자인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초기 디자인에서 많이 바뀐 부분이기도 합니다. 초기에는 망치나 소화기 등이 시야의 밖에 있어서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알파 테스트 기준으로는 망치를 잡으랴, 소화기를 잡으랴, 그러면서 조준도 하랴. 정신이 없는 플레이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아트 디렉팅을 한 친구가 직접 HMD를 착용하고. 그 시점을 기준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기기의 시야각 내에서 기체의 기능들이 다 보일 수 있도록요. 그래서 탄생하게 된 것이 지금의 상태입니다.

런칭 시점에는 총 여섯 개의 탱크가 등장할 예정인데요. 탱크마다 장전 방식이나 콕핏이 다르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가상 공간에 최적화된 게임 디자인이 메타 쪽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 AI 측면은 어떨까요. 멀티 플레이 위주 작품이기는 하지만, AI 또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데요. 압도적으로 강해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너무 쉬워도 안되니까요.

= 요즘은 AI도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경우 연세대 자율주행 랩이 있는데, 그 곳의 AI를 가지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더 완성되기 위해선 아무래도 데이터가 누적되고. 학습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AI가 똑똑해질 텐데요. 현재의 테스트 인원으로는 부족합니다. 데이터가 쌓이고 학습을 위해서는 10만 건 이상의 데이터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완벽하진 않은 그런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에도 지스타에 참여하실 것 같은데요. 출시가 직전인 만큼, 따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신지.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 이번 지스타에는 규모를 늘려서 4개 부스로 참가하고자 합니다. 시기상 12월 런칭 즈음이다 보니, 부산에서 런칭 파티를 미리 해볼까 하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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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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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탱크에 전차장이 보이면 기본 연령이 올라갈건데. 이걸 히트 판정이 되면 아시져.

청색별 | (IP보기클릭)14.45.***.*** | 22.09.09 03:24
청색별

캐릭이 저렇게 귀여운데

크리스코넬 | (IP보기클릭)121.148.***.*** | 22.09.09 17:21
크리스코넬

월드오브탱크 에 전자병이 안보이는 이유가 이거 떄문이져.

청색별 | (IP보기클릭)14.45.***.*** | 22.09.09 22:15
청색별

월탱하면서 바랬던 게 BT-SV의 수륙양용화와 부무장의 발사와 피격 모델과 실제 모델링의 일체화인데 히트 박스에서 제외를 시키는 것을 원한다하면 저와는 정 반대의 바램을 가지시게 되네요. 그리고 탱크에 전차장이 보이는 가장 가까운 게임으로써 걸판이 있고, 위에도 써있듯이 캐쥬얼 밀리터리라고 표방을 한 것을 보면 걸판때 경험했던 것들과 비슷한 궤를 가지지 않을까 싶읍미다. 이렇게 될 경우 글쓴이가 걱정하는 전차장 관련 히트판정은 별 영향이 없을것으로 사료되네요. 개인적으로 걸판도 재미있게 즐겼읍미다.

🇰🇷실버벨아이언 | (IP보기클릭)124.50.***.*** | 22.09.13 09:19

참 ㅄ같은 캐치프라이즈 ㅋ

웰치제로좋아 | (IP보기클릭)180.64.***.*** | 22.09.11 11:18

흠... 어지간한 ㅄ 게임도 영상은 제미있어 보이게 편집하는데...

크리피스타 | (IP보기클릭)218.156.***.*** | 22.09.11 16:40

실플레이 화면의 그래픽이 좀 심하네요

N.OP | (IP보기클릭)222.108.***.*** | 22.09.11 21:05

탱크 게임이면 오큘러스 하나 사볼까

🇰🇷실버벨아이언 | (IP보기클릭)124.50.***.*** | 22.09.13 09:22

FGT 해본 입장에선 꽤 재밌었습니다.

쌀마스터 | (IP보기클릭)125.142.***.*** | 22.09.13 11:23

클베 해봤는데 꽤 재밌었습니다 다만 대전모드만 있어서 싱글 캠페인 같은것도 있으면 좋을것 같아요

RX-78 GP02A | (IP보기클릭)61.105.***.*** | 22.09.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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