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에서 나쁜년으로, ‘가디언 테일즈’ 문제의 번역 고친다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불거진 ‘가디언 테일즈’ 대사 번역·금칙어 논란에 대하여 3차 진화에 나섰다. 사흘 전 게시된 두 번째 공지에서 예고한 바와 같이, 이번에는 구체적인 시정 계획이 포함됐다.
문제의 번역은 지난 30일부터 시작된 ‘기사, 학교에 가다’ 이벤트서 나왔다. 당초 ‘You whore(넌 매춘부야)’라는 대사를 국내 버전에선 ‘걸레 같은 년’으로 번역했으나, 8월 2일 별도 안내 없이 무점검 패치를 통해 ‘광대 같은 게’로 변경하였다. 원문의 표현 수위가 강한 만큼 현지화 과정에서 순화시켰다고 볼 수 있으나 굳이 ‘whore’을 ‘광대’로 번역한 의도가 불분명하고, 기타 수정 사항이 산재한 상황에서 졸속으로 처리한 점이 뭇 유저의 공분을 샀다.
‘광대’ 번역에서 촉발된 논란이 금칙어로까지 번지며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 몇몇 유저가 ‘가디언 테일즈’ 금칙어 기준이 이상하다고 제보한 것인데, 일례로 인터넷 방송인 보겸이 자신의 이름과 하이루를 합성한 인사말 ‘보이루~’가 막혔다. 특정 인터넷 방송인의 팬덤에서 즐겨 사용하는 표현일 뿐 문제 소지가 없음에도 금칙어로 지정된 것.
논란이 거세짐에 따라 카카오 게임즈는 2일, 첫 공지를 게시했다. 그러나 사태의 핵심을 벗어나 무점검 패치 와중에 발생한 접속 불안정에 대해서만 언급한 탓에 반응이 좋지 못했고, 결국 이튿날 카카오게임즈 이시우 사업본부장이 직접 사과문을 작성하기에 이르렀다. 글의 요지는 운영 미숙으로 심려를 끼쳤으며, 사전 공지 없이 임의로 대사를 수정한 일은 명백한 잘못이라는 것. 또한 문제가 된 번역·금칙어는 빠른 시일 내에 재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늘(5일), 이시우 사업본부장이 올린 추가 공지에는 앞선 시정 약속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담겼다. 우선 금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가디언 테일즈’ 한국 실무 담당자들은 유저와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교체한다. 또한 빠르면 오는 13일 점검을 통해 ‘보이루’를 비롯한 불필요한 금칙어의 해지가 이루어진다. 금칙어 설정의 경우 게임 클라이언트 업데이트가 수반되므로 이보다 신속하게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끝으로 사태의 발단이자 가장 큰 논란거리인 ‘You whore’ 번역은 ‘이 광대 같은 게’에서 ‘이 나쁜년이’로 변경된다. 본래 스토리 취지에 맞으면서도 욕설이나 사회 통념상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결정한 것이다. 해당 대사 변경은 5일 중 임시 점검을 통해 곧장 게임에 반영된다.
이외에도 ‘이 광대 같은 게’ 번역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해명도 덧붙였다. 기존 ‘걸레 같은 년’은 비속어라 변경이 불가피했고, 이를 고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화제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안전한 단어 ‘광대’를 선택했다고. 이를 결정한 직원 가운데 어떠한 단체에 소속되었거나 특정 사상에 편향된 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그와 별개로 실무 담당자는 교체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게임즈의 강도 높은 후속 조치가 떠나간 유저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해당 공지의 전문은 아래와 같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