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격변한 게임 시스템 그리고 스파이 스릴러, '사이버펑크 2077 팬텀 리버티' 시연
이번 체험은 약 1시간 정도의 분량이었으며, DLC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의 초반부를 플레이할 수 있었다. 해당 데모 빌드는 한국어화 + 더빙까지 완료된 상태였으며, 스토리 측면 이외에도 전투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화들을 선보이고 있다.
● 새로운 이야기 - 스파이 스릴러 / 도그타운 / 새로운 인물들
DLC의 이야기는 큰 사건에서 시작한다. V는 NUSA 소속인 ‘송소미’의 전화를 받는 것으로 이들과 접점이 생긴다. 송소미는 플레이어에게 신 미합중국(NUSA)의 대통령, ‘로잘린드 마이어스’가 타고있는 스페이스 포스 원을 보호할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누군가의 습격으로 인하여 스페이스 포스 원은 도그타운 상공에서 추락하게 되고, 플레이어는 이 안에 타고있는 마이어스를 구출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에는 정치적인 이유로 마이어스가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며, 플레이어는 마이어스의 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여러 준비들에 돌입하게 된다.
이렇게 이번 시연은 DLC의 가장 처음. 도입부를 그리고 있다. 본편에서 볼 수 없던 도그타운을 무대로, 플레이어는 여러 인물들과 마주한다. 대통령인 마이어스는 물론, 렐릭을 치료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송소미(송버드) / 도그타운의 지배자 커트 핸슨 / 마이어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또다른 넷러너 ‘솔로몬 리드’-무려 도그타운에서 11년째 잠복 근무를 하고 있는-를 만나는 과정이다.
중간에 약 20~30분 정도를 강제적으로 건너뛰도록 설계되어 있음에도, 시연 빌드는 이들이 만나는 장면까지 도달하기 어려울 정도로 꽉 찬 분량을 제공했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사이드 퀘스트를 탐구할 마땅한 시간도 없었으니, 제품판에서는 사이드 퀘스트와 변화들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플레이 타임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DLC의 이야기는 본편의 이야기 이후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편의 중간에 끼워넣은 형태다. 즉, V는 여전히 렐릭 때문에 시한부 상태가 유지되고 있고 조니 또한 플레이어와 함께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야기 측면에서 조니라는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시키는 선서와 관련해서 이를 거부할 수도 있고, 이러한 모습을 두고 조니 실버핸드가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권력 그리고 억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더불어 조니 실버핸드의 탈영 관련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대화들은 조니를 보다 이해할 수 있는 단서로 작동하며, 조금 더 풍부해진 표정 연출과 행동으로 본편 외적인 측면에서 개연성을 부여하는 장치가 된다.
연출과 이야기는 스파이 스릴러라는 DLC의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V가 만나는 주요 인물들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으며, 게임 초반부터 깔끔하게 무언가를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 도그타운과 관련된 정치적인 선전성동도 이어지므로 내부에 숨겨진 진실이 있으며, 이를 찾아가는 과정이 DLC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들 - 스킬 변화 / 렐릭 트리 / 공중투하 등등
팬텀 리버티는 새로운 인물과 지역으로 게임 플레이에 이야기를 추가하는 데에 목적을 둔다. 하지만 게임 플레이 자체는 꽤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캐릭터의 육성 측면은 물론이고 전투의 흐름 그 자체도 본편의 그것과는 꽤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전반적인 변화가 꽤 크게 느껴졌기에 적응이 어려울 정도. 개인적으로는 본편에 연장해서 하기보다는, 새로 시작하는게 낫지 않을까 느껴질 정도였다.
먼저, 전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회복 수단의 변화다. 본편에서 회복약을 수백개 들고 다녔다면, 팬텀 리버티는 물약 자체가 스택 형식으로 변경됐다. 시연 빌드에서는 최대 두 개의 약품을 사용할 수 있었고 한 번 사용한 뒤에는 시간이 지나면 충전되는 방식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의 플레이가 강력한 회복 수단을 통해서 안정성을 부여했다면, 이를 제한해 둔 셈이다.
