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인디 개발사가 PC와 콘솔을 선택한 이유, Skul 포스트모템
게임의 완성도와 함께, 준수한 판매량도 보여주고 있다. 출시 한 달만에 10만 장이 넘는 판매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개발사인 사우스포 게임즈는 얼리 액세스 이후에도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며, 올해 연내까지 게임을 정식 출시로 전환할 예정이다.
대학교 동아리에서 시작해, 글로벌 유저들의 인정을 받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거쳐 선보인 Skul은 성공적인 완성과 출시를 위한 준비를 차근히 진행하고 있다.
BIC 2020 컨퍼런스를 통해 진행된 이번 강연에서는 사우스포 게임즈의 박상우 대표가 자리해 Skul의 포스트모템을 진행했다. Skul의 기획부터 탄생,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하고 이를 통해서 PC, 콘솔로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후발 주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달하고자 했다.
사우스포게임즈 박상우 대표
문제는 본격적인 개발에 앞서, 공간이 부족했다는 점. 이를 위해서 교수님이 보유한 창고를 빌려 작업에 착수한 이들은 7평 남짓한 공간에서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팀원들은 소프트웨어 공학 및 컴퓨터 공학으로 구성되었으며, 아트는 그림이 취미였던 박상우 대표가 담당했다. 다만, 상용 게임을 위한 실력을 쌓기 위해 개발과 그림 공부를 병행하며 개발을 진행했다.
하지만 첫 타이틀부터 PC와 콘솔로 게임을 만들기는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사우스포게임즈는 정보가 적은 상태에서는 모바일 게임 개발이 쉬울 것이란 결론을 내리고 ‘용사는 회전중’이라는 타이틀을 시장에 출시했다. 그러나 실제 현실은 사우스포게임즈와의 예상과는 달랐다.
용사는 회전중을 통해 사우스포게임즈는 본격적으로 PC와 콘솔 게임을 선보이는 것을 방향성으로 잡았다. 쉬울 줄 알고 도전했지만, 모바일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 어렵다면,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물음이 있어서다. 그리고 시험작으로 간단한 형태의 타이틀 ‘박스캣’을 스팀으로 런칭했다.
Skul의 컨셉은 ‘클리셰를 이용해보자’는 것에서 시작했다. 박상우 대표는 “클리셰는 진부할 수도 있지만, 매력적이고 재미있으니 지금까지 사용된다고 봤다”고 선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게 용사와 마왕의 대립이라는 클리셰에서 출발했지만 사우스포게임즈만의 특별함을 더하고자 했다. 선악의 구도를 뒤집고 마족 몬스터들이 주인공으로 채택됐다. 그 결과, 스켈레톤 몬스터와 레이스, 스톤골렘이 주인공이 되는 게임으로 최초의 기획이 이루어졌다.
머리를 교체하면서 싸우는 Skul의 액션은 머리 스왑에 따른 다양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에 있다. 개발진의 의도는 머리를 교체하면서 스왑하는 전투가 재미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출발했고, 결과적으로는 옳은 선택으로 자리했다. 그렇게 머리를 바꾸며 보여주는 독특한 액션이 SKUL의 메인 콘텐츠로 자리를 잡았다.
Skul에서는 해골이 무기의 역할을 하므로, 하나의 해골을 만들 때마다 캐릭터 하나를 통째로 만들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입 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러한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게임이 차별화되는 장점을 가질 수 있었다.
itch.io에 게시한 데모 버전은 종합 인기 순위 4위까지 달성하는 결과를 가져가기도 했다. 박 대표는 당시를 되돌아보며, “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스트리머와 인플루언서가 좋은 평가를 내주기도 했고, 당시에는 여러 측면에서 게임을 장려하는 바람이 불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와 같은 평가와 피드백을 통해서 게임을 발전시키는 것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펀딩도 성공적이고 긍정적인 반응으로 마감됐다. 당시에는 게임 부문에서 후원금이 가장 높은 프로젝트가 됐고 후원자들과 함께 만드는 느낌으로 인해서 커다란 동기 부여로 작용하기도 했다.
때문에 개발 외적인 부분에서 수고를 더는 방향이 옳다고 판단을 내렸다. 퍼블리셔를 정하는 것은 4개월에서 5개월 간의 기간을 거쳐, 최종적으로 네오위즈와의 퍼블리싱 계악을 체결하기로 결정됐다. 이와같은 결정은 개발과 관련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얼리 액세스 이후, 사우스포게임즈는 내부적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과정을 거쳤다. 완벽하지는 못해도 디테일하게 일을 파악하고 진행하는 과정의 필요성을 느껴서다. 얼리 액세스 이후 계획은 로드맵을 통해서 보완하고자 했고, 목표를 현실적으로 다듬고 각 업무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를 가늠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슬랙, 노션과 같은 실용적인 툴과 칸반보드 등으로 팀의 생산성을 올리는 선택을 가져갔다.
Skul 또한 개발자의 경향이 개발 철학으로 이어진 사례다. 사우스포게임즈는 ‘뇌절할 때까지 심층적으로 파고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게임 디자인에도 이어졌다. 구체적으로는 무난한 옵션에서 특정 공격력을 높게 올리는 식으로. 그리고 정신집중은 시간을 매우 길게 가져가는 대신, 막대한 효과를 주는 형태로 게임을 디자인했다.
이외에도 기타 솔로 형태가 아닌, 밴드 형태의 연출을 보여주고 BGM까지 바꾸거나. 데드셀과의 콜라보레이션에서는 많은 투자와 재해석을 통해서 ‘데드셀보다 데드셀스럽게’를 목표로 콘텐츠를 추가하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박상우 대표는 강연의 마지막에 “조금 오래 된 자료기는 하지만, 국내 스팀 유저들이 크게 뛴 바 있고, 이후 인디 게임을 접하는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1억 원이 넘는 펀딩이 진행되는 등 인디 게임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와 관심이 늘었다고 생각한다”고 현재의 상황을 정리했다.
그리고 “네오위즈와 같이 인디 게임을 퍼블리싱 하는 국내 업체도 늘어날 것이라 생각하므로, 개발사들이 적극적. 그리고 공격적으로 게임을 만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재미있고 멋진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계속해서 나아가겠다”고 밝히며 강연을 마쳤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