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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고 대우받지 못하기도 하는 사람들, 게임 업계의 '로컬'

조회수 27883 | 루리웹 | 입력 2021.04.02 (14:00:00)
[기사 본문] 이제 게임은 소수의 인원으로 만들어 내는 형태를 벗어나, 아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 동시에, 각자의 영역에 따라서 역할이 주어지며 복잡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게임사 내부에서 모든 것을 만드는 형태가 아니라, 일부 영역은 다른 회사와의 계약을 통해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분위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도화된 구조에서 게임을 만들었을 때, 주목을 받는 것은 일부 인력에만 그친다. 필연적으로 수많은 사람이 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있음에도 오직 소수의 인원만이 게임을 대표한다. 이는 단순히 외부적인 활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력에 대한 대우와 관심이 달라짐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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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집단을 거치며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집단이 생기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필연적으로 누군가는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을 정도로 인식의 바깥에 자리한다. 직접적인 게임 개발 외적인 부분에 있는 개발자와 관련자. 소위 ‘로컬라이징’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여기서 말한 ‘잊혀졌다’는 것은 최종 크레딧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느냐. 그렇지 못하냐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이 한글패치를 작업하지 않는 이상. 즉, 정식 유통을 통해 한국어화를 걸쳐 국내에 발매되는 상황이라면, 한국어화에 들어가는 비용을 정산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보상 부분에서 제대로 된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책정된 번역 업계의 평균적인 단가는 단어당 150원 선. 물론, 분량이 많다면 이보다 더 들어갈수도 있으며, 여기에 감수 비용과 번역 난이도. 그리고 언어에 따라서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번역 품질에 따라서 가격 책정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다수의 게이머들에게 판매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페이지 번역보다는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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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타이틀을 수입하는 대형 회사들의 경우, 로컬라이징을 전문으로 하는 팀을 구축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리 많지는 않다. 타이틀을 가져오는 빈도가 그리 많지 않고, 예산은 한정되어 있다. 항상 현지화를 위한 인력을 고용할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에 이른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내부에 팀을 꾸리지 않는 이상, 현지화를 위해서는 다른 인력을 수급할 필요가 있다. 어찌됐든 타이틀을 한국어화를 거쳐서 판매할 필요성이 있고 이를 위해서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외 게임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 및 서비스 함에 있어서는 두 가지 정도의 형태로 진행된다. 텍스트의 경우 번역 인력을 임시로 고용해서 진행하는 방법을 택하며, 서비스 측면에서는 이를 위한 제반 작업을 다른 회사에 맡겨 진행하기도 한다. 불행하게도. 두 상황 모두 실제 업무 과정에서는 제대로된 보상 체계와 업무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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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형태인 임시 고용은 대부분 비정규직 형태. 또는 외부 프리랜서 계약을 통한 형태로 이루어진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좋지 못한 취급이 이루어지는 것이 이 부분이다. 일을 맡기는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으나, 그간 유저 중심의 한글패치가 기준이 되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경우 번역 결과물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은 마련되지 않는다. 게임이 AAA급이 아닌 인디 게임과 같은 소규모 타이틀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그간 플레이어들이 직접. 자신들의 열정으로 채워왔던 것이 한글패치였고, 이러한 결과물이 자주 제공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개발사가 직접 한글패치를 게임 내에 적용하는 경우도 있었고 -어디까지나 데이터에 대한 권리는 원 저작자에게 있기에- 이와 같은 과정은 당연하게 무보수로 이루어졌다.

물론, 번역을 위한 에이전시와의 협력이 이루어지면 그럴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작업과 이에 따른 노동이 계약의 형태로 다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규모 타이틀의 정식 수입과 판매가 이루어지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를 에이전시를 통한 것이 아닌 개인과 퍼블리셔가 직접 번역을 진행하면서 나온다. '개인 - 개발사'의 구조가 아니라 '개인 - 유통사 - 개발사'의 구조가 되면서 판매를 위해 한국어화가 필요한 상황이 온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일반 소비자가 제작했던 한글패치가 무보수로. 유저의 협력으로 진행되었던 부분들이 제대로된 노동 보수 지급에 영향을 미쳤다. ‘어차피 자기들끼리 알아서 무료로 하던 건데 약간만 보상을 지급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인식이 유지된 것 처럼 느껴지는 부분이다.

