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피크민 4 | 출시일 | 2023년 7월 21일 |
개발사 | 닌텐도 | 장르 | AI 액션 |
기종 | NS | 등급 | 전체이용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Mustang |
2001년 시리즈 첫 작품 ‘피크민’ 이후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피크민 시리즈가 지향했던 바는 단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계획적인 관리를 통해 전투하고 탐사하는 게임’이라는 측면이다. 개발자들은 이를 두고 AI 액션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피크민 시리즈는 근본적으로 RTS가 보여줬던 요소드에서 출발한다. 즉, 실시간으로 조작하고 판단하는 것. 그리고 플레이어가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빚어내는 경험을 추구한다.
실시간으로 모든 것들이 진행된다는 것은 곧 일의 경중을 판단해야 함을 의미한다. 우리의 생활이 그러하듯 동시에 진행되는 사안들에는 경중이 있어야 한다. 사람의 주의력이 무한정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아니므로 순서가 필요하다. 무언가를 진행하면서 순서를 매기고 경중에 따라서 작업의 순서를 달리하는 것. 바로 이것이 피크민 시리즈 -정확하게는 3편 부터 사용한 단어지만-가 말하는 ‘계획력'이 되겠다.
경중을 판단하고 계획하는 것. 그리고 피크민을 관리하는 과정을 병행하며, 필드를 탐사하고 곳곳에 있는 보물을 모으는 플레이가 가장 핵심에 자리한다. 이와 같은 경험은 시리즈 첫 작품인 피크민 1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유지되는 가치다.
다만, 피크민 시리즈는 항상 새 작품을 낼 때마다 방향성에 변화를 가미했다. 개발진들이 고심하고 시도했던 결과물들은 2001년부터 현재까지 20년이 넘게 시행착오를 거쳤던 셈이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 완전하게 개화한 것처럼 보인다. ‘넓게 그리고 깊게’라는 콘텐츠 심화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오롯이 완성된 형태가 되었으며, 피크민 4를 더욱 아름답게 변화시켰다.
● 어떠한 제한에서 오는 것 - ‘계획’ 그리고 관리
피크민 시리즈가 추구하는 ‘계획’이라는 것은 어떠한 제한에서 출발한다. 정해진 한도가 있기에 해야 하는 일에 순위를 매기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며, 이 과정에서 효율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RTS에서 자연스럽게 다뤄지는 것이기도 한데, 한정된 자원과 시간 속에서 어떻게 최대한의 효율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인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과 결을 같이 한다.
역설적이게도 시간이나 자원의 제한이 없이 무한정으로 주어질 때의 플레이와 정해진 시간과 자원 내에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제한이 있어야만 동시에 작업이 진행되더라도 우선 순위가 발생하며, 그것이 플레이어에게 달성감을 부여한다. 동시에 이러한 제한은 플레이어들에게는 최소한의 목표로 작동하기도 한다. 특정 기간과 시간 내에서 최대한 많은 작업을 한다거나. 목표 수집물을 찾거나 하는 데에서 명확한 목적의식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생각에서 나온 것이 시리즈의 첫 작품 ‘피크민 1’ 이었다. 피크민 1은 크게 보자면 하루라는 시간의 제약 / 부품을 찾기 위한 날짜(30일)라는 제약이 존재했다. 한정된 시간 내에서 최대한 많은 작업을 해야만 했고 동시에, 효율성을 구분하는 작업이 자연스레 플레이어들에게 체득될 수 있었다.
30일 기한이 압박으로 다가왔던 피크민 1
이후 후속작인 피크민 2에서는 기한의 제약을 없애고 보물을 수집하는 방향성으로 선회했다가, 다시 피크민 3편에서 1편의 노선으로 돌아가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개발진이 보여주는 이와 같은 변화는 ‘시간의 제약 아래에서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관리하는 것’ 그리고 ‘시간에 여유를 두고 여러 종류를 수집하는 것’이라는 플레이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다만, 기한의 제한 유무에도 하루의 제한이라는 점을 유지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피크민 시리즈 플레이의 근간이 일에 계획을 세우고 어떤 것을 먼저 할 것인지. 어디에 집중하도록 플레이어를 유도할 것인지를 추구하고 있어서다. 그렇기에 최소한의 제한은 필요했던 것이다. 따라서 개발진은 플레이의 근간이 되는 제한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의 압박감을 줄 수 있는 기간의 제한을 두고 여러 변화를 거쳤다.
