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시드 마이어의 문명 7 | 출시일 | 2025년 2월 11일 |
개발사 | 파이락시스 | 장르 | 전략 시뮬레이션 |
기종 | PC / PS5 / PS4 / XSX&S / XBO / NS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자막/음성 한국어화 | 작성자 | Sawual |
전략 게임이라는 포괄적인 틀 안에서 전통의 절대자는 바로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였다. 물론 시대를 거치며 그보다 좋은 평가를 받은 게임도 있었고 사람에 따라 훨씬 더 좋은 게임도 있었지만, ‘문명’ 시리즈가 가지는 절대적인 강점은 높은 리플레이 밸류와 전략 게임으로서는 흔치 않은 대중성이었다.
그 원동력은 완성도 높은 게임의 기본 구조와 함께 매 작품마다 새롭게 변화를 추구하면서 시리즈가 정체되지 않게 하는 적절한 변혁에 있었다. 실제로 ‘문명’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은 건 게임을 여러모로 정리하고 간소화한 ‘문명 5’ 부터였다. 3편과 4편을 거치면서 게임이 점점 더 고도화됐다면, 5편은 그 고도화된 게임을 정리하고 안정화시킨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매번 시리즈 팬들의 반발을 부르기는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이었고, 새로운 작품을 이전 시리즈와 차별화시키는 요소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문명’ 시리즈는 계속해서 변화를 추구하고 새로운 요소를 도입한 뒤 이를 시리즈 전통의 요소로 안착시키면서 점점 더 대단한 게임으로 발전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문명’ 시리즈에서 변화란 매우 중요한 키워드이고 ‘문명 7’ 역시 새로운 변혁을 위해 새로운 요소를 도입할 것은 분명했다.
■ 고민의 순간을 줄이기 위한 게임의 전방위적 압축
전체 게임을 여러 번 플레이 한 후, 나름 결론을 내린 변화의 방향성은 ‘플레이어가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기’ 다.
그리고 ‘문명 7’ 은 바로 그 고민의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세부적인 플레이 요소들을 살펴보면 이는 선택지 자체를 보다 명확하게 하되 가짓수를 줄이면서, 동시에 초반에 어떤 선택을 했을 경우 그것이 연속성을 강하게 띄면서 각각의 길을 따라 가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심시티에 대한 부담은 확실히 전보다 적다.
문명 특유 건물과 몇가지 원칙만 생각하면 될 정도
모든 문명은 특수 건물을 가지고, 보유하는 특수 건물은 두가지 방법론을 따른다. 하나는 서로 다른 두개의 건물을 하나의 타일에 올리면 특수 지구가 되어 시너지를 내는 구조, 하나는 그보다는 좀더 보편적으로, 여러 개를 지을 수 있지만 하나의 건물이 하나의 타일을 점유하면서 주변에 시너지를 뿌리는 구조다.
경제, 행복도, 종교, 생산, 문화, 과학 같은 각 시대별 건물의 경우에도 이전 시대에 지어놓았던 건물이 시대 초월이 아닐 경우, 이번 시대의 해당 속성 건물로 재건축, 즉 덮어씌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심시티의 공간적인 빡빡한 압박감이 훨씬 덜하며, 하나의 타일을 잘 키워 놓았다면 그곳은 이제 시대마다 같은 속성의 새로운 건물을 재건축해주는 것으로 간단하게 활용이 계속 이어진다.
심시티를 포함해 확실히 전체적인 내정의 난이도는 내려갔다. 특수 지구가 아닌 각각의 건물 위주로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한 타일에 두개씩 건물을 붙여지을 수 있으니 꿀 타일을 활용하는 것도 쉬우며, 건물들의 입지 보너스도 이전보다 좀더 가시적으로 보이는 편이다. 그리고 주변 타일에 영향을 받는 시너지 건물도 명확하게 구분되어서 완벽하게 100% 효율을 내는 도시를 구축하는건 여전히 어렵지만, 대략 80~90% 의 효율을 내는 도시를 만드는 난이도는 이전에 비해 훨씬 쉽다.
■ 유산의 길과 3개의 시대가 결정하는 플레이 방향
유산의 길은 ‘문명 7’ 의 플레이를 이전작과 가장 크게 구분하는 요소이다. 유산의 길은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각 시대와 각 분야에 맞춰 할 일을 제시해주는 퀘스트 마커이다. 매 게임마다 유산의 길은 고정되어 있으며, 항상 같은 목표를 받아 플레이하게 된다.