소규모 인디 타이틀의 번역을 담당했지만, 보수로 지급된 것은 기프티콘 뿐이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노동을 했음에도 돌아온 것은 금액이 아닌 자그마한 상품권인 셈이다. 얼핏 듣기에 말이 안될 것 같은 이러한 보수 지급은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 그리고 작은 회사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 충격을 준다. 이렇게 소규모 타이틀의 경우, 건당. 타이틀을 기준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이들은 정규 인력이 아니며, 한국어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번역, 노동에 대한 정당한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소위 ‘열정페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때로는 게임 크레딧에 올라간다는 것이 특별한 보상처럼 명시될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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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는 쪽은 텍스트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직접 맡기는 과정을 넘어서 실제 서비스 진행을 위한 개발의 과정을 아예 전담하기도 한다. 즉, 미디어 마케팅에서 대표되는 것은 대형 퍼블리셔일지라도 수면 아래서 발을 계속해서 굴리는 것은 별개의 법인, 다른 회사인 경우가 있다.

이러한 구조는 주로 모바일 게임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퍼블리싱 과정에서 제 3의 회사가 끼어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자회사가 직접 로컬라이징 개발과 LQA를 담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 대형 퍼블리셔 중 일부는 내부 개발팀을 통해 직접 게임을 서비스하기 보다는 이를 위한 제반사항을 다른 회사가 담당하도록 계약이 맺어지기도 한다. 퍼블리셔는 게임을 마켓에 등록하기 위한 시스템·서버 엔지니어 정도만을 갖추고 나머지 작업은 계약을 맺은 중소 개발사가 전담하는 구조다. 

즉, 이 경우에는 아웃소싱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하청 형태로 번역과 적용 등 현지 서비스를 위한 대부분의 사항들이 이루어진다. 퍼블리셔는 계약을 통해서 권리를 가져오며, 서버 등의 기술적 제반을 담당한다. 해외의 개발사는 게임 콘텐츠의 개발을 진행하고 데이터를 퍼블리셔에 넘긴다. 제 3의 중소기업은 이러한 데이터를 가지고 로컬라이징 작업에 착수한다. 현지 서비스에서 수정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수정 등을 진행하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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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마케팅 등에서 퍼블리셔의 이름을 앞세워 진행하지만, 제 3의 회사는 언급되지 않는다. 실제로 이름을 말하면 바로 퍼블리셔를 떠올릴 수 있는. 많은 수의 플레이어들이 있는 게임임에도. 그리고 대형 퍼블리셔임에도 실제 서비스를 위한 개발이나 콘텐츠를 손보는 곳은 다른 회사인 경우가 있다. 

IP의 계약은 자금적으로 여유로운 퍼블리셔가 가져왔지만, 실무는 이와는 별도의 중소 개발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들은 소위 ‘로컬’이라고 불린다. 그리고 로컬 또한 개발자들과 작업 조율을 위한 PM 등 관련 직군이 존재한다. 이들은 이직 시에 제대로된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서비스를 위한 작업은 로컬에서 진행되지만, 대형 퍼블리셔의 이름만이 대외적으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하청과 같은 셈인데, 게임의 개발 과정에서 보수가 지급되고 게임의 버전업을 진행하면 추가 수당이 주어진다. 실제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진다. 실제 서비스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QA는 퍼블리셔에서 진행하는 것임에도 내부적으로는 로컬 개발사에 책임소재가 돌아가게 된다. 번역 오류 등이 나왔을 경우, 퍼블리셔 단위의 QA에서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것이 로컬 개발사에 책임 소재가 덧씌워지기도 한다. 

