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형이란 표현이 흔히 쓰일 정도로 비슷한 게임이 난립하는 국내 시장에서, ‘브랜뉴보이’, ‘RPG 매니저’ 등 개성 강한 작품을 선보여온 우주(Oozoo). 이들이 라인게임즈와 손을 잡고 오는 21일(목) 신작 캐릭터 수집형 RPG ‘엑소스 히어로즈’를 선보인다. 제목에서 보듯 우주의 전작 ‘엑소스 사가’를 잇는 직계 속편에 해당한다.

본작이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는 이른바 ‘비주얼리즘 플레이’. 국내 정상급 원화가가 그려낸 일러스트를 그대로 게임에 반영한 것은 물론 영화적 장면 연출과 서사의 전개로 몰입감을 높여준다. ‘ESTi’ 박진배와 반도네온 연주가 고상지가 참여한 OST 역시 게임 전반에 흐르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한층 배가시키는 일등공신이다.

‘RPG 매니아’에서 전략적인 전투를 설계한 우주답게 게임 플레이면에서도 여타 수집형 RPG와 차별화되는 요소가 눈에 띈다. 특히 캐릭터별 속성과 이를 통해 약점을 공략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은 승패가 전투력 일변도로 흐르지 않도록 만든다. 캐릭터의 외형은 물론 스킬셋까지 바꿔주는 페이트코어 역시 본작만의 특징이다.

이에 ‘엑소스 히어로즈’ 정식 론칭을 하루 앞두고, 우주를 이끄는 최동조 대표와 최영준 총괄 디렉터를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 계획을 들었다.

● 이제 내일이면 ‘엑소스 히어로즈’가 정식 론칭한다. 기분이 어떤가

: 누구나 그렇겠지만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마지막까지 실수가 없도록 이것저것 확인하는 중이다. 다행히 앱마켓 관련해선 순탄한 상태라 약속한 일시를 지키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긴장의 연속인만큼 차라리 내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웃음).

● ‘엑소스 히어로즈’가 우주 창립 이래 가장 큰 게임인 것으로 안다

: 큰 게임을 만들려면 큰 조직이 필요하다 보니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많이 했다. 어느덧 150명까지 인원이 늘었지만 계속해서 팀을 탄탄하게 운영하려 한다. ‘엑소스 히어로즈’는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처럼 서정적인 이야기를 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많은 이들이 애쓴 만큼 이러한 의도가 시장에 잘 받아들여지면 좋겠다.

● 이례적으로 CBT를 길게 진행했는데, 어떤 피드백을 받았고 어떻게 수정했나

: 가장 뼈아픈 피드백은 지루하다는 것이었다. 전투에서 유저가 개입하는 부분이 적어 그냥 영상을 보는 듯하다고. 그래서 공격자의 속성과 방어자의 수호석 속성이 맞으면 브레이크 상태가 되어, 전투가 크게 유리해지는 브레이크 시스템을 넣었다. 또한 1티어인 운명 등급과 2티이언 전설 등급간 전투력 격차가 너무 심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완화시켰다.

● 브레이크 시스템이 역으로 특정 속성의 육성을 강제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

: 전체적인 밸런스는 전투력을 기준으로 맞춰져 있다. 브레이크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으면 공략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수동 플레이를 하는 유저에게 조금 더 메리트를 주는 것에 가깝다. PvP 역시 상대측 수호석과 속성을 잘 맞춤으로써 전투력을 초월하여 승리할 수 있다.

● 현재 PvP는 비동기화식뿐인데, 턴제인 만큼 실시간 PvP도 가능할 듯하다

: 실시간 PvP는 업데이트를 고려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전투력이 높다고 무조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평등한 가운데 실력을 겨루는 콘텐츠로 만들고 싶다.