유산의 길은 문명 7에서 가장 중요하다.
이 유산의 길은 각 단계를 완료할 때마다 시대 진행도를 얻으며, 그와 함께 속성 점수를 준다. 속성 점수는 지도자의 특성 트리를 올리는데 쓰인다. 즉, 각 분야의 유산의 길을 완료하면 자연히 각 분야에 이점을 얻게 되고, 다음 시대를 시작하기 전 우위에 설 수 있다.
유산의 길을 달성하는 건 필수적이다. 유산의 길을 아예 외면하고서는 게임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며, 많은 경우 자연스럽게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클리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몇몇 유산의 길은 세심하게 신경쓰지 않으면 지나치게 달성이 늦어지거나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이 유산의 길이 제시하는 플레이 방향과 더불어, 고대/대항해/근대의 3개 시대도 이전과는 달리 확연하게 분절된 플레이 방향을 제시한다. 가장 크게 돋보이는 시대는 역시 대항해시대이다. 대항해시대 유산의 길은 모두 플레이어가 대양 건너 다른 신대륙으로 진출하도록 유도한다. 경제는 신대륙의 특수 자원을, 군사는 신대륙의 기존 세력을 정복하는게 조건인 식이다.
이는 대륙 플러스 맵으로, 미니맵에서 보는 구조가 기본이라고 보면 된다.
이는 많은 변화를 시사하는데, 일단 시대별로 참가 가능한 최대 인원 수에서 차이가 있다. 고대시대는 달리 말하면 전체 맵의 절반만을 활용하기 때문에 소형 기준 4명, 중형 기준 5명 만이 함께 플레이할 수 있으며 대항해시대로 넘어가면 신대륙이 생성되며 그 2배의 세력이 참전한다. 사실 고대시대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보면 신대륙도 시뮬레이팅이 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지만, 어쨌거나 불가사의 경쟁 같은 것 외에는 이 시대에는 대륙 간에 영향을 미칠 방법이 없다.
각 시대별 플레이도 결국 가장 크게 이질적인 대항해시대의 플레이가 앞뒤 두 시대에 영향을 미치는 식으로 변화를 준다. 대항해시대를 준비하려면 당연하게도 해안 거점이 있어야하며, 제대로 개발 된 도시가 바다에 붙어서 해운이 가능해야 대항해시대를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고대시대의 플레이도 고정되게 되는데, 해안지대를 확보하기 위해 그레이트 게임 시기 러시아처럼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어야 하며, 가능하면 대륙 양안에 하나씩 거점을 마련하는게 최상의 시나리오여서 더더욱 알박기와 지형 선점이 중요해진다.
■ 조금씩 변한 부차적인 요소들
이제 야만인과 도시국가는 통합되어 독립세력으로 취급되며, 외교와 무력 중 하나로 해결을 도모할 수 있다. 독립세력은 고대 시대에는 그 영향력이 굉장히 강한데, 시간이 좀 지나면 독립세력 하나의 군사력이 어지간한 문명 하나에 맞먹는데다 독립세력은 지리적으로 거점삼기 좋은 곳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독립세력은 가장 든든한 외교 대상이다.
군사 측면도 많이 변화했다. 일단 개별 유닛은 진급하지 않고, 그러므로 진급 회복 꼼수는 불가능하며 대신 지휘관들이 진급한다. 지휘관은 최소 2~4포인트 정도는 특성을 찍어야 쓸모가 있어지기에 아무리 군사 특화가 아니어도 초반부터 조금씩 키워놓는게 좋다. 지휘관은 이전의 군단처럼 유닛을 한데 모아 이동할 수 있는 등의 특징이 있다.
또 게임 전체에 축적되는 게임 프로그레션이 생겼다. 하나의 지도자를 많이 플레이할수록 지도자의 등급이 오르고 더 많은 유물 특성을 선택할 수 있게 되며, 인게임에서도 지도자의 특성을 분야별로 투자하여 특화하게 된다. 다만 모든 지도자가 같은 특성표를 가진다.
게임을 클리어하면 특전을 받고, 다음 게임에서 써먹을 수 있다.
