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어드벤쳐 특성상 추신에 해당하는 선지를 어떻게 고르느냐로 엔딩이 분기할 거라는 느낌은 왔었고,
공략을 모른 채 고르고 싶은 선지를 이리저리 섞어 고르면 웬만하면 엇갈림 루트로 빠지는 듯 했습니다.
7개의 편지에 대한 선지를 이전 회차와 다르게 골라도 편지상의 추신 부분 대답이 변하는 것 외에는 1~8장 시나리오의 내용은 분기없이 계속 똑같은 진행인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선지의 선택에 따라 시나리오 중간중간에 내용이 어딘가 살짝살짝씩 변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반복해서 회차를 진행할지라도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느낌을 받았을텐데 계속 똑같다가 분기는 마지막 9,10장에서만 되는 구조는 상당히 단조롭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같은 이야기를 몇번씩 읽는 지루함을 피할 수 있게 2회차부터 1~7장은 아예 시나리오 자체를 통째로 스킵해버릴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지만 오히려 이게 독이 되어서 1회차 이후의 플레이타임을 대폭 줄여버리는 결과를 낳게 되고, 이로 인해 이 게임의 볼륨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사실을 더 크게 느껴버리게 됩니다.
2회차부터 메인스토리 진행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서브이벤트가 생기지만 말 그대로 메인 진행과 별개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빼고 보면 결국 엔딩분기가 일어나는 9,10장을 빼면 매번 똑같은 진행이 됩니다.
즉 루트가 분기하면 이야기 자체가 바뀌어버리는 그 옛날의 페이트나 비교적 최근작 중에서 꼽자면 신 하야리가미같은, 반복플레이를 하고 있어도 이야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은 부류를 선호하는 분들에게 이 게임은 상~당히 단조롭다고 느껴질 것이 분명합니다.
슈타게를 예로 들자면 이 게임 역시 4장인가까지는 계속 똑같다가 5장부터 내 행동에 따라 숨겨진 CG나 서브엔딩이 하나씩 뿌려지는 정도라 역시 마지막 엔딩의 분기를 빼면 큰 이야기 자체가 분기하거나 하진 않지만, 이쪽은 이야기 자체의 볼륨이 꽤 되는 데다 어떤 부분은 다회독을 하면 이전회차에서는 그냥 읽고 넘겼던 부분에서 새로운 사실을 깨닫거나 하는 부분도 있어서 그나마 지루함이 덜하지만,
루트레터의 경우 스토리 자체가 다회독을 하면 뭔가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거나 할 정도로 심오하지는 않기 때문에, 결국 언젠가는 선지 고르고 스킵을 반복하게 됩니다.
분기방식에 대해 너무 혹평만 늘어놓았는데 그 외에는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일본 시마네 현 마츠에 시가 어디 붙은 동네인지 전혀 모르는 제가 봐도 지역 cg나 가이드정보의 구성 등 꽤나 동네의 모습을 구현하는 데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bgm도 꽤 분위기 있고, 분기방식이 지나치게 단조로울 뿐이지, 이야기가 재미없지는 않았습니다.
진엔딩을 제외한 모든 엔딩을 클리어했는데 어떤 분기는 꽤나 충격적이고 어떤 분기는 꽤나 기묘하며 어떤 분기는 꽤나 꺼림칙한 느낌을 주는 등 각 엔딩이 주는 느낌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텍스트 어드벤쳐를 엄청나게 좋아해서 왠만한 건 다 해 보는 정도가 아닌 분들에게 꼭 해 보라고 권하기에는 역시 망설여지는 작품이라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아직 해 보지 않은 분들 중 구매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읽었을때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스포없이 이 정도로 평을 마무리 합니다.
동감입니다. 텍스트 어드벤쳐 팬으로서 중간에 넘기기 과정이 약간 지루했지만 정말 재미있게 했고... 괜찮은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신하야리가미 신작이랑 오컬틱나인이 기다려지네요.
루프란의 지하미궁과 마녀의 여단도 신 하야리가미2 랑 같이 감감무소식이다가 갑툭튀로 예판뉴스 나오는 거 보면 신 하야리가미2 도 그럴 듯 합니다. 지금 PV 공개된 이후로 너무 조용한데 기다려 봐야죠.
엔딩하나 봤는데 슬프군요.. 드라마 2호차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