이 부분에서 피크민 4는 전작인 피크민 3가 보여준 ‘피크민 1’의 방식이 아니라, 피크민 2에 가깝게 제한을 다루고 있다. 즉, 기한이라는 압박감을 없애고 플레이어가 쫓기지 않고 여러 장소를 탐험하도록 설계한 모습이다.
시리즈의 중심 가치는 여전히 탐험에 있다.
피크민 4는 올리마를 비롯한 표류자들을 구출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로 주어지며, 이들을 시간의 쫓김 없이 찾도록 설정했다. 바로 여기를 시작으로 피크민 4는 느긋함과 계획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양립한다. 하루라는 제한 내에 플레이어가 세운 계획을 달성하는 것 / 피크민 2에서 선보였던 무수한 보물들을 최대한 수집하는 것이라는 목표들이 자리하는 구조다.
게임 내에서 하루를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서 고민하도록 만들었고, 이를 방해할 수 있는 번잡한 요소는 축소하거나 개선하는 등 유기적인 플레이로 유도하기 위한 장치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개발진이 세밀하게 구축한 설계는 플레이의 완성도와 방향성을 강화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 넓게 그리고 쉽게 확장하기 - 편해진 조작과 복합적인 필드 / 세부적인 목표 제공
30일이라는 목표 기간을 없앤 피크민 4는 하루-정확하게 일출과 일몰-라는 정해진 시간 내에서 필드를 탐험하고 보물과 요구조자를 탐색하는고 이 과정에서 필드를 탐험하는 데에 중점을 두는 타이틀이 됐다. 결국 이와 같은 디자인은 1편과 3편의 ‘깊게’ 라는 키워드와 2편의 ‘길게’ 라는 키워드를 모두 합친 결과물이다.
개발진이 관련 인터뷰에서도 언급한 ‘깊으면서도 길게’라는 방향성은 한편으로는 편의성의 증가로 이어진다. 이는 깊게라는 키워드를 다루는 데에 있어서 플레이어의 숙련된 조작과 일의 경중을 판단하는 능력이 필수불가결하게 다뤄져서다. 생각보다 많은 사고를 요구하는 메커닉은 한편으로는 플레이어들에게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이자 진입 장벽이 되기 마련이었다.
따라서 피크민 4는 역대 시리즈 측면에서는 가장 편안한 조작을 제공한다. 닌텐도 스위치로도 다시금 발매된 ‘피크민 3 디럭스’에서도 유지된 커서 조작-자이로 조작도 추가되기는 했지만-은 피크민 4에 이르러서 전반적으로 자동에 가까운 타게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세밀한 조작보다는 자연스레 목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작의 변화가 이루어진 셈이다.
오롯이 스위치 용으로 개발된 타이틀이기에, 조작이나 편의성은 괜찮다
여기에 새로이 추가된 ‘얼음 피크민’ 이나 ‘반짝 피크민’을 통해 플레이의 용이성을 부여한다. 원주생물을 얼려버리는 얼음 피크민은 전투에 큰 도움을 주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시리즈에서 전투를 어렵게 받아들이는 플레이어를 위한 조치이며, 얼음 피크민을 통해 순식간에 원주생물을 얼려버리는 등 보다 편리한 플레이를 가능케 한다.
반짝 피크민은 필드가 아닌 야간 탐색과 동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존재들로 설정되어 있다. 일을 마치고 플레이어의 곁으로 돌아오는 해당 피크민들은 제약을 없애 플레이를 한층 편하게 만든다. 피크민을 다시 소집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 만으로도 탐색 또는 전투에 더 집중하게 만들며, 막힘 없는 플레이를 제공한다.
