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미공개 게임이 기다릴 것, 블리자드 임원진 인터뷰
제이 알렌 브랙(상), 알렌 애드햄(하)
지난해는 처음으로 블리즈컨을 직접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많은 이들이 아쉬워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러운 결정이었고, 이 때문에 더더욱 우리는 블리즈컨을 다시금 개최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게임 개발이란 결국 일정 사이클로 돌아가기 때문에 정보의 공백기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그 사이클에 어떤 시기에 행사가 열리는지에 따라 정보가 차이날 수 있다. 오늘 우리는 디아블로 4와 오버워치 2 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고, 해마다 이런 블리즈컨을 통해 플레이어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 블리자드 창립 30주년을 맞은 행사라 미래 먹거리로 기능할 새로운 IP를 기대했는데, 개막식에서는 아직 나온 정보가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개막식을 마치며 더 많은 게임을 개발 중이라고 하셨는데 새 IP도 포함하는지?
지난 30년 동안 블리자드는 늘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새로운 팬들을 만나고자 했다. 앞으로의 30년도 그런 일들을 해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먼저 그 어느 때보다 미래의 재미에 대한 방대한 플랜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겠다. 새로운 게임, 새로운 IP 를 다수 준비하고 있고 충분히 준비가 된다면 기쁘게 공개해드릴 수 있을 것이다.
● 매년 큰 규모로 진행하는 ‘블리즈컨’을 온라인으로 옮겨 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신 것 같은데,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었나?
지난 10년 동안 블리즈컨을 진행하면서 온라인 부분을 차츰차츰 확대해왔다. 수만명이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를 방문하지만 한정된 티켓과 물리적 제약 때문에 방문을 원하는 모두가 참석할 수 없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더 많은 이들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왔다. 아무래도 이번 행사에서 가장 어려움은 코로나19 사태가 아니었나 싶다. 관계자들이 준비하면서 코로나 검사를 두 번 씩 받고, 방역 대책을 세우고 이런 부분을 신경쓰는 노력이 많이 들어갔다.
블리자드의 초창기를 생각해보면, 게임 개발을 시작해 완성하는데까지 3~6개월이면 되었다. 하지만 현재에는 그런 개발 과정이 매우 길고 방대해졌고 내용도 많다. 더 많은 시간과 인력이 들어가는 작업이 되었다. 그리고 ‘WoW’ 나 ‘하스스톤’ 같은 게임에서도 완전히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해나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인력과 노력이 들어가는 어려운 작업이다. 그래서 여기에 많은 리소스가 필요하고 그만큼 리소스를 투입하고, 그러면서도 신작을 개발할 리소스를 다시 여력있게 만들고 추진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 도전이다. 모든 회사가 결코 쉽지 않게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기존 게임의 성공을 유지하면서 신작을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어렵고 많은 자원이 필요하지만 우리가 해내야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자 하고 있고 기대를 계속 부탁드린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출시일을 발표 초기부터 밝히지는 않는다. 어느정도 이상의 개발 진척을 이루어냈을 때 발표를 해왔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여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의 ‘WoW: 어둠땅’ 이다. 출시를 앞두고 평가를 했을 때 아직 완성도 측면에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모든 팬들이 아쉬워했지만, 지금 돌이켜 볼 때 결과적으로는 옳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는 제품이 충분히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할 때 출시일을 발표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 와우에 이어서 하스스톤도 클래식 모드를 추가했다. 클래식 아케이드도 그렇고, 디아블로2 레저렉션 역시 같은 맥락의 리마스터인데, 이렇게 과거작을 되살려내는 작업을 계속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과거의 게임들을 재창조하는 큰 이유는 플레이어들의 요구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WoW’ 클래식의 시작이 그러했고, ‘불타는 성전’ 도 이를 바라는 플레이어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디아블로 2’ 의 경우에도 저 또한 추억이 많은 게임이고, 뿐만 아니라 20년 전의 게임인 만큼 이걸 아직 접해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또 신선한 게임으로 가갈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이처럼 플레이어들과 추억이라는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클래식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력은 상대적으로 볼 때 소수다. 블리자드의 인력 대부분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거나 출시를 앞둔 신규 프로젝트에 대다수가 투입되어 있으며 플레이어들이 이를 기대하고 좋아하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오늘 발표를 보니 디아2 레저렉션을 필두로 하스스톤, 와우 클래식 불성 등 핵심 게임들이 클래식을 강조했다. 리마스터 버전의 출시 성과와 아울러 추가적으로 리마스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임들이 혹시 있을까?
일단 여기서 더 이상 리마스터할 게임은 없는 것 같다(웃음).
가상현실 등에 있어서 수많은 새로운 기술 개발이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우리의 개발 환경을 고려했을 때 큰 변화가 30년 동안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과거 30년 전에는 텍스트 기반 게임 같은 것들이 주류였는데 현대에는 완전히 다른 게임들이 유행하고 있고, 30년 뒤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게임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변화를 예측하고 플레이어들에게 선사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기존 IP를 확대해나갈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장르, 유형의 게임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 한국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위해 탐색하고 있는 블리자드의 새해 전략이 궁금하다.
아시다시피 한국 시장은 저희에게 매우 중요하고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스타크래프트’ 를 비롯해 블리자드 게임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우리의 전략은 한국을 아우르는 플레이어들의 목소리를 듣고 모두에게 하나하나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게임이 글로벌 단위로 성공을 거두는 것은 쉽지 않은데 그동안 블리자드의 성공에는 한국의 지분이 상당했다고 생각한다.
● 이번 블리즈컨에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소식을 볼 수 없어 아쉬워하는 팬이 많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개발 현황과 2021년의 운영 목표에 대해 묻고 싶다.
히어로즈의 경우 블리자드 여러 IP를 담아내는 올스타 게임이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을 도입하고 만들어내고 발표해왔다. 개발 사이클 상 항상 모든 게임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히어로즈도 새로운 소식을 꾸준히 전달하겠다.
앞으로 30년 동안 VR 헤드셋이 굉장히 중요한 혁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의 세계는 더 방대하고 시청각적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며 몰입감도 강해질거다. 또한 소셜 기능과 결합해 보다 끈끈하게 연결된 게임이 될 것 같다. 각각의 사람들이 모두 다른 플레이 타임, 플레이 스타일, 취향을 가지고 있고 이렇게 다양한 플레이어들을 하나로 묶고자 많은 노력을 해왔다. 디아블로에서도, 오버워치에서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앞으로의 게임은 그런 기술적 발전으로 더욱 높은 퀄리티를 가지면서도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방향성을 가지길 바란다. MMORPG 는 개인적으로 매우 큰 애착이 있는 장르인데, 이 장르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고 모두가 모여 함께 사회를 이루는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MMO 는 더욱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