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데스티니 쉐도우킵. 곧 8일의 ‘서광의 시즌’ 업데이트로 인해 시즌이 종료됩니다. 번지와액티비전의 이별로 시작해, 유통사의 간섭 없이 개발사 혼자서 오롯이 책임져낸 시즌이란 점에서 정말 말도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19년 1월번지는 액티비전과의 공식적인 이별을 선포했다
‘쉐도우킵’은 데스티니의 7번째 DLC로, 게임의 3년차시즌의 시작을 알렸던 대형 DLC입니다. 비록 국내 정발은 18년도부터였지만 데스티니 2는17년 말에 발매된, 벌써 3년차를 바라보고있는 베테랑 온라인 게임입니다. 데스티니 2의 게임 스타일이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는 사실상 5년차에 들어섰다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호평을 받았던 번지의 진심이 담긴 비독
‘포세이큰’ 시즌이 진행되면서 액티비전과의 공식적 결별 발표, 그리고 그 이후를 다룬 비디오에서 번지는 많은 노력을 약속했습니다. 역대급호평을 받은 ‘포세이큰’ 시즌 이후 이루어진 실망스러운 업데이트와 비판에 대해 인정하고, 더욱 성장한모습의 게임을 보일 것임을 플레이어들에게 약속한 겁니다. 더욱 깊이 있는 게임, 확장된 엔드 컨텐츠와 캐릭터 육성. 무료화를 통한 신규 유저의 유입과더욱더 쉬워진 적응을 약속했죠.
‘포세이큰’ 이후로 돌아오는 대형 DLC라는점에서 유저들 또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스튜디오의 진심이 담겨있는 비독, 매끈하게 뽑아낸 쉐도우킵 트레일러를 보면서 유저들은 열광했고, 다시금데스티니의 전성기가 찾아올 수 있음에 의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시작은 분명 괜찮아 보였습니다. 데스티니는스팀에서 역대급의 예약 판매량을 보였고, 발매 이후 평론지들의 호평 또한 뒤따랐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추가된 레이드인 ‘구원의 정원’ 또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신규 공격전, 새로 추가된 행성 달, 그리고던전 ‘구덩이’. 그리고 업데이트 과정에서 보여준 실시간으로 적용되는 유저 인터렉티브한 스토리 진행등. 분명 호평할 요소를 갖춘 업데이트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호평과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시즌 말 즈음 유저들의 반응은 싸늘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방어구 2.0을 통해 캐릭터의 성장에 대한 게임의 깊이는 늘어났지만, 필연적인 노가다를 요구하게 되었고, 시즌 주요 콘텐츠인 ‘달’이나‘벡스 공격 작전’에서 그 새로움의 부족함을 여실히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스팀에 입성하고 기존 1년 차의 콘텐츠를 무료화함으로서 많은 신규 유입을 이끌어냈지만, 그유저들을 위한 배려 또한 부족했습니다.
간단한 튜토리얼 후, 부족한 설명과 함께광대한 세계로 내던져지는 신규 유저
번지는 기존 플레이어들이 ‘육성 단계’에 접어들기까지 너무나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보았습니다. 유저가 파밍을 하고, 활동을 통해 전투력을 하나하나올리는 단계에 들어서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낭비된다고 본 것이죠. 기존에 업데이트된 캠페인이 워낙방대했기 때문입니다. 유저들은 튜토리얼 후 바로 높은 단계의 장비를 지급받으며 공격전, 갬빗 등의 콘텐츠로 유도됩니다. 이런 방식은 신규 유저가 켐페인을진행하면서, 기존의 컨텐츠를 즐기며 게임에 대한 흥미를 올려야 할 시간에 즉시 파밍 컨텐츠로 투입되니게임에 적응하기 어려워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1년차 시즌의 호평은 다양하고 깊이 있는 캠페인에서 비롯되었음을 생각해 보면 이는 뼈아픈 실책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탑의 ‘아만다 홀리데이’같은 NPC를통해 기존 캠페인을 플레이 해 볼 수도 있기는 하지만, 차라리 오리지널 캠페인이라도 먼저 클리어하고세계로 투입될 수 있었다면 조금 더 게임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그 외에 '꿈의 도시' 같은 콘텐츠들도 강력한 장비 활동에서제외함으로써 메리트를 지워 버린 것 또한 아쉽습니다. 기존 유저에겐 지루하기만 한 1-2년차 컨텐츠들이지만, 신규 유저들에게는 분명 새로운 경험이고, 이렇게 무대 뒤편으로 단순히 치워 버리기엔 조금 아까운 것 같습니다.