■ 그 대가로 잃은 플레이 다양성과 극적인 빌드
이처럼 각 시대별 플레이가 너무 크게 차이나고, 또 유산의 길로 특정 행동이 강제되는 것은 그간 샌드박스적인 전략 시뮬레이션으로서 보였던 ‘문명’ 시리즈의 강점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요소이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플레이 자체는 제법 방향성있게 쭉 밀고나가는 방식이 되기는 했으나, 그 대가로서 잃어버린 점도 상당히 많다.
폭발하는 전성기의 도파민이 대단했던 문명 6 의 스페인
그러나, ‘문명 7’ 의 문명, 지도자들은 이러한 뾰족함과는 거리가 멀다. 모두 저마다 특화된 요소를 가지고 있기는 하나 그것이 첨예하다는 느낌을 주기보다는 그저 찌그러진 육각형의 느낌을 더 많이 받게 만든다.
어지간한 특화 지도자도 이븐 바투타를 못이긴다.
분명 시대마다 10개씩의 문명이 준비되어 있으니 이전보다 훨씬 많아보이지만, 이건 시작 시대에서만 10개 중에 고를 수 있을 뿐, 그 이후에 시대를 넘어갈 때에는 실질적으로 선택지는 시대별 5개를 넘기 힘들고 평균 서너개다. 그리고 그 중에서 지도자 특성, 자신이 추구하는 플레이 방향(경제, 과학 등)에 맞춘 것을 고르다보면 시대마다 하나 또는 둘 밖에는 선택지가 없는 경우가 많으며, 심심치 않게 아예 자신의 특성과 맞는 문명 선택지가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보통 이정도가 기본이다. 두 특성 다 맞는 문명을 고르려면 당연히 선택지가 줄어든다.
지리적인 선택지랍시고 문명을 추천하지만 특성이 전혀 맞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단순히 역사 지리적으로 인접한 문명을 플레이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특별한 이점은 전혀 없다. 내가 군사/문화 특화 지도자를 플레이하더라도 어느 한 시대에서는 군사 또는 문화 특화 문명을 고르지 못할 때도 있다. 그렇게되면 울며 겨자먹기로 대충 이점을 이어나갈 수 있는 차선책을 고르게 된다.
문명 빌드 생각하기 귀찮다면 공자 골라서 한-명-청 왕조 순으로 하면 된다. 컨셉도 다 맞는다.
앞서 어떤 지도자, 문명을 선택해도 플레이가 비슷해지고 종국에서는 어떤 선택을 해도 비슷비슷한 게임을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일차적으로는 겉으로는 많아보여도 지도자 수에 비해 문명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기인하고, 두번째로는 애초에 문명이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력 자체가 줄었으며, 마지막으로는 각 문명과 지도자의 결합이 미리 짜여진 것처럼 딱 들어맞는 경우는 정말 희귀하다는 원인으로 심화된다.
이처럼, 현재의 ‘문명 7’ 의 플레이는 뭔가 최적화, 내 플레이를 점점 뾰족하게 깎아나가는 빌드 최적화와는 거리가 있다. 만약 문명, 지도자, 특성의 수가 엄청나게 방대하다면 그 안에서 어떻게든 조합하여 뾰족한 빌드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별로 문명이 10개 씩 있음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지도자나 문명별로 해금 되는 문명의 숫자가 너무 크게 차이난다는 점은 부차적인 문제로 보일 정도(로마는 선택하는 것만으로 5개 문명이 해금되고, 악숨은 1개만 해금된다).
아무리 특정 분야의 특화를 탔다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서 최종 마일스톤까지 찍기 어려울 수도 있고, 애초에 하나의 분야에서 마일스톤을 모두 찍어봤자 다른 분야를 포기하고 빠르게 달린 만큼의 이점을 부여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결국 최소 두개, 대부분의 경우 모든 유산의 길을 조금씩이라도 챙기면서 플레이하게 되며, 단지 중심이 되는 길이 달라질 뿐이다. 그래서 어떤 문명을 플레이 하건, 최소 불가사의를 두개는 짓게 되고 마을 한 개 정도는 전쟁 걸어서 부수고 하면서 비슷비슷한 플레이를 하게 된다.
대항해시대의 흔한 풍경.
좁아터진 중간 섬에 이놈 저놈 다 달려든다.
