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화 경제와 시즌제 운영, 위메이드 야심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 2월 20일 출시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한 또 하나의 메가 히트 MMORPG가 탄생하게 될까. 위메이드는 23일(목), 서울 양재 엘타워서 자사의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Legend of YMIR)’ 미디어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위메이드 석훈 총괄 프로듀서, 신효정 게임사업부문장, 김정훈 사업실장, 이장현 게임전략실장이 자리해 보다 자세한 시스템 및 콘텐츠와 출시 일정을 밝혔다.
먼저 무대에 오른 신효정 게임사업부문장은 “올겨울 유난히 춥고 힘들어 많은 분들이 봄을 기다리고 계신다. 모쪼록 ‘레전드 오브 이미르’가 여러분께 바로 그 봄이었으면 좋겠다. 이미르 대륙에서 힐링을 하며 여러분의 노력이 더욱 빛나고 가치 있도록 정성껏 준비했다. 이미르 대륙을 무대로 펼쳐질 여러분의 작은 이야기 하나하나가 새로운 전설이 되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다음으로 석훈 프로듀서는 ‘레전드 오브 이미르’가 추구하는 세 가지 목표로 게임 완성도, 경제적 가치, 본질적 재미를 들었다. 이 가운데 게임 완성도는 전체적인 그래픽 품질, 전투 과정, 콘텐츠 설계의 디테일로 좌우된다. 본작의 경우 최신예 언리얼 엔진 5를 통해 구현된 북유럽 신화 속 풍광, 건축물, 복식 등 현세대 모바일 MMORPG서 손꼽는 만한 아트워크 및 그래픽을 자랑한다.
전투의 디테일을 가르는 첫 번째 요소는 버서커, 스칼드, 볼바, 워로드의 네 클래스다. 버서커는 최전선서 도끼와 방패를 휘두르며 묵직한 한방으로 적을 쳐부순다. 스칼드는 미니 하프와 니켈하르파로 아군에게 버프와 생존기를 부여한다. 볼바는 신의 힘이 깃든 세이드 마법과 지팡이로 적을 무력화시킨다. 워로드는 양손에 쥔 창을 휘두르는데, 빠르게 접근해 바람처럼 몰아치는 플레이가 특징이다.
관성적으로 빠른 타격 위주의 전투를 고수해온 여느 모바일 MMORPG와 달리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액션, 리액션 모션이 잘 보이는 무게감, 탄력감에 중점을 뒀다. 또한 후판정 시스템을 채택해 캐릭터가 직접 움직여 기술을 피하고 돌진 스킬로 CC(Crowd Control)를 해제하는 등 수동 조작의 묘미를 최대한 살렸다. 주요 장면마다 QTE(Quick Time Event)를 배치하여 멋진 연출까지 챙겼다.
모든 콘텐츠는 자동 전투의 편리함을 살린 기본 성장형 70%, 직접 조작의 손맛을 우선한 능동 성장형 30%로 나뉜다. 전자는 ▲PvP, PvE 선택이 가능한 시간제 던전 발할라 ▲이미르 신화에 대해 들려주는 스토리덱 ▲모든 행동이 성장과 보상으로 이어지는 아티팩트 ▲5인, 15인 협동 보스전 원정이 있다. 후자는 ▲한 편의 완성된 이야기를 따라가는 사가 ▲강적을 추적, 소탕하는 검은 발키리 ▲맵 특정 장소를 찾아 보상을 얻는 뷰 포인트가 있다.
MMORPG서 어쩌면 가장 중요할 경제적 가치에 대해 석훈 프로듀서는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아이템의 사용처가 충분한가? 무한대로 수렴하는 아이템 생산에 문제는 없나? 이를 해결하고자 그가 낸 답은 한정된 수량의 주화 경제와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한 NFI다. 주화는 희귀 이상 아이템과 제련석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며 일반 주화와 시즌 주화로 나뉜다. 핵심은 어느 쪽이든 최대 발행 수량이 제한된다는 것.