야간 탐색 그리고 동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반짝 피크민
플레이 자체에 도움을 주는 요소들도 여럿 있다. 우주견인 ‘와치’와 ‘아이템’의 존재가 그것이다. 초반부터 플레이어와 함께 탐색을 떠나는 와치는 기능적으로 수많은 도움을 제공한다. 다른 피크민을 등에 태워서 물을 건너는 것은 물론이고 원주생물을 공격하거나 보물을 옮기는 데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플레이를 하면서 각각의 능력은 더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고 후반부로 갈수록 더 많은 편의를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된 모습이다.
와치는 또 다른 플레이어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플레이어와 별개로 움직일 수도 있고 피크민을 등에 태워서 돌진으로 공격하는 등 플레이 전반적으로 이점을 갖도록 설계되어 있다. 직접 공격하는 것은 물론이고 체력이나 운반에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등 게임 초반부터 후반까지 편의성을 크게 늘리는 존재가 된다.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계속해서 강해지는 '와치'. 이제 없으면 섭섭할 것 같다
아이템은 피크민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전투와 탐색을 이끌 수 있게 만든다. 필드에서 수집한 재료를 사용해 폭탄을 만들거나. 플레이에 영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아이템 등을 만드는 방식이다. 자체적으로 난이도를 조절한다는 측면도 있는데, 전기나 얼음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만드는 등 피크민의 종류별 특징을 플레이어 캐릭터와 와치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상태다.
결국 추가된 시스템이나 와치 / 플레이어의 업그레이드와 아이템 등은 게임 플레이를 쉽게 만드는 데에 방점이 찍혀있다. 플레이를 빡빡하게 만들어버리는 제한은 최소화됐고 전반적으로 플레이 자체가 쉬워지며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어졌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극단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스트레스가 조금이라도 생길 것 같다면 이를 회피할 수 있는 요소들을 여럿 갖춰두었다는 점에서 그러했다.
피크민 4에서는 다루던 피크민이 원주생물의 공격에 사망했을 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면서 실수 또한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은 특정 지점으로 제한이 있기는 하나, 아직 오니용을 얻지 못한 피크민이 사라지는 것을 방지하거나 예상치 못한 큰 실패를 되돌리기에는 충분하다.
플레이 후반에 이를수록 유용하게 사용하는 시간 되돌리기
심지어 도전적인 콘텐츠들은 대충 클리어한 것으로 판정하는 기능도 있다. 계획력 배틀과 같은 경우에는 패배 시에 NPC가 대신 클리어를 해주며, 여기서 오는 스트레스 자체를 원천 봉쇄한다. 이렇듯 피크민 4는 도전적인 콘텐츠나 플레이어에게 스트레스로 다가갈 수 있는 것들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하여, 느긋하게 필드를 탐색하는 방향으로 유도한다.
다만, 앞서 언급했던 시리즈의 정체성 ‘계획력’이라는 지점과 느긋한 플레이가 완벽하게 맞물리지는 않는다. 이와 같은 결과는 시간적 제한이라는 개념이 조금 흐릿하게 다뤄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한이 줄어들었기에 다음 날로 넘어가도 무리가 없도록 설계되어 있고 그렇기에 자칫하면 시간 측면에서 ‘한정된 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가치에 답을 내리기 어렵다.
근본적인 물음은 한정된 자원(인력 혹은 피크민)을 어디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치할 것인가? 라는 것이다
기한이 없어지고 편의성이 확보된 피크민 4는 다소 흐릿해질 수 있는 탐색과 목표. 그리고 시간과 자원의 관리라는 측면을 필드의 변화로 해결한다. 피크민 4의 필드는 전작들과 비교해서 한층 더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체험판에서도 튜토리얼로 만날 수 있는 ‘일등성의 아지트’가 대표적이다.
