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신가요, 여러분. 오래도록 소식이 없었으니, 그 침묵을 지금 깰까 합니다.
아홉 달 전에 올라온 것을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는데, 그 동안 제가 벌인 다른 프로젝트를 수습하는 것도 있었고, 현실과 건강 문제도 있었고 하여튼 그랬습니다마는, 그 동안 제가 HL1MMod 제작을 방기했다는 소리는 당연히 아니고, 오히려 뜻밖에도 지금 개발 막바지 단계에 진입하고 있으며, 이제부터는 새로운 기능 같은 것을 추가하기보다 마지막으로 다듬기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HL1MMod가 손질이 덜 된 애물단지라는 건 더더욱 아닌 게, 저는 그 동안 셀 수 없는 시간을 보내며 모드를 손보고, 엄청난 양의 코드를 단순하게 바꾸며 작업에 속도를 내 게임플레이가 부드럽게, 안정적으로 돌아가는데 힘썼으며, 시험플레이를 하면서 헤아릴 수도 없는 버그를 때려잡았답니다.
게다가 새로운 기능도 집어넣었으니, 바로 텍스처 표면에 걸맞는, 알맞은 매티리얼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겁니다. 나무는 나무의 재질을, 강철은 강철의 재질을, 유리는 유리의 재질을, 진흙은 진흙의 재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에 맞는 효과와 음향이 뒤따라올 것이며, 저는 덧붙여 모든 텍스처에 좀 더 자잘한 디테일을 넣었으므로 낡아빠진 원작이 새롭게 보일 것입니다.
다음으로 HEV 보호복이 좀 더 재잘거리도록 했는데, 가령 '탄약 부족' 이나 '재장전...'같은 문구가 떠오르도록 했습니다. 또한 어떠한 무기나 탄약을 집었는지 플레이어에게 고지하여 좀 더 첨단적인 느낌(?)을 줄 것이지만, 이 모든 것은 어디까지나 옵션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저번에 말씀드렸는지 모르겠지만, HL1MMod는 하프라이프: 소스의 것과 비슷하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챕터 선택 아이콘을 마련해놨는데, 문제는 저해상도에서 이게 잘 표현되지를 않습니다. 엔진 자체의 한계이기 때문에 이건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더군요.
이제 이 프로젝트의 주안점을 살펴봅시다, 무기, 건플레이, 무기 피드백 말이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무기 습득 애니메이션을 이식했습니다. 처음으로 각 무기를 습득할 때 무기를 확인하고 장전하며 갖고 노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블랙 메사와 비슷하게 말이죠. 이는 모든 무기 그 자체와 고든에게 개성을 부여할 겁니다. Fooltaurus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으며, 저는 이를 코딩하여 음향과 접목시켰습니다.
-석궁을 비주얼 피드백면에서 완전히 뜯어고쳤습니다. 이제 탄창에 삽입한 화살이 확실하게 보이며, 전술 재장전을 지원합니다. 동시에 하프라이프 2의 화살처럼 중력을 적용하고, 무엇보다 도탄 사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멋진 망원경 조준점도 추가했고요.
-다른 탄도 무기들 또한 도탄이 적용되며, 특히 .357 매그넘의 경우 '좋은 센스'를 가진 분이라면 창의적인 킬을 딸 수 있을 겁니다.
-MP5도 아주 크게 손봤습니다. Fooltaurus 덕에 애니메이션을 싹 갈아치웠으며 유탄발사기 애니메이션도 추가하였고, H&K 장전과 완전 재장전 애니메이션도 곁들였습니다. 이제 유탄발사기는 마법같이 자동장전이 되지 않으며, 플레이어가 손수 유탄을 장전해야 합니다.
-.357도 대폭 변화하였습니다. 기본 .357은 초근접전시 탄착군이 넓게 퍼지게 속사하는 권총이 되었으며, 필요할 땐 레이저 조준경을 달아 기존의 .357처럼 운용할 수 있습니다. 조준경으로 확대 조준하면 간이 저격총처럼 기능할 것이며 이는 사실상 어포징포스의 데저트 이글과 하프라이프의 .357을 절충한 것입니다.
-쇠지렛대는 이제 어포징포스처럼 기를 모았다가 세게 휘두를 수 있습니다.
-수류탄은 이제 근접전투시 수월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프라이프 2처럼 굴릴 수 있습니다.
-하이브핸드는 이제 호넷 무리가 한꺼번에 튀어나오는 알집을 쏘는 기능이 추가되었으며, 이는 기습이나 꺾어 쏘기에 유용합니다. 이 모드의 호넷들은 더 넓은 시야각을 가지며, 충전 속도 또한 원작보다 두 배 이상 빠르기에 더 쓸만한 무기로 변했습니다.
-이제 스나크는 어그로를 끄는 모든 NPC를 공격합니다. 더욱 쓸만해졌습니다.
다음으로 통상 몬스터/엔티티/인공지능 개선점입니다.
-모든 몬스터의 인공지능이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반응 속도가 크게 늘었기에 이제 예전처럼 멍때리거나 멀뚱멀뚱 있지 않습니다. 또한 이제 플레이어의 발자국 소리, 총성, 심지어 냄새에도 반응할 겁니다. 모든 몬스터의 인공지능은 이제 놈들이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질 겁니다.