문명 교체 방식을 그래도 이해해보자면 전작까지의 문명 시스템은 한가지 단점이 있었다. 각 문명이 가진 특성으로 발현되는 전성기 시대(예를 들어 미국의 근대/현대)에는 그 특장점을 폭발시켜 매우 재미있는 플레이를 하게 되지만, 반면에 그렇지 않은 시대에서는 전성기를 준비하거나 이미 전성기가 지나 내려온 문명을 가지고 다소 평이한 플레이를 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이를 위해 매 시대마다 각각에 어울리는 전성기의 문명을 플레이한다는 건 잘 구축하면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볼륨이 부족하기에 문제가 발생한다. 첫번째, 시대 간, 문명 간 연속성이 떨어지거나, 연속성을 고려할 경우 플레이에 제약이 생기며, 두번째는 그렇게 해도 각 문명의 특징적인 플레이와 장점이 이전 시리즈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명 별 특유의 보너스도 결국 유닛에서 두가지, 건물에서 두가지 방법으로 통합되었기 때문에 그저 분야가 다르고 특성이 조금 다른데서 멈춘다.
결국에는 기자의 경우, 마지막에는 올라운더라고 할 수 있는 지도자인 이븐 바투타만 플레이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다른 누구를 플레이해도 어떤 플레이 목표를 가지던 이븐 바투타보다 명확하게 우위를 가져가는 지도자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븐 바투타로 적당히 원하는 문명을 고르면서 하게만 되는 것.
이렇게 매 플레이가 결국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서 생기는 리플레이 밸류의 약화라는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지도자 레벨, 유물 등을 추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걸로는 부족하고, 오히려 일부분에서는 문제를 악화시킨다. 특정 지도자 유물을 해금하기 위해서 내가 원치 않는 지도자나 문명을 플레이해야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 확연하게 이전보다 기능적으로 떨어지는 요소들
게임 기능, 플레이 면에서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외교였다. 솔직히 외교는 빛좋은 개살구라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 종종 외교를 유용하게 활용하고 싶어도 플레이어가 영향력을 투자하고 특정 세력에 열심히 공을 들이는 것보다는 그저 AI 의 태생적인 성향이 훨씬 더 크게 영향을 미쳤고, 아무리 공을 열심히 들여 외교를 해도 성향 변화가 오면 얄짤없이 그로 인해 생기는 격변에 휩쓸려버렸다.
AI 와 외교의 작동 방식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플레이어의 마음대로 절대 되지 않는다.
실제로 게임을 하다가 바로 전 턴까지 동맹이었던 지도자가 평판 감소 같은 과정 없이 바로 선전포고를 때려버리면서 동시에 직전까지 동맹이었던 2개 세력을 포함해 3개의 세력과 적대 상황이 된 적도 있다. 외교는 의미가 없으며, 그래서 사실상 영향력은 다른 문명에 쓰기보다는 그냥 독립세력=도시국가에 쓰는게 훨씬 유용하고 속이 편했다. 그래서 나중가면 그냥 다른 문명의 외교는 다 쳐내고 독립세력이 보이는 족족 우리편으로 만드는데만 집중했다. 독립세력은 배신도 하지 않고, 특수 자원 보너스도 주며, 독립세력 속성별 고유의 보너스와 든든한 군사적 지원까지 주기 때문이다.
AI 는 난이도를 불문하고 그냥 분노조절장애 같다.
동맹이건 아니건 갑자기 관계가 악화되고 한턴만에 전쟁걸고 털리고 항복하고 난리를 떤다.
가장 먼저 도시의 산출량 시인성이 매우 좋지 않은 편이다. 맵에서 산출량을 보이도록 해도 색 대비가 좋지 않아 한 눈에 들어오지 않고, 도시 기획 단계에서도 화면에 따라 보여주는 정보가 달라져서 이 메뉴 저 메뉴 왔다갔다하면서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전문가를 배치하면 행복도가 일괄적으로 -2 가 되는데, 산출량을 확대해도 타일당 - 량은 보여주질 않는다. 도시 전체와 전문가 배치 상황을 고려해 역산하는 수 밖에 없다.
필요한 정보는 없고, 쓸데없이 예쁘게 보이려고 한게 너무 많지 않나 싶은
아무리 화면비가 좀 다르다지만 저 광활하게 낭비되는 화면 공간을 보라
유닛 UI 도 정작 하나도 누르지 않을 버튼은 나와있고 중요한 기능 버튼이 접혀져 있어서 로드 하거나 새로 게임을 시작하면 반드시 그 창을 다시 열어줘야 하고, 버튼도 여기저기 화면에 흩어져 있어 마우스 커서가 광활한 모니터를 자주 횡단한다.
