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게임은 하이 파이 러시.
적과 전투를 벌이는 액션에 리듬을 섞은 게임이다.
*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그래픽이 일품이다.
개인 취향이겠지만...
요즘에는 죄다 사실적인 그래픽만 보여줘서 재미가 없는데 하이파이 러시는 확실히 보는 맛이 있다.
* 게임 방식은 데빌 메이 크라이 같은 콤보류 게임에 리듬 액션을 적절하게 섞었다.
그냥 마구잡이로 싸울 수도 있지만 리듬에 맞출 경우 더 보너스를 주는 형식.
* 게임의 70퍼센트는 리듬에 맞춰 치고 박고 싸우는 거고 나머지 30은 퍼즐 플랫포머다.
그렇다고 퍼즐 플랫포머가 그렇게까지 비중이 크진 않으니 너무 걱정은 하지 말자.
단, 비중이 적다고는 해도 점프 감각이 나쁜 건 조금 아쉽다.
점프 뛰면 훅 올랐다가 너무 순식간에 밑으로 떨어지드라.
부유감이 없는 수준을 떠나서 중력이 지구보다 센 느낌.
* 스토리는 밝고 유쾌하게 진행하며 별 다른 변수 없이 쭉 스탠스를 유지한다.
중간 중간 웃을 수는 있지만 마무리가 후루룩 되는지라 딱히 마음까지 터치하지는 못 한다.
또한 중간 중간 문서를 발견할 수 있는데,
게임 개발이나 개발 철학 같은 부분을 공장 노동자에 빗대어서 표현하는 걸로 보인다.
게임 개발자로 지내면서 쌓였던 게 많았던 모양.
근데 좀 지나치게 개인적인 이야기 같은 느낌이야.
게임 문서를 지극히 개인적인 일기장처럼 쓰는 것만 같다.
* 게임의 품질은 일관 됐고 심각한 하자는 없다.
* 그렇다고는 하지만 리듬이 주 소재다 보니 유저를 불쾌하게 만드는 부분이 은근 있다.
모든 액션이 리듬에 종속 되어 있다 보니 적들을 한 무더기를 잡아도 몇 번 미스가 나면 만족하기가 힘들다.
양말 속 가시마냥 자꾸 불쾌하게 한다.
대놓고 어려운 게임은 손이 안 되면 아예 벽에 가로 막힌다.
설령 간신히 스테이지를 깨도 어쨌든 깼다는 안도감이 먼저 들겠지.
반면 하이파이 러시는 진행의 난이도는 별로 어렵지 않다.
근데 매번 전투마다 불만족스러움을 경험해야 한다.
박자가 삑 나서
도중에 적한테 맞아서 리듬이 끊겨서
적이 방어막을 펼쳐서
상황에 맞는 스킬을 손이 꼬여서 못 써서 등등.
* 진행은 되는데 만족할 수가 없다는 거다.
그렇다고 매번 퍼펙트 클리어를 하는 건 다크 소울 깨는 것보다 더 어려우니까.
진행은 되지만 구조적으로 만족하기 어려운 형태라는 것.
아참. 전투는 체력빨로 넘어간다 쳐도 퍼즐이나 플랫포밍 구간에도 리듬을 타야 하므로 오히려 그런 곳에서 막힐 수 있으니 주의.
* 콤보 종류는 또 웰케 많은 건지.
중요한 건 콤보를 외우면 끝이 아니라 리듬 액션까지 포함 되니 더 까다롭다는 거다.
아니. 데메크도 할 줄 아는 내 기준으로도 어렵다.
단순히 고점이 높다면 모를까.
'고점 시작 지점'이 너무 낮은 게 문제다.
게임에 익숙해지고 좀 더 스킬을 섞어볼까? 하면 바로 고점을 맞이하게 된다.
* 게임 중간 중간 튜토리얼이나 컷씬이나 대사 같은 게 틈만 나면 끼어드는지라 집중력도 떨어트린다.
게임 스스로가 시스템이 까다롭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는 것.
복잡한 걸 튜토리얼로 풀어내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시스템이 간결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 거기에 의미 없는 이동 구간도 굉장히 많다.
퍼즐이나 점프 액션 파트가 아니라.
아무 것도 없는데 이동만 해야 하는 구간이 꽤 있다.
이러니 독특한 시스템을 갖춘 것치고는 몰입이 떨어지고 금방 지루해진다.
* 좀 더 단순했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시스템이나 구성이 너무 난잡하다.
* 하이 파이 러시를 하면서 여러가지 게임이 떠오르더라.
기타루맨이나 스페이스 채널 5라거나, 데메크라거나.
옛날 드림캐스트, 혹은 플레이스테이션 2 게임들.
분명 그런 향수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고 대놓고 오마주한 부분도 존재하니까.
하지만 아쉽게도 그 경지에는 이르지 못 한 것 같다.
* 미국에선 밈으로 위의 gif를 종종 쓴다고 한다.
최신작을 했는데 과거의 어떤 향수가 느껴지면 저 짤을 쓰는 거지.
하이파이 러시도 약간 저 느낌이 나긴 했다.
결국 한끗 차이로 결국 과거의 나와 만나지는 못 했지만.
그 점이 너무 아쉽단 말이지.
* 내가 변한 건지 세상이 변한 건지.
남들은 다 호평이라는데 그 열기에 탑승하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뭐 다 그런 거다.
디아2 레저렉션이나 와우 클래식처럼 대놓고 과거의 것을 다시 꺼내는 경우도 있고.
하이 파이 러시처럼 그 시절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형태로든 과거의 추억이 담긴 앨범을 펼쳐 보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그 땐 그랬지 저 땐 저랬지 하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지.
하지만 열었던 앨범은 다시 닫아야 한다.
하이 파이 러시 같은 경우에는 문제가 다르다.
펼쳐봤더니 어라? 내 앨범이 아니었던 거지.
그냥 우연히 나랑 비슷한 삶을 산 사람의 앨범을 실수로 펼쳐본 거다.
이 앨범도 나름 아름다우나 그래도 내 추억이 좀 더 아름다운 거 같다.
* 특징.
리듬 데빌 메이 크라이.
* 장점.
절로 고개를 들썩이게 할 정도로 신남.
적절한 타격감과 액션성.
밝고 유쾌한 분위기.
과거 드림캐스트나 플스2 게임의 향수를 느낄 수 있음.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그래픽.
엔딩 후에도 나름 즐길거리가 있음.
저사양 저용량.
* 단점.
진행은 어찌어찌 되지만 결국 짜증날 정도로 어려움
지나치게 많고 복잡하며 조건을 타는 콤보들.
쉴 틈 없이 끼어드는 튜토와 대사, 컷씬.
너무 많은 전투 기능들.
리듬을 타야 하는데 맥을 끊는 적의 스킬이 너무 많음.
아무 것도 없이 마냥 걸어가는 구간이 많음.
패시브 스킬을 두 개 정도 밖에 못 끼움.
마지막에 대충 수습하는지라 스토리에 뽕맛이 없음.
리듬감이 없으면 진행이 막히는 구간이 종종 있음.
저는 반격qte가 정말 어렵더군요ㅎㅎ
제발 반말 그만좀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