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쪽 게시판에도 적었었는데 많은 분들이 주의하셨으면 해서 여기에도 작성하였습니다. 중복인 부분 양해부탁드립니다.
제가 구매하던 만화책이 있었습니다.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백합장르의 순애물인데 7월 말경에 서점에 들렀다가 신간이 나와있길래 구매했고
마지막권(8권)이었기에 꽤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책을 봤는데…… 정말 90년대에나 할만한 검열이 되어있더군요.
여태까지 그런 내용이 없었는데 마지막권에서 거의 마지막 부분에 주인공들의 성애장면을 묘사한 부분이 있었고 그 부분의 컷을 아예 지워버렸습니다.
4페이지 정도가 그림이 있어야 할 부분을 그냥 삭제해버려서 빈 컷만 덩그러니 있더라구요. 좋아하던 작품이어서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바로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7월 27일부터 9월 10일까지 메일을 주고받았는데 대충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나: 검열을 어떻게 이런 식으로 하냐
출판사: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이라 아청법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나: 수정을 하더라도 그 방법에 정도라는 게 있는데 어떻게 그냥 컷을 잘라버릴 수가 있냐, 그리고 공지라도 제대로 했어야 하지 않느냐 환불해달라
출판사: 아청법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개봉한 책은 환불해줄 수 없다. 공지는 온라인으로 했다.
나: 단순히 서점에 가서 오프라인으로 구매한 사람은 책을 개봉하지 않고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공지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 환불해달라
출판사: 개봉한 책은 환불해줄 수 없다. 미리 문의한 독자들도 존재한다.
나: ?? 내용을 모르는데 어떻게 미리 문의를 하나 오프라인으로 구매하는 독자에 대한 차별이 아니냐
출판사: 답장없음
출판사 대응이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단순히 오프라인으로 구매한 독자는 책을 펼쳐보기 전까지는 수정이 있는지 어떤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었는데
온라인으로 공지했고 미리 문의한 독자들이 있고 개봉한 책은 환불불가라면서 결국은 메일도 무시하더군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공지유무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개봉한 책이 환불불가라는 점도 화가 났지만 내용을 미리 알고 있는 것을 가정하고 얘기하는 것도 참 씁쓸했습니다. 내용을 미리 알려면 원서 아니면 불법번역본인데……
어쨌든 제가 마지막으로 메일을 보낸 것이 9월 10일이고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습니다. 도중에도 출판사쪽에서 답장 안 보낸 적이 꽤 있었는데
그 때도 제가 독촉안했으면 진즉에 답장 무시했겠더군요 후……
뒤돌아 생각해보면 예전에 구매했던 만화책의 완전판도 완전판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면서 수정이 있었습니다. 물론 오프라인에서 확인할 방법은 없었구요.
채소나 과일도 누가 재배했는지 다 적혀있는 세상에 수정이나 검열이 있는지 번역자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는, 물건팔면서 정보는 아쉬운 사람이 찾아봐야 하는 것이
과연 정상인지 의문이네요. 서브컬쳐 관련 제품들은 구매할 때마다 하나하나 다 찾아보고 물어봐야 하는건지…… 전 고딩때부터 10년 넘게, 좋아하던 만화책이나
소설책 사서 모으는 게 취미였는데 이번에 너무 현타가 와서 정발본은 이제 구매하지 않고 원서로 살 생각입니다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조심해서 취미생활 하시라고 뒤늦게라도 올려봅니다. 묵묵부답인 출판사와도 문제를 마무리는 지어야겠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