갑과 을의 관계에 더 가까워지고 실제 서비스를 위한 인력들의 노동은 제대로된 대우를 받는 것으로 연결되지 못한다. 그리고 동시에 이들은 해당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에게도 담당사이자 개발사로도 인식되지 못한다. 퍼블리셔가 아닌 다른 개발사가 국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작업에 함께 했음을 증명해줄 수 있다는 사실은 곧, 입장을 가르는 일종의 권력 도구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기에, 게임의 성공보다 작은 보상이 분배되고 거대 기업 위주의 시장 구조는 계속해서 고착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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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실제 업무는 물론이고 존재는 하되, 어디서도 언급되지 않는 이들인 셈. 이를 위해서 크레딧(스탭롤)에 이름을 올려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여전히 희미하기만 하다. 해외 게임이 3천 명이 넘는 엔딩 스탭롤을 보여줄 때, 국내에 서비스되는 모바일 게임의 대부분은 누가 개발에 참여했는지. 게임을 국내에 서비스하기 위해 어떤 회사와 사람들이 협력했는지를 알 수 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게임은 소수의 인원으로 개발하고 발매하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규모가 커질수록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하며, 동시에 자사 외에도 협력해야만 하는 인력과 집단들이 필요해진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개발사가 아닌, 외부에서 작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함께 게임을 만들었지만, 어디서든 이름을 찾지 못하는. 그리고 아무도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영역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동시에, 하나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제는 ‘어떻게’라는 방법론이 나와야할 시점으로 보인다. 존재 자체가 인식되지 못하기에 정당한 대우가 이루어지지 않는. 대형사 중심의 현 게임 생태계에서 필연적으로 그늘 아래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수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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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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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8
BEST
여러 언어를 지원하는 게임의 크레딧을 자세히 보면 이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습니다. 유럽 계통 언어는 나름 상세하게 현지화 인원을 소개하는 반면, 한국어는 대표자 한 명만 덩그러니 적혀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Pricefield | (IP보기클릭)14.39.***.*** | 21.04.02 14:16
BEST
큰곳이나 로컬팀 붙어서 번역하지...소규모 퍼블리셔는 번역하시는 분이 모든걸 다 처리함...사업,개발,운영 까지 다 번역해서 해외 개발사에 전달함...진짜 맨날 밤새는 직업...국내 와 해외 용어들이 틀려서 번역 오역으로 들어 갔을땐 ㅋㅋ어휴 그걸또 패치 했을땐 ㅋㅋ 수치 다 바뀌고 난리나고 여튼 운영,QA,번역 젤 고생하시는 분들임..
한영스페이스바 | (IP보기클릭)106.240.***.*** | 21.04.02 16:41
BEST
좋은 내용이네요
쌀마스터 | (IP보기클릭)49.1.***.*** | 21.04.02 14:38
BEST
영한 단어당 150원은 중간 벤더 없이(cutting out the middleman) 엔드 클라이언트와 직접 거래하는 경우에나 받을 수 있는 단가고, 프리랜서 개인이 이 정도 단가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알기로 국내 개인 최고 단가 수준이 단어당 USD 0.12 밖에 안 돼요. 상위 1% 인력이 이 정도라는 겁니다. 게다가, 게임 콘텐츠에는 아직 적용 안 되긴 했지만 일반 IT 콘텐츠는 NMT 엔진 수준이 상당히 좋아져서 이를 적용한 MTPE 프로세스를 타는 프로젝트 같은 경우에는 단가가 갈수록 더 박해지고 있습니다. MTPE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은 사실인데 이게 왜 문제냐 하면... 기계 번역된 문장 하나당 수정한 비율에 따라 단가가 추가로 낮아진다는 겁니다. 가령 문장 하나에서 수정한 비율이 20% 미만이면 휴먼 번역 단가의 10%로 계산해요. 쉽게 말해 사람이 번역하면 100원 받았을 문장을 기계 번역 사후 교정 단계를 거치면 10원 밖에 못 받는다는 거예요. 노동의 가치가 1/10이 되었으니 들이는 시간이나 노력도 같은 수준으로 낮아져야 맞겠지만 클라이언트는 이전과 같은 100%에 가까운 품질을 원합니다. 필연적으로 내 시간과 노력을 이전보다 더 들여야 한다는 거예요. 사실상 어마어마한 단가 하락을 겪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Amazon 웹사이트나 클라우드 플랫폼 대시보드 시스템 메시지를 보면 품질이 상당히 뛰어난 걸 볼 수 있는데, 그게 다 싼값에 인력 갈아 넣어서 달성한 거예요. 그리고 Amazon은 이제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에 MTPE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제게도 계속 MTPE 제안이 오긴 하는데 들이는 시간에 비해 예상 수익이 너무 적어서 거부하고 있습니다만, 언제까지 100% 휴먼 번역만 고수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미래가 너무 깜깜해서 기사 내용과는 벗어난 얘기를 주절주절 했네요. 하여간 이쪽 바닥도 그리 녹록치 않아요.
골이따분한성격 | (IP보기클릭)119.206.***.*** | 21.04.02 23:06
BEST
그에 반해 정작 사람들이 존재도 모르거나, 대단히 하찮게 평가를 받기도 하죠. ㄷ
슬픈단잠 | (IP보기클릭)121.134.***.*** | 21.04.0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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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언어를 지원하는 게임의 크레딧을 자세히 보면 이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습니다. 유럽 계통 언어는 나름 상세하게 현지화 인원을 소개하는 반면, 한국어는 대표자 한 명만 덩그러니 적혀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Pricefield | (IP보기클릭)14.39.***.*** | 21.04.0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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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내용이네요