NFI(Non Fungible Item)은 NFT서 따온 명칭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투명성 확보가 주된 목적이다. 최고 등급 아이템은 일종의 식별 코드가 주어지고 블록체인 상에 저장된다. 즉 아이템의 생성, 소멸, 거래 내력 등이 세세히 적혀 누구나 열람 가능하므로 최근 문제시되는 슈퍼 계정의 폐단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아이템마다 나름의 역사를 쌓아간다는 정서적 측면에서도 흥미롭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과금을 전혀 하지 않더라도 오랫동안 꾸준히 플레이했을 때 전설 등급을 위시한 파격적인 보상이 주어진다. 석훈 PD는 과금 없이 획득하는 게 가능은 하다, 처럼 말장난이 아니라 재차 강조하며 충분히 납득할 만한 입수 난이도 및 수량을 약속했다. 더불어 모바일 MMORPG서 보기 드문 천장-일정 횟수 구매 시 확정 보상-과 실패 시 안전장치, 거래소를 통해 순환하는 유료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 특기할 점은 모바일 MMORPG서 거의 시도된 바 없는 시즌제 운영을 채택했다는 것. 다만 시즌이 끝난다고 모든 게 초기화되는 방식은 아니고 매번 색다른 목표와 보상을 수집하는 재미에 방점이 찍혔다. 끝으로 이른바 거버넌스 주화를 통해 유저들 스스로 서버 대표자를 뽑고 서버 매칭 상대는 물론 이벤트 및 콘텐츠 관련 방향성과 그 보상까지 간접 결정하는 투표 시스템이 존재한다.
게임 외부 요소인 ‘SSS(Streamer Supporting System)에 대한 소개는 김정훈 사업실장이 맡았다. 이는 명칭 그대로 본인의 게임 플레이를 온라인 방송하는 스트리머와 그 서포터를 위해 위메이드가 마련한 후원 플랫폼 서비스다. 기본적인 꾸조는 게임을 통해 발생하는 매출의 일정 비율만큼 후원 펀드가 조성되고 거기서 각자 활동량에 따라 스트리머에게 금전 보상이 돌아가는 식이다.
기존 ‘SSS’의 경우 스트리머가 경제적 제약에서 벗어나 더 높은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밀어주는 긍정적 기능이 주목받았다. 다만 서포터에게 과중한 부담을 지우거나 사행성을 조장하는 몇몇 악용 사례가 문제였는데, 이제 후원금 분배 기준은 늘리고 씨드 활성화 시한은 줄이는 개편이 단행됐다. AI를 적극 활용한 모니터링과 플랫폼 서비스 활성화 및 악용 방지 차원의 교육 사업도 병행한다.
위메이드의 야심 찬 언리얼 엔진 5 기반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내달 20일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다. 다음은 현장 QnA를 정리한 것이다.
● MMORPG면서 시즌제라니 톡득하다. 한 시즌은 얼마간 진행되는지
이장현 게임전략실장(이하 이): 한 시즌을 2개월 기준으로 준비 중이다. 다만 론칭 직후에는 서비스 안정화가 최우선이라 1개월 정도 추이를 지켜보고 첫 시즌으로 넘어가려 한다.
● 강력한 시즌 한정 보상이 되려 후발주자의 의욕을 꺾는 독이 되진 않을까
석훈 총괄 프로듀서(이하 석): 그렇다고 열심히 참여한 유저에 대한 보상을 줄이면 시즌제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시즌 보상이라고 귀속되는 게 아니므로 후발주자는 거래를 통해 얻으면 된다. 그리고 아직 이른 이야기지만 언젠가 이벤트성 복각도 고려 중이다. 물론 이게 남발되면 시즌 한정의 가치가 훼손되니 적정 시점을 잘 따져볼 것이다.
● 주화 경제와 NFI를 내세웠는데, 게임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까
석: 주화 경제나 NFI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완벽히 예측할 순 없다. 다만 이렇게 대부분 재화의 거래가 가능해지면 그만큼 많은 유저가 경제에 참여하고 플레이 시간도 늘어날 테니 자연스레 좋은 성과를 낳지 않겠나. 주화 경제와 NFI 자체는 매출을 내려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MMORPG의 본질을 되살리기 위한 방편이다.
● 주화 발행 수량이 한정된다는 게 유저 머릿수와 전혀 무관한 것인가
석: 일반 주화와 시즌 주화의 제한 방식이 각기 다르다. 일반 주화는 최대 수량이 제한되며 현재 얼마만치 발행됐는지 실시간 공개된다. 유저가 몇 명이든 최대 수량을 다 채우면 더이상 발행되지 않는다. 반면 시즌 주화는 수량 제한은 없고 정해진 기간 동안만 발행된다. 시즌이 끝난다고 주화가 사라지는 건 아니므로 그 후는 거래를 통해 획득하게 될 터다.
● 그렇다면 언젠가 주화 발행이 끝났을 때 새롭게 진입할 유저는 어쩌나
석: 일반 재화든 장비든 게임 서비스가 장기화될수록 가치가 하락하기 마련이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주화 경제는 그걸 최대한 막아보자는 취지다. 다만 단순히 가치 보전을 위해서라면 유저간 거래를 막는 게 가장 확실하다. 그럼에도 후발주자 역시 경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거래를 열어뒀다. 만약 언젠가 주화 발행이 완전히 끝나더라도 거래를 통한 획득은 가능하니까. 현실적으로 오랫동안 플레이한 유저와 후발주자간 형평성이 100% 맞을 순 없다. 중요한 건 획득 창구를 열어주느냐 아니냐다.
