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맥고니걸'이 말하는, 게임이 미래 사회 준비에 도움이 되는 이유
책이 출간되었던 시점이 2011년이니, 지금 시점에서는 9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 전 세계는 유례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해 말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COVID-19. 인공지능 등 기술의 발달로 당시보다 고찰할 것들이 늘었고 현실적인 변화가 더 밀접하고 강한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와 기술적 발전 속에서 제인 맥고니걸 박사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현재 미국 미래연구소 게임연구개발분야 개발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제인 맥고니걸 박사는 게임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제 3회 'T.A.G Talk'를 통해서 게임이 미래의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찰한 결과를 공유했다. "예측불허의 미래, 게임이 미래 사회에 도움이 되는 4가지 이유"를 주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행위가 갖는 긍정적 가치를 청중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이는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생각이나 가능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터무니 없는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가장 대응하기 어렵고 파괴적인 미래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당장 9개월 전에 “ 국가들이 국경을 잠그고, 아이들의 교육이 온라인으로 돌아가며, 할머니를 만나 반갑다고 포옹을 하는 것 조차 불법이 될 것이다”라는 상상은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 판데믹으로 터무니 없는 이야기는 현실이 된 것이 우리의 현재 상황이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가능성에 대해 뇌를 대비시키는 것. 빠르게 행동하고 대응하며, 서로를 더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는 판데믹이지만, 미래에는 기후 변화 등 새로운 도전 과제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인 맥고니걸 박사는 ‘미래에는 새로운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전략을 검증하고 스트레스나 감정의 정도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습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연구를 근거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이 뇌를 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변화의 신호는 곧 비디오 게임을 플레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기사에 따르면, 판데믹 상황에서 남자 청소년들이 여자 청소년에 비해 마주한 상황을 더 잘 이겨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진들은 이와 같은 현상의 이유로 미국 남자 청소년들이 또래 여자 아이들과 비교해서 비디오 게임을 더 많이 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게임을 통해 친구 또는 가족과 유대감을 이어나가는 것. 플레이에서 오는 긍정적인 감정들이 견딜 수 있는 힘을 준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 이유는 ‘비디오 게임이 주변의 변화를 더 빨리 감지하도록 두뇌를 훈련시킨다’는 것이다. 게임 속에서는 늘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요소들이 제공되고 있다. 플레이어들은 동시에 상대보다 앞서기 위해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험하는 플레이를 거치게 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시도하는 여러 전략과 행동들은 곧,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것에 정신적인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된다.
이와 함께 연결 밀도도 높아 세상이 변화하는 정보를 더 빠르게 받고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전략을 검토하는 행위를 통해, 위기의 상황에서 서로를 더 빠르게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정신 습관을 갖출 수 있다.
게이머들은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알고리즘이나 AI, 로봇과 소통하고 적응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AI가 가져올 미래를 무작정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바뀌는 지점이 왔을 때. AI와 협력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경험을 일상에서 자연스레 체득하고 있다.
맥고니걸 박사는 “미래에 가장 중요시 될 업무 능력은 기계 및 인공 지능과 상호 작용하는 능력이 될 것이다. 오늘날 게이머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미래의 직업을 위해 훈력하고 있는 것”이라는 미래학자인 ‘메리 미커(Mary Meeker)’의 이야기를 전했다. 앞으로 다가올 10년을 전망하며 남긴 메리 미커의 말을 통해서 게임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론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일종의 공동 합의를 바탕으로 게임이 진행될 수 있도록 다함께 협력 및 노력하는 행위가 된다. 실제로 게이머들은 게임 내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각자의 게임 플레이 속에서도 협력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맥고니걸 박사는 이와 같은 게이머들의 협력 유형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그리고 각자의 플레이를 칭찬하는 것으로 서로를 지원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장점을 칭찬하는 행위로 장점과 가치를 파악하는 것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자신감 /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한 동기부여 측면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긍정적인 언어로 대화를 나눔으로써 감성적인 지원을 제공하기도 한다.
맥고니걸 박사는 게이머들의 해동에서 나오는 기능적 / 정보적 / 평가적 / 감성적 지원들이 ‘게임을 통해 도움을 주고 받는 연습을 한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게임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남들을 돕는 경우에 대비해서, 미리 연습을 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게임 전이 현상은 동기부여를 담당하고 집중을 도와주는 부위 ‘미상’과 정보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해마’ 부위가 자극되면서 발생한다. 맥고니걸 박사는 두 부위는 게임을 짧게 플레이하는 것으로도 자극이 이루어지기에, 일상 생활에서 게임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강조했던 네 가지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도 청중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맥고니걸 박사는 우선, 능력의 진화를 위해서 ‘스스로 도전하는 것’을 첫 번째 방법으로 제시했다. 새로운 전략과 상대를 찾고 도전함으로써 자신의 이점을 끌어내는 방법이다.
다음으로는 ‘계속해서 새로운 게임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새로운 기술적 인터페이스를 익히고 다른 알고리즘과 기술 등을 파악할 때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리고 ‘남을 도와줬을 때 스스로 자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