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히면 패배! 게난투 ‘파이트 크랩’ 얼리 액세스 개시
인터넷을 떠도는 재미있는 사진들 가운데 작은 게 한 마리가 집게발로 과도를 들고 휘두르는 것이 있다. 게는 집게발 자체가 무기임에도 그걸로 또 흉기를 잡다니 황당하다. 마치 순순히 간장통에 들어가진 않겠다는 듯 시위하는 모양새가 퍽 재미있기도 하다.
이 사진의 본래 출처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정말 그런 게임이 나왔다. 지난해 말 닌텐도 스위치 인디 월드 영상에 등장하여 존재감을 과시한 누스소프트의 액션 게임 ‘파이트 크랩(カニノケンカ)’이 2차 트레일러 공개와 함께 얼리 액세스에 돌입한 것.
우리가 사는 현실과는 다른 어딘가의 세계. 그곳의 게들은 신으로부터 힘과 지성을 받아 인간을 지배할 뿐 아니라, 인간의 무기를 빼앗아 자기들끼리 아귀다툼을 벌인다. 그러나 신의 은총을 받은 게들은 총과 칼로도 죽지 않는 불사신이었으니.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갑각류의 법칙에 따라 ‘거꾸로 뒤집힌 자가 패배’임을 합의하고 일대 결전에 나선다.
설정만 보면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싶지만 ‘파이트 크랩’은 상당히 본격적인 대전 액션게임이다. 함께 공개된 트레일러에서는 도끼와 양손검, 쌍검, 일본도, 라이트 세이버, 창, 철퇴, 표창, 사슬낫, 전기톱, 권총 아킴보, 뒤집어 잡은 술병 등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거의 모든 무기가 등장한다. 은근히 생태 고증도 뛰어나서 얼리 액세스 버전에서만 19종의 게와 41종의 무기를 지원한다.
누스소프트가 해양 생물을 소제로 한 괴작을 만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파이트 크랩’의 전작이라 할 수 있는 ‘네오 아쿠아리움: 갑각류의 왕’과 ‘에이스 컴뱃’ 패러디 게임인 ‘에이스 오브 씨푸드’를 PC와 콘솔로 출시한 바 있기 때문.
‘파이트 크랩’ 얼리 액세스 버전은 현재 인디 게임 배포처 itch.io와 BOOTH서 14.80달러, 1,480엔(한화 약 1만 8,000원)에 판매 중이다. 얼리 액세스 지원 기기는 PC이지만 콘솔 컨트롤러 사용을 강하게 권장한다. 얼리 액세스 버전은 향후 게임 발매 시 정식 버전으로 승격시켜준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