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행복을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게임 'X com : Enemy within(엑스컴 - 에너미 윗인)'(이하 엑스컴,X com) 과 소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을 통해 '생존을 위한 선택이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느냐' 하는 주제에 대해 탐구해 보고자 합니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전문 링크
http://cs.sungshin.ac.kr/~dkim/omelas.html
▶ 유전자 강화병. 이들은 유전자의 변형을 통하여 보통의 인간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작전에 투입된다.
X com의 게이머는 인류 최후의 보루인 비밀단체, X Com의 사령관이 되어서 인류를 말살하려는 미지의 적들과 싸웁니다. 플레이어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최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외계인들과 맞서 싸우고, 그들의 장비와 기술을 노획하고 역설계하여 그들과 같은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장비를 강화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신체를 직접 강화하여 외계인들에 맞섭니다.
이들 중 MEC 강화병들은 MEC 라 불리는 강력한 파워슈트를 입고 전투에 참가하는 병과입니다. 이들은 육중한 장갑을 활용해 인간이라면 이겨낼 수 없는 강력한 공격을 받아내고, 인간의 힘으로는 다루는 것이 불가능한 중화기를 난사하며 아군을 보호합니다.
▶ MEC 강화병. 이들은 육중한 파워 슈트를 입고 전투에 참가하여 아군을 보호하고 적을 무력화시킵니다.
유전자 강화병들은 MEC 강화병들과 같은 강인함이나 저돌적인 힘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대신 이들은 인간의 신체 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려서 보통 인간들이라면 결코 할 수 없는 작전을 수행합니다. 이들은 적들의 눈에 띄지 않게 투명해질 수도 있으며, 두 다리만으로도 고층 빌딩의 옥상까지 뛰어오르는 등의 능력을 바탕으로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적을 효과적으로 제거합니다.
게임의 난이도는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MEC 강화병과 유전자 강화병들을 운용할 것을 전제로 맞추어져 있습니다. 게임이 시스템적으로 이 병과의 운용을 어느 정도 강제하고 있기 때문에, MEC 강화병들과 유전자 강화병들을 사용하는 데에 따르는 부작용들은 부차적인 문제로 치부되거나 무시되곤 합니다. 비록 그 부작용이라는 것들이 결코 부차적이거나 하찮은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MEC 강화병들은 육중한 장갑을 자신의 수족처럼 부리기 위하여, 자신의 멀쩡한 사지를 잘라내고 그곳에 기계로 된 팔과 다리를 이식해야만 합니다. 또한 유전자 강화병들은 자신의 유전자와 외계인의 유전자를 융합하는 비인간적인 시술을 통해 두 개의 심장으로 혈액을 순환시키며 피부로는 강력한 전류를 뿜어내고 적을 죽일 때마다 아드레날린 페로몬을 발산하는 존재로 변이합니다.
▶ 파워 슈트를 벗은 MEC 강화병의 모습.
이쯤에서 오멜라스의 이야기를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멜라스는 젖과 꿀이 흘러 넘치는 도시입니다. 오멜라스의 사람들은 올곧고 정직하며, 치안은 완벽하고, 자원과 식량은 풍요로워서 모든 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단 한 사람의 어린아이를 제외하면요. 오멜라스의 번영과 풍요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한 어린아이의 고통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오멜라스의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서, 아무런 잘못조차 없는 어린아이는 햇빛 하나 비치지 않는 골방에 격리되어서 최소한의 음식물만을 먹으며 삶을 연명합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오멜라스의 시민들은 누구나 한 번 이상 이 아이의 존재를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누리는 행복의 출처를 확인하고 나서 분노합니다. 하지만 이 아이에게 건네는 인도적인 손길이나 따뜻한 한 마디마저 오멜라스의 파멸로 이어질 것이기에 오멜라스의 사람들은 아무도 이 아이를 돕지 못 합니다.
비록 지하실의 아이를 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확인한 충격적인 진실에 고통스러워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들의 대부분이 지하실의 아이의 존재를 받아들입니다. 무고한 아이의 숭고한 희생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그저 고통받는 것이 자신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오멜라스의 사람들이 지하실의 존재를 수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고한 사람의 희생을 통한 행복을 누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오멜라스로부터 등을 돌려 저 멀리 나아갑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X Com : EW를 플레이하는 게이머 역시 유전자 강화병이나 MEC 강화병을 사용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맥토이드나 시커, 크리살리드와 같은 강력한 적에게 맞서기 위해서 몇몇 엑스컴 요원이 희생되는 것 정도는 감수합니다.
▶ MEC 강화병(왼쪽) 과 멕토이드 (오른쪽)
오멜라스에 남기로 선택한 사람들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할 수 없는 것처럼, 유전자 강화병과 MEC 강화병을 적극적인 활용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그를 위해서 멀쩡한 사람의 사지를 잘라내고, 외계인의 유전자와 인간의 유전자를 조합해야 할 수도 있지만 말이죠.
한 명의 아이가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은 손길마저 오멜라스 전체의 파멸로 이어질 수 있는 것처럼, 엑스컴 요원들이 스스로를 희생해서 유전자 강화병이나 MEC 강화병이 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엑스컴 요원들이나 시민들이 죽거나 다칠 수도 있습니다. 거듭되는 패배에 끝내는 전 인류가 외계인들의 지배에 놓이게 될 지도 모릅니다.
MEC 강화병이나 유전자 강화병들을 운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오멜라스에 남을 것인가, 혹은 오멜라스를 떠날 것인가 하는 선택을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당신은 그 선택에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그 어떤 사람도 당신의 선택에 대해 대신 책임져줄 수는 없으니까요.
대신 오멜라스와는 다르게 그 선택은 성인이 한다는점에서 조금이나마 죄책감을 줄여주는 역활을 하죠 저도 처음에 맥강화병 만들때 충격이었음... 그리고 팔다리를 자르는 것보다는 유전자 이식이 좀더 인간 적이지 않나 해서 유전자 병사들만 만들었는데 지금 곰곰히 생각하니 그건 너무 외형에만 치우는 생각이었고 차라리 맥강화병이 좀더 인간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드네요 여기서 또 인간의 의미에 대해 한번더 생각하게 만드는듯
음..나도 맨처음에 강화병 만든다길래 그냥 생각없이 눌렀다가 터미네이터 되있어서 뭐야 이게!? 하고 이런짓은 못하겠다 하고 게임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