일등성의 아지트는 거실을 배경으로 진행되며, 수직적으로 그리고 수평적으로 넓게 뻗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엌부터 거실까지 다양한 가구와 소품들이 놓여있고, 키가 작은 피크민과 플레이어가 이를 탐사하는 구조다. 플레이어는 이렇듯 복잡한 필드를 효율적으로 탐색할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기한이 없어졌을 뿐, 하루라는 제한은 여전히 살아 있어서다. 그렇기에 최대한 주어진 하루에 많은 것들을 확인하고 주어진 큰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가장 입체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던 일등성의 아지트
이는 곧, 어디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어디에 거점을 지정해야 피크민이 효율적으로 보물을 운반할 수 있는지. 필드에 퍼즐은 무엇인지. 거점을 어떻게 해야 개방할 것인지. 피크민의 효율적인 배치와 생산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추구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필드에 흩뿌려진 보물들을 모으는 과정이다.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많은 보물이 숨겨져 있는 피크민 4는 주로 넓은 필드에서 보물을 모으도록 했다. 모은 보물은 반짝반짝 에너지라는 수치로 치환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템과 지역이 개방되는 구조다. 결국 보물을 모으는 것이 다음 진행을 위한 조건으로 자리하며, 기반이 되는 플레이라고 할 수 있다.
꾸준히 탐색하고 보물을 모아나가는 것이 기본적인 흐름이다
하지만 보물을 모으고 옮기는 것은 당연히 쉽지만은 않다. 이동 동선에서 만나는 원주생물을 비롯하여 환경의 변화. 그리고 퍼즐 측면의 기믹. 길을 가로막는 입체적 디자인이 난관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자연스레 동시에 여러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면, 보물을 운반하는 피크민들을 위해서 새로운 길을 만든다거나. 운반 명령을 내려두고 나서, 남은 피크민들로 원주생물을 제거하는 플레이가 대표적이다.
동시에 진행되는 여러 작업들은 자연스레 ‘계획’이라는 개념 그리고 ‘효율’이라는 개념과 이어진다. 하루라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그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움직이는 것은 플레이어의 결정에 따른다. 한 필드에서 최대 100마리 까지 운용할 수 있는 피크민의 종류를 결정하는 한편, 필드 기믹에 따른 피크민의 종류도 플레이어의 선택이 된다.
물이 많은 필드에서는 얼음 피크민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 수도 있고, 파랑 피크민으로 물 속에 있는 보물을 꺼내오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독을 뿜는 오브젝트가 많다면 하양 피크민을. 불을 쏘는 원주생물이 많다면 빨강 피크민을 사용하는 등 플레이어가 각각의 가치를 판단하고 나름의 계획 아래에서 움직이는 경험을 하도록 만든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피크민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운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리는 과정과 같다.
제한 내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움직여서 시간을 단축하거나 빈 틈 없이 운용할 것인가. 바로 여기에 시리즈 매력이 있다
정리하면, 이전 시리즈와는 결이 조금 달라지기는 했지만, 결국 피크민 4에서 만나는 모든 경험은 여전히 계획과 우선순위를 결정한다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탈출이라는 장기적이고 거대한 목표만을 향해서 달려가는 것이 아니다. 눈 앞에 보이는 작은 목표들이 존재하며, 작은 목표들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최종적인 목표에 조금씩 도달하는 과정으로 변경됐다.
메인 미션 또한 이와 같은 흐름을 따른다. 구조대원을 전부 찾고 - 코파이 행성 3인방을 찾고 - 최종적으로 올리마를 구출하는 흐름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플레이어들이 예측을 하도록 만들며, 목표를 가지고 필드를 이리저리 탐색하는 과정으로 이끌고 있다. 빠듯한 제한이 사라졌음에도 계획을 세우고 작업한다는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은 것은 이러한 이유다.
세밀하게 구분된 목표를 제시하는 것은 곧, 단계적으로 작업이 진행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세부적인 작업 단계를 따라서 플레이어는 하루 내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야 하며, 작업의 경중에 따라서 최적의 자원(피크민)을 배치하는 것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플레이를 마주하게 된다.
