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수사주체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역량을 증명해 나가겠습니다.”
남구준 초대 국가수사본부장은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들께서 경찰의 수사역량과 공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개정 형사소송법과 경찰법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형사사법체계가 작동돼야 하고, 수사기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면서 “어떤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다. 오로지 국민을 위한 수사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남 본부장은 ‘인권과 현장을 최우선으로, 국민중심 책임수사 실현’을 목표로 제시하고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수사환경 ▲전문성과 공정성을 겸비한 수사경찰 ▲‘회복적 경찰활동’으로의 전환 ▲범죄 척결을 위한 강력한 수사활동 등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남 본부장이 지휘하게 되는 수사경찰 대상으로도 “현장 인력 증원, 사건수사비 증액 등 인력·예산 여건 개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애초 경찰청은 지난 1월 국수본부장 채용 공고를 내는 등 외부인사 대상으로 선발 절차를 진행하다가 갑자기 내부 승진으로 방향을 틀어 이달 22일 남 본부장을 국수본부장 후보로 단수 추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임명안을 재가해, 남 본부장 임기가 이날 시작됐다.
남 본부장이 초대 국수본부장으로 확정되면서부터 국수본의 독립성·중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왔다.
이는 지난 2018년 8월부터 1년간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에서 파견 근무한 데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고교 후배라는 남 본부장 이력 때문이다. 더욱이 경찰대 5기 출신인 남 본부장이 김창룡 경찰청장(4기)의 한 기수 후배인 탓에 경찰 조직 내에서도 사실상 독립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개정 경찰법에 따르면 경찰청장은 국수본부장이 총괄하는 개별 사건의 수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없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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