쌀마스터 | (IP보기클릭)49.1.***.*** | 21.04.02 14:38

좋은 글이네요 ㅎㅎ 한글화가 되냐 안되냐만 관심을 가졌었지, 어떻게라는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네요.

닼다봄 | (IP보기클릭)223.38.***.*** | 21.04.02 14:51

해외게임중 븅신같은 한글화가 나오는 이유중 하나라고 봅니다 사측은 어차피 니네가 고칠건데 우리가 돈내서 한글화해줘야함? 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 싶음 ㄷ

MonsterCat | (IP보기클릭)122.38.***.*** | 21.04.0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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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곳이나 로컬팀 붙어서 번역하지...소규모 퍼블리셔는 번역하시는 분이 모든걸 다 처리함...사업,개발,운영 까지 다 번역해서 해외 개발사에 전달함...진짜 맨날 밤새는 직업...국내 와 해외 용어들이 틀려서 번역 오역으로 들어 갔을땐 ㅋㅋ어휴 그걸또 패치 했을땐 ㅋㅋ 수치 다 바뀌고 난리나고 여튼 운영,QA,번역 젤 고생하시는 분들임..

한영스페이스바 | (IP보기클릭)106.240.***.*** | 21.04.02 16:41
BEST
한영스페이스바

그에 반해 정작 사람들이 존재도 모르거나, 대단히 하찮게 평가를 받기도 하죠. ㄷ

슬픈단잠 | (IP보기클릭)121.134.***.*** | 21.04.02 16:49

생각해 볼 내용이었습니다

CTI92 | (IP보기클릭)223.38.***.*** | 21.04.02 17:04

외주의 또다른 문제점으로는 시리즈가 장기화되면 옛날작품과 최근 작품의 번역 담당하는 사람들이 바뀌어서 번역이 그때그때 달라지기도 하죠 용어는 사전을 만들어서 매칭한다고 쳐도 캐릭터마다 특색있는 말투나 억양이 있는 경우 맛깔나게 살리지 못하더라구요

요시에탄마리오 | (IP보기클릭)211.49.***.*** | 21.04.02 18:41

단가 150원은 에이전시에 떨어지는 금액이고, 번역사가 받는 단가는 그 절반 수준임

멀고어 1번지 | (IP보기클릭)211.195.***.*** | 21.04.02 18:43

양질의 기사 감사합니다.

