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의 욕망과 에고가 게임을 이끌 수 있게, '모나크' 타이틀 기획 및 방향성
모나크는 이러한 기조에 따라서 학원을 배경으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에 집중한다. 여기에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패러미터로 구분하고 학원을 탐색하는 시스템 및 프리 무브 턴제 배틀 등 몇 가지의 시스템을 갖추기도 했다. 게임의 설정과 이야기와는 별개로 복잡 다양한 시스템과 수치 등을 볼 수 있는 타이틀인 셈이다.
그렇다면 욕망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게임 시스템과 전투 측면은 어떻게 구성되었을까. 모나크의 시나리오와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하야시 후부키 프로듀서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서 게임의 기획 측면. 그리고 모나크가 선보이고자 한 감정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모나크 기획 및 개발 방향성 인터뷰는 아래의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나크의 시나리오와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하야시 후부키 프로듀서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서 게임의 기획 측면. 그리고 모나크가 선보이고자 한 감정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모나크 기획 및 개발 방향성 인터뷰는 아래의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나크 / Monark의 프로듀서, 디렉션, 기획, 시나리오를 담당한 하야시 후유키
● 게임의 기획 과정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언제부터. 그리고 어떻게 해서 모나크/Monark를 개발하게 되었는지. 전반적인 과정이 궁금합니다.
= 2019년 6월 정도에 게임의 기획이 완성되었습니다. 타이틀 명칭과 실제 게임에 담긴 에고 시스템, 전투 시스템, 안갯속 탐험 등 각 요소는 이때의 기획서에서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 후, 같은 해에 각 제작자에게 제안 및 착수를 시작했습니다.
● ‘모나크’라는 타이틀명은 어디서 나오게 됐을까요. 게임의 이름이 정해진 이유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 군주를 의미하는 ‘Monarch’라는 단어에서 따 왔습니다. 이 작품은 에고를 테마로 한 작품입니다. 저는 에고야말로 그 사람의 존재와 운명을 지배하고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라는 존재의 군주이니까요. 그 사람의 에고야말로 그 사람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입니다. ‘에고’는 즉, ‘군주적인 요소’라고 정의하고 이 제목을 붙였습니다.
● 모나크를 만들게 되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은 요소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여신전생 시리즈는 물론, 과거에 플레이했고 존경하는 수많은 타이틀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또한 니체나 개인심리학의 영향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말미암은 판데믹 상황을 비롯해 불합리한 일이 많은 현재. 이 세상에서 이론 등이 아니라 ‘에고’로 싸우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내놓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도 이유입니다.
● 여신전생 시리즈에서 일정 부분 영감을 받았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간단히 말하자면 불합리한 세계에 농락당하면서도 인간의 의지와 힘과 결의로 싸우고, 그 운명이 변화하는 본연의 모습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또한, 저는 게임 오프닝 영상의 팬이기도 합니다. 페르소나 시리즈의 오프닝 영상도 정말 좋아합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그 시리즈처럼 오프닝 영상에 정성을 쏟을 것 같습니다.
● 전투 시스템을 보면, 최대 6명이 참여하는 프리 무브 턴제 배틀입니다. 턴제이기는 하지만,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인원의 수가 많은데요. 주인공을 비롯한 다수의 캐릭터. 그리고 친구와 권속들로 전투를 구성하게 된 계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 전투에서 ‘지배하는 전능한 느낌’을 맛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가 많도록 구성했습니다. 많은 캐릭터를 활용하여, 능력의 조합에 의한 콤보 등을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 권능 시스템과 플레이어의 욕망이 연결이 되는지도 질문을 드립니다. 예를 들면, 분노 성향이 크다면 더 공격적인 형태로 캐릭터가 움직이거나. 식욕이 더 강하다면 상대의 체력을 빼았는다거나. 이런 방식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그렇죠. 폭식의 권능의 경우, 상대의 힘을 빼앗는 등의 힘이 있습니다. 각각의 ‘욕망의 테마’마다 그 테마 특유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 다회차 플레이나 이벤트의 컴플리트를 복잡하게 만들어서 플레이어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때문에 모나크에서 이러한 요소는 도입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게임 내에서 에고는 어디까지나 ‘권속’이라는 전투 시의 시스템에 대한 요소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학원을 배경으로 두면서 학원물에 어느 정도의 정체성이 들어갔습니다.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학원물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보셨나요.