● NFI의 게임 외부 거래, 그리고 주화의 위믹스 생태계 편입을 염두에 뒀나
김정훈 사업실장(이하 김): NFI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투명성 확보다. 기존 재화는 게임사 DB에만 기록되니 유저들이 이걸 누가 어디서 얻었는지 알 방도가 없었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누구나 그 아이템의 역사를 확인 가능하다는 게 핵심이다.
석: NFI는 NFT의 기술적인 측면에 착안한 아이디어다. 솔직히 글로벌 서비스의 경우 외부 거래를 허용할지 말지 깊이 생각해본 적 없는데, 이미 ‘위믹스 플레이’서 관련 시스템이 갖춰둬 딱히 문제될 건 없을 듯하다.
이: 아시다시피 국내에선 정책적으로 토크노믹스는 불가하다. 어디까지나 발행 수량 제한과 데이터베이스 원장 관리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뿐이다. 글로벌 서비스의 경우 토크노믹스화할지 어떨지 아직 확정된 바 없어, 앞으로 차차 발표토록 하겠다.
● 게임 플레이를 통한 재화 수급 및 거래 외에 가챠(ガチャ) BM은 없는지
이: 실질적으로 가챠 BM이 들어간 부분은 발키리와 펫뿐이다. 물론 이 역시 완전히 유료 판매로만 제공되는 게 아니라 특정 콘텐츠를 완수하거나 이벤트 등으로 획득 가능하다.
석: 가령 앞으로 발키리를 100개 출시한다면 그 중 적어도 30개는 제작 등 게임 플레이만으로 획득 가능하게 만들자는 개발 기조가 있다.
● 거버넌스 주화에 대한 어뷰징이 발생했을 때 그 서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석: 소수 인원이 다중 계정, 메크로 같은 어뷰징으로 서버의 대세를 바꿀 만치 거버넌스 주화를 모을 수 없다. 결국 거버넌스 주화를 매집해야 할 텐데 이건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유저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자신이 지닌 거버넌스 주화의 가치가 올라가니까. 물론 우리 역시 모니터링 중이므로 진짜 어뷰징이 터진다면 신속히 조치를 취할 것이다.
● ‘SSS’는 이미 ‘나이트 크로우’서 한 차례 운영이 중단된 플랫폼이지 않나
김: 한 차례 ‘SSS’ 운영을 중단한 이유는 당초 취지와 달리 몇몇 스트리머가 사행성을 조장했기 때문이다. 반면 ‘레전드 오브 이미르’에 적용될 ‘SSS 2.0’은 여러 정책적인 쟁점을 유관 부서 및 기관에 미리 확인하고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앞으로 운영 정책에 위배되는 행태는 곧장 제재하는 강도 높은 원아웃제를 실시할 것이다. 이를 ‘나이트 크로우’서 재차 운영할지는 아직 검토하는 중이다.
● 경쟁작 대비 뛰어난 그래픽이 강점이다. 엔디비아와도 협력 중인지
석: 마침 어제도 엔디비아와 업무 메일을 주고받았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경우 AI 딥러닝 기반의 DLSS 3.0뿐 아니라 프레임 생성, 업스케일 기술이 두루 적용됐다.
● 그만큼 최적화 문제를 피할 수 없을 듯하다. 최소, 권장 사양을 알려달라
석: 최소, 권장 사양은 추후 별도로 공지할 예정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레전드 오브 이미르’가 모바일 기기서 그래픽 품질 대비 뛰어난 최적화를 보여준다는 거다. 물론 사양 한계상 하이엔드 기술은 주로 PC 버전에 적용됐고 모바일에선 안정적인 게임 플레이를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 최근 시장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포부는
석: 요즘 시장이 엄혹하다지만 앞으로 성공하는 MMORPG가 단 하나도 없으리라 답할 분은 많지 않을 듯하다. 되돌아보면 우리가 게임을 낼 때 시장에 경쟁작이 쏟아져도 그건 그거대로 문제였다. 나부터가 여전히 할 만한 MMORPG를 기다리는 한 명이 유저다. 따라서 좋은 게임을 내놓기만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어느 장르나 고도화되며 천편일률적으로 흐르는 건 사실이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 역시 뭇 유저가 익숙해 할 기본적인 요소는 다 갖춰뒀다. 단지 거기서 30% 정도는 우리만의 특성을 담아내고자 능동 성장형 콘텐츠를 따로 만들었다. MMORPG 시장이 예전보다 크거나 작거나 우리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할 유저들은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는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