UI 를 벗어나도 왜 없어졌는지 모를 기능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정찰 유닛의 자동 정찰 버튼, 그리고 유닛 조작에서 각 단축키를 직접 보여주지 않아서 일일히 옵션창까지 가서 단축키를 확인하고 와야 하고, 게임 시작시 조정하는 기능도 굉장히 많이 생략됐다. 이 때문에 정말 쓸데없이 반복적으로 불편하게 조작을 반복해야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대항해시대에는 정말 플레이 시간의 반을 배와 정찰병을 여기저기 보내는데 쓴다고 봐도 될 정도다.
초반 배치 뽑기운은 더 중요해졌는데, 재시작이 없다.
전략 게임에서 UI 와 편의성은 게임 자체가 가지는 정보 의존성과 반복적인 속성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문명 7’ 의 그것은 워낙 엉망이기에 플레이 하면서 거슬리는 순간이 많다. 그렇다고 UI 가 그다지 예쁘지도 않고 그냥 모바일 게임에 최적화된 화면처럼 보인다. 이는 출시 후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 적어진 게임 볼륨, 낮아진 리플레이 밸류, 노골적인 DLC 분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게임의 노골적인 DLC 암시와 상대적으로 이전작에 비해 부족한 체감 볼륨도 지적할만 하다. 앞서 이야기했듯 언뜻 보면 많아보여도 지도자에 비해 문명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게임은 노골적으로 근대시대 이후의 시대가 향후 추가될 것을 암시하고 있는데, 근대시대가 지금으로서는 마지막임에도 시대 초월 속성을 가진 건축물이 있으며, 다음 시대에 보너스를 주는 요소도 있다.
일단 3개 시대인 것부터 마이너스 요소가 있다.
실질적으로 대항해시대가 다루는 근 천년의 시기는 고구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세워지는 기간과 비슷한데, 이걸 ‘대항해시대’ 라고 하나의 테마로만 설정한 것은 솔직히 플레이 메타를 정립하기 위해 다소 무리수를 던진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아무리 문명의 시대 길이가 정직하게 같지 않고 인류사에 미친 영향에 따라 길이는 유동적이라 하더라도, 담당 시대가 4천년 이상-1천년 이상-2백년으로 차이가 나는 건…
제철소는 근대시대 건물인데 왜 시대 초월이 달려있을까요?
그리고 아무튼 새로운 시대가 DLC로 추가된다 쳐도 생기는 다른 문제는 과연 어느 문명이 원자+정보 시대를 대표할 수 있냐는 부분이다. 근대 시대가 포함하는 1750년대~1950년대는 이미 21세기의 강국, 문명 구도가 완성된 시기이다. 근대 시대 문명은 러시아/메이지 일본/멕시코/무굴/미국/부간다/시암/청나라/프랑스 제국/프로이센 인데, 많은 수가 현대 열강이거나 그 전신이다.
이외에도 정형화된 맵 구조가 필요하다보니 지원하는 맵 종류도 굉장히 적어졌고, 줄어든 각 시대의 플레이가 압도적으로 길지도 않다. 그러니 이전에 비해 게임 전체 볼륨이 줄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다른 부분에서 현격한 발전을 이루었냐 하면 그렇다고 생각할만한 부분은 그래픽 밖에 없다. 솔직히 그래픽도 도시가 보여주는 풍경은 매우 아름답지만 그 외에는 현시대 게임답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 변화 자체가 아니라, 변화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
‘문명 7’은 하나의 장점을 얻기 위해 두세개의 기존 특장점을 내줘버린 느낌이다. 장르의 대중화, 플레이 중 고민의 시간을 줄이고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개발 목표라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선택한 방법이 과연 최선이고 필연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가 든다. 그리고 게임 전체가 이러한 목표를 위해 전력투구한다는 느낌도 받지 못한다. 여전히 남아있는 고리타분한 요소와 문제들은 일절 손을 대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새로운 방향성 자체는 틀린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문제는 그 방향성을 뒷받침할 충분한 볼륨과 완성도, 그리고 플레이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 유산의 길처럼 특정 방향으로 플레이하도록 유도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나, 그것이 전 게임에 거쳐 한가지 방법론만을 가지고 있다면 결국 매 판 플레이어는 같은 작업을 도구만 바꿔서 반복하게 되는 셈이다.