= 친근감, 동경, 젊은이 특유의 열정일까요. 현실에서도 익숙한 주제라 거부감 없이 친근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이상적인 학창 생활을 동경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성장 중인 청소년이 주역이기에 그릴 수 있는 풋풋한 열정이 드라마성을 더해 준다고 봅니다.
● 동료 캐릭터 별로 스토리에 큰 차이는 있는지 궁금합니다. 동료별 4개의 결말 이외에 더 많은 엔딩을 선보일 계획도 있으신가요?
= 이 작품은 2부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부는 공통되는 파트이기에 차이가 없지만 2부는 버디마다 이야기가 다르며 싸우는 적도 변화합니다. 이 2부의 분기에서 각 캐릭터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을 겁니다. 엔딩 이후 새로운 시나리오나 결말은 많은 분들이 요청하시면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단, 이야기 자체는 본편에서 완전히 끝냈기 때문에 현재 예정은 없습니다.
● 주인공. 그리고 동료 캐릭터의 관계를 게임 내에 설정하면서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예가 될까요.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버디와의 개별 루트에 돌입하면 주인공과 버디는 ‘특별한 관계’가 됩니다. 이 관계를 그리는 방법에 주의를 기울였지만 두 사람의 관계에 연애나 우정이라는 형식적인 이름은 붙이지 않았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생각하는 특별한 관계를 쓸데없는 색을 입히지 않고 그리려 노력했기 때문에 플레이어마다 두 사람의 관계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애라 생각할 수도, 우정이라 생각할 수도, 혹은 또 다른 관계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에고에 따라서 다르게 보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 한 번 클리어하고 나서 다시 플레이를 한다면, 따로 달라지는 콘텐츠와 같은 변경 사항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2부는 버디마다 다른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에 각 버디의 이야기마다 세계관의 더 깊이 알아갈 수 있을 겁니다. 파고들기 요소는 있습니다. 숨겨진 엔딩도 존재합니다. 단, 게임 내에서 다른 플레이어와 협력하여 달성할 것을 권장하는 요소이기에 솔로로 플레이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에고(EGO)’가 게임의 주요 키워드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학원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에서,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에고를 주요 소재로 다루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 선택한 이유는 제 에고입니다. 제가 학생이었던 시절에 ‘무엇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수많은 작품과의 만남 속에서 ‘에고가 없으면 사람은 판단이 불가능하여 움직일 수 없고, 에고가 없으면 자신다움은 태어나지 않는다. 에고야 말로 자신이다’라는 철학을 만나 구원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에고’를 테마로 한 작품을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 에고(EGO)를 반영한 권속부터 사역할 수 있다고 하던데, 그럼 일곱 속성 모두를 육성할 수는 없는 것인지. 이 부분이 궁금합니다.
= 최종적으로는 모든 권속을 사역하고 육성할 수 있습니다. 순서가 달라질 뿐입니다.
● 시나리오, 캐릭터 외에 음악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모나크에서 음악과 시나리오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질문을 드립니다.
= 게임이나 영화 등의 종합 예술에서 가장 사람의 감정을 흔드는 것은 소리. 즉, 감정이 담긴 목소리,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틱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소리에서 감동을 주고 그 후에 이야기로 감동을 전달하는 루트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음악과 시나리오를 모두 함께 힘을 합치는 것이 베스트라고 봅니다.
● 한국 플레이어들이 모나크의 '이런 부분들을 주목해 주었으면 한다'는 요소가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역시 ‘에고’일까요. 각 캐릭터의 에고는 물론, 플레이어의 에고에 의해 이 게임에서 다른 경험을 하고, 이는 플레이어마다 다를 것입니다. 당신의 에고를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이기에, 즐거이 플레이 해 주시면 기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모나크를 기대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드립니다.
=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작품이라 자부합니다. 플레이하시기 전에도 어떤 버디가 좋을지, 나라면 어떤 에고가 강할지 등을 꼭 친구와 즐겁게 이야기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 주세요.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