세분화되고 복잡해진 방어구 시스템
유저들의 흥미를 모았던 방어구 2.0의파밍 방식 또한 여러 문제점을 낳았습니다. 기존의 스텟을 세분화하고,방어구에 부여되는 스텟치를 랜덤화함으로서 파밍 난이도를 올린 것이죠. 기존 데스티니 2의 컨텐츠 부족 문제를 생각해 보면 이는 합리적인 판단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데스티니가 다른 RPG들에 비해 파밍에 요구되는 난이도나 시간이 적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지속적인 업데이트로 2년차 시즌부터 ‘적당한’ 파밍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점이 오히려 시리즈의 강점이 되기도 했죠. 파밍의 난이도가낮다는 것은 기존의 헤비 유저들에게는 컨텐츠의 부족을 야기하지만, 오히려 게임 플레이 시간이 부족한신규 유저나 라이트 유저 입장에서는 적은 시간을 들이고도 다른 유저층을 따라잡거나, 다양한 셋팅을 갖추기에용이한 이점이 있습니다.
결국 이 방어구 2.0 시스템 덕분에 기존유저간의 격차는 좁히기 힘들 정도로 넒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 게임이 FPS적 요소가 추가된 RPG인 만큼 그 차이가 게임을 플레이 하기심각할 정도의 문제를 발생시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유저가 보다 다양한 세팅을 갖추는 데 요구되는벽이 너무나 커져버렸고, 결국 하드 유저는 하드 유저대로, 그반대의 유저는 그 나름의 고충이 생겨버린 것입니다.
장비의 파밍 외에도 전투력 상승에 대한 난이도 또한 너무나 높아졌습니다. 기존의 시즌에서는 몇 주일간 게임에서 주어지는 주간 활동이나, 일일활동만을 완수함으로써 어렵지 않게 누구나 최대의 전투력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일정전투력 이상부터는 3단계의 강력한 장비만을 주는 활동만으로 전투력을 올릴 수 있도록 바뀌었습니다. 게임을 덜 플레이하거나, 시즌에 조금이라도 소홀했던 사람, 레이드나 신규 PVE 콘텐츠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유저는 기존유저층의 전투력을 따라잡기 힘들게 바뀐 것이죠.
전투력 올리기엔 용이하지만, 신입 유저의장벽이 높은 강철 깃발
이 아이러니함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이벤트가 ‘강철 깃발’ 이벤트입니다. 전투력을 높일 수 있는 장비를 4개나 주기에, 전투력 상승에 목표를 둔 유저라면 반드시 플레이해야 하지만, 이 PVP모드에서는 전투력이 낮으면 페널티를 받습니다. 투력을 잘 올려둔유저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전투력이 낮은 유저는 여러 페널티를 감수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방식으로모드를 플레이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게임이 다년차에 접어들면서 반복적인 콘텐츠에 대한 불만도 쌓여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나오는 적들과, 이름만 다를 뿐 새로 추가된 컨텐츠 또한 기존과유사하단 점에서 유저들에게 지루함을 야기시킵니다. 가장 좋은 예는 ‘슬픔의 제단’ 콘텐츠입니다. 달에 추가된 신규 활동이지만, 진행 방식이 기존에 존재했던 화성의‘확장 프로토콜’과 다를 점이 전혀 없어 ‘달 프로토콜’이라는 익숙한 이름으로 치환되어 불리는 점에서 반복적 컨텐츠 소모가 잘 나타납니다. 결국 이 불만은 ‘벡스 공격 작전’으로 폭발하게 되죠. 큰 업데이트처럼광고했지만, 보스의 모습만이 바뀌었을 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지 못해 유저들의 불만이 폭발한 사건입니다.
여러 불만을 낳았던 벡스 공격 작전 - 최후의공격
요약하자면 ‘쉐도우킵’은 실패하지는 않았습니다. 신규던전과 레이드, 그리고 번지가 추구하는 유저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스토리 부문에서는 분명 나쁘지않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반복적인 콘텐츠 소모와 파밍의 난이도를 급격하게 올린 점, 그리고 치명적인 버그를 방치하고 고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들인 것으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풀 프라이스 게임' 치고는 지원이나 게임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비판또한 많았습니다.
이미 데스티니는 어쩌면 잘 가동하지만, 더이상 흥미롭지는 못한 빛 바랜 엔진이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당시에는 혁신적이고, 뛰어났지만 이제 다시금 이전 같은 평가를 받기에는 너무나 긴 시간이 지나버린 것이죠. 비단 비관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데스티니가 다시 생기를 되찾기에는이미 먼 길을 온 것 같습니다. 루머로 가득한 데스티니 3이나넷이즈의 투자를 받은 번지의 신규 프로젝트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 꼭 정답일까요? 남은 시즌에서 번지가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소박하게나마 기대해 봅니다.
과연 다음 시즌은?
다른 데서 쓴 글을 복붙하니..아무리 수정해도 글이 엉망이 되는데 혹시 해결법 아시는 분 있나요?
접었는데 npc 똑같고 몹재탕 키마땜에 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