미션 목표는 단계적으로 설정되어 플레이 흐름에 목적을 더한다
● 필드 외부에서 깊게 - 계획력 배틀과 콘텐츠의 확장
전반적으로 편해지고 너 넓은 범위의 플레이어들을 포섭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피크민 4지만, 여전히 깊이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여기서 말하는 깊이란 플레이어들이 파고들 수 있는 콘텐츠. 혹은 플레이어의 조작과 판단 능력을 시험하는 콘텐츠들을 말한다. 이러한 것들은 1회차 플레이의 느긋함과는 대비되는 개념이며, 다른 시각으로는 스트레스로 작동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들. 혹은 시리즈의 진입 장벽이 되었던 것들이다.
개발진은 피크민 4에서 이러한 깊게 파고드는 요소를 필드가 아닌 별개의 위치로 배치했다. 지난 시리즈 2편에도 등장했던 동굴은 레벨 디자인을 제대로 갖춘 개념으로 게임 내에 추가되어 있다. 동굴마다 별개의 퍼즐과 기믹이 자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피크민을 한정적으로 제공하는 등 플레이어의 판단 능력을 시험한다.
결국 한정된 자원이라는 컨셉을 공유하는 셈
다중 작업과 우선 순위의 판단은 여기서 본격적인 테스트가 이루어진다. 동굴마다 기믹이 존재하고 100% 완전 탐색을 하기 위해서는 숨겨진 보물을 찾아야 하는 등 플레이어들이 생각할 수 있는 개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필드의 플레이와는 결이 다른 게임 디자인으로 꾸려져 있고 무엇보다 이동 경로와 피크민의 배치를 신경 써야만 한다.
동굴 내부에서는 시간의 제한은 없지만, 피크민을 생산하고 수급하는 데에 제한이 존재한다. 동굴에 입장할 때 가져간 피크민은 동굴 내부에서 몇 개의 수급처를 제외하고는 생성되지 않는 구조다. 따라서 동굴은 시간의 제한을 없애고 자원의 제한을 극단적으로 부각시킨 것이라 할 수 있으며,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할 것인가? 라는 질문으로 플레이어를 유도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게임 내에는 한 손으로 셀 수 있는 짧은 층수를 가지고 있는 동굴이 대부분이지만,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20층에 이르는 동굴까지. 깊이 파고들 수 있는 콘텐츠들을 여럿 마련해 뒀다. 구조자들이 동굴 내부에 자리하고 있다는 설정까지 더하면서, 100% 완전 구조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동굴을 탐색해야 하는 것도 궁극적인 목표로 자리한다.
보통은 5층 내에서 끝나지만, 2회차 마지막은 20층에 달한다
동굴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계획력 배틀’은 게임 내에서 부가적인 콘텐츠로 다뤄진다. 피크민 3의 미션모드와 결을 같이하며,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작업을 우선적으로 할 것인가?’를 시험하는 콘텐츠라고 볼 수 있다. 작업의 우선을 어디에 둘 것인가? / 플레이어는 어떤 작업을 우선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 대결의 형식을 가져온 셈이다.
계획력 배틀의 기본적인 규칙은 한정된 시간 내에서 목표를 달성하고 승리하는 것이다. 상대 NPC의 화면이 동시에 나오는 2분할 플레이가 이루어지며, 대부분 더 많은 보물과 원주 생물을 거점으로 가져와 점수를 쌓는 것이다. 간결한 목표이기는 하지만, 여기에 몇 가지 추가적인 룰이 덧붙여지면서 플레이어의 빠른 판단을 요구하는 형태로 작동한다.
생각보다 치열하게 진행되는 계획력 배틀
계획력 배틀을 진행하면서 플레이어는 단순히 더 많은 보물을 모으는 것을 넘어서, 판단을 수정하고 즉각적으로 실행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초반부만 조금 넘더라도 추가점을 주는 보물-프리미엄 푹목-이 설정되기도 하며, 다양한 효과를 받을 수 있는 아이템들. 상대 거점에 넘겨서 점수를 밖으로 뽑아내는 오브젝트도 존재한다.