● 그렇다면 론칭 시점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기본적으로 스토리 모드와 요일 던전이 있고, 여기에 PvP 아레나와 다 함께 용을 잡는 실시간 멀티 레이드가 들어간다. ‘엑소스 히어로즈’만의 특징으로 탐색이 있는데, 보내 놓으면 캐릭터들이 알아서 스태미나를 소모하며 사냥도 하고 전리품도 얻는다. 또한 마을 안에도 여러 즐길 거리가 마련되어 있으며 특히 와그런 페스티벌의 반응이 좋았다. 개구리들의 경주에 배팅을 하고 화면에 채팅을 날리기도 하면서 함께 즐기는 것이다.

● 황제의 검이 도난당했다는 배경 스토리가 전작 ‘엑소스 사가’와 거의 똑같다

: ‘엑소스 사가’가 황제의 검을 되찾으려는 킹스가더스의 이야기라면 ‘엑소스 히어로즈’는 보물 사냥꾼 제온이 어쩌다 사건에 휘말리며 겪는 모험담이다. 동시대의 사건을 다른 관점에서 체험한다고 봐달라. ‘엑소스 사가’는 스토리를 완결내지 못하고 끝났지만 그 이후 전개를 여기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스토리가 아무리 좋아도 게임에 제대로 녹여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 그래서 스토리를 몇 가지 콘텐츠로 풀어냈다. 기본적인 스토리 모드 외에도 사이드 스토리라는, 제온 외에 다른 캐릭터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있다. 이를 통해 2티어 이상의 좋은 캐릭터를 획득 가능하다. 그리고 외전이란 것도 존재하는데, 여기서는 보다 저티어의 졸병급 캐릭터가 지닌 뒷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 사실 수집형 RPG에서 스토리 상 주인공은 중반도 못가 버림받기 일쑤다

: 일단 제온, 아이리스, 글렌 삼인방은 3티어 중에서도 효율이 높은 편이다. 그리고 이벤트를 통해 전용 페이트코어도 지급할 것이기에 원한다면 계속해서 주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제온 없이 자신의 덱으로 스토리를 진행해도 아무 문제는 없다.

● 페이트코어를 통해 캐릭터의 성별이 바뀔 수도 있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 평행세계라 생각해달라. 가령 본작에서는 제온과 아이리스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인데, 이들이 결혼했다는 컨셉의 페이트코어가 존재한다. 건장한 남성이 귀여운 소녀로 바뀌기도 하고 스킬셋 역시 그에 맞춰 변화한다. 어떤 캐릭터는 어린 시절 혹은 미래의 모습이 나올 수도 있다. 현재 다섯 가지 테마를 준비 중이고 매월 7개 정도 업데이트하려 한다.

● 그렇다면 페이트코어가 주력 BM(수익화 구조)인 것인가

: 페이트코어를 획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벤트를 통해 받거나 재료를 수집하여 교환할 수도 있고 PvP 순위에 따른 보상으로도 구할 수 있다. 몇몇 희귀한 페이트코어에 한하여 기간 한정으로 가챠(뽑기)가 마련될 것이다.

● 캐릭터 묘사가 굉장히 좋다. 움직임이나 표정 변화의 가짓수가 풍부하다

: 개인적으로도 매우 좋아하는 부분이다. 원래는 연출에 이렇게까지 힘을 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일러스트만 띄워 놓고 대화하는 것은 심심하니까, 그냥 테스트 차원에서 한번 만들어본 것이 너무 괜찮은 거다. 그래서 힘이 들더라도 제대로 한번 해보자 싶었고 디테일을 살리는 것이 우리가 갈 방향이라 정했다. 1차 CBT 즈음 기본적인 리소스를 완성한 후 계속해서 품질 상향에 주력해왔기에 론칭 시점에서는 보시기에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다.

● 다만 캐릭터 하나의 지나치게 공을 들이다 보면 업데이트에 차질이 올 수 있다

: 이미 3개월어치 업데이트 분량을 확보한 상태이며, 고도화된 개발 파이프라인을 통해 앞으로도 문제없이 일정을 소화할 것이다. 오랫동안 합을 맞춘 외주사도 도와주고 있으므로 업데이트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최근 원화가를 둘러싼 사건사고가 적잖은데

: 라인게임즈가 이미 그에 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방 차원의 여러 협의가 이루어졌다. 그래픽 리소스는 거의 내부 인원이 작업하고 외주 역시 개인이 아닌 업체와 협업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는 적다. 다만 앞날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에 어떤 이슈가 발생한다면 최대한 빠르게 대응하려 한다.

