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피가 흐르는 전사가 그 힘으로 더 큰 어둠을 상대한다.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 흥분되는 전개다. 코에이테크모와 팀닌자는 앞서 ‘니오’을 통해 전국시대 말기 일본에 다다른 서양 검사를 다룬데 이어, 속편 ‘니오 2’에서는 인간과 요괴의 혼혈이라는 앙면성을 지닌 사무라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TGS 2019에는 덴쇼 10년(1582년) 음력 6월, 야마시로국 혼노지를 배경으로 한 새로운 시연 빌드가 마련됐다. 이 시기는 국내에도 어느정도 알려진 군웅 오다 노부나가의 최후, 즉 혼노지의 변이 벌어진 즈음이다. 실존 인물과 사건을 교묘하게 각색했던 전작처럼 ‘니오 2’ 또한 역사적 순간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준다.

주인공이 윌리엄 애덤스로 고정되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부터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도입되었다. 다만 시연 빌드에서는 아쉽게도 세세한 옵션은 잠겨 있고 성별마다 미리 준비된 프리셋 가운데 고르는 방식. 기자는 모처럼이니 아리따운 여성 사무라이를 선택하여, 커다란 보름달이 뜬 야심한 시각 불타오르는 혼노지에 다다랐다.

게임의 기본적인 액션은 전작과 대동소이하다. 듀얼 쇼크 기준으로 강한 공격(△), 빠른 공격(□), 회피(X), 막기(L1)가 있고 자세 변경(R1)을 통해 상/중/하단으로 무기를 고쳐 잡을 수 있다. 전작을 즐긴 플레이어라면 익숙할 텐데 쉽게 경직되는 졸병들은 빠른 하단이나 중단으로, 공격할 기회가 드물고 경직도 잘 당하지 않는 보스급은 힘있는 상단으로 베야 유리하다. 물론 보스에 따라서는 하단 자세가 상대하기 편한 경우도 있다.

여기서 ‘니오 2’에 들어 새롭게 추가된 전투 시스템이 요괴 스킬과 요괴화다. 졸병을 제외한 중형급 이상의 요괴를 처치하면 일종의 코어라 할 수 있는 다마시로를 떨어트리는데, 이것을 신사에 가져가 정화함으로써 그 힘을 취할 수 있다. 다마시로는 수호령에 최대 두 개까지 동조시킬 수 있으며 R2+△ 그리고 □로 발동한다.

요괴 스킬은 문자 그대로 요괴가 사용하던 기술이다. 가령 사루오니는 야수처럼 뛰어올라 적을 덮치고 고로카는 작은 화구를 여러 개 날린다. 요괴 스킬은 그 자체로 강력한데다 피격 당한 요괴의 기력 상한을 낮추는 쏠쏠한 효과까지 있다. 요력 소모가 상당하여 펑펑 쓸 순 없지만 그래도 칼 한 자루에 의존할 때보다 훨씬 수월한 진행이 가능했다. 강한 요괴를 쓰러트릴수록 더욱 강한 힘을 얻게 되는 셈이다.

또다른 특기할 요소는 푸른 불꽃의 검 한 자루가 꽂힌 의로운 칼무덤이다. 본작에서 새롭게 추가된 온라인 요소로 다른 플레이어의 캐릭터를 비동기식으로 불러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혼노지에서는 그냥은 보이지 않고 길가 구석을 폭약으로 부수고 들어가야 발견하는 숨겨진 요소였다. 또한 시연이 경우 실제 플레이어 캐릭터가 아니어서인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은데다 후술할 화차와의 보스전까지 따라오지 않아 아쉬웠다.

혼노지를 가로지르며 사루오니와 고로카, 우부메도리를 차례로 쓰러트린 후 드디어 화차(火車)와 보스전에 돌입했다. 일본의 전래 요괴 중 하나인 화차는 불타오르는 두 바퀴 위에 올라선 고양이 요괴로 여성 모델링에 정평이 난 팀닌자답게 무지 귀엽다. 물론 공격 패턴이 워낙 흉악해서 제대로 쳐다볼 여유도 없지만 말이다. 좁다란 실내에서 싸우는 와중에 화차가 종횡무진 굴러다니며 불길을 깔아 운신하기조차 쉽지 않다.

화차는 체력이 절반쯤 빠지면 이형의 세계인 영암(とこやみ)를 불러와 주위를 회색으로 물들인다. 평범한 사무라이는 영암에서 제 힘을 발휘할 수 없으므로 △+○를 눌러 요괴화해서 맞서야 한다. 요괴화한 주인공은 건장하고 흉악한 모습으로 무기 역시 그에 걸맞게 변화하는데 일순 고전 명작 ‘귀무자’가 겹쳐 보였다. 영암을 펼치고 더욱 맹렬하게 덤벼오는 화차는 본편에서 직접 공략해보기 바란다(기자는 여기서 죽어서 더는 진행하지 못했다). 전국 하드코어 액션 게임 ‘니오 2’는 오는 2020년 초 발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