여기서는 특전을 올리면서 몇 가지 변화들이 눈에 들어온다. 플레이 방식을 바꾸는 변화다. 공중에서 대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거나 / 유혈 처형 모션 / 방어로 총알 반사 등이 특전에 포함되어 있는 식이다.
플레이 방식이나 새로운 연출 /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특전이 설계되어 있으며, 이는 다른 특전 페이지도 마찬가지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 특전의 아이콘에서 ‘엣지러너’의 편린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예를 들면, SMG나 삿건 관련 스킬의 아이콘에 레베카가 그려져 있기도 했다. 시연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모든 것을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섹션과 같은 형태로 변화 / 개별 스킬로 플레이 변주를 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예를 들면, 멘티스 블레이드의 절단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 혹은 고릴라 암의 충격파가 더 많은 대상에게 영향을 미친다거나. 앉기 키로 광학 장비가 발동하여 잠시 투명 상태가 되거나. 집적탄을 날릴 수 있게 되면서 피해를 극대화 하거나. 적의 약점을 표시하는 기능들이 대표적이다.
렐릭 트리에 사용되는 포인트는 레벨업으로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도그 타운을 탐색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플레이어는 도그타운 곳곳에서 밀리테크 운용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서 렐릭 트리에 사용하는 별도 포인트를 획득한다. 개별 스킬마다 3 정도의 포인트를 요구하므로, 도그타운 곳곳에 자리한 운용데이터를 파악하는 것이 새로운 발견과 플레이로 유도하는 것이다.
‘공중 투하(에어드랍)’로 명명된 이벤트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이벤트다. 전리품을 두고 적들과 전투를 벌이는 형태다. 본편에서 우주로부터 떨어지는 그림을 획득하는 퀘스트를 진행했다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공중 투하는 이러한 퀘스트를 스케일업 한 형태처럼 느껴진다. 투하 지점은 이야기 도중 만나는 NPC가 이야기를 해주며, 플레이어는 해당 장소를 방문해 전투를 진행하는 구조다.
더불어 방어구 시스템도 변화를 맞이했다. 이제 방어력은 개별 아이템에 부여되어 있지 않고 사이버웨어에 종속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옷은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입을 수 있으며, 결국 사이버웨어를 얼마나 갖추느냐에 따라서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나가도록 변경됐다.
이외에도 게임 플레이 및 콘텐츠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연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더 많은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UI가 꽤 바뀌기도 했다. E키로 사용하는 산데비스탄의 경우, 이제 별도 칸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고 근접전 피니시 활성화 등 전투의 변화와 관련한 기능들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상태다.
● 사이버펑크 2077 팬텀 리버티 - 9월 26일 발매 예정
꽤 많은 변화들이 있었기에 잠시 파악할 시간이 필요했을 정도로 팬텀 리버티는 본편에서 조금 더 나아간 변화와 가능성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중요한 것은 이야기 측면이다. 새로운 인물과 지역. 그리고 개인의 갈등이 아닌 정치적인 측면의 대립을 선보이면서, 그 안에서 V와 조니가 새로운 선택을 하도록 만드는 것.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기에 짧은 시연이었지만 사이버펑크 2077 팬텀 리버티가 보여준 인상은 아주 강렬하다. 준수한 연출과 시각 효과로 이전에 없던 갈등을 선보이고 있으며, 동시에 매력적인 인물들과 이전에 설명하지 못했던 정보들을 제시하며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이버펑크 2077의 대대적인 변화와 함께 스파이 스릴러에 가까운 진중한 이야기를 선보일 DLC ‘팬텀 리버티’. 사이버펑크 2077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할 해당 DLC는 오는 9월 26일 발매된다. 한편, CDPR 측은 이번 시연 빌드를 미리 만날 수 있는 ‘팬텀 투어’를 조만간 개최할 계획이다. 해당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개 예정인 상태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