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마리오 월드, 모바일로 돌아온 퍼즐 명작
최근 ‘랑그릿사’, ‘일곱 개의 대죄’, ‘더 킹 오브 파이터즈’ 등 일본 유수 IP가 국내 앱마켓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90년대 닌텐도를 대표하는 명작 퍼즐 게임 ‘닥터 마리오’가 모바일로 출시된다는 것. 그것도 국내 게임사인 NHN 엔터테인먼트가 개발을 담당하여 눈길을 끈다. 모바일 퍼즐 게임 ‘닥터 마리오 월드’는 오는 7월 10일부터 양대 마켓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된다.
오는 10일 모바일로 돌아오는 퍼즐 명작 '닥터 마리오 월드'.
90년대 초 패미컴과 게임보이로 첫 선을 보인 ‘닥터 마리오’는 화면 상단에서 낙하하는 형형색색 블록을 같은 색깔끼리 배치하여 제거하는, 흔히 말하는 헥사(Hexa) 퍼즐에 일종이었다. 다만 여기서는 블록이 아니라 메가비타민이고, 득시글거리는 바이러스를 퇴치하면 점수를 얻는 식이었다. 이제와 돌아보면 무조건 알약만 처방하면서 청진기니 가운이니 차려 입고 닥터라 자칭하는 마리오가 살짝 의심스럽지만 넘어가도록 하자.
모바일로 재탄생한 ‘닥터 마리오 월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메가비타민, 그러니까 블록이 낙하하는게 아니라 상승한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게임 진행 자체가 위→아래가 아닌 아래→위로 바뀌었다. 컨트롤러로 조작하는 원작과 달리 스마트폰은 기기 하단을 잡고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하기 때문에 그에 최적화시킨 결과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지만 한 손으로도 무리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리한 각색이라 할 만하다.
게임 진행이 아래→위로 바뀌어,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됐다.
이외에 전체적인 구성도 여느 모바일 퍼즐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테이지 방식으로 선회했다. 본래 ‘닥터 마리오’는 테트리스마냥 점수를 벌면 벌수록 최대 24레벨까지 난이도가 올랐지만 이제는 단계적으로 어려워지는 짧은 스테이지가 여럿 제공된다. 각 스테이지에는 클리어를 위한 다양한 기믹이 존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캡슐 수도 제한되기 때문에, 마치 묘수풀이를 즐기는 듯한 감상도 들었다. 생각없이 막 하다가는 실패하기 일쑤다.
사실 당초부터 ‘닥터 마리오’는 어려운 축에 드는 퍼즐 게임이었다. 헥사는 헥사인데 바이러스는 그 자리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블록 배치와 회전에 한층 더 공을 들여야 했다. ‘닥터 마리오 월드’는 이러한 특징을 계승하는 한편 등껍질, 폭탄, 얼음, 무지개 알약, 닥터 스킬 등 각종 변수를 더하여 풀이의 다양성을 더했다. 물론 특정 블록을 제거하거나 스킬 게이지를 빠르게 채워주는 몇 가지 캐쉬 아이템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보조에 불과하다.
다양한 기믹을 고려해야 하는 묘수풀이. 꽤 어려운 편이다.
잠깐 이 퍼즐 기믹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등껍질은 제거 시 가로 한 줄을 파괴한다. 폭탄은 360도로 3x3 칸을 파괴한다. 얼음에 언 바이러스는 한 차례 깨트린 뒤 다시 박멸해야 한다. 무지개 알약은 어느 색깔과도 반응하는 히든 카드다. 닥터 스킬은 캐릭터마다 효과가 다른데, 가령 닥터 피치는 ‘무작위로 세로 1줄을 제거한다’. 론칭 빌드에서 닥터는 10종, 최대 2명까지 배치 가능한 서포터는 30종이 있으며 뽑기(가챠)로 획득할 수 있다.
‘닥터 마리오 월드’가 지닌 매력은 흔히 전자두뇌라 하는 머리 회전과 손가락의 순발력이 모두 필요하다는데 있다. 한번 화면에 놓인 블록은 천천히 상승하기 시작하고, 플레이어가 이걸 빨리 올릴 수는 있어도 뒤로 당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미 같은 색 블록(혹은 바이러스) 2개가 있어 알약으로 3개를 만들고도 자투리가 남을 경우 그걸 또 옮기는 게 가능하다. 물론 알약 사전에 후진이란 없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필요한 자리로 움직여야 한다.
생각보다 순발력을 요한다. 시간 제한이 있는 모드도 있다.
이렇게 글로 쓰면 복잡하지만 직접 해보면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인 게임이다. 다만 그렇다고 스테이지 클리어가 쉽다는 뜻은 아니다. 여러 퍼즐 기믹을 무리하게 쏟아내지 않고 차근히 알려주어 금새 이해할 수 있지만, 그걸 응용하여 좋은 점수를 내기는 만만찮은 편. 그만큼 의외로 운이 작용하는 부분은 없으므로 고민을 거듭하다 보면 꾸준히 전진할 수 있다. 과금의 경우 보조 아이템보다는 플레이의 원천인 하트가 궁하여 손이 갈 듯하다.
끝으로 ‘닥터 마리오 월드’의 엔드 콘텐츠라 할만한 PvP가 있다. 소싯적 ‘뿌요뿌요’에서 흥겨운 “빠요엔~”을 연발하여 상대의 멘탈을 터트려본 경험이 있다면, 이제 그걸 체어샷 걱정 없이 모바일에서 즐길 차례다.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닥터 마리오 월드’ PvP는 어택 게이지를 모아 상대에게 바이러스를 던진다는 점에서 ‘뿌요뿌요’와 유사하다. 거기다 호성적을 거둘 시 글로벌 랭킹까지 매겨주므로 전투종족 코리안의 위엄을 세계 만방에 떨쳐보자.
싱글 스테이지는 몸 풀기고, 이쪽이 진짜 재미있을 듯하다.
한 번 뽑기에 다이아 40개니까, 약 4달러(4,700원 가량) 정도.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