● 출시 후 업데이트 계획이 궁금하다. 어느정도 주기와 콘텐츠 분량을 알려주길

: 시즌제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 시즌 추가는 5~6개월 정도 주기로 예상하며 스토리 모드가 4챕터, 신규 캐릭터가 일곱 정도 투입된다. 기존 캐릭터들의 가치 보존을 위하여 시즌 도중에는 신규 캐릭터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다. 이외에는 길드 대전이 가장 큰 업데이트가 될 듯하고, 실시간 PvP는 유저들의 성장 속도와 숙련도를 보며 시기를 조율할 것이다.

● 천장(확정 보상) 도달에 최저티어만 계산하여 불합리하다는 반응이 적잖다

: CBT 피드백을 수용하여 마일리지 책정 방식을 많이 바꿨다. 정식 론칭 시에는 이러한 부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 이정도 퀄리티면 PC 게임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멀티 플랫폼 계획이 있나

: 당장은 모바일에 집중한다. 대신 앱플레이어에 대한 최적화를 지원하여 PC로 즐기는 분들도 불편이 없도록 할 것이다.

● 유리사는 가수보다 모델로 유명한 편인데 ‘엑소스 히어로즈’ OST를 맡겼다

: 일단 디렉터와 AD가 팬이다. 유리사가 지닌 특유의 분위기가 메인 캐릭터인 아이리스와 많이 닮았고 그녀의 음색 역시 우리 주제곡과 잘 어울렸다. 그래서 조심스레 의뢰를 드렸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었고, 유리사에게도 첫 오리지널 송이라 애정이 남다르다고 한다.

● ‘엑소스 히어로즈’를 주제로 유리사 팬미팅을 열면 어떤가, 기자도 좀 부르고…

: 너무 사심인 거 아닌가(웃음). 워낙 바쁜 분이기에 일단은 곡 작업만 부탁드렸다.

● 출시 시기가 가히 좋은 편은 아니다. 올 연말은 대작 MMORPG가 쏟아진다

: 내부적으로는 8월 출시가 적당하다고 봤다. 다만 어떤 시기를 좇기보다 한번이라도 유저의 목소리를 더 듣고자 2차 CBT로 선회하였고, 결과적으로 여러 개선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쩌다 대작들 틈바구니에 끼어 버렸지만 ‘엑소스 히어로즈’는 장르도 다르고 나름의 강점이 충분하다. 그저 론칭 소식이 충분히 알려지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만큼 라인게임즈에서 신경을 써주어 감사할 따름이다.

● 정식 론칭을 하면 곧 성적표를 받게 될 텐데, 목표치는 어느정도인가

: MMORPG가 다수 포진한 최상위권에 비집고 들어가기 보다는 우리 나름대로 롱런하는 것이 목표다. ‘엑소스 사가’는 50위권에 6개월 정도 버텼을 뿐 오래가지 못했다. 전작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어떻게 하면 2년, 3년 이상 서비스를 끌고 갈 수 있을까 고민해왔다. 그 고민의 결과가 ‘엑소스 히어로즈’라 봐달라. 론칭 후에도 계속해서 개선해갈 것이다.

● 경쟁작의 사례를 보면 완성도 만큼이나 유저 커뮤니티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 우리가 1차와 2차 CBT에서 보여드린 자세가 그 답이 되지 않을까. 정식 론칭 이후에도 최대한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유저친화적 게임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 끝으로 ‘엑소스 히어로즈’를 기다려온 뭇 유저에게 감사를 전한다면

: “우주는 설립 당시부터 RPG의 명가가 되는 것이 항상 큰 포부였습니다. 많은 고민을 하며 완성한 ‘엑소스 히어로즈’가 더 많은 작품으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IP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그걸 위하여 정말로 오래갈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