리비아의게트롤 | (IP보기클릭)14.63.***.*** | 21.04.02 22:15

좋은 기사네요. 루리웹에서도 이런 양질의 칼럼은 게시판이나 말머리를 따로 분리해서 모아서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KlarkWise | (IP보기클릭)121.131.***.*** | 21.04.02 22:24
BEST

영한 단어당 150원은 중간 벤더 없이(cutting out the middleman) 엔드 클라이언트와 직접 거래하는 경우에나 받을 수 있는 단가고, 프리랜서 개인이 이 정도 단가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알기로 국내 개인 최고 단가 수준이 단어당 USD 0.12 밖에 안 돼요. 상위 1% 인력이 이 정도라는 겁니다. 게다가, 게임 콘텐츠에는 아직 적용 안 되긴 했지만 일반 IT 콘텐츠는 NMT 엔진 수준이 상당히 좋아져서 이를 적용한 MTPE 프로세스를 타는 프로젝트 같은 경우에는 단가가 갈수록 더 박해지고 있습니다. MTPE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은 사실인데 이게 왜 문제냐 하면... 기계 번역된 문장 하나당 수정한 비율에 따라 단가가 추가로 낮아진다는 겁니다. 가령 문장 하나에서 수정한 비율이 20% 미만이면 휴먼 번역 단가의 10%로 계산해요. 쉽게 말해 사람이 번역하면 100원 받았을 문장을 기계 번역 사후 교정 단계를 거치면 10원 밖에 못 받는다는 거예요. 노동의 가치가 1/10이 되었으니 들이는 시간이나 노력도 같은 수준으로 낮아져야 맞겠지만 클라이언트는 이전과 같은 100%에 가까운 품질을 원합니다. 필연적으로 내 시간과 노력을 이전보다 더 들여야 한다는 거예요. 사실상 어마어마한 단가 하락을 겪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Amazon 웹사이트나 클라우드 플랫폼 대시보드 시스템 메시지를 보면 품질이 상당히 뛰어난 걸 볼 수 있는데, 그게 다 싼값에 인력 갈아 넣어서 달성한 거예요. 그리고 Amazon은 이제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에 MTPE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제게도 계속 MTPE 제안이 오긴 하는데 들이는 시간에 비해 예상 수익이 너무 적어서 거부하고 있습니다만, 언제까지 100% 휴먼 번역만 고수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미래가 너무 깜깜해서 기사 내용과는 벗어난 얘기를 주절주절 했네요. 하여간 이쪽 바닥도 그리 녹록치 않아요.

골이따분한성격 | (IP보기클릭)119.206.***.*** | 21.04.02 23:06
골이따분한성격

정맡 번역이 갈수록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업계가 쉽지 않나봅니다 ㅠㅜ

camax | (IP보기클릭)223.39.***.*** | 21.04.04 09:12

정말 모르고 입문하면 날먹당하기도 쉬운 업계... 저도 초창기 때 정말 날먹당했었죠 QA도 더 전문적으로 되야 하는데 아직도 알바처럼 굴리는 게 현실이고

라피타스 | (IP보기클릭)14.36.***.*** | 21.04.03 00:58
루리웹-3684531685

이런 사람들 때문에 전문 QA인력이 점점 줄어들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문 QA가 얼마나 소중한 분들인데 개발에 ㄱ자도 모르는 넘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MK_ | (IP보기클릭)211.200.***.*** | 21.04.03 14:01

우리나라에 수준높은 번역가/통역사 분들이 많은데, 번역의 중요성을 너무 간과해서 거의 대부분 과정의 마지막으로 미루니 작업할 시간이 촉박한데다 페이도 적으니 번역 퀄리티가 좋을리가 없죠. 아무리 능력좋은 번역가라고 해도 시간이 촉박하면 마감 맞추기 위해 일단 대략적인 번역으로 마무리 지을 수 밖에 없죠. 이런건 번역 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든 다 똑같은데, 기업에서 번역의 중요성을 너무 낮게 생각한다는게 문제죠.

클레브 | (IP보기클릭)122.38.***.*** | 21.04.03 02:22

정작 번역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번역일을 하지 않는다는 역설

오늘도다새거다 | (IP보기클릭)112.187.***.*** | 21.04.03 02:53

2020년 발매작이자 2021년 최근에도 DLC가 발매된 둠 이터널에서 일본어 번역사가 한국어 번역을 같이 담당했다는 것도 어찌보면 비슷한 맥락에서 벌어진 일이겠군요....