그런만큼 개발자들이 그린 진짜 이상적인 방향성을 위해서라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요소들이 준비되어 있어야 했다. 더 많은 문명, 더 많은 지도자, 세부적으로 변화하면서 매 플레이마다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유산의 길, 좀더 다이나믹하게 변화하는 플레이 여건들. 그러나 ‘문명 7’ 의 플레이는 제한적이다.
‘문명 5’ 에서의 게임 간소화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이처럼 그 간소화된 플레이 요소들의 공백을 느끼지 않을만큼 다른 플레이에서 풍성하게 재미를 채워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명 7’ 은 어느 하나 가릴 것 없이 모든 면에서 플레이가 간소화되거나 축소되었으면서 이를 벌충할만한 새로운 부분이 빈약하다. 그리고 외교나 UI처럼 몇몇 요소의 간소화, 그리고 퇴화는 너무 심각한 수준이다.
이번 ‘문명 7’ 은 너무 많은 단발적 발상으로만 변화를 추구한 것처럼 느껴진다. 어떤 깊이있는, 근본적인 게임의 근간은 유지하되 몇가지 요소들을 굉장히 많이 이것저것 손 본 결과인데, 그로 인해 각각의 변화가 어떤 깊이있는 플레이를 유도해내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처럼, 변화를 충분히 뒷받침할만한 풍부한 요소들이 갖추어진다면 재평가를 받을 수 있다. DLC 안배를 위해 빠진 것으로 생각되는 요소들이 마저 다 들어와야 비로소 완성된 형태의 게임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한다.
▶긍정적
- 내러티브화로 빠른 게임 적응,목표의 가시화
- 일신한 도시 그래픽, 나쁘지 않은 최적화
▶부정적
- 문명 선택이라는 변화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적은 볼륨
- DLC를 노골적으로 암시하는 간소화된 콘텐츠
- 플레이를 다양화시키지 못하는 구조, 문명과 지도자
- 시리즈 최악의 UI 와 삭제된 수많은 편의 기능들
작성 / 편집: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개인적으로는 서구권 개발진의 오만함이 보이는 것 같은 느낌도 드는 내용이 좀 있네요. 아무리 게임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문명은 고전-대항해-근대라는 비슷한 3단계를 거친다"라는 전제조건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강제적 신대륙은 특히 그런 면이 있어 보입니다. 유럽 사람들이나 "신대륙" 발견이 큰 변혁을 불러왔지, 조금만 동쪽으로 빗겨나도 그와 상관 없이 크나큰 발전을 해왔는데...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발전해나가던 문명의 모습을 무시한 것 아닌가 하는 씁쓸함이 느껴지는 면이 있네요
오만한 서양 개발자들
리플레이 밸류 감소 UI와 편의성 퇴보 AI 외교 시스템의 불합리함 DLC 분할 이슈 대략 이정도가 가장 큰 문제점인가보네요. 문명이 편하고, 퀘스트마커 따라가는거 좋아하는사람들이 하는 게임은 아니었을텐데...
2~3년은 묵혀야 게임되겠네
기대하고있는데 딱 1회차 정도만 흥미로운가보네요... UI퇴보는 많이 아픈데!
기대하고있는데 딱 1회차 정도만 흥미로운가보네요... UI퇴보는 많이 아픈데!
유닛 휴식 버튼 안 보임 옵션에 애니메이션 스킵 없음 등등 기본적인 부분에서 다 잘라놓음
게임이 어떤 컨셉을 정하고 나서 나머지 요소를 끼워 맞춘 느낌? 5를 생각나게 만드는 요소도 많지만 결국 개별의 게임이고, 멀티 밸런스에 집중하여 다른 요소를 너무 억누른게 아닌가 싶네요. dlc 다 나오기 전까진 개발 인력 밤 좀 새서 고민좀 해야겠다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서구권 개발진의 오만함이 보이는 것 같은 느낌도 드는 내용이 좀 있네요. 아무리 게임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문명은 고전-대항해-근대라는 비슷한 3단계를 거친다"라는 전제조건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강제적 신대륙은 특히 그런 면이 있어 보입니다. 유럽 사람들이나 "신대륙" 발견이 큰 변혁을 불러왔지, 조금만 동쪽으로 빗겨나도 그와 상관 없이 크나큰 발전을 해왔는데...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발전해나가던 문명의 모습을 무시한 것 아닌가 하는 씁쓸함이 느껴지는 면이 있네요
서양 ㅡ 아프리카 돌아가기 빡치니 배타고 반대쪽으로 돌아가야겠다 몽골 ㅡ 돌아서 왜 감. 말타고 달리면 되는데?