부가적인 규칙이 더해지면서 ‘무엇을 우선적으로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리기 점점 복잡해진다. NPC 상대 또한 이리저리 움직이며 플레이어를 방해한다. 추가점을 몇 배는 주는 프리미엄 품목은 일정 시간마다 바뀌며, 순간적으로 진행하던 작업을 중단하고 프리미엄 품목에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여기에 곳곳에서 등장하는 아이템이나 역전 폭탄까지 포함하면, 계획력 배틀에 새로운 룰이 추가될수록 플레이어가 더 복잡한 조작과 빠른 우선순위 결정을 하도록 만든다. 이러한 경험은 피크민 시리즈 20여년 간 이어온 핵심적인 가치와 같다. 굵직한 계획을 먼저 갖추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이리저리 수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 바로 그 자체다.
스토리 진행이 되면서 새로운 룰이 추가되고, 더 복잡하고 빠른 판단을 요구한다
분명히 다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콘텐츠와 플레이지만, 개발진은 이를 필수적인 것이 아닌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로 배치했다. 계획력 배틀은 이야기 진행 과정에서 필드에서 자연스레 만나게 되며, 초반부에는 복잡한 판단 없이도 승리할 수 있는 수준에서 첫 선을 보인다. 이후에는 규칙과 플레이가 고도화 되지만, 이 즈음부터는 필수적인 콘텐츠로 다뤄지지는 않는다. 극단적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건너 뛰기도 가능하므로 추후 게임을 파고 들면서 깊게 즐길 수 있는 요소로 다루고자 한 것처럼 보인다.
시리즈 최초로 선보인 ‘야간 탐색’은 또 다른 파고들기 거리다. 게임 내에서는 나뭇잎 인간을 치료하기 위한 약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탐색을 하게 되며, 일반적인 주간 플레이와는 다른 형태의 플레이를 제공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크게 보자면 여기서 등장하는 ‘반짝 피크민’을 수집하는 과정 / 몰려드는 원주생물을 제거하고 빛샘을 방어하는 플레이다.
디펜스 모드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야간 탐색
전반적으로 ‘동시에 작업하는 능력’을 테스트하며, 이를 위해서 몇 가지 시스템적 변화가 접목되어 있다. 반짝 피크민을 늘리기 위한 재료를 빛샘에 옮긴 뒤, 플레이어 곁으로 자동 이동하는 것. 그리고 워치가 빛샘을 지키도록 명령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플레이어의 동시 작업 능력을 판단하고 전투를 하도록 만드는 데에 중점을 두는 만큼, 일일이 이동 명령을 내리거나 번거롭게 느낄 수 있는 과정을 줄이는 플레이를 제공한다. 주간과 완전히 다른 플레이를 제공하기에 별개의 요소로 꾸려져 하루를 소비하는 것으로 꾸려진 상태다.
여기에 올리마의 구출 이후 플레이할 수 있는 ‘올리마의 조난 일지’도 존재한다. 해당 콘텐츠는 구조대 도착 이전 올리마의 이야기를 다루며, 피크민 1과 같이 기한 내에 우주선 부품을 모으는 콘텐츠로 만들어져 있다. 피크민 4의 여유로운 탐색이 아니라 빠듯한 탐색과 제한으로 인해서 플레이의 숙련도를 요구하는 콘텐츠로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1회차 엔딩 크레딧 까지만 해도 평소의 피크민처럼 15시간 안에서 끝나는군 싶었으나, 2회차 콘텐츠가 한가득이다
이렇듯 개발진은 필드 외부에서 만날 수 있는 깊이감 있는 콘텐츠들을 자연스레 다른 콘텐츠와의 순환 구조를 갖도록 만들었다. 동굴은 때때로 막혀있는 지역으로의 이동 통로로 작동하기도 하며, 오니용을 확보하지 못한 피크민을 얻는 장소로. 계획력 배틀은 시나리오와의 접점을 만드는 것이자, 구조자들을 확보하는 콘텐츠가 된다.