레디건_코내거 | (IP보기클릭)221.161.***.*** | 21.04.03 03:19
루리웹-3684531685

넌 병원 가봐라. 관련 직종에 지식이 ↗도 없다는 걸 누가 봐도 알 말본새로 이런 글에서도 어그로 끄는 거, 다른 누군가에게 관심받고 싶을 만큼 정신이 이상하다는 거야ㅇㅇ

Aokaze | (IP보기클릭)220.116.***.*** | 21.04.03 10:58
루리웹-3684531685

게임이란게 다 같이 열심히 만들어야 퀄리티가 올라가는데 당연히 대우해줘야지 뭔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MK_ | (IP보기클릭)211.200.***.*** | 21.04.03 14:03

왈도전도 밈화되어서 개그소재로 쓰이는 바람에 넘어간거지 심각한 문제였고 다키스트 던전도 번역관련으로 홍역 치뤘던거 생각하면 중요한 부분인데 여기도 하청에 하청 쓰나보네

루리웹-5302460910 | (IP보기클릭)121.125.***.*** | 21.04.03 14:20

오호.. 내일 출근길에 읽어봐야겠습니다.ㅇㄷ

에이다웡 | (IP보기클릭)211.36.***.*** | 21.04.04 04:32

게임번역은 직업으로서 안정적이기 힘들고 단가도 너무 쌈 추세가 일->한은 단어당 말고 글자당 15~20원으로 후려치는데, 좀 잘한다 싶은사람은 절대 이돈받고 일 안하지 게임은 약간 충성고객? 층이 강해서 현지화 품질에 상관없이 타이틀 자체만 보고 사는 경향이 강하기도 하니까 사실상 품질을 신경쓸 필요가 없는거나 마찬가지임 기업 입장에서 리소스 절약하는거야 당연한거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소비자들이 몬헌라, P5R 등 그 절약의 끔찍한 결과물에 대해 목소리를 더 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함

isaiah | (IP보기클릭)175.113.***.*** | 21.04.04 14:35
isaiah

유저들 번역 품질 신경써요;; 당장 이번 페그오만해도 번역으로 질타 엄청 받았고 간담회도 중요 사안 중 하나였어요

IvyBridge | (IP보기클릭)39.7.***.*** | 21.04.04 14:59
IvyBridge

그 페그오같은 경우가 더 많았으면 한다는 얘기입니다 페그오는 라이브게임이라 어차피 정기적으로 번역요청이 발생하기때문에 수정하기 용이한것도 있고, 게임 특성상 번역품질에 특히 민감하며 그걸 기존 번역이 심각하게 충족 못시킨것도 있죠 콘솔겜같은경우 일단 출시를 해버리면 버전관리 및 외주 문제로 수정 업데이트를 하기 어려워서 어지간하면 묻고 가는데, 하다못해 부정적인 평가라도 더 강하게 어필하면 부족한 품질로 납품하는 업체가 도태되고 품질 경쟁이 강화되지 않을까 한다는 뜻

isaiah | (IP보기클릭)175.113.***.*** | 21.04.04 15:05
isaiah

15~20이면 오히려 준수할 정도로 날먹치는 곳도 과거엔 있었죠 프리로 일 안 한지는 좀 돼서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쪽 일 시작한 초기에 잘 모르고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해서 날먹당한 거 생각하면 아직도 기분이 참...

라피타스 | (IP보기클릭)14.36.***.*** | 21.04.05 00:14
IvyBridge

그런 유사겜말고요..