비판 엄청나네요 ㄷㄷㄷ 결국 dlc로 완성되는 게임인가
결국 dlc나오기 전까진 미완성졸작이라는건 변하지 않나보군요.기억속에서 잊고살다가 dlc나올때마다 살펴봐야겠어요.
리플레이 밸류 감소 UI와 편의성 퇴보 AI 외교 시스템의 불합리함 DLC 분할 이슈 대략 이정도가 가장 큰 문제점인가보네요. 문명이 편하고, 퀘스트마커 따라가는거 좋아하는사람들이 하는 게임은 아니었을텐데...
2~3년은 묵혀야 게임되겠네
빨리나와줘...심시티 산출량 딸딸이 치고싶다!
오만한 서양 개발자들
이것도 한 5년은 묵혀야 완성될려나...
DLC쪼개기가 노골적이니 이번작도 75%세일할때 사도 늦지않겠네요.
선택지가 문명의 장점인대 스스로 버리다니 에잉 멍청한
문명6 1000시간 넘어서 너무 지루해서 못하겠는데, 다시 5나 해야겠다... 7은 확장팩 나오고 또 반년은 있어야 할만해질듯
연속된 선택을 고민하는게 문명의 재미가 아니었던가? 그걸 줄이는건 좀 너무하네
옥냥이 하는거까지 보고 결정해야지
아직 히어로즈가 남아있다!
내 이랄줄 알았다!
아 기대 많이 했는데... 걍 안 할란다
휴먼카인드 개발진이라고 할때부터 다들 우려하던 문제를 그대로 보여줬네요
문명5나 다시 하러간다
문명5 vp모드 계속할 듯
게임 개발의 목표를 돈으로 잡으면 이런 상태의 게임이 출시됩니다.
문명6에서 심시티 덜어내고 ai 보강+대규모 병력 관리 편의성 올려주는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심시티 덜어낸 문명=문명5 맛이라서 사람들이 싫어할 리도 없고. 그리고 전쟁 승리는 선호하는데 전쟁 일으킬까봐 비난 쏟아지는 거 짜증내는 유저들 위해서 외교적 패널티는 좀 깎아주고, 대신 상대 국가 멸망시키면 딴 문명으로 망명 가서 남은 문명들이 강대해지는 구조를 짜든가. 난관을 극복한 이후로 긴장감이 팍 떨어진다는 시뮬레이션 장르의 약점을 보완하든가. 정석적인 방법은 참 많은데 왜 이상한 변화나 시도했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구매 보류합니다.
특정 시점에 확 쉬워지긴 했죠
근래 본 최고의 리뷰인듯 상당히 디테일하게 궁금했던 요소들 짚어주셨네요
유료 오픈 베타 (정식 출시는 5년후?)
문명은 초기 평가가 5부터 안좋았던거 같은디
기자님 리뷰글 정말 재밌게 정독하면서 봤습니다 다음 기사도 재밌게 보겠습니다
멀티에서 특정문명 밴하는건 없어지겠네...
완성될려면 3년이상있어야겠네 ;;;그냥 6나 해야지
에오원이랑 6 더 붙잡고 있어야겠네
하다못해 불가사의 건설장면도 ㄹㅇ 짜치더라. 6편에서는 불가사의가 건설되는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줘서 그거 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7편에서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카메라만 빙글빙글 돌아가고 정지상태에서 건설되는 모습이 5~6분할로만 나오는게 끝임. 진짜 무성의하다게 만들었다는게 느껴졌음
일단 7편은 패스~ 6이나 더 해야겠다
HOI4는 발톱만큼만이라도 이거보고 본받아라.
이거 그냥 모바일 생각하고 만든 게임 같은데?ㅋ
저한테는 문명5가 마지막 문명
????
이번에 보니깐 종교히고 정부가 없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그냥 pc손대고 그쪽 직원 뽑는 샠기들은 그냥 실력도 ㅂ ㅅ이고 게임도 좃도 재미없고 과학인듯 기본도 안되어있는 쓰레기들이 게임 업계로 넘어와서 게임들이 다 터지는중 ㅋ
문명 5 리마스터 버전이나 나왔으면...
문명2와 히어로브오브매인트앤매직1,2,3에 걸려들었다가 10년후에 풀려남 ㅎ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