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더 미씽, 참아가며 엔딩 보면 놀라게 될 것
불사신이 된 소녀가 자신을 상처 입히거나 몸을 부숴서 퍼즐을 클리어 하는 횡스크롤 어드벤처이다. 보통의 횡스크롤 게임과는 발상이 역전되었다 할 수 있어서, 이 점에 주목해주시면 좋겠다. 내 특기라고 할 수 있는 신비한 세계관,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잔뜩 즐길 수 있는 게임이므로, 엔딩까지 보시면 놀라게 될 것이다.
● 회사 설립 이후 첫 번째 작품이 빛을 보게 된 것을 축하한다. 몇 명의 인원이 개발에 참가했나?
나를 포함해서 아홉 명이 만들었고, 외주 회사의 손을 빌리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작업은 아홉 명이 했다.
● 데모 버전에 있는 '이 작품은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란 것을 부정하지 않아도 좋다는 신념을 근간으로 만들어졌다.'는 문구, 무슨 의미인가?
너무 자세히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지만, 엔딩을 보고 나면 이것이 J.J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이야기라서 그 문구를 넣었다. 주인공 J.J는 죽어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보니 처음에는 다른 세계 사람인 것 같지만, 플레이 하면서 점점 자신 혹은 주위 사람의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는 공감의 시나리오로 구성되어 있다.
● 더 미씽 내에 스마트폰이나 채팅 앱 같은 요소가 있는 것도 그런 공감을 위한 장치일까?
그렇다. 스테이지 이벤트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스마트폰의 채팅을 통해 J.J의 성격이 드러난다. 대학생인 J.J가 엄마에게 혹은 교수님에게 이야기하는 말투가 다른데, 이를 통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우리 주위의 평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고자 했다.
● 더 미씽은 '데들리 프리모니션'이나 'D4' 같은, 이전의 본인 작품들과 색깔이 좀 다른 듯하다. 이번 작품은 어디에 주안점을 두었나?
D4와 데들리 프리모니션에서는 스토리와 캐릭터성이 좋다는 평을 받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게임성과 디자인에 주목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미씽에서는 게임 디자인에 주력, 스토리도 재미있지만 게임도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New SWERY라는 말을 들으면서 다시 태어나고 싶다. (웃음)
● 잔인한 표현은 억제했다고 해도, 퍼즐을 풀기 위해 자신의 신체 일부를 사용한다는 기믹이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지 않을까?
잔혹한 표현인 것도 알고, 사람에 따라서는 플레이 하기 괴롭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를 참으면서 엔딩까지 보면 왜 J.J가 이렇게까지 친구를 구하려 하는지,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해피 엔드이므로 참고 봐주시면 행복한 결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봉준호나 나홍진 감독 같은 한국 영화 거장의 작품에서는 마음을 후벼파는 부분을 볼 수 있는데, 그런 부분도 의식했다.
게임을 만들 때 두 가지를 생각했다. 우선 횡스크롤의 특성 상 가장 중요한 레벨 디자인, 오브젝트 디자인, 적 디자인 외에 플레이어 자기 자신을 쓸 수 있는 기믹, 두 번째는 캐릭터를 불사신으로 만드는 것... 이게 쉽지 않은데, 게임오버가 되지 않는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 두 가지를 융합해서 나오게 된 배경이 추억의 섬이다. 추억섬의 실제 배경이 된 곳은 자연 환경이 풍부한 미국 북부의 메인 주이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섬 자체에도 은유적인 표현이 들어 있다.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간다, 그런데 섬에서 못 나간다라는... 더 이상은 말하기 어렵지만.
● 첫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포함한 4개국어에 PS4, Xbox One, 스위치, PC 등 4대 플랫폼을 지원한다. 적은 인원으로 만드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예정보다 시간이 좀 걸렸지만 어려운 점은 없었다. 화이트아울에 우수한 스태프를 모았고, 퍼블리셔인 아크시스템웍스도 간섭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신체의 결손을 퍼즐로 할 건지, 액션으로 할 건지에 대한 방향성을 정하는 일로 시간이 소요됐으나, 퍼즐로 결정한 뒤에는 빠르게 진행됐다.
● 몬스터에게 쫓기는 액션 요소가 존재하더라. 퍼즐 풀이는 좋아해도 액션에 약한 사람들은 당황스럽지 않을까? 또 퍼즐과 액션의 비중은?
몬스터로부터 도망가는 것조차 액션이 아니라 퍼즐을 사용하기 때문에, 퍼즐로 일관되었다고 보셔도 될 것이다.
● 게임 내에 스마트폰을 등장시켰지만, 정작 이 게임은 스마트폰으로는 나오지 않는다. 혹시 모바일로 낼 생각도 있나?
지금 당장은 계획이 없지만 콘솔 버전이 성공하면 스펙이 높은 최신 스마트폰으로 이식하고 싶다. 게임 엔진이 유니티라 이식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으나, 대응할 스펙에 따라 제작 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높은 스펙의 기종으로 만들어 기간을 단축하고 싶다.
● 끝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린다.
내 게임이 정식으로 한국어 로컬라이즈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로컬라이즈 된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으면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잔인한 게임처럼 보일지 몰라도, 어쩌면 세계 유일의 장르가 아닐까라고도 생각하고 있으니, 꼭 플레이 해주시기를 바란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