야간 탐색의 경우 계획력 배틀 등에서 구조한 나뭇잎 인간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을 만드는 것. 그리고 동굴 내부에서 반짝 피크민을 소환하기 위한 재료를 확보하는 과정으로 다뤄지고 있다. 올리마의 조난 일지 또한 클리어 이후 새로운 오니용을 만날 수 있는 챌린지로 연결되는 등 콘텐츠의 깊이를 늘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콘텐츠의 순환을 통해서 피크민 4는 시리즈 사상 가장 풍부한 볼륨을 갖춘 콘텐츠로 승화시킨다.
100% 까지 전부 달성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한 수준의 볼륨
● 깊고 그리고 넓게 - 모난 부분 없이 완성된 시리즈의 집대성
최종적으로 정리하자면, 피크민 4는 그간 생각하면서 게임 플레이를 진행하도록 유도하는 디자인을 선보인다는 닌텐도의 지향점을 여실하게 엿볼 수 있는 타이틀이다. 계획이라는 컨셉을 통해서 작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플레이가 바탕이 되며,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들이 계속해서 생각하고 판단하도록 만든다.
플레이어의 판단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플레이를 통해 구현된다. 플레이어가 수행하는 작업에 순위를 부여하는 데에는 실시간이라는 바탕이 필요하다. 이렇게 한정된 자원과 물리적 시간 속에서 최대한의 효율과 우선순위를 달성하는 데에서 쾌감과 달성감이 비롯된다. 이렇게 피크민 시리즈 전통적으로 유지된 핵심적인 가치는 다소 어렵게 다가가거나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요소였다.
사실, 설명이나 보는 것 만으로는 시리즈의 매력을 전하기가 힘들긴 하다
피크민 4는 여기서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걷어내고 편의성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 외부적으로 보이는 어려움이나 불편함. 혹은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었던 제한들을 유연하게 가져간다. 대신, 걷어낸 어려움이나 까다로움은 필드의 외부에서 레벨 디자인을 통해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이 또한 플레이어에 따라서 도전적인 콘텐츠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했고, 취향에 맞지 않다면 체험만 하고 넘어가는 수준으로 즐겨볼 수 있도록 설계를 해뒀다.
편의성이나 타게팅 등의 발전을 통해서 넓은 범위의 플레이어를 포섭할 수 있었다면, 콘텐츠 측면에서는 지금까지 나왔던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많은 볼륨과 파고들 거리를 통해 깊이를 부여했다. 시리즈가 20여년 동안 선보인 모든 콘텐츠들은 피크민 4를 통해 나름의 형태로 구현되었고 각 콘텐츠들이 연결되어 있어 모든 콘텐츠들이 순환한다.
각 넘버링별 좋았던 점들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그렇기에 그동안 피크민 시리즈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좋은 입문작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은 제한이 완화되었고 계획과 동시 작업을 평가하는 측면 또한 적절한 수준에서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목표 또한 명확하게 주어지며, 단계적으로 진행되므로 플레이어들을 명확하게 이끌고 있다.
이전에 피크민 3 디럭스가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된 바 있고 오는 9월에는 피크민 1+2가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될 예정이지만, 그럼에도 피크민 4는 가장 발전된 구성과 콘텐츠 깊이를 가지고 있는 타이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전 피크민 1에서 선보인 게임 디자인과 발상이 호평을 받았다면, 최신작인 피크민 4는 20여년 간의 노하우와 발상. 그리고 고민을 집대성한 타이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회차라고 해서 다시 같은 스테이지를 처음부터 다른 룰로 하는줄 알았는데.... 1회차에서 이어지는 완전히 다른 스테이지의 연속... 이건 1회차 /2회차로 나눌게 아니라 게임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게임이 너무 길어서 엔딩스탭롤을 억지로 보여주고자 중간에 그냥 억지로 끼워넣은 느낌.. 심지어 1/2회차 게임 다 끝내고 THE END라고 나오고 메인 타이틀이 바뀌면서 진짜 끝났거니 했지만 다시 엔딩 게임 세이브로 시작을 하니 새로운 던전이....... (이 던젼을 클리어 해야 드디어 보라색과 흰색 어니언이 등장....) 게다가 캡틴 올리마로 15일 기한 제한으로 우주선 부품을 모아야하는 프리퀄 스테이지까지 생각해보면 도대체 볼륨을 얼마나 늘려놓은거야...........
