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간 열심히 하여 데이즈 곤 끝판을 깼습니다.
일단 스토리라인 100%를 목표로 했고 자잘한 수집요소는 억지로 모으러 다니진 않았습니다.
간단하게 좋았던 점, 안좋았던 점을 정리하자면
우선 장점으로는...
1. 쾌적한 탈것
개인적으로 게임엣 탈 것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습니다. 아캄나이트의 배트모빌이나 위쳐의 로취 등 컨트롤이 까다로운 탈것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데이즈곤의 바이크는 물론 물리적인 크기 및 차량 자체의 특성으로 인한 불편함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쾌적한 컨트롤과 움직임이 가능했습니다. 생각보다 선회력이 좋아 한번에 유턴이 가능한 점이 크게 작용한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있기도 하여 개조해가는 재미도 있었구요. 특히 개조를 어느정도 하면 왠만한 충격에는 끄떡도 안하고 속도도 굉장히 빠르며 니트로 부스터쓰면 날아다니는 바이크를 만들 수 있어서 확실히 개조해서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풀개조 시 하레이 데이비드슨 특유의 아름다운 v-트윈 공냉엔진을 가리게 되어 아쉽긴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오토바이는 공냉캬브가 진리라고 생각하는지라....
2. 학살의 쾌감
기동성있는 좀비가 나오는 게임도 많고 물량 좀비가 나오는 게임도 많지만 몇백마리 단위로 기동성있는 좀비가 나오는 게임은 흔치 않은데 이렇게 몇백마리 단위의 좀비를 한번에 학살할 수 있는 쾌감은 확실히 있는 거 같습니다. 뭣보다 초반의 저열한 보급을 딛고 일어서 후반에 학살을 자행할 때면 확실히 기다린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디컨의 캐릭터성
디컨이라는 주인공은 군인 출신으로 오토바이 정비공을 거쳐 드리프터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군인 출신이라는 설정은 인게임에서는 각종 추적 및 플레이 등에서 활용되고 스토리 상으로도 후반부 민병대에 자연스럽게 입대하게 되는 장치를 제공하는 좋은 설정이라 생각합니다. 또 묘하게 비아냥거리는 듯한 화법은 미국 주인공 특유의 모습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네 충청도식 화법을 연상케 하여 묘한 친근감이 느껴지더군요.
4. 타 게임 비해서도 다양한 전술을 이용해 전투를 이끌어갈 수 있다.
일단 근접무기, 총, 폭탄, 석궁 등 다양한 무기가 준비되어 있으며 호드 상대론 어렵지만 인간 상대로는 은신기습을 통해 어쌔신크리드를 찍을 수도, 개조근접무기 들고 무쌍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숨어서 폭탄만 던져도 될 때도 있고 총격전도 저격총이나 석궁 등으로 스나이퍼질을 할 수도 있고 m60들고 람보를 찍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 비슷비슷한 무기에 비슷비슷한 전략을 가지고 전투에 임하긴 하고 데이즈곤도 크게 봐서는 그 범주에서 벗어나진 않지만 대개 특정 상황에서는 특정 선택지 외에 다른 전략을 적용하기 어려운 타 게임들에 비해 확실히 전투 시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1. 궁핍함과 궁핍함을 유발하는 작은 인벤토리
이 게임은 게임내내... 심지어 엔딩을 보고 나서도 끝없이 궁핍함에 시달려야 합니다. 특히 고철..... 10개까지 밖에 들고 다니질 못하는데(스킬 올리고 뭐 하고 하면 20개까지 들고 다닐 수 있지만) 바이크 수리, 근접무기 수리, 기타 아이템 제작에 고철이 소모되니 한번 길을 떠나면 일단 고철부터 확보하고 시작해야 할 지경이더군요. 문제는 고철이 리젠되는 곳(네로 기지나 약탈자캠프장 등등)에서는 1~2개씩 밖에, 차량을 털면 5개까진 나오지만 차량은 리젠이 안되는 거 같더군요.
고철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무기나 물품 소지량이 적다보니 매복캠프장을 소탕해서 파밍할 꺼리는 넘쳐나는데 정작 줍지를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더군요.
2. 인터페이스가 생각보다 편리하지 않다
간혹 미니맵 상에 물음표가 나타나는데 뭐빠지게 바이크 몰고 달려가도 물음표가 가까워지질 않습니다. 전체맵을 열어도 정확한 위치가 표시되질 않으니 하염없이 달려가야 되는데 정작 가까워졌다 싶으면 물음표가 사라집니다. 어느 시점부터는 미니맵에 물음표가 나타나도 신경을 안쓰게 되는 지경이 되더군요.
전투 시 미니맵에 적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건 그렇다쳐도 적을 하이라이트하는 스킬을 중후반 정도에나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전투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적들은 총질부터 하고 시작을 하니 어디에 정확히 적이 있는지 알수가 없고 탄도를 육안으로 보고 확인해야 하는데 총알이 날아다니는 싸움터에서 여간 부담스런 일이 아니지요. 이건 제가 똥손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상황파악 스킬(적을 하이라이트)와 집중력을 어느정도 올리면 상쇄가 되는 부분이지만 초중반 한창 게임의 재미를 느껴야 하는 부분에서는 앞서 말한 궁핍함과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꽤나 짜증을 유발하는 요소임에는 분명합니다.
3. 다소 아쉬운 볼륨의 최종보스전
물론 최종보스인 스키조가 여러모로 찌질한 인간임에는 분명하지만 카를로스한테는 1:1 나이프 파이팅 이벤트를 할애하여 꽤나 처절한 싸움을 보여준 것에 비해 스키조를 쓰러뜨리는 건 허무할 정도로 짤막하였습니다. 구르기로 피해서 접근만 하면 끝이니...... 물론 스키조 같은 찌질이를 상대로 처절한 격투를 벌이면 그것대로 디컨의 체면이 말이 아닐 거 같긴 하지만요.
쓰다보니 아쉬운 점은 초반 생존 쪽에.... 좋은 점은 후반 쪽에 몰려있군요.
친구가 20년도였나...에 추천해줬을 때는 다른 게임하느라 못했다가 뒤늦게 플레이를 시작했는데 안했으면 후회할 뻔 했습니다.
지난 2주 간 즐거운 시간이었고 충분히 재밌는 게임이고 후속작을 암시하는 듯한 엔딩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후속작 이야기가 없는게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