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폴리포니 디지털 사장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 프로듀서
야마우치 카즈노리 씨
― ― 이번 '도쿄 모터쇼 2019' 에서는 그란 투리스모 SPORT 관련 다양한 이벤트가 실시되었습니다. 그렇게 된 경위에 대해 가르쳐 주세요.
야마우치 : 그란 투리스모의 가장 큰 목표는 자동차란 문화를 유지하고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모터 스포츠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지금 이상으로 늘려 최근 모터 스포츠 팬이 감소하는 추세에 제동을 걸고 싶다는 생각에 작년 "도쿄 모터 페스티벌 2018" 과 공동으로 "FIA GTC (FIA 그란투리스모 챔피언쉽)" 의 아시아 경기를 "MEGA WEB" 에서 개최하였습니다. 그런 우리들의 의지가 "도쿄 모터 페스티벌", "도쿄 모터쇼" 를 주재하는 자동차 공업 협회 (일본 자동차 공업회) 의 생각과 일치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각종 행사를 개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 행사의 일환으로 "GR Supra GT CUP" 이 진행되었는데 보신 소감은 어떠신지요 ?
야마우치 : 이번 "GR Supra GT Cup" 은 한시즌 동안 선수들이 꾸준하게 온라인에서 대결하며 결정된 전세계의 상위 랭커가 한자리에 모여 세계 제일을 결정한 이벤트입니다. 차량 성능에 구애받지 않는 원메이크업 레이스는 드라이버의 실력이 그대로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거기에 참가한 플레이어 중 1위를 기록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죠. 최종 결과를 보면 이길만한 선수가 이겼다란 느낌일까요, 한시즌내내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 독일의 히잘 선수가 승리한 걸 보면, 역시 스포츠는 그러한 부분에서 배신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FIA GTC" 는 이제 2번째 시즌이 막바지에 들어섰는데, 이 이벤트에 대해서는 어떤 감상을 갖고 계십니까 ?
야마우치 : 처음 1년 동안 느꼈던 것은 "스포츠의 본질은 무엇인가" 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이였는데 이건 다시 얘기하자면 "사람은 누구나 축복 받고 싶어하고, 누군가를 축복해 주고 싶어한다" 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2년째인 올해도 새롭게 깨달은 것이 있는데 인간의 불행은 빈곤하다던지 외롭다던지 등 비교적 쉽게 정의가능한 반면 행복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른 형태이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FIA GTC" 를 개최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서로 겨루면서 더 높은 곳을 향해 노력하는 행복도 있구나 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FIA GTC" 는 e 스포츠의 한 카테고리에 위치하지만 매우 클린하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다양한 스포츠 종목 중에서도 레어에 속하는 선수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 자신이 성장하고, 학습하고 한단계 높은 레벨에 이르고자하는 건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인데, 그 결과를 얻기 위해서 하는 경쟁은 반드시 공명 정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게 대전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FIA GTC" 처럼 깨끗하고 공정한 경쟁이라는 게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구나라고 느꼈던 올 한해였습니다.
― ― 그란 투리스모 SPORT 가 페어에서 클린한 레이스로 진행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
야마우치 : 하나는 "그란 투리스모" 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플레이어들이 공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1편이 발매된 후 20년이 흐르면서 "그란 투리스모" 만의 문화 같은 것을 플레이어들이 어린 시절부터 공유하고 있는 것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 아까 페어에서 공정하고 클린한 승부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공정함에는 선수가 사용하는 돈도 포함되는 겁니다. 현실의 모터 스포츠에서는 결국 돈이 오고 가는 과정이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공정한 페어를 기대하기 힘든 부분이 존재하는게 현실입니다. 아무래도 결국 자금력이 있는 사람이 이기게 된다는 점이죠. 이는 모터 스포츠 이외에도 상당수 스포츠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자신이 정상을 향해 한단계 올라간다는 감각은 누구나가 꿈꾸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결국 어디선가 자신의 의지가 아닌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멈출 수 밖에 없는 한계가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란 투리스모" 의 경우는 그러한 것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정말 크지 않나 싶네요. 이것이 다른 스포츠와 차별화되는 점이고, 그렇게 느끼고 있기에 플레이어들도 안심하고 경쟁을 즐기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란 투리스모 SPORT" 를 발표하면서 저는 "향후 100년의 모터 스포츠를 디자인한다" 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모터 스포츠는 약 150년 정도의 역사가 있는데 원래 귀족들이 즐기는 스포츠로 이는 요트나 등산, 혹은 극지방 탐험 등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그건 귀족이 자신들의 명예/자존심을 걸고 싸운다는 부분으로 이것이 모터 스포츠의 기원이었습니다. 그랬던 것이 시대가 변화하면서 1970년대 초, 자동차에 스폰서 스티커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돈이 되기 시작하면서 모터 스포츠도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그러한 시대의 후광은 90년대 말을 맞이하면서 약 20년만에 막을 내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후 모터 스포츠는 뚜렷한 방향을 설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실은 돈이 아닌 명예나 자존심을 걸고 승부를 겨루는 그러한 모습의 스포츠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는게 아닐까란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모터 스포츠의 훌륭함을 알아 버렸고 이를 다음 세대에게도 고스란히 전하고 싶다, 그렇기에 우리들이 현실의 모터 스포츠가 아닌 나아갈 방향과 미래의 모터 스포츠의 방향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그란 투리스모 SPORT" 를 만든 이유였습니다. 다만 그러한 이념을 어떻게 유지할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변화를 두려워하고 과거만을 쫓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까란 걸 항상 머리속에 염두해두며 여러가지 시행 착오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어떤 문화를 만들고 싶은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어떻게 만들어 가야하는지는, 우리 스스로 정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 ―"FIA GTC" 를 포함하여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는 가운데 향후 새롭게 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요 ?
