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리콘] 대원미디어 게임랩, ‘짱구는 못말려! 나와 박사의 여름방학’ 감독 등판
'나의 여름방학' 시리즈도 비슷한 기법인데, 게임 속 세계의 리얼함, 예를 들면 생활감이나 사람이 그 세상 안에 살아가며 매일 즐거움을 느끼거나 그러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2D 애니메이션 배경과 똑같이 그려진 배경을 사용하고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원작이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으로 굉장히 인기가 많은 작품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활용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배경을 사용했다.나의 여름방학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 배경을 사용하는 식으로 했기 때문에 되도록 그 노하우를 살려서 게임을 만들고자 한 부분도 있다.
전부 한국어로 녹음되어 있지만, 매일 아침 체조 부분은 실은 발매까지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패치로 처리되었다. 패치를 받으면 매일 아침 체조 부분도 모두 한국어로 즐길 수 있다. 주제곡만 일본어인데, 이 부분은 공식 사이트에서 번역된 버전을 4월 중 공개해서 이미 감상할 수 있다. 오프닝 주제곡 외에는 풀 로컬라이즈 한국어를 준비해 두었다.
● 한국어판은 캐릭터 이름, 지명, 음성 등 모든 것이 현지화되었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이 소식을 접하고 '이렇게 호화롭게?'라고 생각했다. 주제곡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한국어화 되었고, 게임에 등장하는 간판 등도 최대한 로컬라이즈 되어 있기 때문에 즐겁게 플레이 해주시면 좋겠다. 정말 좋은 한국어화 작품이 출시되었다고 생각한다.
겨울방학 게임도 실은 생각해 본 적이 있지만, 아쉽게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서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언젠가는 겨울방학 게임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 나라마다 시골 생활에 대한 감성이 다른데 로컬라이징을 할 때 어떻게 조율했나?
일본이 무대인 게임이지만 어린 시절 여름방학 체험이라는 것은 그 나라, 지역마다 다른 점, 그리고 어디든 공통적으로 같은 점 두 가지가 모두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공통된 부분을 되도록 잘 드러나게 하면서 일본의 여름방학이라는 독자성을 잘 설계했다고 생각한다. 로컬라이징 과정에서 신경 쓴 부분은 최대한 일본어 버전의 좋은 점을 살리면서 한국어 버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그대로 살린 부분에 의해 (한국 팬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부분이 생기지 않도록 고민하며 만들었다.
좋은 질문이다. 15년 정도 전에 도쿄도지사를 역임한 아오시마 유키오라는 유명한 방송 작가 겸 연기자가 있었는데, 그 분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어쨌든 신나는 여름방학 게임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조금은 울적한 노스탤지어가 드러나버린다고 고민을 얘기했더니 그건 내가 홋카이도 출신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다. 여름이 짧은 홋카이도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짧은 여름에 대한 아쉬움이 드러나게 된다고, 나에게는 평생 따라다닐 감정이라 즐겁지만 어딘가 슬픈 느낌이 드는 것을 숨기는 건 포기하는 게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홋카이도에서 나고 자랐으니 '여름이 짧다=여름은 노스탤지어'라고 느끼는 곳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어떻게 하더라도 그러한 느낌이 나와버리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이번 작품은 큐슈 지방을 무대로 만든 게임으로 내 고향인 홋카이도와는 관계가 없지만, 혹시 다른 스태프 분들은 짱구는 못말려가 아련함보다 신나고 즐거운 게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감독인 내 입장에서는 그런 아련한 부분들이 알게 모르게 반영되는 것 같다. 그래서 여름방학 시리즈도 게임 후반이 되면 결국 여름방학이 끝나버리는 느낌이 드는 것은 틀림없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