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간의 국가 봉쇄령이 내려지기 하루 전 인도에서 지타는 화가 나 돌아온 남편을 피해 아이들을 숨겼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력거 운전사인 남편은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었고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날이 늘었다. 그런 날은 물건을 던지고 지타와 아이들을 때렸다. 학교도 문을 닫아 아이들은 이런 모습을 지켜보며 집에서 숨죽인 채 버텨야 했다.
각국이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이동을 제한하고 자가격리 등 조처를 하고 있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BBC방송은 31일(현지시간)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정폭력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가정폭력 상담소에 따르면 지난 주말 상담전화는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65% 증가했다.
스페인의 가정폭력 상담기관인 아나벨라재단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 24시간 있게 되는 자가격리가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모두 각자 집에 머물게 되면서 한 가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도 알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집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는 쌓여만 가고 결국 분풀이 대상이 여성이나 어린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봉쇄정책을 택한 각국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당국은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는 통행금지 상황에서도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BBC는 전했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부 장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집에 있는 게 안전해야 하지만 가정폭력이나 성적 학대의 피해자인 어린이에게는 그렇지 않다”며 “가정폭력 가해자들은 반드시 처벌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는 코로나19로 늘어난 가정폭력을 막기 위해 주류 판매를 금지했다. 킴 키엘센 총리는 “이번 결정은 가정폭력에 고통을 받는 어린이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여성가족개발부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여성 ‘코로나19 예방’ 해시태그를 달고 봉쇄 기간 가정폭력을 막기 위해 집에서 남편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말라고 여성들에게 권고해 비난이 쏟아졌다. 해당 포스터에는 여성들에게 집에서 화장하고 옷을 갖춰 입으라면서 남편이 잘못했을 때는 유머를 섞어서 말해야 한다는 등 내용이 적혀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포스터 논란이 커지자 사과와 함께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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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아니라 해도 집안에 갇혀 살 수 밖에 없던 취약계층은 널리고 널렸었음. 그들에게 관심조차 없던 인간들이 이제 아주 쪼끔이나마 체험하게 되는거지. 왜 복지가 멈춰서는 안되는지도 제발 좀 깨달았으면 좋겠다.
매출 줄었으면 돈 아껴써야지 술로 탕진하는건 또 뭐냐 ㅉㅉㅉ 취약 계층이 달리 취약 계층이 아니구나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