야마우치 : 예를 들어 이번 "도쿄 모터쇼 2019" 에서는 국체(일본의 전국 스포츠 축제)와 연동한 형태로 U-18 선수권도 개최하고 있는데, 이러한 새로운 카테고리가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FIA GTC" 는 세계 TOP급 레이서들이 참여하는 이벤트입니다만 그보다 한단계 낮은 카테고리의 챔피언십도 하고 싶습니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노년층을 위한 대회도 하고 싶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그렇게 폭넓은 층이 접근 가능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떤 걸 먼저 해야할까 검토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클린하고 공정한 스포츠의 본질이라는 것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에, 승자를 많이 배출할 수 있는 건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 ― 국내 체전의 "그란 투리스모" 대회를 개최하면서 뭔가 느껴진 것은 없는지요 ?
야마우치 : 사실 저희는 국내 체전이란 이름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동안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것 역시 사실이였습니다. 다만 이번에 실제로 저희들이 현장에 나가 진행하면서 경험한 것을 보면 그런 소규모의 이벤트에서 조차 각 지역의 대표들과 그 가족들이 함께 모여 왁짜지껄한 대회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게 놀라웠고 "그란 투리스모" 를 비롯해 각종 e 스포츠 종목이 그러한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싶네요.
― ― "그란 투리스모 SPORT" 가 발매된지 약 2년이 지난 지금 관련 대회가 부쩍 늘어난 것은 물론 e 스포츠가 대세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러한 경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야마우치 : 지난해는 솔직히 좀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6년 전 FIA 측과 "그란 투리스모 SPORT" 를 구상하기 시작했을 땐 e 스포츠라는 게 대세가 될 거라곤 그다지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연히도 전세계적으로 e 스포츠란 것에 열광하기 시작했고 거기에 "그란 투리스모 SPORT" 출시, 그리고 "FIA GTC" 개시가 겹치지면서 이러한 상황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 앞으로 "그란 투리스모" 현장 이벤트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뭔가 계획하고 있는 건 없는지요 ?
야마우치 : 구체적인 목표나 숫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이 가치가 있다고 믿고 만드는 것을 실제로 많은 분들이 즐기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서 목표치를 쌓아올릴 계획입니다.
― ― 자동차 업계와 협력 관계에 대해서, "그란 투리스모 SPORT" 가 담당하고 있는 역할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야마우치 : 예를 들어 이번에 "GR Supra GT CUP" 이 열렸는데 거기에 사용된 차량인 GR 스프라는 "그란 투리스모 SPORT" 내에선 런칭 후 약 60만대 가량이 판매된 상황입니다. 도요타의 GR 스프라 개발팀들이 실제로 그 차량을 구입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게임 내 GR 스프라를 경험한 유저들에게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내년도 모델을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도를 "GR Supra GT Cup" 를 포함,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 이번 GR스프라 컵에 참가한 플레이어 중 일부는 도요타 측의 후원을 받아 실제 GR 스프라를 서킷에서 테스트 드라이브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게임 속과 실제 차의 감각이 매우 유사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GR 스프라를 "그란 투리스모" 라는 도구를 이용해 시승하고 있는 거지요.
현재, 하나의 스포츠 카에 대해서 어떤 브랜드를 막론하고 그 라이프 타임 동안 1만대 이상 판매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란 투리스모" 를 통해서라면 60만명이 실제로 존재하는 스포츠 카를 게임 속에서 구입할 수 있고 그것을 체험할 수도 있다, 거기에서 한걸을 더 나아가보면 그렇게 스포츠 카에 흥미를 갖게 된 사람들이 언젠가 실제 자동차 고객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정말 바람직한 업계간의 사이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자동차가 좋아하고 어떻게해야 이 문화를 유지하고 이어지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차후 GR 스프라 같은 시도를 다른 자동차 메이커 측도 한번쯤 검토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 앞으로 하드웨어의 진화에 맞추어 이곳을 바꾸고 싶다 같은 건 없는지요 ?
야마우치 : 그것은 너무 복잡한 질문입니다. 컴퓨터가 진화하고 그것을 둘러싼 환경과 인간 사회의 변화도 동시에 일어나고 있고 지금은 그것들이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 융합되어 가는 상황입니다. 그것은 비디오 게임도 마찬가지이며, 지금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다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특히 "그란 투리스모" 는 자동차란 일종 사회적 존재를 다룬 비디오 게임이기 때문에 컴퓨터를 비롯한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 변화에 맞추어 "그란 투리스모" 가 어떻게 바뀌게 될지....저희들에게도 무척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좀 코어한 얘기 위주인데 번역을 참 잘하셨네요.
좀 코어한 얘기 위주인데 번역을 참 잘하셨네요.
그래서 차량 코스 추가는...?
계속 우려먹는구나 ㄷㄷㄷ
잘 봤습니다.
할배 대체 정식넘버링은 언제쯤? PS4 타이틀에 넘버링 하나도 없다니 이게 무슨?
현대도 맨날 살사람 없어서 양산은 못한다는 소리 할 시간에 지금 하고있는 RM19라던지 여러 계획 중인 스포츠모델을 수프라처럼 그란을 통해 시도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인지도도 올리고 데이터도 쌓고 일석이조 효과 누릴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