‎‎ ‎‎‎ ‎ | (IP보기클릭)36.39.***.*** | 21.04.06 04:53

제가 플머포지션으로 겪은 경우는 돈안주는 회사와 번역기만 돌려 납품한 번역업체 사이에 낀 케이스인데 다들 일본어는 못하고 출시일은 코앞이고 번역양은 너무 많고 메인스토리라도 최소한 살려야 할 것 같은 벼랑끝 심정으로 프로그래머였던 제가 출시 몇일전에 야근으로 번역기 3개 돌려가면서 메인스토리 하나만 된 상태로 출시한 기억이 있네요

IvyBridge | (IP보기클릭)39.7.***.*** | 21.04.04 15:46
IvyBridge

그뒤에 as라고 해준 번역업체의 결과물도 여전히 번역기 돌린 수준이었고 회사는 여전히 번역에 대한 심각성은 알지도 못하고 있고 출시직전 들어온 기획이 6개월간 야근하면서 번역기 붙잡고 고쳐나갔었네요 중간 중간 저랑 서버랑 pm까지 야근하면서 번역 수정 했던 추억 아닌 추억도..

IvyBridge | (IP보기클릭)39.7.***.*** | 21.04.04 15:50

좋은 글이다

칼 헬턴트 | (IP보기클릭)121.138.***.*** | 21.04.04 16:44

2014년에 모 인터넷언론 독자투고란에 게임번역 관련 글을 쓴 적이 있었어요. 해당 매체 특성상 좀 거칠게 쓰기는 했는데, 7년여가 지난 지금도 크게 바뀐 게 없다는 느낌이네요. 물론, 7년 사이에 게임 이용자가 무척 늘어나고 과거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국가의 업체에서 의뢰가 들어오는 등, 일의 양은 늘어났지만, 단가는 거의 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낮아진 언어 쌍도 있고요. 위에 다른 현업자분 말씀대로 MTPE도 큰 위협이죠. 게임 번역이 테크니컬한 번역군에서는 그래도 내러티브가 중시되는 분야이기는 해서 "아직은" 그럭저럭 버티고 있지만, 유럽제어 언어 쌍은 게임 번역조차도 MTPE가 꽤 보급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리 멀지 않았다는 느낌도 들고요. 사실 본문에 언급된 여러 문제들은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지 싶어요. 특히, 단가에 관해서... 게임 번역 업계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는 해외의 K모사는 단가 후려치기로도 유명하지만, 적극적으로 MTPE를 도입하려는 의지까지 있기에...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MTPE는 과도기적 기술이라고 보는데요. 더 완벽한 기계번역을 위한 첨삭과 보완을 전업 번역사들이 해주는 형국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아무튼... 운이 좋아서 비교적 일찍 이 업계에 들어와서 아직까지 붙어 있기는 하지만, 언제까지 휴먼 트랜스레이터로 일할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너무 나간 것일지도 모르지만, 과거에 컴퓨터로 부르던 인간 계산원이 사라진 것처럼 언젠가는 대체되지 않을까 두렵기는 하네요. ^^;

방랑냥 | (IP보기클릭)49.243.***.*** | 21.04.07 14:25

게임 로컬라이징에서 좀 벗어난 이야기를 마찬가지로 하자면, 솔직히 번역 시장 전체에서 단가가 너무 현실성없는 수준으로 동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올리지도 못하고 있어요. 업계에서 가장 높은 단가 받는 분들이 손해나 비난을 감수하고 단가를 끌어올리려고 해도 잘 안 되는데, 막 시장에 공급되는 신입들에게까지 그 은혜가 닿을 턱도 없고 도리어 손해 좀 보고 경력 쌓자는 마인드로 출혈경쟁이 벌어지는 판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서로서로가 경쟁자인데 단합해서 뭘 해볼 수도 없고요. 같은 학교 출신들이 힘 좀 모아보자고 해도 당장 같은 기수끼리 돌려까는 마당에 말 다 했죠.

hopth | (IP보기클릭)115.161.***.*** | 21.04.07 14:32

개인적으로 요즘 하고 있는 게임들이 거의 다 외국에서 번역되고 온 게임들이어서 게임플레이할 때 번역이 잘 되고 안되고의 차이가 얼마나 심한지 많이 느끼고 있음. 그런 면에서 잘 일하는 로컬팀에게 원하던 게임 번역을 잘해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듬. 스토리니 그래픽이니 게임시스템 등을 작업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이런 분들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음.

K9Xzoosim32 | (IP보기클릭)125.178.***.*** | 21.04.0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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