-대부분의 몬스터는 이제 발광체를 가진 부분을 빛냅니다. 대부분 몬스터의 안구가 그러하며, 당연히 완전 애니메이션이 적용되었으며 살아있을 땐 눈을 뜨고 깜빡거리며, 죽었을 땐 반 쯤 뜨거나 감아버릴 것입니다. 이제 몬스터의 생동감이 더욱 살아나는 것이죠.
-불스퀴드가 뱉어대는 산성타액은 이제 좀 더 침 같은 느낌이 날 겁니다. 훨씬 더 지저분하고 더러운 느낌이 들 겁니다.
-좀비의 종류가 더욱 늘어났습니다. 경비원 좀비는 그 특성상 방탄복을 걸친 상체에 더 많이 총탄을 박아야 하며, 군인 좀비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나중에 다른 종류의 좀비 또한 추가할 예정입니다. 아마도요.
-몇몇 아이템(응급제, HEV 충전지)는 이제 어둠 속에서 스크린이나 표시기가 빛납니다.
다음으로 비주얼 또한 증진되었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매티리얼 시스템 전면 적용을 통해 이제 각 텍스처의 맞는 디테일이 드러납니다. 그에 맞게 여기에 상호작용 하거든 그에 맞는 반응과 소리가 날 것입니다. 나무에선 나무 소리가 나고, 외계 생물의 고깃덩어리는 찰지고 촉촉한 소리가 날 겁니다. 별 거 아닌 거라고 생각하실지 모르나 각 매티리얼마다 이 효과를 적용하는데 몇 주가 넘는 삽질을 해야만 했답니다. 이 시스템을 엔진의 한계까지 밀어붙였던 건 덤이고요.
-만에 하나 새로운 HD 효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거든, "클래식" 혈흔/폭발 궤적/머즐 플래시 효과를 옵션으로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각 클래식, 현대식 혈흔 효과는 비주얼 증진을 위해 개선되었으며, 가령 헤드크랩은 더 적게 피를 흘리고, 더 자그마한 육편으로 쪼개집니다.
-저사양 PC에서도 원활히 돌아가도록 기존에 적용했던 많은 효과가 다시 코딩되었고, 다시 최적화되었습니다.
이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그 밖에도 정말이지 많은 것들을 개선했습니다. 밸브의 깃허브 페이지에 감사를 표하며. 게다가 제 작업은 대개 오후 10시 경부터 오전 7시 사이에 이뤄졌기 때문에, 비몽사몽하며 작업했던 나머지 저도 제가 MMod에 얼마나 많은 것들을 추가했는지 솔직히 잘 모릅니다.
자. 잡설은 여기까지 하고 백문이 불여일견!
첫 번째 영상은 조금 손을 본 예측하지 못한 결과 챕터입니다. 주변 환경음, 스크립트 시퀀스, 새로운 위치에서 나타나는 적들과 전반적인 디테일 개선을 통해 좀 더 분위기 있게 바꾸었답니다.
두 번째 영상은 현재 진척 과정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무기 습득 애니메이션, 탄착군, 반동, 음향, 기타등등. 이 시연맵을 만드는데 꽤 공을 들였답니다.
다음으로, 개발 진척 상황을 푸짐한 .gif로 선사해드립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제부터 다른 프로젝트에 임할 예정이므로 다음 업데이트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다만, 그 때는 공개 일정 알림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만약 이 작업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저를 Patreon으로 지원해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에 따라 모드와 비디오 크레딧에 후원자 여러분의 이름을 올리겠으나, 그 밖에 특별한 것은 제공해드리지 못합니다. 하지만 한시라도 빨리 이 게임의 완성품을 보고 싶으시다면, 최선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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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내역 다 읽어봤는데 재밌네요ㅎ 고깃덩어리는 찰지고 촉촉한 소리가 날 겁니다 <- ㅋㅋㅋ 번역이 넘 깔끔해서 읽기 좋아용 본문 글 읽다보면 저런 분들이나 개발자들은 연금술사 이런 느낌도 듭니다 본편에 없던 다양한 요소를 만들어 넣는게 대단하기도 하고!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와주셨네요! 늘 양질의 모드 정보 늦게라도 잘 읽고보고 있습니다ㅎ 코로나 조심하시고 즐거운 한주 되세용 :)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소식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들고 오겠습니다 ㅎㅎ 님께서도 코로나 조심하시고 행복한 한 주 되시길!
이모드 괜춘
코옵 모드 좋았는뎅
이모드 괜춘
빠루 주웠을때 Unidentified weapon 이라고 표기하는 아이디어 좋은듯
클래식 하군요
업데이트 내역 다 읽어봤는데 재밌네요ㅎ 고깃덩어리는 찰지고 촉촉한 소리가 날 겁니다 <- ㅋㅋㅋ 번역이 넘 깔끔해서 읽기 좋아용 본문 글 읽다보면 저런 분들이나 개발자들은 연금술사 이런 느낌도 듭니다 본편에 없던 다양한 요소를 만들어 넣는게 대단하기도 하고!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Hell Walker
오랜만에 와주셨네요! 늘 양질의 모드 정보 늦게라도 잘 읽고보고 있습니다ㅎ 코로나 조심하시고 즐거운 한주 되세용 :)
앞으로도 많은 소식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들고 오겠습니다 ㅎㅎ 님께서도 코로나 조심하시고 행복한 한 주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