너 계획력, 별로...
진짜 할 게임 너무 많다 ㅜㅜ 행복해 ㅜㅜ
피크민은 퍼스트치고는 흥행이 계획 미묘한거 같은데... 계속 나오는거 보면 미야모토 시게루가 좋아하는 시리즈인가도 싶어요 ㅎㅎ 이번에는 결국 흥행도 성공한것 같네요
게임이 귀엽고 피크민이 맛있어요 단순히 피크민을 부리는 게 아니라 자연환경의 변화라든가 가끔 오는 상황에 대처하도록 유도하는 게 좋습니다 이 게임은 옛날부터 알바 인원 효율 전략 게임이란 별명이 있어서 이런 인원 매니지먼트에 종사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2회차라고 해서 다시 같은 스테이지를 처음부터 다른 룰로 하는줄 알았는데.... 1회차에서 이어지는 완전히 다른 스테이지의 연속... 이건 1회차 /2회차로 나눌게 아니라 게임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게임이 너무 길어서 엔딩스탭롤을 억지로 보여주고자 중간에 그냥 억지로 끼워넣은 느낌.. 심지어 1/2회차 게임 다 끝내고 THE END라고 나오고 메인 타이틀이 바뀌면서 진짜 끝났거니 했지만 다시 엔딩 게임 세이브로 시작을 하니 새로운 던전이....... (이 던젼을 클리어 해야 드디어 보라색과 흰색 어니언이 등장....) 게다가 캡틴 올리마로 15일 기한 제한으로 우주선 부품을 모아야하는 프리퀄 스테이지까지 생각해보면 도대체 볼륨을 얼마나 늘려놓은거야...........
사실상 몬헌의 마을 엔딩이랑 비슷한 느낌이죠 ㅋㅋ
맵이 좀 더 심플하고 아기자기한게 보기 편하게 바뀐거 같다. 완전 기대작!ㅎㅎㅎ
진짜 할 게임 너무 많다 ㅜㅜ 행복해 ㅜㅜ
게임이 귀엽고 피크민이 맛있어요 단순히 피크민을 부리는 게 아니라 자연환경의 변화라든가 가끔 오는 상황에 대처하도록 유도하는 게 좋습니다 이 게임은 옛날부터 알바 인원 효율 전략 게임이란 별명이 있어서 이런 인원 매니지먼트에 종사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피크민은 퍼스트치고는 흥행이 계획 미묘한거 같은데... 계속 나오는거 보면 미야모토 시게루가 좋아하는 시리즈인가도 싶어요 ㅎㅎ 이번에는 결국 흥행도 성공한것 같네요
너 계획력, 별로...
이번작에서 플레이어의 전투력을 자극시키는 대사 ㅋㅋ
완벽한 입문작 볼륨 퀄리티 재미 뭐 하나 부족한게 없음
네 피크민 4는 입문작으로 좋을 것 같습니다.
단 한번도 플레이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안해봤는데. 그렇게 재밋음 ? ㅋㅋㅋ
2p플레이가 전작과는 달라서 많이 아쉬워요
혼자 게임해서 나한테는 그냥 완벽한 작품임
ㅇ
계획적으로 계속해서 머리를 쓰는 게임인가요? 적절한곳에 배치하고 뭐 이런류 ??
ㅇㅇ 근데 나중엔 손에익은 전략이라고해야하나요? 챌린지같은경우는 머리를 좀 많이 써야하는데 보통은 전략게임이나 다름없어요
피크민이 좀더 귀여웠으면 좋겠어요....
피지컬보단 뇌지컬이 요구되는 게임인가 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