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순수하던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나는 학교를 파하고 룰루랄라 집에 가서 바람의 나라 해야징 하면서
슈퍼에서 산 쟈키쟈키를 아작아작 먹으며 집에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가다가 보니 골목에 웬 똥개 한 마리가 있더라
꾀죄죄하고 마른 게 퍽 불쌍해보였다
근데 애가 날 보고 슬슬 다가오더니 애교 부리듯 예쁘게 굴더군
그래서 불쌍해보여서 쟈키쟈키 하나를 건넸어
맛나게 먹더라
그래서 하나 더 줌
또 맛있게 먹더라
마지막으로 하나 더 주고 안녕 죽지 말고 열심히 살으렴 하고 다시 가던 길 가려는데(꾀죄죄 해서 손으로 쓰다듬진 않았다)
애가 더 달라고 계속 보채듯이 따라오려는 거다
그래서 하나 더 주고... 또 하나 더 주고...
슬슬 그만 주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먹어야 하니까!
일부러 쟈키쟈키가 먹고 싶어서 학교 앞 문방구 싸구려 과자가 아니고 슈퍼에서 비싼 돈 주고 산 쟈키쟈키인데!
그래서 똥개야 이제 안돼 나도 먹어야 돼 넌 니 갈 길 가! 하고는
빠른 걸음을 재촉했다
근데 이 똥개가 표정이 처음의 순한 표정이 아니고 점점 험악해지면서
나에게 맹렬하게 몸을 들이대며 따라오는 거다
그래서 난 뛰기 시작했다
근데 이 똥개새키도 뛰어서 쫓아오더라
난 점점 무서워져서 전속력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는데
이 개같은 똥개새키가 이젠 완전히 날 물어뜯을 기세로 존나 맹렬하게 쫓아오기 시작하는 거임
금방이라도 내 목덜미를 물어버릴 기세로 말이지
그래서 거의 울 듯이 존나 뛰다가 따라잡힐 것 같아서 시발!!! 하면서 쟈키쟈키 내던지고 존나 튀었다
튀다가 뒤돌아보니까 빌어먹을 똥개새키 내가 내던진 쟈키쟈키 쳐먹고 있더라
그 이후로 고등학생 정도 될 때 까지 개 공포증 있었었음 ㅡㅡ
사실 그래서 지금도 개 안좋아하고 고양이 좋아함 나는
개새키들은 좀 영악한 면이 있는 것 같더라고
고양이들은 걍 맨날 싸가지 없이 일관성 있어서 그게 더 나음
결론 : 개새키들은 물에서 구해주면 보따리 내놓으라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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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배신이라는 감정을 그때 처음 느껴본 것 같음
너가 애란걸 인식하고 만만해서 그런거일수있어
응 내가 지보다 만만하니까 그랬을듯 커서 보니까 개들이 그런 기질이 좀 있는 것 같더라고 집단생활하는 동물이라 그런가 주인이나 자기보다 쎈 상대한테는 애교 떨고 아니면 막 대하고 그런 주인 있을 땐 귀염 떨다가 주인 사라지면 갑자기 태도 돌변하는 개들도 있고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