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리콘] 실시간 전투로 승부, 캐주얼 포격 슈팅 '포트리스S' 시연기
※ 본 기사는 개발 중인 빌드를 기반으로 작성된 ‘시연기’입니다.
2000년대부터 게임과 친하게 지내온 사람이라면 '포트리스'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포트리스 2'가 유명한 데, 바람과 각도를 계산해 포탄을 발사, 상대에게 맞추는 걸로 승부를 가리는 단순한 게임성과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짜릿한 희비교차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 때 국민게임으로 등극한 바 있다.
한 때 전성기를 누렸던 게임인 만큼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포트리스'라는 이름을 달고 많은 후속작이 탄생했는데, 그들이 가지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턴제 배틀에 바람과 각도를 '계산'해서 포탄을 상대에게 맞추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포트리스의 게임성은 단순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플레이 난도가 낮은 건 아니다. 적에게 포탄을 정확히 명중시키려면 바람의 방향과 세기, 포각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 감각, 혹은 수학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기자기한 탱크 캐릭터를 보고 캐주얼 게임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꽤나 하드한 대전 포격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기존 포트리스 시리즈의 정체성을 정면에서 부정하는 새로운 포트리스 게임이 등장했다. 바로 대원미디어 게임랩이 올해 3분기 출시를 예고한 '포트리스S'다.
포트리스S
포트리스S는 기존 포트리스 게임들과 달리 턴제가 아닌 실시간 전투를 메인으로 하며, 바람과 각도를 계산할 필요가 없는 캐주얼한 전투 방식이 특징이다. 턴 제한 없이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으며, 조준 시 포 궤적이 표시되기 때문에 별도로 포 궤적과 착탄 지점을 계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실시간 전투에 각도 계산이 필요없는 포트리스라니,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런데 고맙게도 게임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4일 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2022 플레이엑스포의 루리콘 오프라인 부스에 직접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시연대가 설치된 것이다. 아직 한창 개발 중인 게임인 만큼 시연 빌드에서는 스토리 모드와 미니 게임 모드 등 두 가지 모드만 플레이 해볼 수 있었다.
2022 플레이엑스포 루리콘 오프라인 전시 포트리스S 시연
시연 빌드로는 스토리 모드와 미니 게임 모드의 일부만 체험해볼 수 있었다.
먼저 스토리 모드는 스토리를 감상하며 AI 탱크를 무찔러 나가는 모드다. 시연 빌드에서는 스토리 모드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이야기 전개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정식 출시 시점에서는 별도 이야기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선택 가능한 탱크는 29종이다. 근본 탱크라고 할 수 있는 캐논, 캐터펄트, 크로스보우, 미사일 탱크, 포세이돈, 레이저 탱크 등은 물론 후속작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아이언해머, 다크펀치, 다크로빈 등도 고를 수 있다. 슈퍼탱크도 고를 수 있었는데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인지 그 흉악한 유도 성능은 너프된 채 등장했다. 플레이하고 싶은 탱크를 선택하면 스킨도 적용해볼 수 있다. 캐논, 캐터펄트 같은 고대탱크로 분류되는 탱크의 경우 그 때 그 시절 모습을 표현한 도트 스킨도 준비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억의 탱크는 물론 비교적 최근 시리즈의 탱크도 만나볼 수 있다.
조작 방법은 간단하다. 십자버튼으로 이동이 가능하며, 조이스틱 상하로 포격 각도 조절, 조이스틱 좌우로 포격 거리 조절을 할 수 있다. A 버튼으로 포격, Y와 X로 일반탄과 특수탄을 선택할 수 있다. 포는 한 번 발사하면 장전 시간을 가지게 된다. L과 R 버튼으로 착탄 지점으로 순간이동하는 텔레포트 샷이나, 포탄을 막는 방어막 등 아이템을 사용할 수도 있다. 아이템은 한 번 사용하면 긴 쿨타임이 생기므로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포트리스 S는 원작과 다르게 끊임없이 변수가 발생한다. 실시간으로 이동과 포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날아오는 포탄을 이동해서 피하거나 대미지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반대로 정확히 노리고 발사한 포격이 적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 또 '내턴 네턴'이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포격 직전에 적의 포탄을 맞아 지형이 부서지면서 각도가 틀어져 다시 각도를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포 궤적이 다 보이는데 못 맞출 수가 있나?
직접 체험해본 포트리스S의 실시간 전투 첫 인상은 '대난투'였다. 바람이나 각도 계산할 필요 없이 가볍게 즐기기 좋고,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방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해야할까. 이동과 포격이 자유로워져 전략적인 면도 늘었다. 다소 정신 없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새로운 시스템으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미니 게임 모드는 포트리스 캐릭터가 등장할 뿐 사실 포트리스랑 크게 관계 없는 미니 게임이 가득한 모드다. '탱크를 구출하라!', '탱크 런', '블록 어택', '동전 쌓기', '높이, 더 높이!', '탱크 레이싱', '표적 맞추기', '펀치 디펜스', '미사일을 날려라!', '미사일 피하기' 등 다양한 미니 게임이 수록되어 있는데 대부분 원버튼 게임이며, 유명한 고전 게임들을 오마쥬한 것들이다. 예를 들면 탱크를 구출하라!는 세간에 지렁이 게임, 뱀꼬리 게임으로 알려진 그것이다.
포트리스 캐릭터로 즐기는 다양한 미니 게임
탱크를 구출하라!
탱크 런
시연 빌드에서는 경험해볼 수 없었지만 원작 포트리스처럼 턴제 전투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클래식 모드',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전 모드', 추억의 BGM을 감상할 수 있는 뮤직 플레이어 등 콘텐츠도 포함될 예정이다. 만약 전통의 턴제 전투를 즐기고 싶은 게이머는 클래식 모드로 즐기면 된다.
원작의 턴제 시스템을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한 클래식 모드도 제공될 예정이다.
사실 이러한 포트리스의 실시간 전투 시스템은 포트리스S가 처음이 아니다. '포트리스M' 같은 모바일 버전 포트리스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쪽은 여전히 바람 방향과 세기 계산이 필요하고, 각종 강화와 아이템을 통해 같은 캐릭터라도 성능 차이가 발생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포트리스S는 그것보다 더 단순해진, 완전한 캐주얼의 영역으로 들어섰다고 보면 된다. 너무 가벼워진 모습에 이게 포트리스라고? 라며 위화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계산식도 족보도 연구되지 않았던 그 때 그 시절, 필자가 사랑했던 포트리스는 방향키와 스페이스 바로 가볍게 즐길 수 있고, 빗나가면 아쉽고 맞추면 가슴 뛰는 그런 '캐주얼' 게임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존의 시스템에서 크게 벗어난 포트리스S의 실시간 전투 방식은 아이러니하게도 필자의 포트리스에 대한 다소 왜곡(?)되고, 미화된 추억을 좋은 방향으로 되살려줬다.
포트리스S는 올해 3분기,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캐주얼한 포트리스에 관심 있는 사람, 혹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파티 게임을 찾고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반면 원작 포트리스의 시스템을 선호하거나, 그보다 더 발전한 포트리스를 원한다면 추천하기 어렵다. 기존 포트리스 전투 방식을 승계한 턴제 모드가 있긴 하지만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보긴 어렵다.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